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5년 참담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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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앵커)> ‘좋은 아침 김윤주입니다’ 토요일 첫 순서는 ‘숫자로 본 한 주간’입니다.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입니다.

이정환(미디어오늘 기자)> 안녕하세요?

김> 이번 한 주간을 상징하는 숫자는 뭡니까?

이> 45입니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 순위인데요. 우리나라가 45위를 기록했습니다. 2009년과 2010년 39위, 지난해에는 43위였고요. 4년 연속 추락한 성적입니다.

김> 부패인식지수가 뭔가요?

이> 공무원과 정치인이 얼마나 부패해 있는 지에 대한 정도를 비교하고 국가별로 순위를 정한 것입니다. 가장 깨끗한 상태를 의미하는 10점에서 가장 부패한 상태를 의미하는 0점으로 평가합니다. 70%의 나라가 5점 미만이고요, 개발 도상국에서는 90% 이상의 국가가 5점 미만입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5.6점을 받았습니다.

김> 그럼 1위는 어느 나라인가요?

이> 1위는 덴마크와 핀란드, 뉴질랜드가 공동으로 차지했습니다. 이어 스웨덴, 싱가포르, 스위스, 호주, 노르웨이, 캐나다, 네덜란드 등이 10위 안에 들었고요. 일본은 17위, 미국은 19위, 중국은 80위입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들 중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2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그런가하면 못 사는 나라가 부패 정도가 높다는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칠레와 우루과이가 공동 20위, 카타르 27위, 부탄 33위로 우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은 낮지만 덜 부패한 나라들도 있었습니다.

김> 정말, 돌아보면 올해도 공무원과 정치인 부정부패가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이> 국제투명성기구 한국지부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 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구속, 뇌물과 성폭행 검사로 대표되는 사정기관의 부패스캔들,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된 검찰의 안하무인식의 적나라한 권력투쟁이 국민의 눈앞에서 펼쳐졌다”고 말했습니다. 인사 비리와 같은 기존의 관행적인 부패들이 없어지지 않고 있고요, 최근의 경향은 ‘합법 부패화’라고도 말합니다. 겉으로는 ‘받는 부패’가 터지고 있지만, 사실은 ‘주는 부패’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게다가 공무원과 정치인도 문제지만 우리나라는 기업 부정부패에 관대한 문화가 있는데요. 최근 부정부패를 보면 대부분 기업에서 주고 정치인이 받아서 탈이 나는 경우였습니다.

김> 이전 정부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이>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3.8점에서 4.5점까지, 노무현 정부 때는 5.6점까지 끌어올렸는데요. 이명박 정부 들어서 주춤하는 양상입니다. 경제가 성장하면 사회와 경제가 투명해져야 하는데. 내곡동 사저 논란으로 청와대가 특검 압수수색을 당하는 일까지도 있었죠. 현대경제연구원에서는 우리 청렴도가 OECD 평균수준으로 개선된다면 인적 물적자원의 신규 투입없이 GDP의 0.65% 추가상승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이명박 정부의 다른 순위들도 같이 살펴본다면요?

이> 국가경쟁력 순위는 144개국 가운데 19위를 기록했습니다. 2007년 11위에 오른 뒤 이명박 정부 이후 4년 동안 내리 하락했다가 올해는 상승한 성적인데요. 한국은 2006년 23위였다가 2007년 11위로 뛰면서 사상 최고 순위를 기록했지만 2008년 13위, 2009년 19위, 2010년 22위, 2011년 24위 등 해마다 추락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던 첫 해 순위가 떨어지자, “지난해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라고 해명을 했었는데요. 그런데도 계속 성적이 떨어지자 은근슬쩍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넘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김> 747 공약을 포기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는데, 실제로 성장률이 기대만큼 높지 않았죠.

이> 성장률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올해 성장률을 한국은행이 최근 전망한 2.4%로 봤을 때 이명박 정부 평균 성장률은 2.98%인데요. 이는 역대 정권 중 최저 수준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5년 평균 경제성장률은 2.9%로 참여정부의 4.3%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김> 원래 747의 4가 국민소득 4만 달러였죠?

이>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해인 2007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었는데요.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2007년 처음 2만 달러를 넘어서고 5년간 2만3000달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2만 달러의 함정에 빠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면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선진국은 8년 걸린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 달성에 한국은 15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 GDP 순위도 7위가 목표였는데요.

이> 지난해 15위를 기록했죠. 노무현 정부 때 의14위에서 후퇴한 성적입니다. 그 때문에 747이 아니라 447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400만 실업, 400조 국가부채, 700조 가계부채를 말합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가 화두인데, 구체적인 목표 제시가 없다는 게 특징이기도 하죠. 숫자가 나와야 예산을 짤 수 있고 예산이 있어야 실행 계획이 잡히는데 이명박 정부 때 숫자가 발목을 잡는 걸 봤기 때문에 대선 주자들이 조심하는 분위기입니다.

김> 지난 5년 동안 언론자유 순위도 많이 떨어졌죠? 파업도 많고 해직 언론인도 많았어요.

이> 노무현 정부 때는 세계 31위였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는 세계 69위까지 추락했습니다.

김> 미국과 일본은 어떤가요?

이> 미국은 20위, 일본은 17위입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이집트, 러시아 등과 함께 한국을 인터넷 감시국(countries under surveillance)으로 선정했는데요. 인터넷 통제국보다는 낮은 등급이지만 수치스러운 평가로 독재국가나 아프리카와 비교됩니다. 국가보안법과 인터넷 검열 때문일텐데요. 이번 정부들어 미네르바 사건도 있었고요 최근에는 박정근씨 사건도 있었죠. 강제로 삭제되는 게시물이 2009년 상반기 3600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1만5305건으로 월 3천건씩에 이릅니다. SNS 심의도 지난해 869건에서 올해는 9월까지 3천건을 넘었습니다. 언론인들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좌천, 정직 끝내는 해직을 당한 언론인이 지난 4년 동안 200명이 넘었습니다.

김> 그러면 이명박 정부들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 반면교사랄까요, 이러면 안되겠다는 걸 알려준 게 가장 잘한 점이라는 냉소적인 말도 나오는데요. 그나마 꼽자면 수출 규모가 세계 7위로 올라섰습니다. GDP 성장률도 평균 3.2% 수준이라고 하면 글로벌 경기 불황에서는 잘 버텼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낮은 환율과 수출 대기업 중심 정책이 이유로 분석됩니다. 양극화가 개선됐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평균 0.281이었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0.291로 조금 개선됐기 때문입니다. 또 소득 5분위 배율도 4.34배에서 4.84배로 악화됐다가 4.82배로 조금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체감하는 불평등은 다르죠. ‘외친건 진보정권, 개선한건 보수정권’, ‘우회전할수록 경제가 나아진다’고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사실 정책 시차라는 것이 있기도 하고요. 기초생활보장이나 근로장려세제 등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만든 거죠. 어쨌거나 이명박 정부가 저임금 일자리나마 늘려서 통계적으로는 분배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 이번 주 이정환 기자가 주목한 숫자 ’45’는 국제투명성기구 부패인식지수부터 시작해서 이명박 정부의 국가 순위와 주요 지표와 성과들이었습니다. 숫자로 본 한 주간,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CBS 라디오, 좋은 아침 김윤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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