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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최후의 발악.

Written by leejeonghwan

September 2, 2004

언론개혁 법안의 국회 상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 드디어 맛이 갔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아연실색할 일이고 정말 통탄할 일이다.

조선일보는 9월 1일, 1면 머릿기사 “정부, 565개 시민단체에 지난해 411억원 줬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래서 어떻단 말인가. 정부의 시민단체 지원은 1994년부터 시작됐다. 비밀스러운 일도 아니고 해마다 공개적으로 신청을 받아 타당성을 검토하고 사업 별로 보조금을 책정해 지급한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정부와 시민단체가 은밀한 뒷거래를 하고 있는 것처럼 썼다. 엄청난 특종 보도라도 한 것 같은 분위기다. 특히 조선일보 비판에 앞장서 온 민주언론운동협의회와 언론개혁국민연대가 뭇매를 맞았다.

제목만 훑어보자. 사흘동안 많이도 썼다.

“권력을 멀리해야 할 단체가 정부 돈 받고 낙선운동” (9월1일)
“정권 비판신문 공격에 앞장선 시민단체 2곳 정부가 수억 집중 지원” (9월1일)
“시민단체에 411억원… 아낌없이 퍼주는 혈세” (9월2일)
“시민단체의 옥석을 가릴 때다” (9월2일)
“낮에는 시민단체 밤엔 열린우리당” (9월 3일)
“정부 돈 받은 시민단체 감사방침, 감사원 관계자 밝혀” (9월 3일)
“민언련 어떤 질문에도 답 못해” (9월 3일)

정말 가관은 마지막 기사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민언련은 조선일보 반대운동에 동참, 조선일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민언련 관계자는 조선일보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떤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겠다”고 말을 했는데 조선일보는 이를 뒤집어 민언련이 인터뷰를 피할만큼 부끄러운 짓을 하고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기사를 만들어 내보냈다. 정말 치졸한 짓이다. 기자의 양심을 걸고 어떻게 이런 기사를 쓸 수 있는가 나는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

조선일보가 앞장을 서면서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덩달아 거품을 물고 발악을 하고 있다.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억지를 부리면서 어떻게 저렇게 당당할 수 있을까. 이 정도면 조폭 신문이라는 별명이 정말 딱 들어맞는다. 몰려 다니면서 힘을 과시하는 것도 똑같다.

지난 사흘 동안 이 신문들을 읽은 독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이들 조중동의 여론 조작에 어이가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끔찍하고 두렵다. 이들은 이제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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