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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바리 클럽, ‘솔루션 저널리즘’을 소개합니다.

Written by leejeonghwan

December 31, 2017

잊고 있었는데 트레바리 독서 클럽 ‘솔루션 저널리즘’ 등록 마감이 하루 남았습니다. 다른 강좌는 일찍 마감도 되고 하던데 어쩐지 인기가 없는 모양이군요. 등록비가 만만치 않아 저라도 망설이겠으나 넉 달 동안 여러가지 책을 읽고 이런 이야기들을 함께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그동안 고민해 왔지만 쉽게 답을 찾지 못했던 몇 가지 질문을 함께 고민하고 풀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http://trevari.co.kr/club_groups/134

– 저널리즘은 무엇으로 먹고 사는가.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가. 공짜 콘텐츠에 광고 끼워팔기 모델은 급격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레가시 미디어들은 모두 기레기고 하루 빨리 망해야 하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언론사가 뉴스타파처럼 100% 독자들의 후원으로 운영하고 광고 없는 비영리 언론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건강한 저널리즘을 지원하는 건강한 저널리즘은 가능할까요?

– 언제든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지만 지금의 위기는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지만 파이프라인의 시대가 끝나고 본격적인 플랫폼 혁명에 진입하고 있죠. 뉴스 브랜드의 해체와 아젠다 시스템의 붕괴,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 뿐만 아니라 언론의 역할과 범주는 물론이고 독자와의 관계도 다시 정의하고 설정해야 합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새로운 미디어의 실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문법과 새로운 메시지가 여론이 작동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변화는 주류 언론의 외부에서 시작해 판을 흔들고 뒤집을 것입니다. 저널리즘의 고유한 사명과 본질은 달라질 게 없지만 새로운 스토리텔링과 포맷을 실험하고 건강한 저널리즘을 지원하는 건강한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아직 아무도 걸어보지 않은 길, 그 앞에 뭐가 놓여있을지 모르는 도전이죠.

– 클럽 이름을 ‘솔루션 저널리즘’이라고 정한 건, 윤수영 대표의 제안이기도 했지만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는 오래된 구호를 좀 더 실천의 영역으로 끌어내 보자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위기의 저널리즘에 해법을 찾아보자는 제안이면서 동시에 저널리즘의 새로운 방법론으로써 솔루션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모색해보자는 제안이기도 합니다. 이왕 어렵게 모인 것, 가능하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 읽어야 할 좋은 텍스트가 많습니다. 단순히 언론사 종사자나 언론사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아니라도 우리 사회의 의제 설정과 공론장의 복원,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기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나가는 공부를 시작해 보자는 제안으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세상은 어떻게 바뀌는가, 이슈는 어떻게 생성되고 확산되고, 어떻게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공부 말이죠.

– 칼 번스타인은 저널리즘을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진실(the best obtainable version of the truth)”에 다가가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한 걸음 더 들어가 해법을 찾으라고 주문합니다. 넘쳐나는 팩트가 진실을 가리거나 진실을 왜곡할 때도 많죠. 기자들은 중개자가 아니라 의미 부여자가 돼야 합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저널리즘의 대안이라기 보다는 저널리즘의 본질을 좀 더 잘 구현하기 위한 방법론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겠죠.

– 방대한 분량인데다 아직 어디에서도 제대로 논의된 적 없는 주제지만 흥미로운 독서와 토론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클럽에 함께 하는 여러분 모두 새로운 통찰과 상상력을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저의 문제의식과 아이디어를 모두 쏟아내겠습니다. 필요하다면 밤샘 토론도 하고 현장의 전문가들도 초빙하겠습니다. 새해에 이런 근사한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돼서벌써부터 두근두근 설레는데요. 잘 준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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