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끝판왕, 미스터피자와 대한항공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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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12월6일 방송 내용입니다.)

오늘 뉴스의 재발견은 미스터 피자 상장 폐지 위기와 그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1. 갑질의 나비효과. 미스터 피자가 상장 폐지될 상황이라는 뉴스가 나와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가맹점 갑질 논란이 상장 폐지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일단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던 건 사실입니다. 지난해 무려 11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요. 올해 상반기에는 3억 원의 흑자를 냈는데 회계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이 감사 의견을 거절했습니다. 그래서 한국거래소가 지난 3일 기업심사위원회에서 MP그룹의 상장 폐지를 의결했고요. 상장 폐지란 건 주식시장에서 퇴출되고 거래가 중단된다는 의미입니다. (의견 거절이란 재무제표에 문제가 있거나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아예 의견을 내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건 단순히 경영 부실 때문에 퇴출된 게 아니라 잇따른 갑질 논란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란 겁니다.

2. 이른바 오너 리스크가 기업의 존폐로 이어지는 상황인데요. 어떤 갑질이 있었나요?

= 갑질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만합니다. 매출의 4%를 가맹점에 광고비로 부과했죠. 가맹점 한 곳이 1000만 원 넘는 광고비를 부담해야 했다고 하는데요. 가맹점주들이 항의하자 가맹점주협회회 회장이 운영하던 가맹점의 계약을 해지해 버렸습니다.

원래 프랜차이즈 가맹 수수료를 내는 게 브랜드 관리 등등의 비용이 포함된 건데 광고비의 90%를 가맹점에 떠넘겼다고 합니다.

3. 폭행 사건도 있었죠.

(정우현 전 회장 지분이 16.8%, 가족 지분이 모두 49.0%나 됩니다.) 정우현 전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해서 경찰이 출동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원래 저녁 10시면 정문을 닫고 후문을 이용하게 돼 있는 식당이었는데 문이 닫혀 있다고 주먹을 날린 거죠. (2016년 4월)

그리고 회장 동생의 아내 명의로 된 회사를 만들어 놓고 여기서 가맹점들에 치즈를 공급했는데요. 이게 가격이 너무 비싸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가맹점들이 직접 치즈를 구입하면 10kg에 7만 원인데 이 회사를 통하면 9만 원이 넘었다고 하죠. 본사가 가맹점들 등골을 빼먹는 구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7년 6월)

가맹점주들이 항의를 하면 그 옆에 본사 직영점을 차려서 망하게 만들기도 했고요. 그래서 가맹점주가 자살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4. 그래서 구속이 됐던 거군요.

= 치즈 값을 부풀려 이른바 치즈 통행세로 57억 원을 챙겼다고 하죠.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 가맹점을 내고 정작 가맹 수수료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고요. 다른 가맹점들이 그만큼 손해를 입었겠죠. 이게 65억 원쯤 됩니다. 그래서 횡령 혐의로 구속됐는데 징역 3년, 그리고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습니다. 친인척들에게 급여 명목으로 돈을 빼돌린 게 29억원 횡령 규모가 모두 156억 원에 이릅니다. (구속 기소가 지난해 7월, 풀려난 게 올해 1월)

5. 그렇다면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매출 감소와 경영 악화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일단 가맹점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2014년에는 434개였는데 (411개, 367개, 311개로 줄었다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281개까지 줄었습니다. 2014년까지만 해도 미스터피자가 부동의 1위였는데 도미노피자와 피자헛에 이어 3위로 추락했습니다. 피자헛도 갑질 논란이 있었는데요. 도미노피자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위에서 1위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계약을 해지하고 떠나는 가맹점이 크게 늘어난 것은 분명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신규 개업은 16개, 폐업은 112개나 됐습니다.

미스터피자 매출은 2013년 1703억원에서 지난해 815억 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반 토막이 난 거죠. 가맹점들이 못 버티니 회사가 무너진 거죠.

6. 그동안 갑질 기업들이 많았는데 미스터피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짧게 갑질의 역사를 살펴볼까요.

포스코 계열사 라면 상무 사건이 있었죠. 2013년 4월, (라면이 덜 익었다며 폭행) 포스코 계열사 임원의 항공기 승무원 폭행 사건이 갑질이란 말의 원조였습니다. 회사에서 해고됐지만 포스코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죠. 개인의 문제인 데다 B2B 기업이라 불매운동을 할 수도 없고요.

그리고 남양유업 대리점 갑질 논란이 있었죠. 남양유업은 과징금 5억원을 받고 끝났습니다. 불매운동이 잠깐 있었지만 오래 가지는 않았고요. 다만 기업 브랜드가 크게 추락했고 매출 규모도 크게 줄었습니다. 이왕이면 남양유업 제품을 먹지 않겠다는 소비자가 일부라도 있고, 남양유업도 이런 여론을 의식해서 신제품에 남양이란 이름을 빼기도 했습니다.

땅콩회항 논란의 대한항공은 조현아씨(당시 부사장)가 1심에서 징역 1년, 2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풀려났습니다. 여기는 가족들 모두 갑질 논란이 있었는데요. 조현민씨(대한항공 전무) 물컵 던지기, 어머니 이맹희씨의 욕설 논란 등. 대한항공을 안 타면 아시아나를 타야 되는데 아시아나항공에서도 갑질 논란이 있었습니다. 기내식 공급업체에 갑질이 있었고(160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 매입 요구했다 거절하자 계약 종료) 박삼구 회장이 승무원들을 끌어안는 퍼포먼스로 논란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7. 어떤 기업은 타격을 받고 어떤 기업은 받지 않았는데 그 차이가 뭘까요?

= B2B보다는 B2C, 소매업의 타격이 크고, 대체재가 많은 업종이 소비자들의 이탈이 많죠. 대한항공을 불매운동하려면 아시아나항공을 타야 할 텐데 아시아나항공도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외국 항공사를 이용해야 하고요. 대체재가 마땅치 않죠.

미스터피자의 경우는 결국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가맹점들이 떠안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미스타피자도 타격을 받았겠지만 오죽하면 가게를 접고 가맹점 계약을 접었을까 생각해 보면 갑질로 피해를 본 가맹점들이 훨씬 더 큰 피해를 입게 됐다는 거죠.

과거 최호식 회장의 성추행 파문이 있었던 호식이두마리치킨의 경우 가맹점주들이 불매운동을 멈춰달라는 호소문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불매운동보다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오너의 문제와 기업의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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