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ect Page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이 정도면 이긴 거나 마찬가지?

Written by leejeonghwan

March 17, 2013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에 참여했던 우원식 민주통합당 수석원내부대표는 17일 “민주당이 질 수 없는 싸움을 졌다”는 미디어오늘 보도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굉장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대통령의 자존심 싸움으로 가는 상황에서 야당이 버티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우리가) 정권을 잡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SO(유선방송 사업자) 관련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오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당초 민주당은 SO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새누리당이 확실한 뭔가를 들고 나와야 협상을 할 수 있다며 배짱을 부리기도 했고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이야기도 민주당 안팎에서 나돌았다. 그런데 17일 여야 합의안에 따르면 사실상 청와대의 요구를 전폭 수용한 모양새다.

우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전화 통화에서 “SO(유선방송 사업자) 관련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데 동의했지만 미래부 장관이 SO와 위성TV 등 뉴미디어 관련 사업을 허가 또는 재허가할 경우나 관련 법령을 재·개정할 때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등 안전장치를 뒀기 때문에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새 정부 출범 21일 만에 사실상 백기 투항을 하면서 그동안 정부 출범의 발목을 잡아왔다는 비판을 스스로 시인한 모양새가 됐다. 우 의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방송 공정성을 담보할 안전장치가 확보됐는지도 의문이다. 가뜩이나 대선 패배 이후 정치력 실종과 대안 부재의 결과라는 안팎의 거센 비판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우 의원과 일문일답.

– 이렇게 쉽게 내줄 거면 왜 지금까지 질질 끌었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쉽게 내준 것 아니다. 사표를 던질 생각으로 싸웠다. 대통령이 저렇게까지 하는데 자존심 싸움으로 끝까지 가야 하나 그런 생각을 했고, 이게 야당이 물러서지 않으면 결론이 안 나는 문제니까. 그런데 우리도 충분히 얻을 만큼 얻어냈고 이만하면 됐다고 판단했다.”

– 이만하면 됐다?
“SO는 미래부로 넘어가는데 SO 허가와 재허가, 그리고 관련 법령 재·개정 때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했다. 원래 새누리당에서는 기간을 정하자고 했다. 한 달 안에 방통위에서 동의를 하든 반대를 하든 결정을 하지 않으면 그냥 통과되는 걸로 하자는 건데. 방통위는 여당이 셋, 야당이 둘 아닌가. 여당이 맘만 먹으면 시간을 끌다가 통과시킬 수도 있다. 기간을 안 정한 것만 해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인·허가와 법령 재·개정을 미래부와 방통위가 분점한 거다. 이 정도면 오히려 진전된 거라고 할 수 있다.”

– 당초 민주당은 SO는 절대 못 내준다는 입장 아니었나.
“박근혜 대통령이 SO를 꼭 가져가야겠다고 저렇게 고집을 부리는데 계속 버티면 대통령 자존심 싸움으로 가게 된다. 박 대통령이 왜 이렇게 SO에 목을 매는지 모르겠지만 새 정부 출범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고집을 억지로 꺾을 수는 없는 일이고 야당이 버티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권을 잡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 방통위 동의가 형식적인 통과 의례에 그칠 우려는 없나.
“제일 걱정했던 게 SO의 채널 배정권 아닌가.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을 채널을 뒤로 밀거나 빼거나 한다는 건데, 미래부가 외부에서 압력을 넣어 부당하게 인·허가를 취소할 수도 있고. 그게 SO에 압박이 되고. 그래서 이번 협상에서 미래부가 함부로 SO를 흔들지 못하도록 방통위의 권한을 확실하게 집어넣은 거다. 이번 협상의 성과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방통위 사전 동의 절차를 둔 거고 다른 하나는 SO 지역채널 보도 기능을 차단한 거다. 지역채널에서 특정 사안에 대한 해설·논평, 지역보도 이외의 보도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기로 했다. 방통위도 행정위원회 수준으로 축소됐는데 중앙행정기관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 정도면 큰 성과 아닌가.”

–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특위 만들어서 잘 된 적 있나. 게다가 특별법도 아니고 특위다.
= 과거에 잘 안 됐던 건 맞다.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도 흐지부지됐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여야 동수로 구성하고 우리(민주당)가 위원장을 선임한다. 여기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김재철 MBC 사장 문제 등을 다루게 된다. SO에서는 일부 양보를 했지만 4대강 사업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을 풀기 위한 국정조사를 따낸 것도 큰 성과다. 미디어오늘은 질 수 없는 싸움을 졌다고 썼던데 이긴 거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 SO 업무가 미래부로 넘어가서 점유율과 매출 규제 등 SO 규제가 풀려서 CJ가 큰 혜택을 보게 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단순히 SO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 플랫폼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 싸울 부분이다. 투지도 만만치 않다. 쉽게 내주지 않을 거다.”

Related Articles

Related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광고 중독을 끊어야 저널리즘이 산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광고 중독을 끊어야 저널리즘이 산다.

(민중의소리 창간 20주년 특별 기획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익숙한 기시감이지만 위기와 재난이 닥칠 때마다 우리는 언론의 바닥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바야흐로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한 번 무너진 언론의 신뢰도 쉽게 회복하기 어렵다는 걸 깨닫고 있다. 한국 언론은 지금 불가항력적인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누가 나에게 언론 개혁 방안을 한 줄로...

누가 한국 언론을 지배하는가.

누가 한국 언론을 지배하는가.

때로는 소유가 존재를 규정한다. 한국 언론의 소유지배 구조를 살펴보면 몇 가지 유형을 구분할 수 있다. (아래 수치와 그래프는 모두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산업 실태조사와 언론연감을 기초로 미디어오늘 직접 취재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을 교차 확인해 보완한 것이다. 특별한 언급이 없으면 모두 2018년 말 기준이지만 최근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사업보고서 등 후속 자료가 나오는대로 계속 업데이트 할 계획이다.)...

말거나 펴거나 접거나 늘리거나, 완전히 다른 디스플레이의 시대가 온다.

말거나 펴거나 접거나 늘리거나, 완전히 다른 디스플레이의 시대가 온다.

(학교 과제로 쓴 글입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나노 기술. 이정환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 석사 과정. 1.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이상과 현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는 참담한 실패였다. 239만 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에도 내구성이 턱없이 떨어졌고 굳이 스마트폰을 접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올해 2월에 다시 내놓은 갤럭시 플립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격은 297만 원으로 더 뛰었지만 힌지의 치명적인 주름을...

Follow Us

Join

Subscribe For Updates & Offers

Lorem ipsum dolor sit amet, consectetur adipiscing elit. Aenean scelerisque suscipit condimentum. Vestibulum in scelerisque eros. Fusce sed massa vel sem commo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