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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의 음모, 단말기 보조금 줄고 요금은 뛰고.

Written by leejeonghwan

December 2, 2012

SK텔레콤과 KT가 30일 저녁부터 애플 아이폰5 예약 가입에 들어갔다. 두 회사 모두 단말기 보조금이 크게 줄어 들어 출고가는 같은 데도 아이폰4나 아이폰4S 보다 개인 부담금이 더 늘어났다. 3G가 아닌 LTE 모델만 출시됐는데 LTE로 넘어오면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까지 사라져서 통신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그만큼 통신사들 이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4와 아이폰4S 32GB 모델의 출고 가격은 94만6000원이었다. 아이폰5 32GB 모델도 출고 가격은 94만6천원으로 같다.

KT의 경우 아이폰4를 쓰면서 월 5만5000원을 내는 요금제에 가입하면 무료 통화가 300분에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폰5로 옮겨오면서 비슷한 가격대인 월 5만2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무료 통화 250분에 무료 데이터가 2.5GB로 줄어든다. 월 6만2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더라도 음성통화가 350분으로 늘고 데이터는 6GB 밖에 안 된다. 10GB의 데이터를 쓰려면 7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고 그 이상을 쓰려면 월 12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이 경우도 무제한이 아니라 무료 데이터가 25GB로 제한된다.

단말기 가격 할인도 크게 줄었다. 아이폰4일 때는 32GB 모델을 2년 약정으로 월 5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단말기 가격이 21만1200원으로 줄어 월 1만4300원씩만 부담하면 됐다. 그런데 아이폰5로 넘어오면서 월 6만2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더라도 단말기 가격이 39만3600원으로 18만2400원이나 더 비싸다. 월 부담도 1만6400원으로 늘어났다.

SK텔레콤도 마찬가지다. 약속이라도 한 듯 월 6만2000원 요금제에서 32GB 모델 단말기 부담금이 39만3600원으로 같다. 두 회사 모두 출고가 81만4000원인 16GB 모델을 6만2000원 요금제에서 개인 부담금 26만1600원으로, 출고가 107만8000원인 64GB 모델을 52만5600원으로 책정한 것도 같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 보조금을 규제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통신사들의 담합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통신사들이 담합해서 사실상 단말기 가격을 끌어올린 셈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아이폰4일 때는 32GB 모델 기준으로 월 5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음성통화 300분에 무제한 데이터가 제공되는 조건으로 단말기 부담금이 36만2800원이었는데 아이폰5로 넘어오면서 월 6만2000원 요금제에 가입해도 단말기 부담금이 39만3600원으로 더 비싸다.

LTE 시대에 접어들면서 동영상 서비스 등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 요금제를 높여 갈아타지 않으면 요금 폭탄을 맞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한 편에 1GB가 넘는 경우도 많은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사라졌기 때문에 상당수 이용자들이 무료 데이터 10GB 이상 요금제를 선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통신비 부담이 평균 2만~3만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

통신사들도 LTE 확산과 아이폰5 출시로 가입자당 매출(ARPU)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분기 기준 통신 3사 평균 ARPU는 3만원 초반인데(SK텔레콤이 3만3135원, KT가 2만9970원, LGU플러스가 3만565원) LTE 가입자만 따로 놓고 보면 5만원 수준으로 껑충 뛴다.(SK텔레콤이 5만2000원, KT가 4만9000원, LGU플러스가 5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LTE 가입자 비중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통신사 전체 ARPU도 뛰어오를 거라는 이야기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음성통화만 놓고 보면 월 1만~2만원 정도 요금을 올린 셈인데 여기에 단말기 보조금까지 줄어들면서 통신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사들의 민원을 그대로 수용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지난 9월 참여연대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법원은 “이동통신의 가격은 자유경쟁시장 원리에 따라 형성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통신 3사의 스마트폰 정액요금제의 요금체계 및 내용은 유사하게 형성돼 있다”고 담합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방통위의 요금 인가제를 가격 상한제로 대체하고 자율 경쟁을 통한 요금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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