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없는 네이버? 거대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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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조중동매 전면전, 포털 규제 법제화 시도… 탈 포털 유료화 시나리오 잘 될까.

“도대체 조중동이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 왜 때리는지 알고나 맞으면 좋겠다.” 최근 연일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NHN 고위 관계자의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일련의 기사들 사전사후에 아무런 요구도 없었다”면서 “아무런 요구가 없다는 데서 힌트를 찾자면 제휴 관계 조건 등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 곤혹스럽다”는 이야기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 언론이 네이버에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매일경제까지 가세해 마침 종편 패밀리 4사가 네이버와 전면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특별한 이슈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여러 언론사들이 이처럼 공동으로 기획기사를 쏟아내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문제제기 자체는 유효하고 시의적절하지만 언론사들 이해관계와도 맞물리는 사안이라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 초등생이 만든 음란 카페 방치(중앙일보)”, “네이버가 중소업체 다 잡아먹는다(매일경제)”, “공정위, ‘포털 독점 제조업보다 심각’… 미래부도 ‘창조기업 죽여 큰 문제'(매일경제)”, “네이버, ‘작은 기업도 경쟁자’… 뜬다 싶으면 베끼고 죽이기(조선일보)”, “네이버 콘텐츠 생태계 파괴 심각(중앙일보)”, “광고비 많이 낸 업체가 맨 위에… 네이버 검색해 사면 바가지 쓰기 십상(조선일보)” 등 연일 적나라한 제목의 비판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조중동매의 의도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NHN도 알고 있다. 우선 조중동매가 최근 연합뉴스에 포털 탈퇴를 요구해 왔다는 데서 중요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조선일보가 방상훈 사장의 지시로 올해 하반기 유료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송필호 중앙일보 사장이 포털 독립을 주장해 왔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NHN 관계자는 “조중동매는 포털의 공짜 뉴스 때문에 콘텐츠 유료화가 안 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신문협회를 중심으로 포털을 손봐야 한다는 논의는 꽤 오래됐다”고 말했다. 올해 초 뉴스캐스트를 뉴스스탠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조중동매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했다는 게 언론계 정설이다. 군소 언론사들과 N분의 1로 섞이는 걸 용납할 수 없다는 조선일보 등의 자존심 때문이었겠지만 그렇게 만든 뉴스스탠드 역시 조중동매의 성에 차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주최로 열렸던 정책 간담회는 조중동매의 의도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자리였다. 여의도연구소에서 발제를 맡은 이상승 서울대 교수에게 강력한 해법을 요구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수위가 낮아 난감해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다음날 조중동매의 보도는 실제 발제 내용 보다 훨씬 더 나갔다. 조중동매는 “네이버 독식,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결론을 끌어냈다.

이른바 네이버법이 통과되고 NHN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되면 신규 서비스를 시작할 때마다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검색 광고와 검색 결과를 구분하도록 하는 규제도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08년에 NHN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했다가 고등법원까지 가서 패소한 바 있다. 5년이 지난 2013년에도 시장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는 게 업계 지배적인 평가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함께 포털에서 빠지고 유료화를 하겠다는 조중동매의 의도가 받아들여질 것 같지도 않고 받아들여진다고 하더라도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포털 규제와 관련, 조중동매가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전병헌 등 민주당 의원들과도 상당한 교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는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 조중동매의 네이버 흔들기가 먹혀들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원은 “조중동매의 요구는 결국 네이버에 뉴스를 포기하라는 것”이라면서 “황당무계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법을 만들고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네이버에서 뉴스가 사라지면 조중동매에 트래픽이 늘어날까,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 조중동매가 요구하면 정치권에서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결국 네이버와 조중동매의 헤게모니 싸움인데 조중동매의 비판이 그리 순수해 보이지는 않지만 명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U(유럽연합)에서도 자사 서비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검색 결과를 편집한 구글에 벌금이 부과된 적 있다. 독일에서는 뉴스 콘텐츠에 링크를 걸 때도 저작권료를 내도록 하는 황당무계한 법이 통과되기도 했다.

네이버는 이미 뉴스스탠드 개편과 함께 첫 화면에서 뉴스를 들어냈다. 그러나 조중동매는 아예 포털이 뉴스를 다루지 못하도록 강제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조중동매 입장에서는 단순히 영향력을 되찾는 것을 넘어 생존이 걸린 문제다. 포털에서 뉴스가 사라진다고 해서 언론사 트래픽이 늘어날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뉴스스탠드의 실패가 네이버와 언론사의 갈등을 촉발시켰다는 관측이 나돈다. NHN 관계자는 “가장 핵심 서비스가 이 모양이라 모든 언론이 적으로 돌아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는 언론 보도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고칠 건 고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규제 이슈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포털의 독과점 이슈가 메인이 아니라 애초에 어젠더 헤게모니를 누가 쥐느냐의 문제였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뿐만 아니라 다음도 타깃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한 관계자는 “세상의 그 어떤 언론사도, 기사를 다루는 그 어떤 조직도, 기계적 중립을 가치로 설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기계적 중립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포털도 언론으로 규제를 받고 있는데 다른 언론에는 요구하지 않는 기계적 중립을 포털에 요구하는 건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강 연구원은 “네이버나 다음이 문제를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중동매의 공격은 강력하다. 다소 억지스러운 논리도 있지만 검색 공정성의 문제나 뉴스 편집의 투명성 등은 꾸준히 제기돼 왔던 문제다. 어떤 기준으로 뉴스가 선정되고 배치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공개돼 있지 않다. 강 연구원은 “포털도 언론이라고 본다면 편집의 자율성을 인정해 줘야하겠지만 자율성과 함께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네이버의 높은 점유율이 공정한 경쟁의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견제 받지 않는 언론 권력으로 성장하면서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지나치게 확대돼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네이버는 그동안 권력에 취해서 비판에 둔감하고 변화에 게을렀다”면서 “조중동매의 공격에 맞서 굳이 네이버를 두둔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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