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박한 섬 마을 사람들이 살인 사건의 공범이 된다. 그리고 몇년 뒤 누군가가 잔인한 복수를 시작한다. 이 영화가 끔찍한 것은 어쩌면 관객들 모두 공범이 될 수 있다는 걸 암시하기 때문이다. 저주처럼 피의 비가 쏟아질 때 마을 사람들은 뛰쳐나와 흐느껴 운다. 집단화한 공포는 개인적인 공포보다 더 끔찍하다.
이 영화는 계급사회의 폭력성이 어떻게 인간성을 말살하는가 보여준다.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다. 실제로 살인은 권력에 의해 이뤄지지만 마을 사람들은 기꺼이 동조하고 그 공범이 된다. 언뜻 이들에게는 살인을 선택할 기회마저도 주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무력하다. 권력의 불의에 저항하지 못할 때 이들은 모두 공범이 될 수밖에 없다.
영화 ‘죽는 자를 위한 기도’.
10년도 훨씬 전에 '주말의 명화'에서 봤던 영화다. 기억을 더듬어 한참을 찾았는데 DVD 따위는 아예 없고 어렵사리 토런트에서 내려 받아 영어 자막으로 다시 봤다. 미키 루크가 권투에 다시 빠져들기 전, 살인 미소를 흘리고 다니던 무렵의 영화다. 마틴은 아일랜드 해방군의 테러리스트다. 경찰에 쫓기다가 원치 않은 살인 청부를 떠맡은 마틴은 살인 현장을 한 신부에게 들키고 만다. 그는 신부에게 총을 겨눴다가 그냥 돌려 보낸다. 그 뒤 마틴은 성당으로 숨어들어 신부에게 고해성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