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과 정승일의 스웨덴 모델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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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모델을 놓고 한바탕 논쟁이 재연됐다.

재벌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회민주주의와 복지의 기반을 닦는 이 모델은 그동안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숱한 논쟁을 거쳤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3일 국제사무직노동자연맹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재영 민주노동당 정책실장과 정승일 대안연대회의 정책위원이 이 주제로 다시 한번 붙었다. (이하 존칭 생략)

먼저 이재영의 논리가 좀더 구체화됐다. 몇달 전에 만났을 때 이재영은 우리나라 재벌의 도덕성과 경영능력 부재를 문제 삼았다. 재벌이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이재영은 오히려 단호하게 재벌 해체와 국민주 형태의 소유 분산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이재영은 한발 더 나아가 스웨덴 모델을 제대로 치고 들어갔다. 이재영은 고삐 풀린 재벌이 독점자본이 됐고 이들의 독점가격이 복지비용을 높여 복지국가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높은 세금으로 복지를 구현하는 스웨덴 모델의 기본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가장 큰 문제는 통제불가능한 수준까지 재벌을 풀어줬기 때문이다. 이재영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재벌과 손잡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승일의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정승일은 먼저 재벌이 해체되면 복지가 개선되느냐고 반문했다. 정승일이 보기에 스웨덴의 복지제도가 흔들리는 것은 재벌의 독점 때문이 아니라 금융세계화 때문이다. 정승일은 “민주노동당이 재벌 증오 때문에 한쪽 눈을 감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정승일은 분배보다는 성장을 강조한다. 멀리 갈 것 없이 우리나라만 봐도 성장가도를 달리던 1970년대는 빈부격차가 완화되는 추세였다. 악화된 것은 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였다. 정승일은 문제를 투기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과 주주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찾는다.

결국 정승일의 대안은 이른바 국민기업의 육성으로 요약된다. 필요하다면 이건희의 손을 들어주기라도 해야한다는 이야기다.

스웨덴식 사회 대타협 모델은 1938년 스웨덴의 사회민주당 정권이 발렌베리 그룹 창업주 일가의 지배권을 인정해주는 대가로 일자리 창출과 기술 투자에 앞장서고 최고 85%의 높은 소득세를 내는 등 사회적 공헌에 합의한 과정을 말한다. 이른바 살스세바텐 협약이라고도 한다.

참고 : 고용 못늘리겠으면 비용을 분담해라. (이정환닷컴)
참고 : “스웨덴 모델, 이미 한물 갔다.” (이정환닷컴)
참고 : ‘말’지, “이건희 회장 삼성전자 지배권 인정” 주장. (이정환닷컴)
참고 : 대안연대회의 사람들을 만나다. (이정환닷컴)
참고 : 스웨덴 신드롬 비판. (이정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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