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성광야학이 이사를 해야하는 이유.

Written by leejeonghwan

February 4, 2004

1. 야학에 더 쉽게 더 자주 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 수업하러 들르는 곳이 아니라 야학의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지금 있는 곳은 교통편이 너무 안좋다. 학강과 강학 상당수가 두번 이상 교통편을 갈아타야 한다. 한번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왕복 2시간 가까이 걸려서야, 야학이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기 어렵다. 야학은 가능하면 전철 역 옆으로 이사해야 한다.

그래서 누구나 쉽고 가볍게 야학에 들를 수 있어야 한다. 저녁 무렵 언제든 시간이 나면 야학에 들러서 책도 보고 공부도 하고 인터넷도 하고, 라면도 끓여먹을 수 있고. 늘 북적거리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 야학이 토론과 학습의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야학에 필요한 건 일상성이다. 야학 운동은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이 돼야 한다.

교통편이 좋으면 학강도 훨씬 많이 끌어모을 수 있다. 안양과 군포, 의왕시는 물론이고 서울과 수원에서도 학강들이 올 수 있다. 강학 모으기도 훨씬 쉽다.

2. 야학에서 밥을 해먹을 수 있어야 한다. 학강과 강학 대부분이 저녁 식사를 못하고 온다. 빈속에 세시간이나 수업을 받으려면 정말 힘들다. 공간이 넓어지면 주방과 식당을 만들 수 있다. 한솥에서 만든 밥을 나눈다는건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사람들을 더 가깝게 만드는건 물론이고 야학을 생활 공동체로 묶을 수 있다. 돌아가면서 당번을 정해 밥을 짓고 설겆이를 하고. 일이 많아질수록 공동체는 더욱 결속된다.

주방이 있고 공간이 더 넓다면 굳이 뒷풀이를 밖에 나가서 할 이유가 없다. 술을 사다가 간단한 안주거리는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3. 탁구대도 다시 들여놓을 수 있다. 수유연구실처럼 탁구대는 식탁으로 쓸 수도 있고 세미나 테이블로 쓸 수도 있다. 탁구 시합도 할 수 있다.

4. 월세는 학강과 강학들이 조금씩 나눠서 부담하면 된다. 약정을 하고 적게는 5천원, 여유가 있는 사람은 1만원이나 2만원, 여유가 있는 사람은 5만원도 낼 수 있다. 학강과 강학, 그리고 졸업생들까지 끌어모으면, 한달에 30만원에서 좀 부담스럽겠지만 50만원 정도도 어렵지 않다.

운영비를 함께 부담하면 다들 야학에 주인의식과 책임감도 더 생긴다. 장기적으로는 야학의 수익사업과 수익모델을 생각해야 한다. 직접 생존을 고민하고 부딪혀야 한다.

5. 한달에 3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은 결코 많은 돈이 아니다. 투자가 필요할 때는 투자해야 한다. 나가는 건 몇십만원이지만 얻는게 훨씬 많을 수 있다. 성광야학은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

.

www.leejeonghwan.com

Related Articles

Related

절벽에서 뛰어내리면서 비행기를 조립한다는 것.

절벽에서 뛰어내리면서 비행기를 조립한다는 것.

오늘 아침 주주총회를 끝으로 미디어오늘에서 제 역할은 끝났습니다. 오후에는 자유언론실천재단에서 “ChatGPT와 저널리즘의 책임”을 주제로 특강이 있는데 이게 제가 미디어오늘 대표로 나서는 마지막 대외 행사가 되겠네요. 끝나고 선배들 저녁 식사 대접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부터 몇 가지 계획이 있는데요. 1. 4월부터 슬로우뉴스 대표를 맡기로 했습니다. 유한회사 슬로우뉴스를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제가 100%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기자들도 뽑고 콘텐츠도...

라즈베리 파이 오디오 만들기.

라즈베리 파이 오디오 만들기.

시간 날 때마다 만들었던 라즈베리파이 오디오. 드디어 완성. 사실 별 거 없는데 여기저기서 부품 조달하고 거기에 맞춰 도면 만드는 게 힘들었습니다. build log는 영어로. This is my new network audio system. All in one Integrated Amplifier. 1. Raspberry Pi 4B. 2. Hifiberry DAC+DSP. 3. 7 inch touch screen for raspberry pi. 4. Chromecast...

미디어오늘을 떠납니다.

미디어오늘을 떠납니다.

미디어오늘에 경력 기자로 입사해 편집국장으로 3년, 사장으로 6년을 지냈습니다. 다행히 월급날을 한 번도 밀리지 않았고요. 열심히 벌어서 금융 부채를 모두 정리했고 만성적인 자본잠식에서 벗어났습니다. 언론사 경영이라는 게 날마다 전쟁 같았지만 한 번도 원칙과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속가능한 미디어오늘을 위한 성장 엔진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면 지난 15년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디어오늘 지면에 대해서는 자부심과 아쉬움이...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Join

Subscribe For Updates.

이정환닷컴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

www.leejeonghw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