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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Written by leejeonghwan

June 21, 2013

“좀 덥죠? 사람들 있는 곳에는 원래 에어컨이 없습니다.”

NHN이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그동안은 KT나 LGCNS 등의 서버를 임대해서 이를 테면 셋방살이를 하다가 이번에 직접 집을 지어서 독립을 한 셈이다. NHN이 20일 공개한 데이터센터 각은 축구장 7배 크기(5만4229평방미터), 12만대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강원도 춘천 동면 구봉산 자락에 들어선 ‘각’은 최대 240P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다.

북관 3층에 올라서자 후덥지근한 공기가 밀려왔다. 유리 벽 너머 서버룸에는 서버를 식히기 위한 공조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지만 복도에는 외부 온도 그대로였다. 이곳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서버를 위한 공간이었다. 복도를 따라 문을 열고 나가자 건물 전체를 바깥에서 감싸는 너른 공간이 나타났다. 산 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이곳을 통과해 서버실로 들어간다. 1년 중 겨울과 봄, 가을은 바람만으로 서버를 식힐 수 있다고 한다.

여름에도 에어컨이 아니라 AMU(Air Misting Unit)라는 냉각 장치로 바람을 식혀서 들여보낸다. 더운 바람에 차가운 수증기를 뿌려 온도를 낮추는 방식인데 저녁에 심야 전기로 얼음을 만들었다가 이를 녹여서 쓰기 때문에 흔히 쓰는 냉난방공조기(HVAC)의 20~30%의 전력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보통 데이터센터에서 쓰는 에너지의 40% 이상이 서버를 식히는 데 드는데 이 시스템 덕분에 26%를 절감했다고 한다.

데이터센터가 뭐 특별할 게 있겠나 싶었지만 NHN 관계자들의 자부심은 남달랐다. 국내 최초기도 하지만 해외 어느 인터넷 기업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정도의 효율을 갖췄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전력 고효율 시스템에 직접 제작한 서버, NHN은 새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69.1%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억4213만kw, 휘발유로 환산하면 소형 자동차 6만4000대가 1년에 소비하는 에너지에 맞먹는다.

데이터센터 각은 중앙에 본관이 있고 서관과 남관, 북관이 이를 감싸는 구조로 돼 있다. 현재는 북관에만 서버가 7000대 가까이 들어와 있고 올해 하반기까지 2만대가 들어올 예정이다. 박원기 NHN IT서비스사업본부 본부장은 “전체 서버 규모는 컨피덴셜”이라고 했다. “세계 어느 인터넷 기업도 서버 규모를 밝히는 일은 없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다만 “이곳에 네이버 모든 데이터 원본을 저장하고 백업본은 다른 임대 서버에 저장하게 된다”고 밝혔다.

본관 지하에는 비상 전원을 공급하는 다이내믹 UPS 장비가 가동되고 있다. 전력이 끊기더라도 72시간 동안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전기는 북춘천변전소와 춘천변전소 두 곳에서 공급 받는다. UPS와 백업 UPS가 동시에 가동돼 최악의 경우에도 3중의 안전장치가 작동하도록 돼 있다. 산기슭에 위치한 탓에 산사태 등을 막기 위해 저류지 두 곳을 마련하기도 했다. 각각 1800톤과 800톤씩 물을 담아둘 수 있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PUE로 비교하는데 데이터센터 각은 여름에는 1.3, 겨울에는 1.09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한다. 글로벌 평균은 2.0, 우리 정부가 정한 그린 데이터센터 기준은 1.75다. PUE는 1에 가까울수록 효율성이 높다. PUE가 1.1이라면 에너지의 90% 이상을 서버를 구동하는 전력에 쓴다는 의미다. 이는 서버의 열을 식히고 전체 시스템을 가동하는 데 드는 에너지가 10% 미만이라는 의미다.

서버룸은 15~25도의 차가운 공기가 들어가는 쿨존과 서버를 덥히고 나온 뜨거운 공기가 흐르는 핫존으로 나뉜다. 핫존에서 덕트를 타고 나오면 35도 이상의 뜨거운 공기가 되는데 본관 온실에 열을 공급하거나 주변 아스팔트 도로의 눈을 녹이는 데 쓴다. 덕분에 세계 최초로 데이터센터 부문 LEED 플래티넘 인증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미국 오레곤주의 페이스북 데이터센터가 골드 등급을 받은 게 최고였다.

“페이스북은 스웨덴에도 서버를 두고 있는데 1년 내내 서늘한 그런 곳이라면 냉각 비용이 전혀 안 들겠죠. 우리는 그럴 수가 없으니까 최대한 냉각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와 비슷하게 4만kw를 공급받는 KT 목동 IDC나 LGCNS 부산 IDC의 경우 일단 부동산 비용만 해도 엄청납니다. 그리고 춘천은 평균 온도가 서울보다 1.33도 낮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냉각 비용이 5~10% 가까이 줄어듭니다.”

네이버 이용자들이 지난 10여년간 만든 데이터는 180PB 분량에 이른다. 네이버에서는 1초에 4000여건의 검색어가 입력되고, 2300여통의 이메일이 오간다. 클라우드 서비스 N드라이브에 올라오는 사진이 하루 2000만장 이상, 400TB 분량이다. 데이터 용량이 폭증하는 가운데 전력 절감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이용자 수는 세계 13위지만 이용률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박 본부장은 “다른 데이터센터가 100원을 쓸 때 각은 27원 정도만 쓰면 될 정도로 효율이 좋다”고 말했다. NHN은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 장경각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데이터센터 이름을 ‘각(閣)’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페타바이트를 넘어 제타바이트(ZB) 그 이상의 시대를 미리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기록의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고려해 설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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