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이번에는 대한통운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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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는 국내 최대의 물류회사, 대한통운이 그 목표다. 여차하면 외환은행까지 이 투기판에 말려들어 덤터기를 쓸 분위기다.

논란의 발단은 론스타 펀드가 동아건설 파산채권 입찰에 참여하면서부터다. 2001년 5월 파산 선고를 받은 동아건설의 파산채권은 모두 4조1천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이번 입찰에 나온 물량은 외환은행을 비롯해 신한, 우리은행 등 소유의 1조2천억원어치다.

문제는 이 가운데 동아건설의 자회사 대한통운이 보증을 선 채권이 섞여 있다는데 있다. 대한통운의 채무는 모두 1조4661억원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4163억원을 탕감받았고 2713억원은 액면가의 5배로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700억원어치는 이미 출자전환이 끝났고 나머지 1644억원어치 출자전환 예정 물량이 이번 입찰에 함께 나온다는 이야기다.

대한통운의 자본금은 549억원, 주식 수는 모두 1098만주다. 여기에다 1644억원을 액면가의 5배로 출자전환하면 자본금은 878억원, 주식수는 1756만주로 늘어난다. 만약 이번에 나올 출자전환 예정 물량을 모두 사들여 주식 658만주를 확보한다면 전체 주식의 37.4%를 차지하게 된다.

7.9%를 차지한 서울보증보험이나 7.2%를 차지한 산업은행을 앞지르고 압도적인 최대주주가 되는 셈이다. 다시 설명하면 이번에 나올 동아건설의 파산채권은 곧 대한통운의 주식이나 마찬가지고 이 채권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대한통운의 경영권이 넘어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입찰이 비상한 관심을 불러 모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목할 부분은 동아건설에 가장 많은 채권을 물린 은행이 바로 론스타가 최대주주로 있는 외환은행이라는 사실이다. 외환은행은 동아건설의 주채권 은행이면서 매각 주간사다. 문제는 외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동아건설의 내부 정보가 그대로 론스타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데 있다. 실제로 매각 자문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외환은행에만 실사보고서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미 외환은행의 경영진은 모두 론스타가 장악하고 있다. 사실상 외환은행은 론스타나 마찬가지고 외환은행의 정보는 그대로 론스타의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관건은 리비아 수로 공사 관련 부실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느냔데 아직 구체적인 내역은 공개된 바 없다. 만약 론스타가 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면 입찰에 참가한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단연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번 입찰은 자칫 외환은행이 채권을 팔고 그 채권을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사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그것도 보통 채권이 아니라 국내 최대의 물류회사의 경영권이 달린 알짜배기 채권이 악명높은 투기자본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외환은행은 지난달 9일 보유하고 있던 채권 가운데 일부, 161억원어치를 출자전환해 대한통운의 지분 5.9%를 확보하고 3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론스타가 대한통운의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면 외환은행의 지분은 우호지분이 될 수도 있다. 론스타는 지난해 9월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이런 가능성을 내다봤을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 석연치 않은 부분은 론스타의 자회사 머큐리 유동화전문 유한회사의 움직임이다. 론스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이미 동아건설의 채권 가운데 1.6%를 확보했다. 그런데 이 채권도이번 입찰에 물량으로 나와있다. 자회사인 머큐리가 채권을 팔려고 내놓고 모회사인 론스타가 그걸 사려고 입찰에 참여한다는 도무지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굳이 추측하자면 론스타가 동아건설의 내부 정보에 접근하고 채권단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머큐리를 통해 동아건설의 지분을 사들였다고 볼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추측 말고는 론스타의 의중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확실한 것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내세워 동아건설과 대한통운 주위를 맴돌면서 부지런히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론스타의 입찰 참여가 불법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던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최근 론스타의 동아건설 파산채권 입찰 참여가 불공정 거래 행위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이대순 변호사에 따르면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대주주라는 지위를 이용해 정보를 얻는 행위는 공정거래법이 규정하고 있는 거래상 지위남용과 경쟁사업자 배제 행위에 해당한다.

투기자본감시센터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찬근 인천대학교 교수는 아예 론스타에게 입찰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론스타가 사실상의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비금융 회사, 이를테면 대한통운의 주식 입찰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다.

“론스타는 14개 기업을 거느린 재벌이면서도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금융 회사라는게 그 이유였다. 그렇다고 금융지주회사로 규제를 받는 것도 아니다. 금융지주회사면서 비금융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런데도 은행법에서는 또 외국 회사라서 규제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이래저래 빠져나가고 감시감독의 완벽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론스타의 특혜 의혹이 알려지면서 일단 9일로 예정됐던 입찰은 무기한 연기됐다.

논란의 중심에 선 대한통운은 지난해 1조970억원 매출에 391억원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하역, 운수장비 사업부문의 점유율이 모두 30%를 웃돌고 물류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29.1%에 이른다. 올해 실적은 더 좋다. 3분기까지 8279억원 매출에 334억원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실적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법정관리 상태인데다 출자전환 채권 문제 등이 얽혀 주가도 낮은 상태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은 6.3배 밖에 안된다. 이 알짜배기 회사가 헐값에 팔려나갈 운명에 놓여있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아래는 일주일 뒤 이코노미21에 보낸 원고. 외환은행의 주식 인수 부분을 강조해 새로 고쳐썼다.

“론스타, 1년 반 전부터 준비했다.”

9일로 예정됐던 동아건설의 파산채권 매각입찰은 론스타 펀드의 입찰 참여자격 여부가 문제되면서 결국 무기한 연기됐다. 그러나 론스타가 여기서 물러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론스타는 이 작업을 적어도 1년 반 전부터 준비해 왔다.

의혹을 더하는 것은 외환은행이 이미 지난달 9일 대한통운의 지분 5.8%를 확보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부터다. 외환은행은 대한통운의 정리채권 가운데 161억원어치를 출자전환해 이 회사의 3대주주로 올라섰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지분 51.0%를 확보한 최대주주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외환은행의 지분은 사실상 론스타의 지분이나 마찬가지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예정된 출자전환일뿐 론스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외환은행의 채권을 면밀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9월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전부터 외환은행을 통해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계획이 잡혀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번 입찰과정에서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통해 대한통운에 대한 부당한 정보를 취득했다는 사실이 문제됐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불공정 거래행위 등으로 론스타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이대순 변호사에 따르면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대주주라는 지위를 이용해 정보를 얻는 행위는 공정거래법이 규정하고 있는 거래상 지위남용과 경쟁사업자 배제 행위에 해당한다. 결국 입찰은 연기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지금까지 사건의 전말을 대략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논란의 발단은 론스타 펀드가 동아건설 파산채권 입찰에 참여하면서부터다. 2001년 5월 파산 선고를 받은 동아건설의 파산채권은 모두 4조1천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이번 입찰에 나왔던 물량은 외환은행을 비롯해 신한, 우리은행 등 소유의 1조2천억원어치였다.

문제는 이 가운데 동아건설의 자회사 대한통운이 보증을 선 채권이 섞여 있다는데 있다. 대한통운의 채무는 모두 1조4661억원에 이르는데 채권단은 이 가운데 4163억원을 탕감하고 나머지 가운데 일부를 액면가의 5배로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미 세차례에 걸쳐 7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한 바 있다. 남아있는 물량은 1805억원어치다.

대한통운의 자본금은 549억원, 주식 수는 모두 1098만주다. 여기에다 1805억원을 액면가의 5배로 출자전환하면 자본금은 910억원, 주식수는 1820만주로 늘어난다. 만약 이번에 나올 출자전환 예정 물량을 모두 사들여 주식 722만주를 확보한다면 전체 주식의 39.6%를 차지하게 된다. 이번에 외환은행이 이 가운데 5.8%를 확보했다는 이야기다.

결국 나머지 지분 가운데 최소 2.1%만 더 확보해도 론스타는 7.9%를 차지한 서울보증보험이나 7.2%를 차지한 산업은행을 앞지르고 최대주주가 되는 셈이다. 남아있는 지분을 모두 확보할 경우 경영권까지 장악할 수도 있다.
다시 설명하면 이번에 나올 동아건설의 파산채권은 곧 대한통운의 주식이나 마찬가지고 이 채권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대한통운의 경영권이 넘어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주목할 부분은 동아건설에 가장 많은 채권을 물린 은행이 바로 론스타가 최대주주로 있는 외환은행이라는 사실이다. 외환은행은 동아건설의 주채권 은행이면서 매각 주간사다.

문제는 외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동아건설의 내부 정보가 그대로 론스타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데 있다. 실제로 매각 자문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외환은행에만 실사보고서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번 매각의 가장 큰 관건은 동아건설이 참여한 리비아 수로 공사 관련 부실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느냔데 아직 구체적인 내역은 공개된 바 없다.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이대순 변호사는 “만약 론스타가 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면 입찰에 참가한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단연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론스타는 이미 이 정보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입찰은 자칫 외환은행이 채권을 팔고 그 채권을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사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그것도 보통 채권이 아니라국내 최대의 물류회사의 경영권이 달린 알짜배기 채권이 악명높은 투기자본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논란의 중심에 선 대한통운은 지난해 1조970억원 매출에 391억원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하역, 운수장비 사업부문의 점유율이 모두 30%를 웃돌고 물류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29.1%에 이른다. 올해 실적은 더 좋다. 3분기까지 8279억원 매출에 334억원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실적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법정관리 상태인데다 출자전환 채권 문제 등이 얽혀 주가도 낮은 상태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은 6.3배 밖에 안된다. 이 알짜배기 회사가 헐값에 팔려나갈 운명에 놓여있다.

또 하나 석연치 않은 부분은 론스타의 자회사 머큐리 유동화전문 유한회사의 움직임이다. 론스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이미 동아건설의 채권 가운데 1.6%를 확보했다. 그런데 이 채권도 이번 매각대상 물량에 포함돼 있다. 자회사인 머큐리가 채권을 팔려고 내놓고 모회사인 론스타가 그걸 사려고 입찰에 참여한다는 도무지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게다가 투기자본감시센터에 따르면 머큐리는 액면가의 50%에 이르는 굉장히 비싼 가격에 채권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추측하자면 론스타가 동아건설의 내부 정보에 접근하고 채권단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머큐리를 통해 동아건설의 지분을 사들였다고 볼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추측 말고는 론스타의 의중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확실한 것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내세워 동아건설과 대한통운 주위를 맴돌면서 부지런히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찬근 인천대학교 교수는 아예 론스타에게 입찰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론스타가 사실상의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비금융 회사, 이를테면 대한통운의 주식 입찰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다.

“론스타는 14개 기업을 거느린 재벌이면서도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금융 회사라는게 그 이유였다. 그렇다고 금융지주회사로 규제를 받는 것도 아니다. 사실상 금융지주회사면서 비금융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도 은행법에서는 또 외국 회사라서 규제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이래저래 빠져나가고 론스타는 감시감독의 완벽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동아건설 파산채권 매각과 관련한 채권단의 입장은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여전히 외환은행이 이 채권의 매각주간사로 있고 외환은행은 론스타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다. 론스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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