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밧드의 모험, 7대양의 전설’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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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책’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죽게 된 신밧드를 대신해 프로테우스는 일주일동안 붙잡혀 있겠다고 한다. 신밧드가 일주일 안에 책을 찾아서 돌아오지 않으면 프로테우스가 대신 죽게 된다.

‘평화의 책’을 훔쳐간 혼돈의 여신 에리스는 신밧드에게 퀴즈를 하나 낸다. 진실을 말하면 책을 돌려주겠다는 것. “만약 책을 되찾으면 당신은 어떻게 할까. 당연히 돌아가서 프로테우스를 살리겠지. 그러나 만약 책을 되찾지 못하면 당신은 어떻게 할까. 마리나와 함께 도망갈 건가, 아니면 빈손으로 돌아가 죽을 건가.”

신밧드의 친구 프로테우스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왕자다. 신밧드는 프로테우스가 조금도 부럽지 않았다. 프로테우스의 여자친구 마리나를 만나기 전까지는. 신밧드는 그 길로 먼 항해를 떠났다가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마리나를 만나자 마자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평화의 책’을 찾아나선 신밧드를 돕겠다고 따라나선 마리나에게 차갑게 굴었던 것도 그런 속마음을 숨기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마리나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신밧드는 거짓말을 한다. “돌아가겠어.”

“너의 마음은 나만큼이나 새까맣다구. 그는 너를 믿고 있는데 너는 그의 여자를 빼앗은 거야.” 내기에서 이긴 에리스는 깔깔 웃으면서 ‘평화의 책’을 들고 사라진다.

내기에 진 신밧드는 이제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마리나와 함께 도망을 가고 싶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신밧드는 결국 프로테우스를 살려내고 대신 죽으러 돌아온다. 그러나 사형수가 신밧드의 목에 칼을 내리치는 순간, 신밧드는 결국 에리스의 퀴즈를 맞춘 셈이 된다.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만 정말 즐거운 반전이다.

만화 영화지만 씩씩하고 당당한 마리나는 정말 매력적이다. 신밧드는 너무 도덕적이지 않고 적당히 음흉하고 우유부단하다. 속물이면서도 솔직할 때는 솔직하고 무엇보다도 유쾌하고 밝은 성격이다. 어디로보나 소심한 프로테우스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내가 마리나라도 신밧드를 선택하겠다.

신밧드 :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신기한 것들을 많이 봤지만 아무것도 아니죠, 이 넓은 대양과 비교하면.
마리나 : 이런 게 당신이 원하던 삶이에요?
신밧드 : 그렇지도 않아요. 어려서는 프로테우스하고 세계 해군에 지원해서 시라큐스를 양쪽에서 받들자던 때도 있었죠.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삶이 변하더군요. 그는 왕자였죠. 나는… 그래요. 그를 부러워 한 적은 없었죠. 어느날 배 한척이 부두로 들어오기 전까진요. 그 배 위에 그의 미래가 있었죠. 이제껏 본 것 중에 가장 아름다웠죠.
마리나 : 뭐가 있었죠?
신밧드 : 당신이요. 당신이랑 그가 만나는 걸 보고는 난 뒤도 안 보고 다른 배를 타고 떠났죠. 지금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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