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팔아넘긴 세 명의 경제 부총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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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인수가 무효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어나는 의혹의 핵심은 누가 왜 이 멀쩡한 은행을 이렇게 헐값에 팔아치웠느냐다. 지난 1년 동안 론스타는 1조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 그 수수께끼를 풀어보자.

먼저 의혹의 중심에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있다. 이 부총리는 김대중 정부 시절 재경부 장관을 맡았다가 물러나서 2001년부터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일해왔다. 김&장 법률사무소는 론스타의 법률 대리인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작전에 이 부총리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이헌재 부총리 뿐만 아니라 외환은행의 매각에는 세명의 전현직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연결돼 있다. 놀랍게도 이들 세 명의 전현직 부총리 가운데 한 사람은 매각을 외환은행의 매각을 총괄 지휘했고 나머지 두 사람은 각각 론스타의 법률 대리인과 회계법인의 고문을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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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 전 부총리는 론스타의 회계법인인 삼정회계법인의 고문을 맡고 있다. 삼정회계법인은 사무실도 론스타 소유의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 안에 있다. 업계 4~5위 수준이던 이 회사는 2002년 진 전 부총리를 영입한 뒤 업계 2위 수준으로 급 부상했다.

무엇보다 김진표 열린우리당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김 의원은 외환은행 매각을 총괄 지휘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7월 22일, 수출입은행의 외환은행 지분을 론스타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처음 밝혔다. 김 의원이 당시 왜 그렇게 외환은행 매각을 서둘러 추진했는지 그 내막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부총리들과 함께 이들의 재경부와 금감위, 금감원, 재계 인맥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강원 당시 외환은행장은 이헌재 부총리와는 중학교(광주 서중) 선후배 관계다. 이른바 이헌재 사단의 핵심 멤버기도 하다. 은행의 경영권이 통째로 넘어가는데도 이 전 행장은 끝까지 매각이 아니라 외자유치라고 주장했다. 이 전 행장은 진념 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과도 막역한 사이다. 진 전 부총리가 기아자동차 회장으로 일하던 무렵 이 전 행장은 계열사인 기아포드할부금융의 사장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외환은행이 팔리고 난 뒤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으로 옮겨갔다.

이영회 당시 수출입은행장도 역시 이헌재 사단의 멤버다. 이 전 행장은 재경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으로 재경부 시절 이 부총리의 오른팔 역할을 했다.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하면서 수출입은행은 최대주주에서 3대 주주로 물러앉았다. 수출입은행은 한주에 6800원씩 주고 샀던 주식을 5400원에 팔면서 432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 전 행장은 그 뒤 아시아개발은행 사무총장으로 옮겨갔다.

변양호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매각 과정에서 론스타가 일본에서 4천억원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외국에서 있었던 일이므로 국내 사정과는 무관한 것 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변 전 국장은 정부측 창구를 맡았던 김석동 당시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에게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적극 검토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으로 옮겨간 김 전 국장도 역시 재경부 장관과 금감위원장을 거쳤던 이헌재 부총리와 인연이 깊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는 수출입은행이 론스타와 드래그 얼롱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드래그 얼롱이란 최대 주주가 지분을 내다 팔 때 2, 3대 주주도 무조건 동일한 조건으로 팔도록 하는 조건을 말한다. 이 계약에 따르면 최대 주주인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을 내다 팔 경우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도 같은 가격에 주식을 팔아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런 특혜 계약이 1988년 제일은행의 매각 때도 비밀리에 체결됐다는데 있다. 이헌재 부총리는 당시에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었다. 두 회사의 매각 주간사가 모두 모건스탠리증권이었다는 부분도 우연치고는 기막힌 우연이다.

지난달 14일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취득 승인처분이 무효라며 소송을 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두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첫번째 문제는 액면가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신주를 발행해 3자 배정방식으로 론스타에 넘긴 부분이고 두번째는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은행법에 따라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다는 부분이다.

은행법 15조에 따르면 개인이나 기업은 금융기관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하여 보유할 수 없다. 또 은행법 시행령 5조에 따르면 한도초과 보유 주주가 외국인인 경우, 외국에서 은행업, 증권업, 보험업 또는 이에 준하는 금융업을 영위하는 회사거나 외국금융회사의 지주회사로 한정하고 있다. 두 경우 모두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불법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소장에서 “정부가 40%이상의 최대주주로 있는 국내 유수의 금융기관이 ‘외자 유치’와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라는 지극히 인위적이고도 자의적인 시대 분위기에 떠밀려 당장 파산할 부실기업으로 매도돼 헐값에 정체도 알 수 없는 자에게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론스타는 지난해 9월 외환은행의 주식을 평균 4245원씩 주고 사들였다. 11월 2일 주가는 7610원까지 뛰어올랐다. 1조3834억원을 주고 산 주식이 2조4800억원으로 불어났다는 이야기다. 외환은행의 매각 과정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론스타와 이헌재 부총리, 그리고 재경부와 금감위 인맥들의 연결고리와 그 이면 계약의 실체를 밝혀내는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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