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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 잘 될까.

Written by leejeonghwan

February 9, 2013

1. 토요일 첫 순서는 숫자로 본 한 주간입니다.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 나오셨습니다. 이번 주의 숫자는 뭔가요?

= 43입니다. 카카오톡이라는 스마트폰 메시지 서비스 많이들 사용하실 텐데요.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이 43분, 1주일이면 302분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나는 그렇게 많이 사용하지 않는데, 그런 분들도 많을 텐데요. 하루 종일 카카오톡을 끼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는 이야기겠죠. 하루 사용자가 2700만명, 하루 주고 받는 메시지가 42억건에 이릅니다. 줄여서 카톡이라고도 부르죠. 하루 매출이 2억원, 월 매출이 60억원이나 됩니다.

2. 카톡은 뭘로 돈을 버는 건가요.

= 카톡에서 메시지에 실어서 보낼 수 있는 이모티콘이 2000~3000원 수준인데, 손톱 크기도 안 되는 이 조그만 그림들이 어마어마하게 팔립니다. 가격이 싸기 때문일 텐데요. 선물하기 서비스도 잘 된다고 합니다. 도너츠, 커피, 초콜릿 같은 걸 결제를 하고 난 다음에 친구에게 쿠폰을 보내주면 그걸 들고 가서 커피숍이나 편의점에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발생하는 매출이 하루 2억원씩이라니까 정말 놀랍죠.

3. 카톡 게임도 많이 하더라고요. 애니팡이 한참 인기더니 요즘은 다함께 차차차라는 게임 많이 하던데요.

= 게임이 더 돈이 됩니다. 다함께 차차차는 하루 매출이 10억원이라고 합니다. 지난달에 출시하자마자 17일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고요. 1월말까지 1700만명 이상이 이 게임을 내려받았습니다. 게임의 확산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애니팡 같은 경우는 1000만을 넘기까지 39일이 걸렸는데 드래곤플라이트라는 게임은 26일로 줄었고 다함께 차차차는 더 줄었습니다. 이 세 게임에서만 카카오는 월 매출이 400억원이 넘습니다. (애니팡은 하트가 떨어지면 게임을 할 수 없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서 자동으로 하트가 채워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친구에게 하트 좀 보내달라고 구걸을 하거나, 아니면 1000원을 주고 하트를 구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판매된 하트가 월 7억원에 이릅니다.)

4. 카카오페이지라는 것도 나왔더라고요.

= 이게 요즘 언론사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관심 사안입니다. 언론사 뿐만 아니라 출판 업계에서도 모이면 카카오페이지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데요. 지난 월요일 사업 설명회에는 발디딜 틈도 없이 업계 관계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카카오페이지라는 건 카카오톡을 이용해서 콘텐츠를 사고팔도록 하겠다는 건데요. 지금까지 카카오톡은 이모티콘이나 게임 같은 어떻게보면 자잘한 아이템들을 싸게 많이 팔아서 돈을 벌었는데 카카오페이지로 본격적인 유료 콘텐츠 판매를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5. 구체적으로 어떤 걸 팔겠다는 건가요.

= 이를 테면 ‘잠자기 전 엄마가 들려주는 10분 이야기’ 같은 걸 누가 만들 수 있다면 그걸 카카오페이지에 올려놓고 에피소드 하나에 500원씩에 팔 수 있다는 거죠. 이날 설명회장에서도 어, 그런 건 정말 돈 주고 살 사람도 있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텍스트에다 그림도 좀 넣고, 오디오 파일을 넣거나 할 수도 있겠죠. 일단 가격이 싸고, 나는 안 살 것 같지만 누군가가 산다면 그게 몇 만명만 돼도 어마어마한 매출을 만들게 되는 겁니다. 카카오톡이 그만큼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겠죠.

6. 10분짜리 오디오 파일에 500원이면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얼마나 많이 구매할까요.

= 재미있는 건 최저 가격이 500원이라는 겁니다. 카카오 관계자 이야기로는 초기에 경쟁이 심해서 콘텐츠 가격이 너무 낮아지는 걸 막게 하기 위해서 최저 가격을 설정했다는 겁니다. 카카오가 정한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으면 아예 등록이 안 되니까요. 그래서 개별 콘텐츠는 500원부터 시작하고 월 정액권은 최저 2000원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카카오는 하나의 콘텐츠가 아니라 연재 가능한 시리즈 콘텐츠로 등록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30대 직장인을 위한 경제 상식’ 같은 것도 사례로 들었는데, 일단 온라인에서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아니어야 하겠죠. 스마트폰의 좁은 화면을 생각해서 압축적이면서도 뭔가 도움이 될 것 같은 그런 콘텐츠가 담겨야 할 거고요.

7. 출판 쪽에서도 관심이 많다고요?

= 가벼운 읽을거리는 종이 책이 아니라 카카오페이지에서 동시에 출판하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종이 책으로 낸 콘텐츠를 다듬어서 모바일로 출판할 수도 있을 거고요. 좋은 생각이라는 잡지가 있었죠. 가볍고 짧은 읽을거리, 아침에 읽고 점심 시간에 동료들에게 뭔가 잘난 척하기 좋은 그런 이야기들을 담아서 싸게 서비스하는 것도 성공 가능성이 있습니다. 웹에서는 모든 연령층과 모든 직업과 계층의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하게 되지만 이런 모바일 서비스에서는 특정 연령대, 특정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됩니다. 지불 장벽이 낮고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결제했다가 그냥 익숙해지는 거죠. 애니팡처럼 말이죠.

8. 월 2000원씩을 받는다, 그러면 그걸 어떻게 나누게 되나요?

= 아직은 아이폰에서는 서비스가 안 되고 구글 안드로이드폰이 대상, 구글 앱스토어에서 받게 될 텐데요. 구글에 30%를 수수료로 내고 콘텐츠 제작자가 50%, 카카오가 20%를 갖는 구조로 갈 거라고 합니다. 월 2000원을 받으면 구글이 600원, 콘텐츠 제작자가 1000원, 카카오가 400원을 갖는다는 말이죠. 만약 ‘오늘의 대박 주가 정보’ 같은 콘텐츠를 월 2000원에 서비스하는데 가입자가 1만명이다, 그럼 월 2000만원을 벌게 되는 겁니다.

9. 애니팡처럼 대박을 터뜨리는 그런 콘텐츠가 나올까요.

= 돈을 받고 팔릴만한 콘텐츠를 만들어라, 그게 카카오 설명회에서 계속 나온 이야기인데,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뭐 다른 건 없나, 애니팡은 하트를 주고 받으면서 친구들 사이의 경쟁을 유발하는 게 흥행 요소였다면 카카오페이지에서는 그런 게 없다는 거죠. 온라인에서는 돈 받고 팔리는 콘텐츠가 거의 없는데 그게 왜 카카오에서는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는데. 홍은택 부사장 이야기가 일단 콘텐츠를 유료로 해서 팔 수 있는 큰 마켓이 열리는 거다, 한두 달 안에 최소한 1000만 다운로드가 나올 거라는 겁니다. 애니팡도 지금은 크게 성공한 게임이지만 워낙 간단한 게임이고, 돈도 안 돼서 관심이 없었는데, 그게 소셜 네트워크와 결합하니까 폭발적인 매출을 불러왔죠. 애니팡의 성공 모델을 콘텐츠 플랫폼에도 적용시키겠다는 겁니다. 양질 전화라는 표현을 쓰던데, 양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질이 좋은 콘텐츠가 잘 팔리게 되고, 그게 또 새로운 혁신을 불러올 거라는 겁니다.

10. 소셜 콘텐츠 플랫폼, 그렇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 콘텐츠를 구매하면 친구 한 명에게 공짜로 보내줄 수 있는 1+1 시스템을 도입할 거라고 합니다. 그 친구가 또 다른 친구에게 소개를 시켜줄 수도 있겠죠. 시리즈 콘텐츠의 경우 무료 콘텐츠가 2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둘 거라고 하는데 그 말은 곧 20%의 무료 콘텐츠가 미끼가 될 거라는 이야기겠죠. 친구에게 추천을 하면 그 친구도 결제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친구들이 무슨 콘텐츠를 구독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소셜 큐레이팅이 될 거라는 건데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넘쳐나는 시대, 노하우가 아니라 노훼어가 중요한 시대에 소셜 네트워크의 추천 시스템으로 새로운 콘텐츠 마켓 플레이스를 열겠다는 건데, 일단 시도 자체는 참신한 것 같습니다. 카카오톡 기반이 있으니까 할 수 있는 모험이고 배짱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11. 숫자로 본 한 주간 이번주의 숫자는 43분, 카카오톡 이용자들 하루 평균 이용시간이었습니다. 카카오톡의 놀라운 성장속도와 최근 공개된 카카오페이지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이야기해 봤습니다. 이정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CBS 라디오 좋은 아침 김윤주입니다 방송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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