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만 원에 검색어 조작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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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700만 원을 내면 네이버 검색어를 조작해준다, 박수환 문자가 논란이 됐었죠? 먼저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라는 사람,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 홍보 대행사 대표인데 사실상 로비스트 또는 브로커 역할을 했던 사람입니다. 2016년 8월이죠. 조선일보가 우병우 당시 청와대 수석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는데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의 비리를 폭로합니다. 초호화 요트를 타고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왔다는 거죠. 이 요트가 하루 빌리는데 3000만 원이 넘는다고 하죠. 그런데 이게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을 위한 로비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연임을 도와주고 21억 원 이상을 받았다고 하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았습니다. 대기업 오너들을 만난 자리에서 언제라도 조선일보 윤전기를 세울 수 있다, 기사를 원하는 대로 넣거나 뺄 수 있다고 자랑했다고 하죠.

2. 이번에 뉴스타파가 박수환 문자를 공개했죠. 그런데 이를 인용 보도한 언론이 거의 없네요.

= 송희영 : “대우 빼라 했음다.”
= 박수환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 송희영 : “신문에선 줄이라고 했고요. 사회면 톱을 일단 2단 크기로 줄였음다.”

= 충격적이고 낯 뜨거운 한국 언론의 뒷모습인데요. 미디어오늘과 한겨레,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몇 군데 안 됩니다. 방송 중에서는 KBS와 MBC, 그러니까 경향신문도 침묵했고 SBS도 침묵했습니다. 이게 뉴스타파의 단독 보도긴 하지만 추가 확인하거나 의미 부여를 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 기업의 의뢰를 받아 기사를 빼고 칼럼을 신문에 실어주고 심지어 언론사 편집국장 딸 취업까지 알선해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명품 스카프와 미국 항공권을 주고 전별금이라면서 현금을 건넨 경우도 있고요. 침묵하는 언론사들은 모두 이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장충기 문자도 여러 언론사에서 국장급 인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죠.

3. 눈길을 끌었던 건 네이버 검색어를 삭제해 줄 수 있다는 문자 메시지가 오고 간 대목인데요.

= 부사장이 보낸 메시지가 확인됐는데요. “모바일 통합 검색 영역에서 부정 콘텐츠 밀어내고 연관 검색어와 자동완성 삭제 작업에 1700만 원이 든다”고 보고하자 기업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전달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 연관 검색어라는 건 검색 결과 맨 윗 부분에 연관된 단어를 띄워주는 건데 그걸 클릭하면 다시 검색 결과로 넘어가게 되죠.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은 검색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연관된 키워드를 추천하는 걸 말합니다. 김경래라고 검색하면 최강시사가 뜨는 것이죠.

3-1. 실제로 검색어가 삭제됐나요?

실제로 삭제된 게 맞습니다. 네이버도 인정했고요. 다만 공식 요청을 받아 제외했을 뿐 부적절한 청탁을 받았거나 금품을 거래한 건 아니라고 답변했습니다.

4. 네이버의 답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제가 비슷한 사건을 여러 차례 취재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연관 검색어 삭제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네이버는 알고리즘으로 연관 검색어를 추천하는데 이게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명예훼손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탤런트 누구누구가 음주운전을 했다, 그건 팩트는 맞는데 이름 밑에 음주운전이 연관 검색어로 뜨면 불편하겠죠. 네이버가 이걸 같이 뜨게 만드는 건 명예훼손이다, 이렇게 주장할 수 있고요. 그래서 당사자가 이의제기를 하면 웬만하면 삭제를 해주는 편입니다. (포털 입장에서는 그냥 귀찮은 일을 만들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겠죠.)

4-1. 합법적으로 검색어를 지우는 방법도 있다?

= 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걸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공식 절차를 밟아서 요청하면 2~3일만에 처리가 되는데 무슨 특별한 연줄을 동원해서 부탁하거나 뒷돈을 건네야 가능한 것으로 오해하거나 의혹을 갖는 사람들이 많죠. 기업이든 개인이든 막상 곤란한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하게 되는데 검색어 제외 요청이라는 메뉴가 있고 게시중단 요청이라는 메뉴도 있습니다. 권리 침해에 대한 구제 절차가 비교적 잘 돼 있는 편입니다.

5. 그럼 1700만 원이란 건 왜 나왔을까요.

=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합니다. 공식 절차를 밟지 않고 사적인 인맥을 동원해 (백을 써서) 빨리 처리되도록 만드는 경우, (네이버는 이런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절차를 밟아서 처리해 놓고 터무니 없는 비용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실제로 검색엔진 대응 등의 서비스를 묶어서 억대의 비용을 받는 업체들도 많은데요. 특별한 기술이 있거나 인맥을 동원해서 안 되는 걸 되게 만드는 백도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네이버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봐도 어디에서 이런 메뉴를 찾아들어갈 수 있는지 설명이 없죠.

6. 과거에도 연관검색어를 둘러싼 논란이 많지 않았습니까.

= 2012년 대선 때 갑자기 ‘안철수 룸살롱’이란 키워드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뜬 적 있습니다. (당시 안철수 후보가 룸살롱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같이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적 있다는 폭로가 있었죠.) 그런데 누리꾼들이 호기심에 ‘박근혜 룸살롱’이란 키워드를 쳐보니까 이게 성인 인증이 뜨면서 접근이 안 됐죠. 나중에 네이버 해명은 원래 19금 키워드인데 안철수 룸살롱이 너무 검색이 많으니까 19금을 풀었다고 했죠.

= ‘정우택 성상납’이라는 자동완성 검색어가 떴다가 사라져서 논란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런 게 가능하냐, 권력자들은 전화만 하면 막 빼주는 거냐, 그런 논란이 있었죠. 정 의원의 요청을 받은 것이냐 물었는데 네이버는 밝힐 수 없다고만 했습니다. ‘진성호 성추행’이라는 키워드가 사라졌을 때는 명예훼손 신고를 받고 삭제했다고 시인했고요.

= 비슷한 사건이 많은데요. 기록에도 남지 않고 사라지는 검색어가 얼마나 되는 것이냐 이런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7. 실제로 돈을 내고 조작했는지 확인은 안 되지만 조작이 가능하다는 의혹에 네이버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 실제로 프로축구연맹 기사가 청탁을 받고 사라진 실제 사례도 있었고요. 네이버는 한 번 뿐이라고 해명했는데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장충기 문자에서도 “포털에서 기사가 다 내려갔다” “포털 측에 부탁해뒀다”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장충기 사장에게 밑에서 허위보고를 했거나 네이버가 거짓 해명을 했거나 둘 중의 하나일 텐데요.

= 그리고 이것과 별개로 임시조치라는 게 있는데요. 블로그나 카페 게시물을 권리 침해 신고가 들어오면 일단 차단하고 본다는 것입니다. 네이버가 진위 여부나 명예훼손 여부를 가릴 수 없기 때문에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이 경우는 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사라지거나 그 기준이 모호하다고 해서 논란이 됐습니다.

= 당연히 명예훼손과 권리 침해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프로세스는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정치인과 기업, 권력자들에게 좀 더 유리한 방식으로 작동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책임을 지지 않고 우리는 모른다, 알고리즘이 한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거나 일단 신고 들어오면 삭제할 테니까 그 전까지는 우리가 알바 아니다, 이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문제죠.

= 그러니까 박수환 같은 사람들이 수천만 원짜리 검색어 거래를 하고 이게 시장에서 먹히는 걸 텐데요. 네이버는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문제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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