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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2억 농협중앙회장의 연임 꼼수 논란.

Written by leejeonghwan

October 16, 2011

‘회장의 임기는 4년 단임제지만 그건 나 다음부터.’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연임을 노리고 대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정황이 드러났다. 2009년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회장의 임기가 4년 단임제로 변경됐지만 최 회장의 임기 중에 개정된 법이라 최 회장은 해당이 안 된다. 2007년 12월에 취임한 최 회장의 임기는 오는 12월이면 끝난다. 그러나 농협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연임을 위해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노동조합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자산규모 305조원. 세계 5위 협동조합인 농협중앙회의 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다. 1100여개 지역 조합과 품목 조합이 주주들이고 이들의 투표로 회장을 선출한다. 과거 회장의 비리가 끊이지 않자 몇 차례 농협법 개정으로 회장의 권한과 역할을 대폭 축소했다. 신용과 농업경제, 축산경제 부문 대표가 각 사업부문의 최고경영자를 맡고 전무이사가 교육지도사업 부문 최고경영자 권한을 행사하는 구조다.

회장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대외적으로 농협을 대표하는 말 그대로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여전히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농협법을 개정하면서 회장의 인사 추천권을 이사회에서 설치한 인사추천위원회로 넘기고 회장 직선제를 대의원 간선제로 바꾼 것도 회장의 과도한 권한을 축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름만 명예직일 뿐 회장은 농협에 상근하면서 12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연임 의혹이 확대되고 있는 건 최근 농협중앙회의의 자회사인 농협유통의 임원 17명이 미국 연수를 다녀오면서 명품 핸드백을 선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OBS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한 사람에 530만원씩 모두 9천만원의 연수 비용은 농협중앙회가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중앙회는 해외연수 비용으로 올해 들어서만 60여차례 4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농협중앙회 노조는 최 회장이 연임을 노리고 대의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회장을 선출하게 될 288명의 대의원 가운데 150명 정도가 이미 최 회장의 편에 서 있는 상황이다. 대의원들은 지역조합장 가운데서 선출되는데 이들 지역조합들은 중앙회에서 무이자로 대출을 받거나 손실을 보전받고 있는 입장이라 최 회장의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게 농협 안팎의 관측이다.

농협중앙회의 자회사 이사 가운데 대의원을 겸직하는 비율이 2007년 12월 34.7%에서 올해 5월 59.5%로 늘어난 것도 이런 의혹을 뒷받침한다. 지난달 22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우남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인사 아니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사업활성화 지원금 2조8500억원이 대의원 조합에 집중적으로 배정된 사실도 논란이 됐다.

최 회장이 내세우는 명분은 농협중앙회의 최대 중점 과제인 신경분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기 위해서라도 업무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경분리란 신용과 경제 사업부문을 분리한다는 말이다. 최 회장의 임기는 올해 말에 끝나는데 굳이 대의원 대회를 내년 3월로 연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년 초 신경분리가 완료된 직후 회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포석에서라는 이야기다.

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포항동지상고 동문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서 최 회장의 연임을 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4월 전산망 장애 사고 때도 농협은 “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일 뿐”이라며 최 회장을 감쌌다. 결국 이채관 전무이사가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농협의 신경분리 계획을 두고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돈벌이에 나선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이지만 정부는 4조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국금융산업노조 농협중앙회 지부 한대동 지부장은 “최근 자회사 이사들이 잇따라 해외 연수를 다녀오고 있는데 일부는 명품 핸드백을 받았다고 폭로하는 등 최 회장이 연임을 위해 대의원들에게 로비를 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 지부장은 “중앙회 차원에서 경비를 댄 것 같지는 않고 자회사들이 비용을 댄 것 같다”면서 “최 회장의 연임을 위해 최근 언론 홍보비를 대폭 늘린 정황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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