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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삼성에게 쩔쩔맬 수밖에 없는 이유.

Written by leejeonghwan

February 4, 2010

경향신문이 김용철 변호사가 쓴 책 ‘삼성을 생각한다’의 소개기사를 썼다가 온라인에서 돌연 삭제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윗선의 결정이고 삼성의 압력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삼성이 언론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아래 싣는 기사는 이번호 미디어오늘에 실린 7대 일간지 광고 분석입니다. 2년 동안 2만7755건의 광고. 어마어마한 엑셀 작업, 끝없는 삽질의 결과물입니다.


(삼성전자 광고 집행 건수. 삼성은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사건 폭로 직후 광고를 틀어쥐고 있다가 이건희 전 회장의 재판이 끝나자 광고를 풀기 시작했다.)

(주요 광고주들 광고 집행 현황. 조직적인 한겨레 ‘왕따’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대건설이 한국경제를 편애하는 양상도 보인다.)

조중동에 광고 집중, 한겨레 ‘왕따’
7대 일간지 광고 2만7755건 분석… 대기업 광고 의존도 심화.

미디어오늘이 국내 최초로 지난 2년 동안 국내 7대 일간지의 지면 광고를 전수 조사했다. 미디어오늘이 홍보·마케팅 전문지 기업앤미디어와 공동으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한겨레, 한국일보 등에 2008년 1월1일부터 2009년 12월 31일까지 실린 국내 주요기업 광고 2만7755건을 분석한 결과 이른바 조중동에 광고가 편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언론사에 동일하게 광고를 나눠주는 ‘원턴’ 방식의 광고 집행이 보편적이지만 조중동에만 광고를 내거나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분량을 배정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조중동은 한겨레와 한국일보 등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운 광고를 받고 있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 등 경제지들도 한겨레·한국일보보다는 광고가 훨씬 많지만 조중동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730일 가운데 토요일과 공휴일을 뺀 467일을 대상으로 4단통 크기 이상 9단21과 전면광고 등을 일일이 집계해서 분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문별, 기업별, 월별, 광고 크기별로 분류를 했고 각각의 상관관계를 교차 분석했다. 모두 800개 이상의 기업이 집계됐는데 실제 분석에서는 집행 실적이 연간 30건 이하인 기업은 제외했다. 토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것은 휴일에는 기업 광고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집행금액이 아니라 집행건수 기준이지만 어느 기업이 얼마나 많이 지면에 노출되는가, 광고주들이 어느 신문을 선호하는가 등 시장의 큰 흐름을 짚는데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신문사마다 광고단가가 다르고 이 가운데는 돈을 받지 않고 실어주는 이른바 ‘대포광고’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언론사별로 특정 기업 의존도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윗쪽이 2008년, 아랫쪽이 2009년 100대 신문 광고 집행 규모다. 2008년에는 삼성이 빠진 여파가 크고 2009년에는 경기침체 여파로 중소기업이 대거 빠져나갔다. 그만큼 대기업 의존도가 높아졌고 롱테일의 꼬리가 가늘어졌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분석 1.
대기업 의존도 높아졌다.

2008년과 비교하면 중소기업 광고가 크게 줄어들고 대기업 광고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지난해에는 삼성그룹 의존도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경기위축의 영향이 큰데다 2008년에는 삼성 비자금 특검 등의 영향으로 삼성이 광고를 줄였다가 지난해 광고를 크게 늘린 덕분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 계열사 광고는 2008년에는 646건에 그쳤는데 지난해에는 1066건으로 늘어났다.

2008년에 신문광고를 가장 많이 낸 기업은 귀뚜라미보일러로 7대 일간지에 273건의 광고를 냈다. 이 회사는 2009년에는 광고를 42건으로 줄였다. 지난해 급격한 경기침체 영향으로 분석되는데 2008년 258건의 광고를 집행해 3위였던 HP도 지난해에는 41건을 집행하는데 그쳤다. 광고단가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이들 중소 광고주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대기업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2009년에 신문광고를 가장 많이 낸 기업은 삼성전자로 438건의 광고를 냈다. 2위는 롯데백화점으로 323건, 3위는 기아자동차 289건이었다. 현대건설이 2008년 180건에서 지난해에는 248건으로 광고를 크게 늘려 5위에 올랐고 삼성증권도 159건에서 215건으로 늘려 6위를 기록했다. 닛산자동차가 251건을 집행해 4위에 오른 것도 주목된다. 13위와 미래에셋증권과 20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더하면 318건으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분석 2.
수입차와 명품은 조중동으로.

이번 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신문사별로 드러난 극심한 선호도 차이다. 먼저 주요 기업들 광고 게재건수를 보면 지난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각각 2480건과 2469건, 2308건으로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 반면, 한국일보가 1374건, 한겨레가 1040건으로 거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는 각각 2027건과 2245건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조중동에 각각 81건과 82건, 88건의 광고를 집행했는데 한겨레에는 단 1건도 집행하지 않았다. 매경과 한경, 한국일보에는 66건과 62건, 59건이 집행됐다. 삼성의 한겨레 ‘왕따’는 계열사 전반에서 발견된다. 한겨레는 삼성 계열사를 통틀어 지난해 그룹 광고와 삼성물산 광고 각각 1건씩을 게재하는데 그쳤다. 삼성증권의 경우 매경과 한경에 각각 50건씩, 조중동에는 36건과 28건, 32건씩, 한국일보에는 19건의 광고를 집행했다.

외국 자동차와 명품 등 광고가 조중동에 몰리는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렉서스는 조선과 동아에 각각 43건씩, 중앙일보에 36건의 광고를 집행했지만 한국일보와 한겨레에는 6건과 4건씩만 집행했다. 매경과 한경은 36건과 41건씩을 받았다. BMW도 조중동에 각각 21건과 18건, 14건의 광고를 냈지만 한국일보에는 1건만 집행했고 한겨레에는 1건도 주지 않았다. 매경과 한경은 12건과 11건씩을 받았다.

도요타자동차는 조선일보에 10건, 중앙과 동아는 7건씩을 집행한 반면 한겨레와 한국일보에는 1건씩만 집행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링컨, 미쯔비시, 캐딜락, 폭스바겐, 아우디, 랜드로버, 브라이틀링, 포드, 인피니티, 재규어 등 대부분의 수입 자동차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조중동에 광고를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루이뷔똥과 샤넬, 까르띠에, 에스티로더, 롤렉스, 오메가 등 명품 브랜드들도 철저하게 조중동에만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분석 3.
금융은 나눠먹기, 통신은 몸사리기.

전반적으로 소비재 상품은 조중동 등 발행부수가 많은 3대 종합 일간지에 집중되는 반면 금융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여러 언론사들에 골고루 분배하되 매경·한경 등 경제지들을 좀 더 배려하는 양상을 보인다. KB금융그룹과 국민은행은 매경과 한경에 각각 22건과 29건의 광고를 집행했는데 조중동은 각각 14건, 12건, 16건씩을 받았다. 한국일보와 한겨레도 17건과 14건씩을 받았다.

통신회사들도 광고효과 보다는 균등한 분배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의 경우 광고 건수만 놓고 보면 한겨레가 동아일보보다 더 많은 광고를 받았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조중동이 각각 35건과 32건, 27건을 받은 반면,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31건과 25건씩을 받았다. 매경·한경도 25건과 30건씩으로 전반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LG텔레콤은 언론사별로 1건씩만 집행했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 가운데서는 기아자동차가 가장 많은 광고를 냈다. 2008년에는 196건이었는데 지난해 323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248건에서 155건으로 오히려 줄였다. 르노삼성자동차가 2008년과 같은 120건의 광고를 내보냈고 지난해 77일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았던 쌍용자동차도 89건의 광고를 내보냈다. 쌍용차는 2008년 235건에서 크게 줄어든 규모다.

통신회사들도 광고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열경쟁을 지양하는 업계 분위기가 광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08년 259건을 집행해 2위였던 SK텔레콤은 지난해 205건으로 광고를 줄였다. KT와 KTF는 2008년 각각 185건과 148건을 집행했는데 지난해 합병 이후에는 195건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업계의 만년 3위 LG텔레콤도 2008년에는 41건을 집행했는데 지난해에는 6건 밖에 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지난해 광고를 두 배 가까이 크게 늘린 기업들로는 아모레퍼시픽(107건에서 185건으로)과 SC제일은행(81건에서 205건으로), CJ(55건에서 100건으로) 등이 있다. 그러나 CJ의 경우는 건강보조식품 광고가 많아 단가는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에는 광고를 1건도 하지 않았던 이마트와 유한양행, 광동제약 등이 지난해에는 각각 191건과 160건, 97건씩 광고를 집행한 것도 주목된다.

유통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지에 광고를 적게 하는 편이다. 롯데백화점은 조중동에 60건 가까이, 한겨레와 한국일보에도 각각 53건과 43건의 광고를 게재했지만 매경·한경에는 23건과 19건 밖에 내지 않았다. 신세계는 조선·중앙에 각각 26건씩, 동아일보에는 24건, 한겨레와 한국일보에는 각각 10건과 9건씩을 주고 매경·한경에는 11건씩 줬다. 이마트와 현대백화점도 경제지와 한겨레·한국일보는 조중동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분석 4.
한겨레 전면광고 조선 3분의 1.

광고 크기를 보면 지난해 1만3943건 광고 가운데 전면광고가 5424건, 9단21크기 광고가 3201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전통적인 5단통 광고는 1140건에 그쳐 주요 기업들이 기사 하단에 들어가는 광고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문에 들어가는 5단통 광고는 대기업 광고보다는 중소기업과 출판사, 여행사 등 크게 돈 안 되는 광고가 대부분이다. 광고 없이 전면편집을 하는 지면도 크게 늘었다.

9단21 뿐만 아니라 7단27, 10단17 등 기사를 파고드는 광고나 7단통이나 15단통에 양쪽에 펼치는 스프레드 형태의 변형광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2008년과 비교하면 전체 광고건수는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5단통 광고가 2008년 789건에서 늘어난 것이 주목된다. 5단통 광고의 인기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경기위축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광고단가가 낮은 5단통 광고를 선호하는 움직임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겨레는 지난해 주요기업이 낸 전면광고가 353건 밖에 안 됐다. 하루 2건도 안 됐다는 이야기다. 조중동이 각각 1089건, 1025건, 952건인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그친 셈이다. 매경·한경, 한국일보는 각각 629건, 775건, 601건이었다. 한겨레 전면광고는 2008년 462건과 비교해도 크게 줄어든 규모다. 조중동을 비롯해 다른 신문들은 전면광고가 소폭이나마 늘어났다.

전면광고를 가장 많이 낸 기업은 역시 삼성전자로 368건이었고 롯데백화점이 292건으로 2위, 현대건설과 이마트, 대명리조트가 각각 194건, 183건, 180건으로 3, 4, 5위를 차지했다. 전체 전면광고 가운데 삼성 계열사들 광고가 567건이나 된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건설회사들 광고는 512건이었다. 전면광고 10건 가운데 1건이 삼성 광고, 다른 1건은 건설회사 광고라는 이야기다.

분석 5.
이건희 재판 뒤 삼성광고 봇물.

해마다 여름 휴가 시즌인 7, 8월이 신문광고의 최악의 비수기라고 하지만 지난해에는 1, 2월이 더욱 기근이었다. 신문광고 시장은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진 직후인 2008년 6월부터 급격히 얼어붙기 시작해서 9월 들어 살아나는 분위기다가 지난해 1월 다시 급격히 감소했다. 3월 들어 다시 회복하기 시작해서 다시 여름 비수기를 거친 뒤 9월 들어 예년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삼성의 광고만 따로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삼성은 2007년 비자금 사태 이후 광고를 거의 집행하지 않았는데 지난해 6월까지 월 20건도 안 될 정도였다. 2009년 1월의 경우 광고 집행이 6건에 그쳤는데 6개 신문사에 1건씩, 이때도 한겨레만 빠졌다. 그러나 이건희 전 회장의 재판이 끝난 지난해 8월에는 그동안 밀렸던 광고를 보상이라도 하듯 한 달 동안 무려 80건의 광고가 쏟아졌다. 동아일보는 한 달 동안 22건의 삼성전자 광고를 실었다.

현대건설의 한국경제 편애도 돋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248건의 광고를 집행했는데 조중동에 각각 18건과 27건, 22건의 광고를 집행한 반면 한국경제에는 무려 107건의 광고를 쏟아 부었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광고를 냈다는 이야기다. 매일경제와 한겨레는 23건과 14건에 그쳤다. 금호건설은 전체 57건의 광고 가운데 한국일보에만 23건을 쏟아부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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