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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탠드 낚시질, 더욱 정교하고 집요해질 수도.

Written by leejeonghwan

January 7, 2013

새해 언론계 최대 이슈는 역시 네이버 뉴스스탠드다. 1일 첫 선을 보인 뉴스스탠드는 NHN이 자신했던 대로 직관적이고 깔끔한 인터페이스를 선보였다. 가로 890픽셀에 세로 530픽셀의 동일한 판형에 언론사 재량에 따라 최대 20개의 기사를 편집할 수 있다. 각각의 언론사 페이지는 언론사 홈페이지 첫 화면과 동일한 레이아웃을 유지해야 한다. 이용자들은 좌우 버튼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여러 언론사 페이지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

우선 짚고 넘어갈 부분은 ‘MY뉴스’ 설정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처음 접속하면 52개 언론사 페이지가 랜덤 노출되지만 ‘MY뉴스’를 설정하거나 종합지와 방송·통신, 경제지, 인터넷, IT·영자지, 스포츠·연예 등 카테고리별로 묶어서 넘겨볼 수도 있다. 페이지를 넘기는 게 쉽고 빠르기 때문에 몇몇 언론사를 골라서 담기 보다는 카테고리를 통째로 담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굳이 ‘MY뉴스’를 설정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뉴스스탠드에서도 여전히 연예 콘텐츠가 잘 팔릴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연예 매체는 기본이고 경제지들과 일간지들까지 연예 콘텐츠와 가십성 이슈들로 시선을 붙잡는 것은 뉴스캐스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상단에 언론사 타이틀을 걸고 있는 만큼 선정적인 편집은 아직까지 눈에 띄지 않는다. 일부 언론사에서 화보 모음이 상단으로 치고 올라온 것은 뉴스스탠드 시스템에서 비주얼이 중요한 낚시 요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예고한다.

뉴스캐스트에서 제목만 보고 선뜻 클릭을 하는 일이 많았다면 뉴스스탠드에서는 언론사의 브랜드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언론사의 신뢰도와 기사 비중을 함께 고민하게 된다. 이를 테면 기사가 배치된 맥락을 복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일단 기사의 압박이 만만치 않다. 뉴스캐스트에서는 눈에 들어오는 게 기사 제목 9줄 뿐이지만 뉴스 스탠드에서는 20개씩 최대 52개의 페이지를 넘겨봐야 한다.

페이지를 넘기는 데 집중하다 보면 기사를 선택하는데 인색하게 된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그만큼 독자들의 선택을 받기 쉽지 않다는 의미도 되고 클릭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거라는 의미도 된다. 제목만 보고 적당히 흘려 넘기거나 그 가운데 눈에 띄는 제목이나 이미지를 클릭하는 일이 뉴스스탠드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1000개의 기사가 있다. 좋은 기사가 선택 받는 게 아니라 눈에 띄는 기사가 선택 받기 마련이다.

뉴스스탠드는 분명히 뉴스캐스트의 단점을 상당 부분 보완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검색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포털 사이트에 언론사 메인 페이지를 통째로 갖다 바치는 이런 시스템은 언론사의 포털 종속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사들은 당장 네이버에서 유입되는 페이지뷰가 아쉽겠지만 뉴스스탠드가 자리를 잡으면 독자들은 더 이상 언론사 페이지를 방문할 이유가 없게 된다.

윤영찬 NHN 미디어센터 이사는 “적당히 제목만 보고 클릭하는 뉴스캐스트 보다 여러 언론사의 뉴스를 비교 분석하면서 읽는 뉴스스탠드가 저널리즘 원칙에 더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그가 기대하는 것처럼 이용자들이 갑자기 현명해져서 적극적인 뉴스 소비를 하게 될지는 의문이다. 뉴스스탠드는 언론사들을 나열하고 1000개의 기사를 늘어놓으며 독자들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그런 불편을 감수할 만큼 뉴스스탠드는 매력적인 서비스일까.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폭발적인 트래픽을 몰고 다녔던 건 하루 800만건 이상의 유니크 뷰를 갖는 네이버 첫 화면의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볼 수밖에 없는 자리에 뉴스를 배치해 마우스 클릭을 유발했다. 그러나 뉴스스탠드로 넘어오면 상황이 다르다. 뉴스캐스트는 그냥 눈에 들어왔지만 뉴스스탠드는 한 번 더 페이지를 열어야 한다. 네이버 첫 화면을 벗어나는 순간 뉴스캐스트의 마법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최진순 한국경제 전략기획국 차장은 뉴스스탠드가 언론사들의 포털 종속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 차장은 “언론사를 선택하는 단계에서부터 양극화가 일어날 뿐 아니라 왜곡된 매체 선택을 유발하는 마케팅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그동안 네이버가 언론사들 사이의 서열을 평준화하는 데 일정하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차장은 특히 “뉴스스탠드는 이용자의 뉴스 읽기를 방해해 뉴스 소비총량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군소 매체들의 노출도를 저하시켜 여론 다양성을 훼손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차장은 “모바일로 뉴스(정보) 소비의 패러다임이 넘어오고 있다는 진단이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뉴스스탠드를 PC 버전에서만 들고 나온 것은 정치적 사회적 비용을 줄이려는 조치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온라인편집부 부장은 “NHN의 전망과 달리 페이지뷰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독자들 클릭을 끌어내기 위해 비주얼한 연예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는 언론사들이 많은데 뉴스캐스트가 종료되고 나면 선정성 경쟁이 더욱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엄 부장은 “이용자들이 이런 복잡한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서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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