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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 폐업, 미국 신문업계의 생존 몸부림.

Written by leejeonghwan

December 29, 2009

미국 신문업계의 올해 톱 트렌드는 폐업과 감원이었다고 에디터스웹로그가 정리해 발표했다. 유료화 역시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트위터와 하이퍼 로컬, 모바일 등이 그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기도 하다. 에디터스웹로그가 정리한 올해 톱 트렌드를 간단히 발췌 요약한다. 에디터스웹로그는 세계편집인포럼(world editors forum)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다.


원문은 http://www.editorsweblog.org/analysis/2009/12/the_year_in_newspapers_trends_to_follow.php.

폐업, 감원, 끝없는 긴축경영.

신문사들의 폐업이 계속되면서 미국의 몇몇 도시들은 신문사가 하나밖에 남지 않은 경우도 있다. 독자도 계속 줄어들고 아예 신문사가 하나도 없는 도시도 많다. 시애틀포스트인텔리젠서는 대부분의 직원을 자르고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덴버에서는 록키마운틴뉴스가 문을 닫았다. 샌플란시스코크로니컬과 보스톤글로브는 폐업 압박을 받고 있다.

살아남은 신문사들은 직원을 자르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100명의 직원을 자르고 일부 부서를 없애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 이외의 지역에 지역 부서가 아예 없다. 많은 신문사에서 국제부를 우선적으로 감원하고 있다. 신문을 더 얇게 만들고 일부 섹센을 없애기도 하고 아예 발행일수를 줄이는 경우도 많다.

통신사들도 신문사들 긴축경영의 직격탄을 맞았다. AP통신은 180개 신문사들로부터 전재계약을 해지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시카고트리뷴은 일주일에 하루는 통신사에 의존하지 않고 신문을 제작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AFP통신의 전재계약이 급감하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도 일부 직원을 잘랐다. 그나마 유럽은 미국보다 상황이 낫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면에 영향이 없을 수 없다. 기자들이 줄어들수록 그들이 커버하는 이슈도 줄어들게 된다. 편집자들이 줄어들수록 오류가 늘어나게 된다. 신생 언론사들이 그 틈새를 공략할 수도 있겠지만 대규모 펀딩이 없다면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기사거리를 놓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기사 퀄리티를 잃지 않고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돈을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신문사의 광고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몰락하면서 올해 신문사들의 가장 큰 화두는 온라인 콘텐츠를 유료화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애플 아이튠즈가 모범 사례로 거론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논의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전략은 없다.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머독이 내년부터 온라인 콘텐츠를 유료화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뉴욕타임즈는 방향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스케넥터디데일리가제트나 텍사스밸리모닝스타 같은 군소 신문사들이 전면 유료화(paywall)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과연 그게 해답일까. 머독은 뉴스를 공짜로 뿌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많은 신문사들이 부수 확장과 타겟 광고에 집중하고 있다. 가디언이 대표적인 경우다. 여론조사 결과는 우호적이지 않다.

피츠버그포스트가제트는 심층 뉴스와 특별 이벤트를 제공하는 멤버십 클럽을 시작했는데 이는 광고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하는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머독이 내년에 약속을 지킬까. 온라인 유료화가 내년에는 일반화될까. 온라인 저널리즘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끼워팔기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트위터의 폭발적 성장.

요즘은 트위터 안 쓰는 기자들 찾기가 어렵지만 CNN과 배우 애쉬튼 커쳐가 100만명의 팔로워 내기를 한 이후 수백만의 팔로워가 생겨났고 일반인들에게도 이제 더 이상 트위터가 낯설지 않게 됐다. 트위터의 매력은 다양성이다. 뉴스를 찾고 기사를 홍보하고 독자 커뮤니티를 키우는데 트위터를 활용할 수 있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난 6월 이란 부정선거 사태에서 입증된 바 있지만 언론 보도가 통제된 상황에서 소셜 네트워크와 시민 기자들이 언론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팩트 확인이 어렵다는 한계는 있다. 그렇지만 트위터는 리얼타임 뉴스를 가능하게 한다. 구글은 최신 이슈를 확인할 수 있도록 소셜 네트워크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트위터의 인기가 지속될 것인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트위터가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까. 논쟁을 하면 할수록 분명한 사실은 무조건 트위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자들에게 트위터는 페이스북보다 더 직접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 페이스북이 좀 더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새해에는 트위터가 이를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

하이퍼 로컬이 대안이 될 수 있나.

무료 온라인 뉴스가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 특화된 차별화된 뉴스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하이퍼 로컬뉴스에 지역광고 시장이 남아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류 언론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CNN은 아웃사이드인과 에브리블록에 거액을 투자했다. 뉴욕타임즈는 하이퍼 로컬 정보를 제공하는 지역 블로그를 개설했다.

그러나 과연 하이퍼 로컬이 돈이 되는가,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체코의 PPF미디어는 후투룸이라는 이름의 지역 뉴스룸을 개설했다. 뉴스룸이 지역 커뮤니티의 한 부분이 되고 누구나 기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이었다. 문제는 가능성은 많지만 여전히 수익창출은 모호하다는데 있었다.

‘아이’의 혁명적인 실험.

포르투갈의 아이(i)의 실험도 주목할 만하다. (http://www.ionline.pt) 다들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정치와 경제에 특화된 이 신문의 실험은 새로운 독자들을 만들어 냈다. 이 신문은 전통적인 섹션을 포기하는 대신 다른 신문을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을 심층 분석하고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기고를 싣는 것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 기사를 그대로 싣지 않고 소셜 네트워크에 주력하고 있다.

비영리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비영리 언론사들의 출현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시장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반면 단점은 후원자들의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데 있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것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다. 많은 신문사들이 재단법인을 설립하지만 공공의 이해를 대변하는 신문사라면 애초에 비영리 법인이 효과적일 수 있다.

탐사 저널리즘에 투자하는 펀드가 생겨나기도 했다. 프로퍼블리카나 보이스오브샌디에고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역에 기반한 비영리 언론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클랜드로컬이 10월에 창간했고 택사스트리뷴이 11월에 창간했다. 시카고뉴스코퍼레이티브와 캘리포니아와치 등이 이달 초에 출범했다. 그러나 이들 지역언론이 지속가능할까 짚어볼 필요도 있다.

모바일이 돈이 될까.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 안드로이드폰 등에서 뉴스를 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쏟아져 나왔다. 뉴욕타임즈와 가디언, AP통신 등이 가장 뛰어난 어플리케이션으로 평가된다. 가디언의 유료 어플리케이션은 이틀 만에 9천개 이상 팔리기도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도 스마트폰은 광고를 집어넣기에 너무 비좁다. 르몽드 같은 경우는 화면 전체를 뒤덮는 광고를 쓰기도 한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온라인 유료 구독자에게만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으로 기사 읽기를 허용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주일에 1.5달러를 받고 있다. 그러나 무료 온라인 기사가 널려 있는데 아이폰에서 돈을 내고 보라고 독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만든 전자책 단말기, 킨들 역시 많은 신문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 크게 기대할 정도는 아니다. 신문사들은 구독료의 30% 밖에 받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킨들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되기에는 너무 비싸다. 킨들 사용자들이 비교적 나이가 많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소니에서 만든 누크 같은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많은 신문사들이 독자적인 전자책 단말기를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소니는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아마존보다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한다. 전자책 단말기가 타블렛 컴퓨터에게 뒤쳐지게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새해에 출시될 애플 타블렛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글은 친구일까 원수일까.

머독이 ‘저작권 도둑놈들’이라고 비난했던 검색엔진과의 관계도 다시 정립될 가능성이 크다. 구글은 ‘첫 번째 클릭은 공짜’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언론사들은 여전히 구글이 광고 수입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온라인 광고수입을 신문사들에게 나눠주거나 패스트 플립처럼 새로운 형태의 뉴스 유통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뭉쳐야 산다?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해법 가운데 하나로 과거의 경쟁자들끼리 협력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7개 신문사들이 모인 오하이오신문연합은 AP통신을 대체하기 위해 기사를 공동 생산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뉴욕타임즈는 비영리 탐사 저널리즘 프로젝트와 제휴를 맺어 2년 동안 40만달러 규모의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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