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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그것은 눈뜨고 코베어 가는 속도?

Written by leejeonghwan

November 3, 2011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 광고가 넘쳐난다. 그런데 통신회사들이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은근슬쩍 요금을 올린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아직 기지국이 충분히 깔려있지 않아 본격적인 LTE 서비스가 시작되기까지 한동안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둘러 통신회사들의 ‘모르모트’를 자청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SK텔레콤의 3G 요금제와 LTE 요금제를 비교해 보면 통신회사들과 방송통신위원회가 얼마나 고심을 했는지 그 흔적을 읽을 수 있다. 3G에서 가장 싼 요금제는 ‘올인원34’였는데 월 3만4천원에 음성통화 150분과 데이터 100MB를 줬다. LTE에서는 ‘LTE34’가 가장 싼데 같은 가격에 음성통화 120분에 데이터 350MB를 준다.

‘올인원34’와 ‘LTE34’를 비교하면 음성통화는 줄고 데이터는 늘어났다. 한 단계 높은 요금제는 ‘올인원 44’와 ‘LTE42’인데 각각 음성 200분과 데이터 500MB, 음성 180분과 데이터 700MB씩을 준다. 월 4만4천원과 4만2천원씩이다. 가격은 2천원 싸지만 음성은 줄고 데이터는 조금 늘어났다. 가격이 낮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한 단계 더 높은 요금제를 비교하면 ‘올인원54’와 ‘LTE52’가 있다. 음성은 300분에서 250분으로 줄었고 결정적으로 3G에서는 월 5만4천원을 내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었는데 LTE에서는 월 5만2천원을 내고 1.2GB 밖에 안 준다. 가격은 겨우 2천원 차이다. SK텔레콤은 LTE로 넘어오면서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를 없애 버렸다.

‘올인원79’와 ‘LTE72’를 비교하면 각각 월 7만9천원과 7만2천원을 내는데 음성이 600분에서 450분으로 줄고 데이터는 무제한에서 5GB로 줄어들었다. 7천원의 차이가 꽤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음성 통화가 월 450분 이상이라면 한 단계 높은 ‘LTE85’를 선택해야 하는데 월 8만5천원으로 껑충 뛴다. ‘LTE85’는 7GB의 데이터를 준다.

가장 비싼 요금제는 ‘올인원94′(월 94000원)와 ‘LTE100′(월 10만원)이 있는데 각각 음성은 1천분과 1050분씩 준다. 가격이 600원 더 비싼데 음성은 겨우 50분 늘어났다. 그리고 데이터는 무제한에서 10GB로 줄어들었다. 만약 데이터 사용량이 월 10GB 이상인 헤비 유저라면 10만원을 초과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3G를 건너 뛰고 곧바로 LTE로 건너온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았지만 역시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는 없다. 음성 250분에 데이터 1.5GB를 주는 ‘LTE52’ 요금제가 있고 그 윗 단계는 350분에 4GB를 주는 ‘LTE62’다. 가장 비싼 요금제는 음성 1500분에 데이터 13GB를 주는 ‘LTE120’이다.

통신회사들은 LTE가 3G 보다 최대 5배 이상 빠르다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LTE 시대가 되면 동영상 서비스가 확산되고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통신회사들은 은근슬쩍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를 폐지하고 요금을 끌어올렸다.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면 요금이 껑충 뛰어오르는 구조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교묘하게 조금씩 가격을 달리 책정했지만 음성통화를 기준으로 보면 월 1만~2만원 정도 요금을 올린 셈”이라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회사들의 민원을 그대로 수용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전 이사는 “이름만 정액제일 뿐 데이터 한도를 초과할 경우 종량제가 적용돼 자칫 요금 폭탄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왔던 통신회사들이 이제와서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폐지한 건 무책임하다는 이야기다. 통신회사들은 상위 10%의 이용자가 93%의 데이터 트래픽을 소비한다는 통계를 근거로 들지만 전 이사는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고 일축한다.

전 이사는 “3G 사용자들 대부분이 월 1GB가 넘지 않는다”면서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라는 이름으로 높은 요금을 받아왔던 게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500MB 이상의 데이터를 쓰려면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고 이왕 가입한 이상 트래픽을 마구 쓰게 된다. 통신회사들이 네트워크 남용을 조장해 왔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전 이사는 “상위 10%가 93%의 데이터를 쓴다는 게 사실이라면 만약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를 폐지할 경우 93%의 트래픽이 남아돌게 된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하면서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왔던 통신회사들이 이제와서 요금을 인상하는 명분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이사는 “SK텔레콤의 경우 아직까지 LTE 기지국 수가 많지 않아 3G 서비스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3G보다 더 비싼 요금을 받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 이사는 또 “LTE에서는 음성 통화도 별도의 채널 없이 데이터 통신으로 전송되는데 다른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차단하는 건 경쟁 서비스를 제한하는 불공정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방통위가 국민들의 과도한 통신비 부담에 대한 고려 없이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건 문제가 많다”면서 요금 인가 근거 등 정보 공개를 요청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통신회사들은 해마다 국내 대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율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면서 “방통위는 그와 관련된 공공적 정보를 공개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LTE 요금제가 3G 보다 올랐다거나 방통위가 통신회사들 요구를 수용했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낮아졌다고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mVoIP(모바일 인터넷 전화) 차단 문제는 망 중립성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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