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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어떤게 좋을까.

Written by leejeonghwan

August 26, 2005

파격적인 속도와 가격을 앞세운 파워콤의 등장, 다섯배나 빠르다는 광랜 서비스의 확산, 절반 정도의 가격에 방송과 인터넷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유선통신사업자들의 공세, 시장의 변화와 함께 그야말로 초고속인터넷 대란이 시작됐다. 속도와 가격을 모두 만족하는 서비스를 찾아보자.

속도 상품 이름 월 사용료 3년 약정의 경우
4Mbps KT 메가패스 라이트 3만원 2만5500원
하나로텔레콤 하나포스 라이트 2만8천원 2만5200원
10Mbps KT 메가패스 프리미엄 4만원 3만4천원
하나로텔레콤 하나포스 프로 3만8천원 3만3820원
파워콤 엑스피드 프라임 2만9천원 2만5천원
케이블TV 인터넷 (서울 동대문구) 1만7천원 1만7천원
100Mbps KT 엔토피아 3만6천원 3만600원
하나로텔레콤 하나포스 광랜 3만3천원 2만9700원
파워콤 엑스피드 광랜 3만3천원 2만8천원

한번 더 고민하면 초고속인터넷도 선택의 폭이 꽤나 넓다. 당장 9월이면 한국전력의 자회사였던 파워콤이 초고속인터넷 소매 서비스를 시작한다. 파워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일단 가격이다. 선발업체인 KT나 하나로텔레콤보다 훨씬 싸다. 파워콤의 ‘엑스피드 프라임’ 서비스는 10Mbps의 경우 월 2만9천원만 내면 된다. 3년 약정을 하면 2만5천원까지 가격이 떨어진다. (10Mbps면 1초에 10메가비트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같은 속도라면 KT의 ‘메가패스 프리미엄’은 월 4만원, 하나로통신의 ‘하나포스 프로’는 3만8천원을 내야 한다. 3년 약정을 하고도 각각 3만4천원과 3만3820원이나 된다. 비슷한 가격대로 비교해보면 KT의 ‘메가패스 라이트’는 월 사용료가 3만원에 속도가 4Mbps 밖에 안 된다. 3년 약정을 하고도 2만5500원이나 내야 한다. 파워콤과 비교할 때 비슷한 가격에 속도가 절반 이하라는 이야기다. 하나로통신의 ‘하나포스 라이트’의 경우도 4Mbps의 속도에 월 사용료가 2만8천원, 3년 약정을 해도 2만5200원이나 된다. 같은 가격에 2배 이상의 속도를 즐기려면 파워콤을 고려해볼만 하다.

파워콤의 주력상품은 100Mbps까지 속도가 나오는 ‘엑스피드 광랜’이다. 집 앞 통신실까지 광케이블을 끌어오는 광랜 서비스는 기존의 VDSL(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 서비스보다는 2배,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 서비스보다는 5배 가까이 빠르다. 주문형 비디오나 영상회의, 영상전화 등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는데 적합하다. 파워콤은 이 서비스를 월 3만3천원, 3년 약정의 경우 2만8천원에 제공한다. 광랜 서비스의 경우도 KT의 ‘엔토피아’는 월 사용료(3년 약정) 3만600원, 하나로통신의 ‘광랜’은 2만9700원이다. 1700원에서 많게는 2600원 까지 파워콤보다 비싼 셈이다.

100Mbps의 속도면 1기가가 넘는 영화를 한편 내려받는데 이론적으로는 10초 남짓, 실제로는 1분도 안 걸린다. 광케이블을 쓰는만큼 설비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업체들의 과열 경쟁 때문에 가격이 매우 낮게 잡혀 있는 상태다. 아직 서비스 지역이 넓지는 않아서 문제지만 기존의 ADSL 서비스와 비교하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다. 광랜 서비스의 또 다른 장점은 통신실에서 직접 케이블을 연결하기 때문에 따로 모뎀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은 원가 4만원 정도의 모뎀을 10만원 이상의 가격에 판매 또는 임대해 왔다. 광랜 서비스 가입자들은 당장 10만원 이상을 아끼게 되는 셈이다.

정보통신부가 발표하는 월별 유무선 가입자 통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광랜 가입자는 지난해 말 106만1304명에서 6월말 129만6469명으로 23만여명 늘었다. xDSL 가입자는 반대로 지난해 말 677만7398명에서 6월말 667만8107명으로 10만여명 정도 줄었다. 최근 아파트 지역에 새로 설치되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는 모두 광랜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확실한 속도를 바란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광랜 서비스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물론 가격으로 치면 가장 확실한 것은 역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나 중계방송사업자(RO)가 제공하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다. 딱히 브랜드도 없고 홍보도 거의 없지만 일단 가격이 싸다. 유선방송의 케이블망을 활용하는 이 서비스의 속도는 ADSL보다는 빠르고 VDSL보다는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격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략 월 2만원 수준에 초고속인터넷과 유선방송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다. 유선방송 수신료를 감안하면 KT나 하나로통신의 비슷한 서비스보다 절반 이상 싼 셈이다.

알게 모르게 사용자도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6월말 기준으로 이들 부가통신사업자들 가입자 수는 102만여명으로 8.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85만여명에서 반년만에 20% 가까이 늘어났다. 6월만 놓고 보면 3만2천여명이 늘어났는데 이는 초고속인터넷시장 전체 순증가입자 5만7천여명 가운데 57%에 이른다. 가뜩이나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그나마 남아있는 가입자를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는 셈이다.

6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사용자는 1226만명에 이른다. 회사 별로 보면 KT의 가입자가 617만명으로 50.5%, 하나로텔레콤이 279만명으로 22.7%, 두루넷이 127만명으로 10.4%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부가통신사업자(케이블 인터넷)들이 그 뒤를 바짝 따라잡고있다. 전체 가입자는 느린 속도나마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이미 KT와 하나로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케이블 인터넷의 약진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업계에서도 파워콤보다는 케이블 인터넷에 더 위협을 느끼는 분위기다.

케이블 인터넷의 매력은 낮은 가격에 유선방송과 인터넷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한발 더 나가 내년 6월부터는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방송과 인터넷에 전화까지 이른바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를 하겠다는 이야기다. 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가입자들은 070으로 시작되는 전화번호를 받게 된다. 인터넷 전화끼리의 통화는 사실상 거의 무료에 가깝고 다른 유선이나 무선전화로 거는 통화도 기존의 통화요금보다 파격적으로 싸게 책정될 전망이다.

유재홍 케이블TV방송국협의회장은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로 통신 엥겔지수를 30% 이상 줄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협회는 전체 유선방송 가입자 1290만명 가운데 700만명 이상을 인터넷 전화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이 경우 KT나 하나로텔레콤 등 유선전화 사업자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9월부터는 파워콤이 가세하면서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경쟁이 더욱 격화된다. 수십만원에 이르는 약정 위약금을 물어주면서 고객 빼내가기를 하는 고질적인 관행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여기에다 유선방송사업자들도 공격적으로 설비투자를 늘려가면서 시장잠식에 나섰다. 그야말로 초고속인터넷 대란이 시작되는 셈이다. 당연히 그만큼 가격인하 압력도 클 수밖에 없다.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이 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지난해 영업보고서를 보면 KT의 원가보상률은 101.5%, 하나로텔레콤의 원가보상율은 107.4%에 이른다. 원가보상율이란 요금과 원가를 비교한 수치로 100% 이상이면 요금이 적정이익을 포함한 원가보다 높고 그 이하면 낮다는 걸 의미한다. 적어도 이 두 회사의 경우 요금을 더 내릴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광랜 서비스 같은 경우 원가 대비 가격이 매우 낮은 편이다. 신규 가입을 하거나 약정기간이 끝나서 이전할 계획이라면 광랜 서비스를 고려해 볼만 하다. 가격 대비 성능을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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