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선의 생쥐들, 방통위 관료들 노골적인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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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제 위원회는 의사 결정이 늦다? 그래서 독임제 부처로 가야 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 배분 문제를 논의할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다. 그래서 방송은 방통위에 남겨둬도 좋지만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통신은 미래부로 옮겨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4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는 일부 상임위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SK브로드밴드와 자회사 브로드밴드미디어의 합병 안건을 보고 받던 도중 김충식 부위원장이 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방통위가 IPTV 발전을 저해했다고 하는데 무슨 근거냐”고 물었다.

이에 최재유 방통위 기획조정실 실장이 “위원회 체제에서는 아시다시피 의사결정 시간이 소요되는 건 사실이고 규제 완화할 때 여러 이해관계 많이 얽혀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측면인 것 같다”고 설명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 부위원장은 “(방통위가 위원회 구조인 것과) IPTV와 직접 인과관계는 없다”면서 “SO(유선방송 사업자)가 줄어드는 추세도 그렇고 IPTV가 방송통신 융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걸 위원회 때문이라고 보는 건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그런 부분도 있지만 융합 서비스가 새로운 걸 자꾸 만드는 측면이 있는데 독임제면 바로 실행되는데 위원회 체제는 의결해야 하니 늦어진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부 출신인 최 실장은 지난달 양문석 상임위원이 “난파선의 쥐새끼들”이라는 격한 표현을 쓰면서 “국회에 로비하지 말라”고 경고했던 세 명 가운데 한 사람이다. 미래부가 출범하면 옮겨가게 될 가능성이 큰 사람이지만 양 위원은 “최재유, 백기훈(정책기획관), 박노익(기획재정담당관)은 미래부에 가지 말고 여기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양문석 위원도 “위원회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지 말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서 “진흥 업무 가운데 지체된 사례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양 위원은 “지체된 사안 대부분은 과징금이나 방송 이슈였다”면서 “통신과 인터넷 일반, 네트워크 이슈에서 사무국에서 갖고 올라왔는데 상임위원들이 다시 검토하라, 다음에 하자고 한 사례는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실장은 “기본적으로 위원회 체제에서는 사무국이 진취적으로 일하지 않게 되는 게 있다”고 항변했다. 최 실장으로서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방통위 회의에서 위원회에서 딴죽을 걸기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는 노골적으로 반기를 든 셈이다. 앞으로 양 위원과 얼굴 볼 일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전체회의 자리에서 위원의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불만을 표출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양 위원은 “사무처에서 안건을 올리면 거의 다 (전체회의에) 올라오는데 위원회 구조 때문에 지체된다고 이야기하면 억울하다”면서 “(지금 올라온 스미싱 대책 마련 안건도) ‘제대로 정리했네, 올립시다’ 했다, 이거 통과되는데 이틀 만에 된다”고 반박했다. 양 위원은 “위원회 때문에 논의가 계속 지체된다고 하면 이런 사례를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

여당 추천 위원인 홍성규 부위원장은 “논의와 직접 관련이 없다”면서 화제를 돌렸다. 역시 여당 추천인 김대희 상임위원은 “(방통위와 미래부는) 시스템의 목적이 다르다”면서 “위원회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속도 필요하지 않은 일에 진중하게 하라는 것이고 그런 제도의 원래 목적 살려서 정부조직이 개편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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