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투자 줄인다더니… 주가 떠받치기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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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폭락을 거듭하면서 그동안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왔던 국민연금이 진퇴양난의 궁지에 몰렸다. 시장 상황을 보면 주식 투자를 줄이는 게 맞는데 목표 비중을 맞추려면 주식 투자를 계속 늘릴 수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21일에도 포스코 주식 175만9327주를 추가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31일에는 KB금융지주 주식 160만8594주를 추가 매입하기도 했다.


워낙 덩치가 큰 탓에 국민연금이 발을 빼면 주가가 더욱 폭락하게 되고 그렇다고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 가뜩이나 올해 상반기 내내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공격적인 주식 투자 확대는 국민들의 미래를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도박이라고 할 수 있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1093.40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1100선이 무너진 상태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식투자에서만 19조7550억 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률은 무려 -41.2%에 이른다. 채권에서 17조8374억 원, 10.3%의 수익을 내 전체적으로는 손실이 1조7580억 원으로 줄었다. 한때 손실이 11조원이 넘는다는 언론보도도 있었지만 국민연금이 연말을 앞두고 대거 주식을 매입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있다.

주목할 부분은 주식 투자 손실이 급증하면서 전체 자산 가운데 주식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때 20%가 넘기도 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2% 까지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국내 주식이 12.0%, 해외 주식이 2.2%씩인데 문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세운 주식 목표 비중이 17.0%에서 ±5%로 설정돼 있다는데 있다.

지난해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당초 목표 20.3%에서 17.0%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는데 대부분 언론이 이를 비중있게 인용 보도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17±5%면 12~22%인데 지난해 말 기준 12.0%보다 많게는 10%까지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주식 비중을 낮추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리는 셈이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종합주가지수가 1100이하로 내려갈 경우 주식 비중이 12% 밑으로 떨어질 텐데 이 경우 주식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외통수에 걸려있는 상황”이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과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모두 팔고 떠나는데 국민연금만 남아서 홀로 주가를 떠받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종합주가지수가 1100에서 1000까지 하락할 경우 주식 평가액이 2.7조 원 가량 줄어들고 주식 비중은 11%까지 낮아지게 된다. 만약 기금운용위원회가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2.7조 원 이상을 추가 투자해 12%를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만약 주가가 800까지 하락할 경우 8조 원 이상을 추가로 쏟아붓게 될 전망이다.

오 실장은 “중장기적으로 주식 투자를 40%까지 늘린다는 고위험 고수익 전략을 전면 백지화하고 주식 비중 하한선을 7~10%로 낮추는 등 안정적인 운용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실장은 또 “채권 운용을 중심으로 하되 서민 임대주택과 요양시설, 생태 환경 인프라 등 공공 사회기반 시설투자를 활성화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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