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와 화장실 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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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사람들이 두루마리 휴지를 사재기(panic buying)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서 외신 보도를 찾아보니 일단은 retail therapy(구매 치료)의 성격이라고 한다. 불안하니까 뭔가 준비해야 하고 이거라도 했다는 심리적 만족감, cognitive bias(인지적 편향)과 emotional responses(감정적 반응) 때문이라고. 호주에서 먼저 휴지 대란이 벌어졌고 다른 나라들로 확산되는 분위기. BBC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 나라에서 휴지는 내수로 충분한데(굳이 미리 사둘 필요가 없는데) 한국의 유한킴벌리에도 주목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대형 마트에 가면 다른 사람들이 뭘 사는지를 살펴보게 되는데, 빈 선반을 보면 따라서 사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휴지를 사들인다면, 정작 내가 휴지가 필요할 때 살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공포는 당연한 것이다. fear contagion effect(공포감 전염 효과.) 두루말이 휴지는 가뜩이나 흰색이고 부피가 커서 눈에 잘 띄고 진열대의 빈 자리도 더 크게 느껴진다. 휴지를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게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뭔가 하고 있다는 위안을 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래, 휴지는 언젠가 쓸 거니까 미리 좀 사둘까” 하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소매점이 가깝지 않은 미국에서는 2주 동안의 식재료와 비누, 화장지, 기저귀, 애완동물 사료. 세제, 위생용품 등을 비축할 것을 권고하고 있기도 하다. 어떤 기사에서는 종이 신문이 사라진 시대, 화장지가 여러 모로 쓸모가 많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는데 알코올을 묻혀서 뭔가를 닦아내려면 화장지가 필요한 것은 사실. 음식은 다른 걸 먹을 수 있지만 화장지는 대체재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나뭇잎으로 닦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휴지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세계적으로 휴지가 공급 부족 상태가 아니라는 것. 휴지는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고 휴지 심의 일부는 인도 등에서 수입하기도 하지만 공급이 달릴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루마리 휴지 한 묶음에 3999달러,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은품으로 준다고. https://www.professionaljeweller.com/jeweller-sells-toiler-roll-for-3000-with-free-diamond-ring-amid-coronavirus-panic-bu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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