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씨티그룹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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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의 대주주 신용공여와 대출사기 논란과 맞물려 씨티그룹의 투기적 행태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의 일련의 사건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말썽을 빚어왔던 씨티그룹의 투기행각을 돌아보면 선진 금융기관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이 무색할 정도다.

미국 은행들은 지난해 1200억달러라는 기록적인 순익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179억달러가 씨티그룹의 몫이다. 단일 은행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씨티그룹은 금융전문잡지 ‘더 뱅커’가 뽑은 세계 1000대 은행 가운데 1위에 뽑히기도 했다.

그런 씨티그룹이 지난 6월 영국 금융감독청으로부터 변칙 채권거래로 부당이익을 올려 유럽 채권 시장을 교란했다는 이유로 1390만파운드의 벌금형을 받았다. 씨티그룹은 국채를 대규모 매각한 뒤 가격 하락을 이용해 다시 사들이는 수법으로 996만파운드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이번 벌금은 씨티그룹이 얻은 차익에 벌칙금을 더한 것으로 영국 금융감독청 사상 두 번째 규모다. 씨티그룹은 현재 영국 외에도 이탈리아와 벨기에, 포르투갈에서도 비슷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해에는 일본에서는 고객들에게 대출을 허가하는 대가로 채권상품을 끼워 파는 일종의 ‘꺾기’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국채입찰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또 고객들에게 복잡한 채권상품을 판매하면서 그 위험을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일본지점의 프라이빗뱅킹 사업부는 주가조작에 사용된 자금을 대출한 것이 적발돼 영업중지 명령까지 받았다. 일련의 비리 덕분에 씨티그룹은 일본내 소매금융 시장에서 완전히 추방당했다.

중국에서는 4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건설은행의 기업공개 과정에서 공모주를 불법 배정하는 등 비리가 드러나 주간사에서 탈락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지난달 씨티그룹은 과거 엔론의 회계부정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주주들에게 20억달러를 배상하기로 했다. 또 뮤추얼펀드 명의개서를 대행하면서 이 사실을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부당이익 2억800달러를 반환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3월에는 주가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이탈리아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미국 상원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칠레의 독재자였던 아우구스트 피노체트의 자금세탁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같이 세계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 나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 3월 “비리의혹이 해소되고 내부통제제도가 강화될 때까지 주력사업인 인수합병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최근 한국씨티은행과 노조의 갈등을 빚어낸 일련의 사건들도 씨티그룹의 이런 세계적인 금융스캔들의 연장선에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 한미은행을 인수한 뒤 은행의 자산을 착실히 빼내간데 이어 온갖 불법 탈법 영업을 자행하고 있다. 심지어 사금융에도 손을 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이런 씨티그룹을 선진 금융기관으로 치켜세우며 감싸고 도는 모양새가 석연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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