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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트랙백의 새로운 가능성.

Written by leejeonghwan

February 5, 2004

블로그는 철저하게 1인 미디어를 지향한다. 판단하고 주장하라. 블로그는 침묵하는 익명의 개인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을 끌어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그 블로그 주인뿐이다. 당신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도 당신뿐이다. 누군가의 블로그를 읽고 할 말이 있으면 당신은 당신 블로그에 글을 쓰고 그 사람의 블로그로 트랙백을 보내면 된다. 그 사람은 당신이 보낸 트랙백을 받고 링크를 눌러 당신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당신의 글을 읽는다. 그때 익명의 개인들은 서로 소통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사고의 지평을 확장시키고 새로운 대안을 낳는다.

트랙백은 또한 정보공유의 새로운 형태다. 당신은 이제 다른 사람의 글을 따붙여서 자신의 글인 것처럼 올려놓는 양심불량한 짓을 그만둬야 한다. 트랙백은 정보의 출처를 명확히 드러낸다. 아울러 트랙백은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유용한 연결 통로가 될 수 있다. 트랙백을 더듬어가면 당신은 한가지 주제를 보는 수많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정보는 여기서 확대되고 재생산된다. 닫혀 있고 싶지 않으면 트랙백을 보내 네트워크에 접속하라.

자동 트랙백 기능을 사용하면 새로 글을 쓸 때마다 특정 블로그에 꾸준히 트랙백을 보낼 수 있다. 익명의 개인들끼리 트랙백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다양한 주제의 트랙백을 모아 하나의 종합 미디어를 만들 수도 있다.

이를테면 나는 내가 쓰는 기사를 블로그코리아의 경제뉴스 카테고리로 자동 트랙백하고 있다. 영화 이야기를 많이 쓰는 사람은 영화 카테고리에, 서평을 쓰는 사람은 독서 카테고리에 트랙백을 보낼 수 있다. 이곳은 수많은 블로그들을 탐색하는 출발점이면서 그 블로그들을 연계하는 네트워크의 중심이기도 하다. 블로그코리아에 등록된 블로그는 2월 3일 기준 1106개, 아직은 콘텐츠가 그리 많지 않지만 블로그 문화가 활성화되면 좀더 많은 정보가 쌓이고 더 생산적인 논의를 기대할 수 있다.

RSS는 트랙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정보를 찾는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RSS는 ‘Really Simple Syndication’의 약자로 간단히 풀면, 정보를 쉽게 찾아읽을 수 있다는 의미다. ‘RDF Site Summary’라고도 하고 ‘Really Simple Summary’라고도 하나 딱히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더 쉽게 이야기해보자.

당신은 아침에 처음 인터넷을 접속하면 어디에 들르는가. 뉴스 사이트, 회사 홈페이지, 친구 홈페이지, 메일 확인, 커뮤니티 게시판, 블로그, 스포츠 신문 만화 등등. 서핑 한번 했다 하면 한시간씩 걸리는 당신. 이제 RSS 리더를 쓰면 한군데서 이 모든 웹페이지를 한꺼번에 훑어보고 지난 하루동안 새로 올라온 게시물만 추려서 읽을 수 있다. 아웃룩으로 메일을 받아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RSS 리더를 쓰지 않아도 블로그코리아처럼 RSS 게시판을 만들어 등록된 여러 블로그의 새로운 글을 하나의 웹페이지에서 한눈에 읽을 수도 있다. 블로그뿐만 아니다. 요즘은 뉴스 사이트에서도 RSS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수고스럽게 도메인 주소를 집어넣고 여기저기 찾아다니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RSS에서 바로바로 받아볼 수 있다. RSS가 이메일을 상당부분 대체하게 될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메일은 사적 통신수단으로 머물고 공적인 정보 전달은 RSS가 맡는게 효율적이지 않을까.

인터넷 게시판과 트랙백, RSS를 다시 한번 쉽게 풀어서 설명해보자.

인터넷 게시판은 말 그대로 게시판이다. 학과 사무실 앞 취업 게시판처럼, 무슨 내용이 붙었나 보려면 직접 학과 사무실 앞까지 찾아가야 한다. “궁금하면 틈나는대로 찾아와서 확인해라. 못보면 할 수 없고.” 게시판은 그렇게 일방적이다.

블로그의 트랙백은 좀더 친절하다. “너 여기에 관심있지? 여기를 눌러봐. 네가 관심있어 할만한 글이 여기 떴다.” 트랙백은 독자를 정확히 찍어서 데려온다. 트랙백은 떨어져 있는 게시판을 하나의 주제로 연결한다. 게시판들은 트랙백을 주고 받으면서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트랙백을 타고 공간을 넘으면서 정보는 강화된다.

RSS는 트랙백보다 좀더 적극적이다. 아예 게시판에 새로운 공고가 붙을 때마다 직접 당신 집까지 배달을 해준다. 그것도 붙자마자 거의 동시에 받아볼 수 있다. 이제 학과 사무실 앞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관심있는 게시판의 목록만 지정해두고 가끔 가다 모니터만 확인하면 된다.

여러차례 반복해서 경고하지만 이제 트랙백과 RSS를 지원하지 않는 웹페이지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 트랙백과 RSS는 정보의 생산과 유통 방식을 바꾸고 있다. 블로그가 그 매개다. 아직 우려도 많지만 기대도 그만큼 크다.


부록, RSS 리더를 설치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먼저 마이크로소프트, 닷넷프레임을 설치해라. http://microsoft.com/downloads/details.aspx?displaylang=ko&FamilyID=262D25E3-F589-4842-8157-034D1E7CF3A3

2. 그리고 RSS리더를 설치해라. 아무 디렉토리에나 압축을 풀고 실행시키면 된다. http://www.sharpreader.net

3. 프로그램은 굉장히 간단하다. 주소창에 자주 찾는 웹페이지의 XML 주소를 집어넣으면 된다. 이제 그 웹페이지에 새로운 게시물이 뜰 때마다 바로바로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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