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카콜라’ 돌풍, 보수가 유튜브에서 잘 나가는 이유.

Scroll this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12월26일 방송 내용입니다.)

 

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튜브에서 돌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TV홍카콜라, 지난 18일에 첫 방송을 했는데 구독자가 10만을 넘었다고요.

= 네. 오늘 아침에 보니 12만을 넘어섰습니다. 예고편까지 영상이 22개 올라왔는데 조회 수가 280만에 육박하고요. 하루 조회 수가 30만명이 넘으니 웬만한 일간 신문 조회 수보다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발행 부수 기준으로 30만부가 넘는 신문은 5개 밖에 안 됩니다. 한겨레도 지난해 기준으로 23만부, 경향신문은 20만부가 안 됩니다. (발행부수와 유튜브 구독자 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 정도면 자랑할 만합니다. 보수 성향 유튜브 가운데서도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거침 없는 입담이 논란이 됐죠. 막말 논란도 있었고요.

= 원래 독설의 아이콘이었죠. 몇 가지 심각한 논란이 되는 발언이 있었는데요.
북은 절대 무상으로 정상회담을 해주지 않는다, 무상으로도 답방도 해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면 남은 것은 현찰이다, 이런 말을 했죠. (이건 일단 확인 가능하지 않은 추측이고요.)
체코에서 북측과 접촉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보장을 약속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 뿐이고 검증되지 않은 의혹입니다.)
노무현 정권 시절에 자살한 분들이 많았고, 결국 본인도 자살했다, 이명박 정권 시절 자살한 분은 노무현 대통령 한 분 뿐, 이런 발언도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에서도 크고 작은 자살 사건이 없었던 게 아니고, 팩트가 잘못됐을 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여권을 자극하는 발언이죠.) (김태성 씨모텍 전 대표와 김병일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 어느 정도 거물급 인사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크고 작은 자살은 언제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플루토늄 재처리를 하면 즉시 1000개 이상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북한을 생각해 원전 가동을 중지했다 (이것도 가짜 뉴스 수준의 무책임한 발언입니다.)

3. 여야 모두 반발이 심했죠.

= 민주당은 “보수의 자멸을 보여주는 듯한 홍 전 대표, 실소와 탄식을 동시에 자아내는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앞에 분노조차 아깝다”고 논평했고요. 바른미래당도 “망상주의자” “병원 치료가 시급해 보인다”며 “가짜뉴스와 막말로 점철된 막장 드라마 같은 홍 전 대표 정치인생의 정수”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홍 전 대표는 “거짓말 정권, 괴벨스 공화국이 티브이 홍카콜라를 불렀다”며 “우리의 목표는 100만 구독에 하루 조회 수 100만이다. 그러면 거짓말 정권, 괴벨스 공화국을 타도할 수 있다”고 고무된 모습입니다. 자유한국당은 공식 언급은 없었지만 당 지도부는 불편해 하는 기색입니다. 코카콜라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 아니냐는 기사도 있었는데, 코카콜라가 문제제기하면 펩시콜라로 가서 홍시콜라로 하겠다고 했죠. 페이스북에 이런 글도 남겼습니다. “기레기 언론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국민들과 보수 우파들은 이젠 읽지도 시청하지도, 청취하지도 않는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4. 보수 성향 유튜브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 신의한수가 44만명, 정규재TV 33만명,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30만명, 조갑제TV 18만명, 고성국TV 18만명 등. 오늘 아침에 살펴보니 유튜브 인기 동영상 톱 50 안에 모두 한두 개씩 올라와 있습니다. (진보 진영에는 이 정도 되는 유튜브가 많지 않습니다. JTBC가 82만명, 한겨레TV가 24만명인데 기성 언론이라 약간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갑제 대표가 수익을 밝힌 적 있는데요. 하루 100달러, 많을 때는 1000달러가 넘기도 한다고 합니다. 소셜블레이드 조사에 따르면 조갑제TV는 월간 최대 1만4600 달러(약 1648만원). 정규재TV는 2만1100 달러(약 2382만원), 황장수의 뉴스브리핑은 월간 최대 4만3200달러(약 4877만원)까지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과학기술부 조사에서는 60대 이상의 79.6%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주간경향 보도에서는 신의한수의 경우 55세 이상 시청자가 73%. 34세 이하 시청자는 6%라고 합니다.)

5. 보수 성향 네티즌들이 유튜브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 한국은 카카오톡 점유율이 94.4%나 됩니다. 유튜브는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앱이고 카톡으로 유튜브 링크를 보내는 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죠. (언론사 사이트 직접 방문 비율이 4%로 세계에서 가장 낮습니다. 주류 언론에 대한 불신도 가장 높고요. 카톡을 통한 사적인 정보 유통이 확산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5060 시청자들이 유튜브로 몰리고 있는데요. 문재인 정부 들어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으로 바뀌면서 믿을만한 건 유튜브 밖에 없다는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건데요. 6월 기준으로 유튜브 순이용자가 2500만 명인데 50세 이상이 700만 명(28%), 1년 사이에 180만명이 늘어났습니다.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 중심으로 다음 카페나 카카오톡을 통해 유튜브 링크가 확산되면서 영향력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모바일에서 보면 지상파 뉴스나 정규재TV나 크게 다를 게 없는 것처럼 보이죠. 어차피 뉴스가 브랜드 없이 파편화돼서 유통되는 게 현실입니다.

6. 유튜브 알고리즘이 문제라는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요.

= 추천 동영상이 문제입니다. 이용자의 취향을 추적해서 비슷한 영상을 계속 보여주기 때문에 사실상 브로드캐스트 성격을 띄게 되고 방송 못지 않은 영향력을 갖게 된다는 거죠. 정규재TV를 하나 보면 신의한수가 추천 동영상으로 뜬다거나 홍카콜라를 보면 노회찬 자살설이나 태블릿 PC 조작설이 뜬다거나 편향을 강화하고 음모론을 확신으로 만드는 효과를 만든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인기 동영상이 되면 성향이 다른 이용자들에게도 이런 동영상을 보여주고 한 번 보게 되면 비슷한 영상을 계속 보게 되는, 그래서 이게 지배적인 여론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이른바 에코 체임버(반향실)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7. 알고리즘이 과연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는가 하는 우려도 나오죠.

= 유튜브 알고리즘은 원래 정치적 공정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하게 이용시간을 늘리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목적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지난 2월에 유튜브에서 알고리즘 설계를 담당했던 사람이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폭로한 게 있는데요. 기욤 샤스로라는 사람입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거나 선정적인 주장이나 음모론적 동영상에 좀 더 높은 가중치를 두고 있다는 의혹인데요. 실제로 이게 진보 성향이나 보수 성향에 좀 더 유리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필터 버블과 가짜 뉴스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맞춤형 정보라는 이유로 필터링에 과잉 의존하게 된다는 거죠.

8. 보수는 유튜브, 진보는 팟캐스트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 시대적 상황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나는꼼수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팟캐스트 전성시대를 열었죠.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팟캐스트 이용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58%가 팟캐스트로 뉴스를 듣는다고 답변했고요. (22개국 평균은 34%) 김어준의 뉴스공장 같은 경우는 라디오 청취자보다 팟캐스트 이용자가 더 많을 정도. 유튜브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게 2~3년 전부터고요. 대안 방송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진보 성향 정권에서 보수 성향 유튜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9.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반지성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 혹세무민하는 보도들이 넘쳐난다”면서 “팟캐스트만 하는 게 아니고, 요즘은 유튜브가 대세라고 하더라. 다 한번 정복해볼까 한다”고 밝혔죠. 확실히 파괴력은 있을 것 같습니다. (JTBC 썰전을 떠난 게 지난 8월이죠. 본업인 글쓰기에 집중하겠다고 했는데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다만 나꼼수와 달리 진보 정권에서 상대적으로 친정권 성향의 방송이 얼마나 인기를 얻을 것인지는 의문. 아무래도 비판이 아니라 방어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죠. 일단 지금은 보수 콘텐츠가 흥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민주당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은 2만 명도 안 되는데요. 보수와 진보의 플랫폼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청와대 페이스북은 좋아요가 18만 문재인 대통령 페이지는 77만명입니다. 30대와 40대가 상대적으로 페이스북에 많고 50대와 60대는 유튜브에서 정보를 얻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래 집단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정보 소스가 달라지는 것이죠. 팟캐스트가 운전 중이나 다른 일을 하면서 같이 듣는 반면 유튜브는 틀어놓고 봐야 되죠. 유튜브는 분량이 길고 애초에 공략 대상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leejeonghwan.com audio
Voiced by Amazon Po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