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여고괴담 3 : 여우계단’을 보다.

Written by leejeonghwan

August 19, 2003

‘여고괴담 3 : 여우계단’을 보다.

소희(박한별)는 예쁘긴 한데, 아무래도 너무 전지현을 닮았다. 전지현을 닮았다는 것 말고는 딱히 개성이 없다. 설정이 그래서 그렇겠지만 소희는 어딘가 유약하고 상처받기 쉬워보인다.

소희는 같은 무용반의 진성을 좋아한다. “진성아, 나는 너만 있으면 돼.” 그러나 진성은 착한 소희가 싫다. 국가 대표 선발 대회를 앞두고 발레 연습을 하는 소희는 나비처럼 가볍고 우아하다. 진성은 아무래도 소희를 따라잡을 수 없다. “난 네가 싫어, 넌 정말 재수 없어. 알아?”

진성은 여우계단에 올라 소희를 제치고 국가 대표가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 그 소원은 실제로 이뤄진다. 소희는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다리를 다치고 진성이 소희 대신 대회에 나간다. 진성이 국가 대표가 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소희는 비오는 어느 저녁 병원 창문으로 뛰어내려 죽는다.

무뎌진 어른들은 느끼지 못하는 두려움과 막막함, 그동안 ‘여고괴담’ 시리즈에는 독특한 무엇인가가 있었다. 오래된 기억과 민감한 상처를 칼로 도려내는 것 같은 아픔이 있었다. 그러나 ‘여고괴담 3 : 여우계단’에는 온통 시끄러움만 가득했다. 관객들은 소희와 진성의 절망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어두운 복도에서 갑작스럽게 뭔가가 튀어나올 때 관객들은 깜짝 놀라기만 할뿐 더이상 무서워하지 않는다. 공포 영화의 뻔한 도식에 관객들은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http://www.millim.com/md.htm?sid=mad&tid=GONG&mid=2743

‘여고괴담 3 : 여우계단’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음악이다. 타악그룹 공명의 ‘연어이야기’.

http://www.millim.com/md.htm?sid=mad&tid=GONG&mid=2720

공명, 보물섬.

http://www.millim.com/md.htm?sid=mad&tid=GONG&mid=2719

공명, 공명유희.

.

www.leejeonghwan.com

Related Articles

Related

영화 ‘죽는 자를 위한 기도’.

영화 ‘죽는 자를 위한 기도’.

10년도 훨씬 전에 '주말의 명화'에서 봤던 영화다. 기억을 더듬어 한참을 찾았는데 DVD 따위는 아예 없고 어렵사리 토런트에서 내려 받아 영어 자막으로 다시 봤다. 미키 루크가 권투에 다시 빠져들기 전, 살인 미소를 흘리고 다니던 무렵의 영화다. 마틴은 아일랜드 해방군의 테러리스트다. 경찰에 쫓기다가 원치 않은 살인 청부를 떠맡은 마틴은 살인 현장을 한 신부에게 들키고 만다. 그는 신부에게 총을 겨눴다가 그냥 돌려 보낸다. 그 뒤 마틴은 성당으로 숨어들어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줄거리를 미리 알고 보면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브뤼노 다베르는 어느날 갑자기 직장에서 쫓겨난다. 그리고 2년 반이 흘렀다. 어느날 온 가족이 모여 TV를 보는데 아들이 말한다. "우리 아빠도 저런데서 일해야 되는데." 브뤼노는 중얼거린다. 저 친구가 내가 할 일을 대신하고 있군. 그날 저녁 브뤼노는 위험한 계획을 떠올린다. 내 경쟁자가 과연 몇명이나 되는지 알아야겠어. 브뤼노는 다음날 잡지에 가짜 구인 광고를 낸다. 사서함에 경쟁자들의 이력서가 가득 쌓인다. 브뤼노는...

영화 ‘디바’.

영화 ‘디바’.

장 자끄 베넥스의 1981년 영화로 이른바 누벨 이마쥬의 대표 작품으로 꼽힌다. 이미지만 강조한 현실 도피적인 영화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영화가 또 얼마나 되나. 나는 이 영화를 10번쯤 봤다. 여기 두 개의 테이프가 있다. 하나는 소프라노 신시아 호킨스의 공연 실황을 몰래 녹음한 테이프고 다른 하나는 인신매매 조직에 개입한 장 사포르타 경감의 비리를 폭로하는 내용의 테이프다. 영화가 시작되면 알프레도 카탈리니의 오페라 '라 왈리' 가운데 '나는 멀리 떠나야...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Join

Subscribe For Updates.

이정환닷컴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

www.leejeonghw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