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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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이 더 병에 잘 걸린다. 못배운 사람이 더 빨리 죽는다.

김철웅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의대를 졸업할 때만 해도 그는 내과 전문의가 될 생각이었다. 그러나 막상 의사가 되고 나니까 생각이 바뀌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그들의 고통을 조금 줄이거나 죽음을 조금 지연시키는데 그칠 뿐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질병의 치료는 사후적이고 결국 한계가 있다. 죽어가는 사람을 치료하는 일 못지 않게 병을 만들어내는 그들의 환경을 바꾸는 일이 더 절박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우리는 병에 걸릴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살고 있다. 가난하고 못배운 사람들의 환경은 더욱 열악하다. 그들은 더 쉽게 병에 걸리고 병에 걸리면 모든 것을 잃는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릴수록 의사는 더 많은 돈을 번다. 그는 이런 이상한 모순을 견뎌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병원을 떠나 공공보건과 예방의학 사업에 뛰어든다. 그는 환자를 만나는 대신 수많은 보고서를 만들고 의사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다. 질병이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려면 환경을 바꾸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러나 건강의 불평등은 결국 사회의 구조적인 불평등과 무관하지 않다. 그도 그런 한계를 잘 알고 있다. 난치 또는 불치의 고질적인 질병과 그는 맞서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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