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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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가격’에 나온 이야기다. 미국의 새우 산업은 수입 새우 때문에 거의 붕괴되다시피 했다. 1980년 이전 미국 사람들은 새우 요리를 거의 먹지 못했다. 새우는 값싼 음식이 아니었다. 새우 소비가 1980년 1인당 1.4파운드에서 2005년에는 4.1파운드로 늘어났는데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은 새우의 90%를 수입한다. 미국에서 팔리는 새우의 대부분은 태국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음식점에서 쓰는 커다란 봉지에 든 껍질 벗긴 새우를 본 적 있는가. 그 원산지를 살펴본 적 있는가.)

1980년 이후 새우 양식이 발전했고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 수백만에이커의 해변 늪지대가 개발됐다. 새우 수출이 폭증했고 가격은 폭락했다. 전통적인 새우 양식장에서는 1에이커에 450파운드 미만이었지만 공장형태의 양식장에서는 8만9천파운드의 새우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덕분에 태국에서 새우 생산은 1987년 3만3천톤에서 1995년 24만톤으로 폭증했다. 새우는 쌀이나 다른 작물보다 훨씬 큰 이익을 가져다 줬다.

그러나 공장형 양식이 확산되면서 환경 오염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먹이 찌꺼기와 플랑크톤 노폐물이 쌓여 양식지가 오염되기 시작했다. 과밀하고 불결한 환경에서 사는 모든 생물들처럼 양식 새우는 질병에 걸리기 쉽고 대량의 항생제 투여에도 쉽게 병에 걸려 죽는다. 오염된 양식장은 어떤 농사도 지을 수 없는 버려진 땅이 된다. 태국의 해변에서는 맹글로브 숲이 조직적으로 파괴되고 있다.

물론 이런 양식 새우는 맛도 다르다. 자연산 새우는 육질이 단단하고 상큼한 짠맛을 낸다. 항생제나 살충제 잔여물도 묻어있지 않고 잔인한 인간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오염된 비좁은 양식장에서 태어난 새우는 미끌미끌하고 진흙까지 배어있다. 마치 새우의 과거를 인간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시위하듯이 양식 새우에서는 진흙 맛이 난다. 그러나 바로 이 새우가 우리들 대부분이 새우라고 부르는 것이다.

새우 양식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대부분 버마와 캄보디아, 베트남에서 건너온 이주노동자들이라는 사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무급 잔업과 아동노동, 고문, 성폭행에 이르는 터무니없는 학대에 시달린다. 언제나 값싼 새우를 먹을 수 있어서 좋지만 값싼 제품은 값싼 노동을 전제로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건 아닐까. (자연 그대로의 먹을거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나는 갑자기 새우가 맛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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