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인터넷, 위약금 없이 해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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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원은 귀가 아플만큼 소리를 질러댔다. 차분하게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그렇게는 도저히 말이 안통했다. 친구의 충고대로 책임자를 바꿔달라고도 해봤지만 자기가 책임자라고 자기한테 이야기하라고 한다. 결국 결론은 위약금 30만원을 물고 싶으면 해지하라는 것이었다.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하겠다고 했더니 알아서 하라는 태도다.

참고 : 온세통신 샤크, 해지 위약금 30만원. (이정환닷컴)

소비자보호원도 도움이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10분이 지나도록 수화기를 들고 있어도 상담원 연결이 안됐다. 여러차례 시도 끝에 기껏 연결된 상담원 설명에 따르면 AS 기사가 와서 회선 교체작업 중이라고 설명을 했으면 그때부터는 회사의 책임이 안된다고 한다. 기약도 없다. 회선 교체작업이라서 안된다고 하면 될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위약금을 물지 않고는 해지할 방법이 거의 없는 셈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인터넷 회선이 안들어오는 곳으로 임시로 주민등록을 옮겨 해지하는 수밖에 없다. 소비자는 무력하다.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해주든가, 그게 안되면 해지하고 다른 회사 서비스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해주든가 해야 할 것 아닌가. 메일을 보내도 답변이 없고 일주일이 다 돼 가도록 전화 한통 없다. 전화를 걸어도 상담원들은 같은 소리만 한다. 상담원과 싸워봐야 얻는 것도 없고 바뀌는 것도 없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한참을 망설인 끝에 온세통신 홍보실에 전화를 걸었다. 거의 일주일을 참은 셈이다.

2001년에 딱 한번 온세통신을 취재한 적 있다. 장상현 전 사장은 넓은 인맥과 과감한 업무 추진력을 강점으로 이것저것 일을 벌이는 스타일이었다. 온세통신은 국제전화 사업에 이어 초고속 인터넷과 시외전화 사업까지 발을 넓혀나갔다. 네트워크 장비와 별정통신 사업에도 욕심을 부렸다. 그 결과 짧은 시간에 그럴듯한 외형을 갖출 수 있었지만 결국 수익성 악화라는 함정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2000년에 온세통신은 1940억원 매출에 45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장 사장은 2001년 10월, 결국 실적 부실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초고속 인터넷 샤크도 그의 작품이다.

참고 : 실적 악화 CEO 퇴출 시대. (이정환닷컴)

나는 간단히 상황을 설명하고 개인적인 일로 부탁을 해서 미안하다고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도 정말 참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고 홍보실에서는 알아봐주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10분도 안걸려서 바로 해지 부서에서 전화가 왔다. 위약금과 정산금 없이 해지 처리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결이 됐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홍보실에 전화를 걸지 않았으면 마냥 전화를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소비자보호원에는 온세통신 뿐만 아니라 온갖 소비자들의 항의와 탄원이 넘쳐나지만 다들 어쩔 수 없이 그냥 방치돼 있다. 그들은 상담원을 붙들고 소리를 지르고 분통을 터뜨리고 답답해하고 억울해 하겠지만 결국 대부분 지쳐 나가떨어지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다. 생각만 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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