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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완화, 200자 정리.

Written by leejeonghwan

March 1, 2009

금산분리 완화는 삼성의 오래된 숙원 과제였다. 정부 관료들은 “이러다가는 국내 은행들이 모두 외국에 넘어간다”고 설레발을 쳤고 언론은 “돈 출신을 묻지 말자”고 바람을 잡았다. 론스타는 안 되고 삼성은 된다? 그것 참 이상한 발상이다. 핵심은 국내냐 해외냐를 막론하고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는 자본에 은행의 지분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은행은 영리기업이 아니다. 은행을 싸게 사들여 비싸게 되팔겠다는 론스타나 은행을 끼고 계열사들 지배 구조를 강화하려는 이건희 일가나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은행은 군대보다 더 무서운 무기라고 하겠는가.


전에 말했던 MB악법 반대 릴레이 만화 단행본에 들어갈 짧은 해설. 딱 200자로 줄여달라고 그래서 이렇게 써서 보냈다. 박철권의 만화와 함께 실릴 거라고 한다.

논점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금산분리 완화는 처음부터 삼성그룹 이건희 일가를 위한 선물로 기획됐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삼성에버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의 처리 문제가 금산분리 논의의 출발이었다.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논리가 우리은행이나 외환은행 등을 다시 외국 투기자본에 내줘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여기에도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재벌이 은행을 인수해서 사금고처럼 맘대로 돈을 꺼내다 쓸 것도 우려되지만 그 이전에 은행은 영리기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 론스타가 안 되는 것처럼 삼성도 안 된다. 정부가 최대주주로 남아있으면서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는 은행을 한두개쯤 키우면 안 되나. 은행이 벌어들인 이익이 주주들에게 빠져나가지 않고 다시 사회로 환류되는 그런 은행을 우리는 왜 못 만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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