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첫 화면 개편, 언론사들 떨고 있나.

Scroll this

국내 최대의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첫 화면 뉴스 서비스가 새해 1월1일부터 뉴스스탠드로 개편된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지난달 31일 “지금까지 52개의 언론사의 기사를 6~9개씩 랜덤 노출하는 뉴스캐스트를 개편해 언론사 페이지를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와이드 뷰어를 도입, 한시적으로 뉴스캐스트와 병행 운영한 뒤 빠르면 3월1일부터 뉴스캐스트를 전면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편된 뉴스스탠드에서는 52개 언론사 사이트의 상위 기사 최대 20개를 레이아웃 그대로 옮겨오게 된다. 뉴스캐스트에서처럼 52개 언론사에서 보낸 기사가 뒤죽박죽 섞여서 랜덤 롤링 되는 게 아니라 선택한 언론사 페이지만 넘겨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NHN은 ‘MY(마이)뉴스’ 설정 회수를 기준으로 기본형과 선택형 언론사들의 진입과 퇴출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라 언론사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NHN에 따르면 뉴스캐스트가 기본으로 노출되는 첫 두 달 동안은 이용자들이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NHN은 뉴스스탠드를 최대한 널리 홍보하고 ‘MY뉴스’ 설정을 독려해 이용자들이 보고 싶은 뉴스를 직접 선택해서 구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NHN의 의도에 얼마나 호응해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현행 뉴스캐스트 시스템에서 ‘MY뉴스’를 설정하는 이용자 비율은 5%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 NHN 미디어센터 이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시뮬레이션 결과 52개 기본형에 들지 못한 선택형 언론사들 가운데 4~5개 정도가 기본형 언론사들보다 ‘MY뉴스’ 설정 회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들 언론사들은 올해 상반기 집계 결과 ‘MY뉴스’ 설정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면 기본형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언론사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도 이런 절박한 사정에서다.

오는 3월 뉴스캐스트가 전면 중단되고 뉴스스탠드로 가면 네이버 첫 화면에서 뉴스가 사라지게 된다. 언론사들 사이에서는 트래픽이 최대 70% 가까이 급감하는 것 아니냐는 암울한 전망이 나돌기도 했다. 윤 이사는 “우려했던 것과 달리 여러 언론사들 지면을 착착 넘겨보면서 이슈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어 이용자들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일부 언론사들이 우려하는 것과 달리 트래픽 하락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이사는 지난달 28일 주요 언론사 온라인 전략 담당자들과 면담에서 “이용자들 수준을 그리 높게 보지 않기 때문에 ‘MY뉴스’ 설정 목표는 최대 20% 정도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사들이 트래픽 하락을 우려해 ‘MY뉴스’를 쿠키 기준이 아니라 로그인 기준으로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NHN은 당초 계획을 고집했다. 쿠키 기준으로 적용할 경우 한 번 설정하면 브라우저 설정에서 쿠키를 삭제하지 않는 이상 ‘MY뉴스’ 설정이 계속 유지된다.

뉴스캐스트에서는 52개 언론사가 트래픽을 N분의 1로 나눠가졌지만 뉴스스탠드로 가면서 ‘MY뉴스’ 설정 비율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높아지면 상당한 편차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지명도가 높은 언론사들 중심으로 트래픽이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윤 이사는 “적당히 제목만 보고 클릭하는 뉴스캐스트 보다 여러 언론사의 뉴스를 비교 분석하면서 읽는 뉴스스탠드가 저널리즘 원칙에 더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캐스트 회원사인 한 언론사 관계자는 “가장 비싼 1인치라고 불리던 뉴스캐스트의 공간을 사실상 거대한 배너광고로 쓰는 셈인데 이용자들이 얼마나 클릭할지 의문”이라면서 “불편함을 느낀 이용자들이 네이버를 이탈해 다음이나 네이트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이사는 “고민도 많았고 완벽하다고 보기도 어렵지만 뉴스캐스트 시스템을 계속 가져갈 수 없다는 절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고뇌어린 결단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다른 한 언론사 관계자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모바일 트래픽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PC 기반 뉴스 트래픽 비중이 낮아졌기 때문에 적당히 명분을 찾으면서 발을 빼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뉴스캐스트 폐지 이후 트래픽이 줄어드는 걸 감수하고서라도 선정성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궁여지책”이라는 이야기다. 또 다른 언론사 관계자는 “뉴스캐스트가 여론 다양성에 기여한 긍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뉴스스탠드는 여러 언론사 사이트를 넘겨가며 읽는 재미를 주지만 자칫 정보가 너무 많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이용자들에게 좀 더 적극적인 뉴스 소비를 권유하는 셈인데 뉴스 소비 행태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뉴스스탠드가 도입되면 언론사들의 선정성 낚시 경쟁이 줄어들 것인지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퇴출 안정권인 50위 안에서만 (낚시질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한편 뉴스스탠드로 가면서 편집 자유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정 기사를 24시간 이상 게재할 수 없다거나 연합뉴스 등 제휴사 기사를 걸 수 없다거나 하는 제약이 모두 사라진다. 언론사 메인 페이지와 동일한 레이아웃을 가져간다는 원칙 아래 동영상이나 인터랙티브 뉴스를 링크하는 것도 가능하다. 윤 이사는 “비교적 낙관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트래픽이 급감할 경우 트래픽을 보전하는 방안을 따로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Submi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