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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원으로 포트폴리오 짜는 법.

Written by leejeonghwan

July 14, 2004

바야흐로 실질 금리 마이너스 시대다. 정기 예금의 금리는 4% 밑으로 떨어졌는데 올해 예상 물가 상승률은 4%를 웃돌 전망이다. 게다가 이자 소득에 대해서는 16.5%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은행에 넣어두면 두눈 멀쩡히 뜨고 손해를 보는 꼴이다.

주식이든 채권이든 부동산이든 투자할 데도 마땅치 않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4월 936.06을 찍고 무너져 내내 800도 못넘는 수준이다. 채권 시장도 내내 바닥을 기고 있고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아예 꽁꽁 얼어붙었다.

이럴 때는 내로라 하는 재테크 전문가들도 자산 운용 배분 전략에 골머리를 앓는다. 가장 확실한 전략은 기회를 노리되 최대한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다. 기대 수익을 낮게 잡고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은 특정금전신탁을 추천한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들이 맡긴 돈을 대출이나 채권 등에 적절히 투자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원금과 수익을 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고객이 직접 특정기업의 주식이나 기업어음, 회사채 등을 구입해 달라고 지정할 수 있다. 보통은 은행이 투자 기법을 확정하고 고객을 모집하는 맞춤식으로 운영된다. 정기예금보다 적게는 0.5%에서 많게는 2%까지 수익률이 더 높다. 투자 기간도 3개월에서 1년으로 단기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서춘수 팀장이 추천하는 최선의 포트폴리오는 5천만원의 경우 3천만원을 특정금전신탁에, 2천만원은 원금이 보장되는 주식관련 간접투자상품에, 나머지 1천만원은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머니마켓 펀드)에 집어넣는 전략이다.

주식관련 간접투자상품은 지수연동형 상품이 좋다. 지수연동형 상품이란 주가 지수가 움직이는만큼 이익이 나는 금융상품을 말한다. 핵심은 은행 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된다는데 있다. 다시 말하면 주가가 오르면 오르는만큼 이익이 나지만 주가가 빠질 때는 그냥 원금만 받는다는 이야기다. 은행 이자 정도 포기하는 셈친다면 주식 투자의 수익성과 예금의 안정성,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방법이 될 수 있다.

MMF는 단 하루를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투자 대상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1천만원 정도는 언제든지 찾아서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초단기 금융상품을 운용하는 것도 효율적인 전략이 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불안한 시장 상황을 감안해 철저하게 보수적인 전략을 세울 것을 추천한다. 세게 해서 세게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험 부담을 줄이는 게 최대의 관건이라는 이야기다.

한상언 팀장도 특정금전신탁을 적극 추천했다. 심 팀장은 5천만원 가운데 2천만원을 3개월 정도 잡고 특정금전신탁에, 1천만원은 MMF에, 나머지 2천만원은 적립식 주식투자에 집어넣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적립식 주식투자는 정액분할 투자라고도 하는데 적금을 붓는 것처럼 달마다 일정한 금액을 펀드에 집어넣는 투자를 말한다. 이를 테면 한달에 100만원씩 20개월에 나눠 펀드에 집어넣으라는 이야기다. 정액분할 투자를 하면 주가가 쌀 때는 똑같은 돈을 주고도 펀드를 훨씬 많이 사게 되고 비쌀 때는 적게 사게 된다. 자연스럽게 평균 매수단가가 낮아지게 된다. 어느 펀드를 고르든 큰 차이는 없지만 믿을만한 투자신탁회사의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펀드를 고르는 게 좋다.

주가가 오를지 떨어질지 방향을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정액분할 투자는 최선의 주식투자 전략이다. 이를 위해 개인연금신탁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연금신탁은 목돈을 넣어두고 달마다 이자와 함께 원금을 찾아쓰는 방식이다. 연금신탁과 적립식 주식투자를 병행하면 예금 이자와 주식 간접투자의 시세차익을 한꺼번에 노릴 수 있다.

한 팀장은 이밖에도 일본 주식시장과 관련한 간접투자상품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세계 주식시장이 모두 바닥을 기고 있지만 일본은 다르다. 시중 은행에서 팔고 있는 니케이 지수연동형 예금상품이나 피델리티나 슈로더 같은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팔고 있는 주식형 펀드도 요즘 인기가 높다.

심영철 모네타 재테크 팀장은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둘러보면 아직도 안정적이면서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금융상품이 제법 있다. 심 팀장은 5천만원의 경우 2천만원은 전환사채에, 2천만원은 부동산 리츠에, 나머지 1천만원은 지수연동형 상품에 집어넣겠다고 했다.

전환사채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를 말한다. 요즘 나오는 데이콤이나 현대카드 등의 전환사채는 연 10%의 투자수익도 가능하다. 만기 전에 회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 위험 부담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부동산 리츠도 원금 손실의 위험은 거의 없다.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부동산에 투자해서 얻은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 형태로 나눠주는 부동산투자회사를 말한다. 연평균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의 2배에 달하는 데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환금성도 확보돼 있다. 주식처럼 시세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 요즘은 리츠의 수익률도 연 10%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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