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금융자본주의 극복이 최선의 위기 해법.”

Written by leejeonghwan

January 26, 2009

정부가 밀어붙이고 언론이 거들고 있는 구조조정은 철저하게 자본시장의 이해를 반영한다. 재무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기업을 퇴출시키고 한계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인건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여 다시 투자가 살아나도록 한다지만 사실 이들은 위기의 원인이 아니라 위기의 결과일 뿐이다. 이들을 내보낸다고 해서 위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조원희 국민대 교수는 최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토론회에서 “한국 경제가 사는 길은 금융 중심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생산 중심,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금융은 어디까지나 생산을 도우는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자본주의로 가는 길을 멈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조 교수는 “자본시장이 과잉 팽창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은행에도 주주자본주의 논리가 억제되도록 경영환경을 바꾸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가 큰 동맥을 거쳐 작은 실핏줄로 원활히 공급돼야 생물체가 건강하게 성장하듯이 자금이 생산의 말단 부분, 특히 중소기업으로 원활히 흘러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조 교수의 주장은 은행을 살리기 위해 기업을 죽이는 최근 구조조정의 방향과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기업들 목을 조르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약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희생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조 교수는 “인내하는 자본이 중소기업에 충분히, 낮은 가격(이자율)로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 경영자가 어떻게 제품을 싸고 고품질로 만들까를 고민하는 대신 주가관리에 노력을 집중하는 일이 최대한 억제되어야 한다”느 주장도 주목할만하다.

투기적 금융거래를 최소화하고 생산의 말단 특히 중소기업에 자금이 돌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조 교수는 이를 “금융중심에서 생산중심경제로 이행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세금감면이 아니라 증세를 통한 재정지출 증대, 특히 생산적이고 역동적인 복지국가 건설의 초석을 위기를 돌파하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이야기다.

.

www.leejeonghwan.com

Related Articles

Related

절벽에서 뛰어내리면서 비행기를 조립한다는 것.

절벽에서 뛰어내리면서 비행기를 조립한다는 것.

오늘 아침 주주총회를 끝으로 미디어오늘에서 제 역할은 끝났습니다. 오후에는 자유언론실천재단에서 “ChatGPT와 저널리즘의 책임”을 주제로 특강이 있는데 이게 제가 미디어오늘 대표로 나서는 마지막 대외 행사가 되겠네요. 끝나고 선배들 저녁 식사 대접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부터 몇 가지 계획이 있는데요. 1. 4월부터 슬로우뉴스 대표를 맡기로 했습니다. 유한회사 슬로우뉴스를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제가 100%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기자들도 뽑고 콘텐츠도...

라즈베리 파이 오디오 만들기.

라즈베리 파이 오디오 만들기.

시간 날 때마다 만들었던 라즈베리파이 오디오. 드디어 완성. 사실 별 거 없는데 여기저기서 부품 조달하고 거기에 맞춰 도면 만드는 게 힘들었습니다. build log는 영어로. This is my new network audio system. All in one Integrated Amplifier. 1. Raspberry Pi 4B. 2. Hifiberry DAC+DSP. 3. 7 inch touch screen for raspberry pi. 4. Chromecast...

미디어오늘을 떠납니다.

미디어오늘을 떠납니다.

미디어오늘에 경력 기자로 입사해 편집국장으로 3년, 사장으로 6년을 지냈습니다. 다행히 월급날을 한 번도 밀리지 않았고요. 열심히 벌어서 금융 부채를 모두 정리했고 만성적인 자본잠식에서 벗어났습니다. 언론사 경영이라는 게 날마다 전쟁 같았지만 한 번도 원칙과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속가능한 미디어오늘을 위한 성장 엔진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면 지난 15년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디어오늘 지면에 대해서는 자부심과 아쉬움이...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Join

Subscribe For Updates.

이정환닷컴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

www.leejeonghw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