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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정환닷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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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2-05-07T05:22:53Z</updated>
    <subtitle>더 나은 세상이 가능하다. 이정환닷컴!</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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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네이버의 독점을 이야기해야 할 때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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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5-07T02:00:42Z</published>
    <updated>2012-05-07T05:22:53Z</updated>

    <summary>네이버가 오픈마켓에 진출한다고 해서 논란이 많았습니다. 네이버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시작할 때도, 검색 광고 서비스를 직접 하겠다고 나섰을 때도 논란이 됐습니다. 마치 재벌 빵집 논란을 보는 듯합니다. 호텔신라가 베이커리 사업을 접는다고 해서 동네 빵집이 살아나지 않는 것처럼 네이버가 왜 이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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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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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네이버가 오픈마켓에 진출한다고 해서 논란이 많았습니다. 네이버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시작할 때도, 검색 광고 서비스를 직접 하겠다고 나섰을 때도 논란이 됐습니다. 마치 재벌 빵집 논란을 보는 듯합니다. 호텔신라가 베이커리 사업을 접는다고 해서 동네 빵집이 살아나지 않는 것처럼 네이버가 왜 이런 것까지 하느냐는 비난은 본질적인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우선 네이버의 독점 문제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p>]]>
        <![CDATA[<p>신자유주의 천국이라고 부르는 미국에서도 독과점 규제는 매우 강력합니다. 왜일까요? 독과점이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고 자본주의를 망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독과점을 방치하면 수요공급의 원리가 무너지고 후발업체들이 도태되고 독과점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멀리 갈 것 없이 SK텔레콤의 점유율이 50%가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도 최소한의 경쟁 원리를 확보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p>

<p>네이버는 올해 1월 기준으로 검색시장 점유율이 72%, 페이지뷰 점유율이 45%에 이릅니다. 인터넷 이용시간의 36%가 네이버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인구를 3500만명 정도로 추산하는데 이 가운데 네이버를 웹브라우저의 시작 페이지로 설정해 놓고 쓰는 사람이 2500만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네이버의 높은 점유율이 공정한 결과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p>

<p>네이버는 검색 결과의 28.7%만 외부로 내보냅니다. 나머지 72.3%는 네이버 내부의 페이지로 유입됩니다. 지식인이나 뉴스, 블로그, 카페 같은 페이지들 말이죠. 이 가운데 상당수 페이지들은 불펌한 콘텐츠들입니다. 네이버를 가두리 양식장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포털이면 말 그대로 관문의 역할을 해야 할 텐데 네이버는 이용자들을 계속 네이버 안에 머물도록 합니다. </p>

<p>네이버에서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싫으면 안 오면 될 거 아니냐. 그렇지만 모두가 네이버를 쓰기 때문에 네이버를 싫어도 네이버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됩니다. 그 과정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계속 오르겠죠. 네이버 바깥에 블로그를 만들면 방문자가 뚝 떨어집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검색 사이트가 제대로 작동을 한다면 방문자를 충분히 받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죠. 네이버는 가두리 양식장이고요. </p>

<p>모두가 네이버를 쓰기 때문에 광고 단가도 적정 시장가격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네이버에 광고를 내면 매출이 발생하는데 번 돈의 대부분을 네이버가 갖다 바쳐야 한다는 불만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네이버에 광고를 안 내면 매출이 뚝 떨어지고 말이죠. 네이버의 외부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서 뭔가를 하려면 네이버에 발을 걸쳐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네이버의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는 건데요. </p>

<p>다시 말하지만 네이버의 높은 점유율은 공정한 경쟁의 결과가 아닙니다. 우선 robot.txt 문제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루트 디렉토리에 있는 파일인데 검색 엔진은 가장 먼저 이 파일을 읽고 정보의 공개 수준을 확인하게 됩니다. 네이버는 robot.txt에 외부 검색엔진이 크롤링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2007년 일부 개방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다음이나 구글은 네이버 지식인에 있는 콘텐츠에 접근조차 할 수 없습니다. </p>

<p>네이버 안에 있는 콘텐츠는 네이버의 소유가 아닙니다. 네이버 이용자들이 만든 콘텐츠를 네이버가 점유하고 있는 건데요. 이를 테면 지식인에 답변을 다는 이용자들은 자신의 글을 더 많이 읽도록 선의에서 자신의 지식과 시간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런데 네이버는 그 글을 네이버 안에서만 읽도록 만듭니다. 네이버가 아닌 다른 어떤 검색엔진에서도 접근을 할 수가 없습니다. </p>

<p>robot.txt를 이처럼 폐쇄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건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개방과 공유의 웹 철학에 어긋납니다. 뭐 이런 것도 나름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주장하겠지만 문제는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이 70%를 넘나든다는 데 있습니다. 네이버는 한국 인터넷을 네이버 내부와 네이버 외부로 나누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네이버의 외부 뿐만 아니라 인터넷 생태계가 기형적인 형태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p>

<p>뉴스캐스트 이야기를 해볼까요? 네이버는 공정성 시비가 계속되자 가장 비싼 1인치라고 부르는 네이버 첫 화면의 이 공간을 50개 언론사들에게 내줬습니다. 뉴스캐스트에 참여한 언론사들이 엄청난 페이지뷰 유입을 받습니다. 조선닷컴 같은 경우도 페이지뷰의 절반 이상, 군소 인터넷 신문들은 방문 독자의 90% 이상을 네이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만 있는 굉장히 독특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데요. </p>

<p>뉴스캐스트에 연결된 링크는 이 50개 언론사들이 직접 편집을 합니다. 충분히 경험하셨겠지만 뉴스캐스트는 선정적인 가십과 낚시 기사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뉴스를 내보내는 게 아니라 가장 많이 읽을 것 같은 뉴스를 내보내는 건데요. 페이지뷰가 광고 매출과 직결되는 시스템에서는 이런 선정성 경쟁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2500만명이 인터넷을 켜자마자 찾는 사이트에서 정작 뉴스를 찾아볼 수 없게 된 겁니다. </p>

<p>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네이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스캐스트 이전에는 네이버가 직접 뉴스를 선택해서 편집했습니다. 지금도 다음이나 네이트는 그렇게 하고 있죠. 아무리 주의 깊게 뉴스를 고른다고 하더라도 특히 정치 기사 같은 경우는 어느 한 쪽에서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p>

<p>한때 정치권에서 "네이버는 평정됐고 다음은 손을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죠. 네이버가 실제로 평정됐는지 안 됐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애초에 이런 말이 나돈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을 말해주는 걸 텐데요. 네이버는 결국 뉴스 편집을 포기하고 공간을 파서 언론사들에게 나눠줘 버렸습니다. 모두가 네이버에서 같은 뉴스를 읽는 상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겠죠. </p>

<p>네이버의 공정성 논란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저는 네이버가 의도적으로 검색 결과를 조작하고 있다고 믿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이 오사카로 적혀있다고 포항으로 정정된 사실이나 검색 순위에서 탄핵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거나 성추행 논란이 있었던 국회의원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서 사라졌다거나 하는 의혹이 여러차례 제기된 바 있지만 일단 네이버의 해명을 믿겠습니다. </p>

<p>다만 네이버는 네이버의 신뢰성이 의심받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네이버의 검색 로직은 전혀 공개된 바 없습니다. 구글은 기본적인 검색 메커니즘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검색 랭킹을 끌어올리는 검색엔진 최적화 기법도 소개돼 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의 검색 결과는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원본보다 펌본을 먼저 보여주기도 하고 도대체 어떻게 우선순위를 매기는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p>

<p>네이버의 검색 품질에 대해서는 깊게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의 검색 품질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네이버에 가서 찾아야 뭔가 나오기 때문에 네이버를 찾게 됩니다. 그건 네이버가 이용자들의 콘텐츠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네이버 바깥의 좋은 콘텐츠를 찾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네이버 안에 이미 충분히 콘텐츠가 쌓여있기 때문이죠. </p>

<p>얼마 전부터는 가이드 쿼리가 크게 늘어난 것도 눈치 채셨을 겁니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 같은 걸 클릭하면 최적의 콘텐츠를 찾아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 검색 결과를 죽 늘어서 보여줍니다. 검색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편법인데요. 대부분 연예인 화보나 가십성 이슈를 내거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털 사이트가 영리적인 목적으로 검색 어뷰징을 하고 있는 셈인데요. 이런 포털 사이트가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p>

<p>문제의 핵심은 네이버의 공정성이 아니라 네이버의 지나치게 높은 점유율에 있습니다. 네이버의 점유율이 30% 수준이라면 설령 네이버가 편향적인 뉴스 편집을 하거나 광고 단가를 지나치게 높게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가 될 게 없습니다. 다른 포털로 옮겨가거나 비판을 받고 네이버가 변화하거나 하겠죠. 그런데 네이버는 어항 속의 고래처럼 너무 덩치가 커졌습니다. 자칫 어항을 깨뜨릴 만큼 위험한 수준입니다. </p>

<p>대안이 뭐가 있을까요. 네이버의 점유율을 끌어내려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독과점 규제를 하거나 굳이 정부 차원의 규제가 아니라도 포털 독과점을 사회적인 이슈로 끌어올려 네이버를 압박하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가이드 쿼리를 줄이도록 한다든가 검색 결과에 외부 콘텐츠 비중을 늘리도록 한다든가 좀 더 직접적으로는 robot.txt 제한을 풀도록 하는 방법도 가능하겠죠. </p>

<p>한편으로는 주식회사 네이버(NHN)의 한계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네이버의 경영진은 당연히 지난해 보다 올해 더 많은 이익을 내야 합니다. 내년도 물론 마찬가지고요. 해마다 이익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주가가 폭락할 테니까요. 이익을 늘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높은 점유율을 이용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는 겁니다.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궤도에 오를 수 있으니까요. 땅 짚고 헤엄치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게 네이버가 가두리 양식장 전략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겠죠. </p>

<p>문제는 네이버의 독과점을 방치할 경우 네이버의 외부가 계속 쪼그라들 것이고 그게 전체 인터넷 생태계를 망치는 결과가 될 거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전체 웹 사이트 페이지뷰 추이를 보면 이미 2008년부터 정체 상태에 들어섰습니다.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서 더 많은 페이지를 보는 건 아니라는 건데요. 네이버는 지금이라도 공유와 개방의 철학을 받아들여 네이버의 외부와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br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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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건희와 이맹희, 그리고 중앙일보.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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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5-06T16:34:55Z</published>
    <updated>2012-05-06T23:58:31Z</updated>

    <summary>&quot;이맹희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에요. 내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양반이라고. 우리 집에서는 퇴출당한 양반이에요. 자기 입으로는 장손이다 장남이다, 그렇게 말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누구도 장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고. (아버지도) 맹희는 완전히 내 자식이 아니다, 하고 제낀 자식이고...</summary>
    <author>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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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이맹희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에요. 내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양반이라고. 우리 집에서는 퇴출당한 양반이에요. 자기 입으로는 장손이다 장남이다, 그렇게 말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누구도 장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고. (아버지도) 맹희는 완전히 내 자식이 아니다, 하고 제낀 자식이고 숙희는 이건 내 딸이 이럴 수 있느냐, 삼성의 주식은 한 장도 줄 수 없다고 20년 전에 그 때 얘기를 하셔서...." </p>]]>
        <![CDATA[<p>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5일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쏟아낸 독설이다. 이맹희씨는 이병철 전 회장의 장남이다. 이건희 회장의 큰 형이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이하 직책과 존칭 생략) 이맹희는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에 삼성에버랜드와 이건희를 상대로 이병철이 차명으로 신탁한 삼성생명 주식 824만주와 배당금을 돌려달라는 반환청구 소송을 낸 바 있다. 물론 이건희는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p>

<p>중앙일보 편집부국장 출신의 이용우씨가 최근 펴낸 '삼성가의 사도세자 이맹희'에는 이맹희·이건희 형제의 얽히고 설킨 갈등과 원한의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이씨는 그 시절 중앙일보가 'SCIA'(삼성정보부) 역할을 했다고 털어놓고 있다. 대구 주재기자를 오래 지냈던 이씨는 로열 패밀리의 온갖 뒤치다꺼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병철의 부인인 박두을의 부탁으로 "비운의 사도세자" 이맹희의 몰락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고 한다. </p>

<p>이건희가 공식적으로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건 1976년 9월의 일이었다. 장남 이맹희에게 경영을 맡겼더니 6개월 만에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지더라, 오히려 삼남 이건희가 경영 능력이 뛰어나 그에게 그룹을 물려주기로 했다는 게 이병철의 발표였다. 그러나 이맹희가 그룹을 맡아 경영한 기간은 6개월이 아니라 1967년 제일제당의 사카린 밀수사건 이후 7년여에 이른다. 평가가 엇갈리긴 하지만 삼성그룹이 상당한 외형 성장을 이뤘던 기간이다. </p>

<p>동생이 회장에 취임한 이후 이맹희는 동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조용히 숨어 지낼 생각이었던 모양이지만 온갖 음해에 시달린다. 알코올 중독자가 됐다거나 색정도착증에 걸렸다는 등의 소문이 떠돌았고 정신병원에 감금될 위기에서 도망쳐 나오기도 한다. 같은 고향 출신인 전두환·노태우와도 막역한 사이였는데 그 때문에 역모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누명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p>

<p>몇 가지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이맹희가 경북 의성의 별장에서 지내던 무렵, 학비 마련을 위해 가출한 학생들을 도와준 적이 있었다. 이 학생들이 이맹희에게 받은 돈으로 학교에 돌아가 등록금을 내자 '삼성그룹 회장이 어린 소녀들을 꾀어 함께 자고 돈까지 줬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 사실이 대구 법조기자단에게 흘러들어갔고 이 책의 저자인 이용우씨가 그룹의 지시를 받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p>

<p>조사 결과 이맹희가 학생들에게 돈을 준 것은 사실이었지만 성매매 대가는 아니었다고 한다. 별장 관리인이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걸 보고 학생들이 그를 삼성그룹 회장으로 오해한 것이지만 이 사건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이맹희·이건희 형제를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 애초에 이맹희를 밀어내고 이건희를 옹립했던 가신들은 '이맹희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는 루머를 확대 재생산했다. </p>

<p>이용우씨는 소병해 비서실장에게 "이맹희씨를 직접 만나서 육하원칙에 따라 일문일답식으로 진술조서를 받아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이용우씨는 "나는 중앙일보 기자이지 삼성 비서실 직원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그렇다고 회장의 명령이라는데 거역할 수도 없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이용우씨가 올린 보고가 이맹희에 대한 오해를 푸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p>

<p>이용우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해서 "이 책에 담긴 내용은 100% 논픽션"이라고 말했다. 이건희와 이맹희 사이에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흥미로운 것은 이 책 전반에서 여러 차례 묘사되고 있는 삼성그룹과 중앙일보의 관계다. 업무 협조라는 명목으로 기자들이 비서실의 지시를 받아 정보를 수집해서 보고하고 정부와 검찰, 경찰에 압력을 넣고 심지어 회장 일가의 행차에 에스코트 역할을 하기도 한다. </p>

<p>"이 회장이 대구에 내려올 때는 언제나 삼성의 전 임직원들은 물론이고 중앙일보 대구 취재반 기자들도 초비상 사태에 돌입하기 마련이었다. 기자들은 기자들 나름대로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취재반장인 나는 그날도 경북도경과 관할 동대구경찰서에 청탁을 넣어 경찰 사이드카 두 대를 지원 받았다. 서대구 톨게이트에서 제일모직 대구공장까지 이 회장 전용 차량을 에스코트하기 위해서였다." </p>

<p>이건희의 어머니, 장충동 왕할머니로 불렸던 박두을이 중앙일보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맹희의 안부를 묻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야야, 이군아, 니 요새 우리 맹희 소식 몬 들었나." 이용우씨는 이 책에서 "나는 삼성의 창업지인 대구에 줄곧 주재하면서 삼성가의 크고 작은 일에 관여하고 일종의 민원 격인 잔심부름이나 해결사 노릇도 하면서 이른바 로열 패밀리들과 인연을 쌓아왔다"고 털어놓고 있다. </p>

<p>이밖에도 이병철이 위암에 걸리자 중앙일보 기자들이 전국의 도인들을 수소문하면서 신약을 찾아 나섰다든가 부회장까지 출동해 이맹희의 밀수 사건을 무마하러 나섰다든가 공항 출입기자들이 로열 패밀리들의 공항 의전을 도맡았다든가 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많다. 지난 1999년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검찰 출두 때 중앙일보 기자들이 "회장님 힘내세요"를 외쳤던 기억과 묘한 데자뷰를 이룬다. </p>

<p>이용우씨는 일찌감치 삼성그룹의 황태자로 낙점됐던 이맹희가 버림을 받은 이유를 창업공신들의 눈 밖에 난 탓이라고 보고 있다. 이맹희는 꼼꼼한 이병철과 달리 저돌적인 스타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와 충돌도 잦았고 가신그룹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는 불만도 많았다. 이맹희가 자동차에 의욕을 보였던 것과 달리 이병철은 전자를 먼저 키운 다음 자동차와 중화학에 진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p>

<p>결정적인 계기는 둘째 이창희의 투서사건이었다.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징역 5년의 실형을 받았다가 6개월 뒤 보석으로 풀려난 이창희는 경영일선에서 배제되자 아버지와 형을 모함하는 투서를 청와대에 보낸다. 나름 혼자 죄를 뒤집어쓰고 감방에 다녀왔는데 아무런 보상이 없자 벌인 일이었다. 결국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이를 빌미로 삼성 소유였던 대구대학을 헌납하게 된다. 이병철은 이 사건에 이맹희가 관여된 것으로 의심했을 가능성이 크다. </p>

<p>이맹희의 주장에 따르면 사카린 밀수는 박정희 정권의 방조 아래 이뤄졌다. 이병철이 일본 거래업체에서 리베이트를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했고 이 검은 돈을 세탁해 정치자금으로 제공하는 조건에 합의한다. 처음에는 5만원 상당에 양변기를 들여와 15만원에 팔 계획이었는데 몇 대 풀지도 않았는데 가격이 뚝 떨어졌다. 그래서 그나마 어느 정도 시장규모가 되는 품목을 고른 게 사카린이었다. </p>

<p>정부와 짜고 친 고스톱이었는데 정부가 이 사실을 언론에 터뜨린 이유는 뭘까. 이맹희는 김종필 당시 공화당 의장이 개입돼 있었다고 주장한다. 사카린 밀수사건을 전해들은 김종필이 정치자금 5억원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이를 언론에 흘렸다는 이야기다. 이 사건으로 삼성은 공사 중이던 한국비료를 정부에 헌납하게 된다. 박정희는 '이제 비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공약을 내걸고 재선에 성공한다. </p>

<p>이 과정에서 성상영 한국비료 사장이 내부 기밀을 청와대에 갖다 바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성상영은 청와대 비서실장을 대동하고 나온 자리에서 퇴직금 10억원을 요구했는데 이맹희가 이걸 3억원으로 깎아 이병철에게 칭찬을 받았다는 에피소드도 흥미롭다. 이때만 해도 이병철과 이맹희의 신뢰는 굳건했던 것처럼 보인다. 나중에 이맹희는 대대적인 숙청 작업에 나서 제일모직에 성씨 성을 가진 여공을 모두 퇴사시키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p>

<p>이용우씨는 이건희가 회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중앙일보가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앙일보 부사장으로 있었던 이맹희는 '라지 홍'이라고 불렸던 홍진기 사장을 무시하고 전횡을 휘둘렀다. 홍진기는 이건희의 장인이다. 삼성 비서실의 정보수집 창구 역할을 했던 중앙일보가 이맹희에 대한 부정적인 루머를 확대 재생산해 부자지간을 갈라놓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용우씨의 관측이다. </p>

<p>이건희의 여동생 이덕희의 남편인 이종기 중앙일보 부회장의 기구한 인생도 눈길을 끈다. 중앙일보에서 온갖 굳은 일을 도맡아 처리했던 이종기는 중앙일보가 계열분리되는 과정에서 차명으로 관리해 오던 자산을 이건희에게 넘기는 작업을 했다. 이종기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중앙일보에는 부고 한 줄 실리지 않았다. 대신 며칠 뒤 이종기가 삼성생명 주식을 무상으로 삼성그룹에 증여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p>

<p>이용우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종기가 넘긴 삼성생명 주식은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가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실시하는 바람에 묶여 있던 자산이었다. 이종기의 죽음을 쉬쉬했던 중앙일보가 삼성이 이종기 명의로 돼 있던 차명자산을 넘겨받는 과정에 명분을 만들어 준 셈이다. 이용우씨는 "삼성가의 치졸하고 비열한 인간미를 드러낸 케이스가 아닐 수 없다"고 적고 있다. </p>

<p>이 책은 상당부분 이맹희에게 우호적인 관점에서 쓰여졌지만 그런 전제를 깔고 읽더라도 이맹희·이건희 형제의 권력 다툼 이면을 다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지난 2007년 삼성 비자금 특별검사 수사팀은 삼성생명 차명주식 978만1200주를 모두 이병철의 상속 재산으로 규정했지만 이 차명자산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실명 전환 과정이 적법했는지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등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다. </p>

<p>경제개혁연대는 이병철의 상속재산은 491만4천주뿐이고, 나머지 486만7200주는 이병철의 사망 이후 차명전환된 것으로 상속과는 무관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만약 상속재산이 아니라면 이맹희나 이건희나 이 주식에 아무런 권리가 없다. 특검의 결론 대로 이 주식이 모두 상속재산이라고 하더라도 증여세 납부 등의 문제가 남는다. 이맹희·이건희의 재산 다툼이 아니라 불법으로 취득한 자산의 사회적 환수가 쟁점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p>

<p>삼성가의 사도세자 이맹희 / 이용우 지음 / 평민사 펴냄.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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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미지 정치의 함정.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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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5-01T14:29:20Z</published>
    <updated>2012-05-02T06:32:59Z</updated>

    <summary>박원순은 선량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정치적 야망이 대단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quot;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우는 사람이 정치적 영향력에 욕심을 내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니냐&quot;고 반문한 적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오세훈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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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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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박원순은 선량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정치적 야망이 대단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우는 사람이 정치적 영향력에 욕심을 내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니냐"고 반문한 적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오세훈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그가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을 때 그는 한 달 가까이 백두대간 종주를 하고 있었다. </p>]]>
        <![CDATA[<p>안철수와 후보 단일화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나타난 그는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이었다. 산에서 내려오느라 수염을 깎고 나올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그 수염은 의도된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정치적 이벤트에 질린 유권자들에게 박원순은 최대한 정치인 같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야 했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시민운동가가 정치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강조하기에 덥수룩한 수염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p>

<p>나중에 알려진 바지만 박원순은 백두대간 종주 중에 두 차례나 안철수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서울시장 후보를 자신에게 양보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1천만원 상당의 등산 장비를 대기업에서 협찬 받았다거나 월세 250만원의 강남 아파트에 산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박원순의 서민적이고 소탈한 이미지는 깨지지 않았다. 그 무렵 인터넷에 떠돌던 박원순의 뒤축이 떨어져 나간 낡은 구두 사진은 그런 이미지를 더욱 깊게 각인시켰다. </p>

<p>박원순의 수염을 오세훈의 수염과 비교해볼 수도 있다. 오세훈은 무상급식 투표 사흘 전 기자회견에 수염을 깎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선언한다. 그만큼 고뇌가 깊었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겠지만 사실 면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하다. 오세훈의 수염은 감정이입은커녕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면도하지 않은 얼굴이 언론에 클로즈업된 건 결과적으로 마이너스였다. </p>

<p>정치인의 수염으로는 손학규를 떠올릴 수 있다. 그는 2006년 8월 경기도지사에서 물러난 뒤 100일 동안 전국을 돌며 '민심 대장정'이란 걸 했다. 탄광에서 시커먼 얼굴로 컵라면을 먹는 사진이 신문마다 실렸고 "쇼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과 "쇼라도 좋으니 저렇게라도 해보고 정치하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날마다 신문에 실렸고 그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민주당에서 헤게모니를 확보했다. </p>

<p>알에서 막 태어난 새끼 거위는 처음 본 움직이는 물체를 어미로 여긴다. 생물학자 콘라드 로렌츠는 이를 각인효과(imprinting effect)라고 규정했다. 부화 직후 이틀의 임계기간(critical period)에 새끼 거위는 자신이 거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 기간 동안 사람과 함께 생활하면 사람을 따르고 시계를 옆에 두면 시계 소리를 어미로 착각하기도 한다고 한다. 각인효과는 다 자란 뒤에도 오래 지속되는데 한 번 형성되고 나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p>

<p>정치인의 이미지 역시 마찬가지다. 대중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1억 피부 클리닉 공방은 "예쁘지만 못됐다"는 나경원의 이미지를 고착시켰다. 정보는 취사선택되고 한 번 각인된 이미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강화된다. 피부 관리에 얼마를 쏟아 붓든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은 아니지만 나경원의 미모는 경쟁력이 아니라 치명적인 약점이 됐고 털털하고 서민적인 박원순의 이미지와 대비되면서 선거 판도를 크게 뒤흔들었다. </p>

<p>박정희는 이순신 장군을 우상화하면서 군부 쿠데타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켰다. 영화 시작 전에 틀어줬던 대한뉴스도 국민들 정서에 깊게 각인됐다. 작업모를 쓴 박정희는 산업화를 진두지휘하고 성장을 주도했다. KTX 이전에 가장 빠른 기차는 새마을호였다. 새마을호가 무궁화호보다 더 빠르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군부독재는 나쁘지만 박정희가 키운 성장의 열매는 달콤했다.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이런 딜레마를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p>

<p>노무현이 기타를 치면서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를 부르고 이명박이 국밥을 먹으면서 욕쟁이 할머니에게 꾸지람을 듣거나 재래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는 것도 치밀하게 기획된 이미지 정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은 일찌감치 진보의 아이콘을 선점했고 이명박은 이에 맞서 박정희의 향수를 끌어내 보수 세력을 결집시켰다. 진보를 표방한 보수정당의 한계가 진보의 몰락과 보수의 퇴행을 부른 건 필연적인 결과였다. </p>

<p>김용옥도 인정했듯이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게 버스 환승 시스템이었다. 청계천은 그냥 보기에 좋을 뿐이었지만 버스 환승 시스템은 푼돈이나마 직접적인 혜택을 안겨줬고 박정희의 마법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허상이라는 게 드러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이명박은 검은 고양이나 흰 고양이나 쥐만 잘 잡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혼란을 심어줬고 그런 전략은 진보정권 10년을 회의하던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었다. </p>

<p>지난 대선의 불편한 진실 또 하나는 BBK 사건의 실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 이명박이 당선된 게 아니라 애초에 상당수 국민들이 이명박의 BBK 실소유주 여부와 관계없이 그를 지지했다는 사실이다. 정동영은 이명박의 도덕적 결함을 집요하게 공격했지만 노무현의 실패와 이명박 이데올로기를 넘어설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 한나라당에서 개가 나와도 당선됐을 거라는 외신의 분석은 BBK 공방이 놓쳤던 지점을 정확하게 짚고 있다.</p>

<p>이명박이 생방송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 수주 사실을 알리거나 아덴만호 구출 작전을 자신이 직접 지시했다고 밝히는 것도 이미지 정치의 중요성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이명박에겐 원전 수주보다 원전 수주를 했다고 알리는 일이 더 중요했다. 전봇대를 뽑는 것보다 전봇대를 뽑았다고 국민들이 알아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러나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허상이라는 게 드러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p>

<p>이미지를 깨는 것은 이미지다. 각인효과를 깨뜨리려면 더욱 강력한 이미지를 제시해야 한다. 김형태의 강간미수 사건은 충분히 놀라운 이슈였지만 김용민의 막말 파문을 뒤덮을 정도는 아니었다. 김용민은 '나꼼수' 열풍에 묻어가려는 민주통합당의 정체성의 문제였지만 김형태는 결국 개인의 문제였다. 김형태에 관심이 집중됐다면 사퇴시켰겠지만 김용민은 그럴 수 없었다. 그게 민주통합당의 패인 가운데 하나였다. </p>

<p>박근혜는 이명박처럼 박정희 코스프레를 할 필요가 없다. 박근혜가 입을 다물고 있으면 박정희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그에게 투영된다. 박근혜의 침묵은 박정희의 추억을 불러오는 주술이다. 박근혜가 언론에 말을 아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독재자의 딸'에게 많은 사람들이 별다른 거부감을 갖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정희의 허상이 깨지기 전까지 이런 전략은 매우 유효하다. </p>

<p>안철수의 침묵 역시 비슷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음과 희망, 상식을 이야기하는 그가 현실정치에서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의문이지만 그가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할수록 몸값이 치솟는다. 국무총리 임용과 동시에 급격하게 무너졌던 정운찬도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그가 얼마나 충실한 콘텐츠를 가졌느냐와 별개로 정치력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그가 정글을 장악할 수 없다면(그런 이미지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정글에서 생존할 수도 없다. </p>

<p>노무현은 각인된 이미지를 뒤집는 데 성공한 흔치 않은 경우다. 노무현의 자살은 그의 실패를 보수양당의 실패로 치환했고 그는 실패했을지언정 좋은 정치인으로 남게 됐다. 노무현은 그를 비판적으로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무거운 죄책감을 남겼고 좌초한 진보의 아이콘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데 성공했다.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를 구분하기를 불편해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때로는 잘못된 기억이 현실을 뒤흔들기도 한다. </p>

<p>쏟아지는 정치뉴스는 정치현상을 다루는 게 아니라 정치인을 다루는 뉴스인 경우가 많다. 정치가 언론에 예속되면서 언론이 정치현상을 재단하고 어젠더 셋팅을 주도하는 건 어제오 일이 아니다. 정치인들에게는 어떤 정책을 펴느냐 보다 어떤 정책을 펴는 것처럼 비춰지느냐가 더 중요하게 됐다. 경마중계식 보도가 넘쳐나면서 정치가 폴리테인먼트화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정치와 언론의 이 기묘한 공생관계가 만드는 건 결국 정치의 실종이다.</p>

<p>정보가 넘쳐날수록 오히려 이미지 정치의 함정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정치인은 끊임없이 이벤트를 만들어 대중의 관심을 끌어 모으려고 하고 언론은 이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콘텐츠를 판매한다. 대중의 관심이 실체를 은폐하거나 본질을 호도하는 경우도 흔하다. 대중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팔리지 않고 팔리지 않으면 영향력을 가질 수 없다. 대중의 관심이 권력이동을 결정하지만 대중을 흔드는 것은 언론이고 언론은 종종 도구로 활용된다. </p>

<p>결론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미지는 종종 왜곡되거나 조작된다. 이미지와 실체는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좋은 정치인처럼 보이는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실제로 좋은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이미지 정치는 대의 민주주의의 함정이다. 우리는 보이는 것만큼 그들을 잘 알지 못한다. 쏟아지는 정보와 조작된 이미지의 사이, 언론 보도의 행간과 이면에 실체가 있다. 이미지를 좇을 게 아니라 질문을 시작해야 한다. <br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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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국민을 속이는 정부.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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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5-01T14:23:25Z</published>
    <updated>2012-05-01T14:24:07Z</updated>

    <summary>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다. 정부는 2008년 5월 주요 일간신문에 낸 광고에서 &quot;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이미 수입된 쇠고기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정작 광우병이 발견되자 &quot;광고 문구는 생략되고 축약되는 부분이 있지만 총리 담화에 정확한 내용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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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다. 정부는 2008년 5월 주요 일간신문에 낸 광고에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이미 수입된 쇠고기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정작 광우병이 발견되자 "광고 문구는 생략되고 축약되는 부분이 있지만 총리 담화에 정확한 내용이 있으니 그 부분을 갖고 약속을 어겼다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을 바꿨다. </p>]]>
        <![CDATA[<p>광고라서 생략되고 축약됐다고? 신문 광고를 낸 다음 날인 2008년 5월9일 국회 본회의 속기록을 보자. 최규성 민주당 의원이 묻는다. "총리께서는 미국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씀하셨지요?" 그러자 한승수 국무총리가 "예"라고 답변한다. 최 의원이 다시 "그러면 미국과 합의를 위반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한 총리가 "정부로서는 언제든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을 중단할 근거가 있다"고 답변한다. </p>

<p>촛불집회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 2008년, 미국은 쇠고기 시장 개방을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고 몸이 달았던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를 쉽게 거절하지 못했다.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광우병 위험물질을 제외한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물러섰지만 내용을 보면 사실상 전면 개방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했던 약속이 광우병이 발발할 경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것이었다. </p>

<p>신문 광고라서 생략된 게 아니었다. 이력 추적이 되지 않는 미국산 쇠고기는 정확한 연령 추정이 불가능하다. 광우병 위험 물질을 제외한다고 하지만 내장과 등뼈 등이 수입되고 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발할 경우 우리 국민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다. 광우병이 발발할 경우 즉각적으로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받아들이는 데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그 약속을 깨뜨렸다. </p>

<p>쇠고기 협상에 참여했던 정부 관료들은 광우병이 발발하더라도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적극적인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키지 못할 약속이었거나 애초에 지킬 생각이 없었으면서 당장 국민들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이야기다. 일단 통과시켜놓고 광우병이 발발하면 그때 가서 대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p>

<p>정부는 "아직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당장 수입을 중단하는 건 곤란하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정확한 정보가 수집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수입을 중단하는 게 옳다.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니까 괜찮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쇠고기는 이력 추적이 안 되기 때문에 30개월이 넘는 쇠고기가 섞여 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애초에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는 일본과도 상황이 다르다. </p>

<p>"이번에 발병한 소가 젖소라서 우리와 무관하다"는 해명도 있었지만 2003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했을 때도 젖소가 문제가 됐다. 우리나라는 젖소를 직접 수입하지는 않지만 젖소의 사체가 돼지와 닭 등의 사료로 쓰이고 닭의 부산물을 소와 돼지 사료로 쓰는 경우도 많다. 교차 감염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미국 도축장에서 1천마리에 한 마리 꼴로 광우병 검사를 한다는 걸 감안하면 광우병이 훨씬 더 만연해 있을 우려도 있다. </p>

<p>"감염성이 낮은 비정형이라 위험하지 않다"면서 "괴담을 퍼뜨리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정부를 보면 4년 전을 보는 듯 기시감이 든다. 광우병은 확률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낮은 확률이라도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 비정형 광우병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과학적 근거도 없다. 오히려 비정형 광우병이 더 빠른 속도로 전염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새로운 유형의 비정형 광우병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p>

<p>정작 괴담을 퍼뜨리는 것은 국민들이 아니라 정부와 보수 언론이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죽음의 광우병 때문이 아니라 국민들의 두려움을 아랑곳하지 않는 정부, 뻔한 거짓말을 하면서 국민들을 겁박하는 정부, 미국과 통상 마찰을 우려하면서 정작 국민들의 신뢰를 잃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무책임한 대통령 때문이다. 안전하다는 게 확인될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은 중단돼야 한다. 정부가 국민들을 속이더라도 언론은 진실을 말해야 한다. <br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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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pos;밴드왜건&apos;보다 &apos;언더독&apos; 전략 먹혔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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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4-14T10:30:13Z</published>
    <updated>2012-04-15T00:28:33Z</updated>

    <summary>예상을 뒤엎는 총선 결과에 해석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명박 심판이라는 야권연대의 구호가 민심을 크게 흔들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100석도 얻기 어려울 수 있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새누리당은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고 일찌감치 승리에 도취됐던 민주통합당은 싸늘한 민심에 큰 충격을 받고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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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예상을 뒤엎는 총선 결과에 해석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명박 심판이라는 야권연대의 구호가 민심을 크게 흔들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100석도 얻기 어려울 수 있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새누리당은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고 일찌감치 승리에 도취됐던 민주통합당은 싸늘한 민심에 큰 충격을 받고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다. 지난 여러 선거의 경험을 돌아보면 '숨은 표'가 야권에 유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p>]]>
        <![CDATA[<p>선거운동이 시작되기 하루 전날,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이 무더기로 공개됐고 여기에 맞서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문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노무현 정부 때 작성된 것이라고 쟁점을 희석시켰다. 야권은 불법감찰과 합법감찰은 다르다며 반박했지만 파괴력은 급격히 수그러들었다. 야권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의 구호를 내걸었지만 큰 울림을 얻지 못했다. </p>

<p>오히려 여론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인 김용민 노원갑 후보의 8년 전 막말 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민주통합당은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에 김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나꼼수' 특수를 노렸지만 보수언론의 집중포화에 직면했다. 김 후보의 막말보다 더 치명적이었던 건 민주통합당의 사태수습 방식이었다. 한명숙 대표가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지만 김 후보는 이를 거부했고 보수언론은 선거 막판까지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다. </p>

<p>이번 선거는 결과적으로 밴드왜건 효과 보다는 언더독 효과가 더 컸다. </p>

<p>밴드왜건 효과는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거나 지지하는 정당을 바꾸는 걸 말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하비 라이벤스타인이 1950년에 발표한 네트워크효과의 일종으로, 서부 개척시대 금광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역마차를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는 현상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기업에서는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기업으로 활용하고 정치권에서는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는 선동 전략으로 활용한다. '될 사람 밀어주자'는 전략인 셈이다. </p>

<p>언더독은 밴드왜건 효과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투견 경기에서 밑에 깔린 개를 말한다. 게임이나 시합에서 전력이 뒤처지는 사람을 언더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언더독 효과는 강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약자에게 연민을 느끼며 이들이 강자를 이겨주기 바라는 심리현상을 말한다. 스포츠 경기에서 특별히 응원하는 팀이 없을 때 약자를 응원하거나 선거에서 불리한 후보에게 동정표가 쏠리는 현상을 언더독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p>

<p>흔히 사람들은 절대 강자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있는 반면 어려운 상황에 놓인 언더독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낀다. 젊은 층과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은 밴드왜건 효과에, 그리고 여성과 자유주의자, 저소득 계층은 언더독 효과에 더 민감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서울과 경기지역 유권자들에게는 이명박 심판이라는 밴드왜건 효과가, 강원과 충청지역 유권자들은 거대 야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언더독 효과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p>

<p>여론조사 결과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통합당의 부진에는 브래들리 효과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브래들리 효과는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흑인인 토머스 브래들리가 여론조사에서는 상대편 후보를 크게 앞섰는데 실제 선거 결과에서는 패배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백인들이 인종적 편견을 숨기기 위해 투표 전의 각종 조사에서 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거짓으로 진술한 것으로 분석했다. </p>

<p>주위를 둘러보면 'MB 심판'이라는 구호에 반대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치에 관심이 적거나 심판이나 권력 교체 같은 과격한 구호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지만 정작 투표장에 가서는 새누리당을 찍는 '숨은 표'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MB심판'이 '민주통합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대안이나 비전 제시 없이 'MB 심판'을 외쳤던 야권연대에 대한 반발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p>

<p>새누리당이 한나라당이라는 '보수꼴통'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새누리당이라는 가치중립적 또는 가치배제적 당명을 선택하고 선명하고 산뜻한 빨간 색 점퍼를 맞춰 입고, 진성호, 전여옥, 주성영, 강용석 등 많은 비판을 받았던 의원들을 과감하게 쳐내면서 변신을 시도한 것도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새누리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거리감을 두고 차별화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p>

<p>부산 사상구에서 유력한 대권 주자인 문재인 후보에 맞섰던 손수조 후보도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보수 이미지를 희석하는 데 기여했다. 카메라가 박근혜 위원장을 비출 때마다 옆 자리에 앉은 이준석 위원의 해맑은 이미지도 이명박 대통령을 잊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마침 KBS와 MBC가 파업 중이라 민간인 불법사찰이라는 대형 악재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것도 새누리당의 승리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p>

<p>야권연대가 떠들썩한 밴드왜건 효과를 노렸다면 새누리당은 몸을 낮추고 언더독 효과에 집중했다. 새누리당의 언더독 전략은 우연히 나온 게 아니라 치밀하게 기획된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이명박 정부와 거리감을 두면서 야당의 공격에 수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쇄신을 강조하는 한편 여소야대 가능성을 흘리면서 위기감을 확산시키고 전통적인 보수세력의 결집을 호소하는 전략을 펼쳤다. </p>

<p>주목할 부분은 과반의석을 차지한 이상 새누리당의 언더독 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게 됐다는 사실이다. 공수교체가 된 상황에서 박근혜 대세론이라는 밴드왜건 전략에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또는 안철수 대권도전 카드를 꺼내 맞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더독 전략은 선거 막판에 효과가 크다. 한명숙 대표가 물러난 뒤 대선 후보가 조기 등판할 경우 박근혜 위원장과 기세 싸움에서 밀려 중도 낙마할 위험도 크다.</p>

<p>이제 대선까지 8개월 남짓.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총선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미디어 전략을 짜야 한다. 새누리당은 대선 국면이 앞당겨져 박근혜 위원장이 전면에 나선 것이 부담스러울 테고 민주통합당은 약발이 떨어진 'MB 심판'을 넘어 판을 뒤집을 새로운 구호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레임덕이 본격화한 가운데 뒤로 숨은 이명박 대통령을 끌어내려는 여야의 프레임 전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p>

<p><br><br><br></p>

<p>코끼리를 생각하지 마. </p>

<p>미국 로크리지연구소의 조지 레이코프 연구원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Don't Think of an Elephant)"란 제목의 책에서 왜 공화당이 미국 사회를 지배하는지를 설명한 바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들으면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 프레임을 부정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 프레임을 떠올려야 한다. 이 책은 상대편에 반대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원칙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전략을 가르쳐줬다. </p>

<p>이를 테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세금 구제(tax relief)'라는 단어를 썼을 때 세금이 있는 곳에 고통이 있으며 고통을 줄여주는 사람이 영웅이고 이를 반대하는 사람이 악당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낸다. 상대방이 세금 구제를 반박하려고 하면 할수록 세금 구제라는 프레임을 강화하게 된다. 공화당은 세금 구제를 넘어 세금 투자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고 2000년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p>

<p>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고 말했을 때 사기꾼의 이미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 것처럼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라는 프레임과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라는 프레임,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프레임은 이슈를 독식하고 여론을 지배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천안함이 만든 안보 프레임, 지난해 서울시의 무상급식 프레임도 프레임 전략의 좋은 사례가 된다. </p>

<p>민간인 불법사찰이라는 이슈가 터졌을 때 새누리당과 조중동은 노무현 때도 사찰을 했다는 프레임을 만들었고 불법사찰이냐 합법감찰이냐는 논란이 시작되면서 불법사찰=이명박이라는 등식이 깨졌다. 김용민의 막말 파문이 터지고 사퇴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이명박은 완전히 뒤로 숨게 됐다. 코끼리의 이야기를 한 번 시작하면 코끼리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새누리당은 프레임 전략에서 일찌감치 민주통합당을 지배했다. </p>

<p>"'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것은 진보주의자들이 믿는 흔한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바깥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실들 모두를 대중의 눈앞에 보여준다면, 합리적인 사람들은 모두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헛된 희망이다. 인간의 두뇌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프레임이다. 한번 자리 잡은 프레임은 웬만해서는 내쫓기 힘들다." ('코끼리를 생각하지마' 가운데)<br />
</p>]]>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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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주 기자.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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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4-14T05:57:04Z</published>
    <updated>2012-04-16T08:33:05Z</updated>

    <summary>&apos;나는 꼼수다&apos;의 주진우 기자는 나꼼수가 뜨기 전부터 &apos;선수들&apos; 사이에서 유명한 기자였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사건을 터뜨리면서 단독 인터뷰를 한 것도 주 기자였고 변양균 전 대통령 정책실 실장과 염문을 뿌리면서 학력 위조 파문을 일으켜 떠들썩했던 신정아씨를 미국까지 찾아가 만난 것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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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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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나는 꼼수다'의 주진우 기자는 나꼼수가 뜨기 전부터 '선수들' 사이에서 유명한 기자였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사건을 터뜨리면서 단독 인터뷰를 한 것도 주 기자였고 변양균 전 대통령 정책실 실장과 염문을 뿌리면서 학력 위조 파문을 일으켜 떠들썩했던 신정아씨를 미국까지 찾아가 만난 것도 주 기자였다. '가카'의 비밀, '뉴클리어 밤'을 안고 있는 에리카 김 역시 주 기자만큼 가까운 기자가 없다. 에리카 김의 인터뷰도 주 기자의 특종이었다. </p>]]>
        <![CDATA[<p>내곡동 사저 사건 역시 주 기자의 특종이었다. 단정한 양복을 입고 외제 차를 빌려타고 땅을 보러 다녔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산 땅 주변을 사서 알박기를 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연쇄 살인범 유영철을 붙잡은 건 경찰이 아니라 보도방 업주들이었다는 사실도 주 기자의 특종으로 밝혀졌다. 나경원 전 한나라당 의원의 1억 피부과 공방이나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사건 역시 주 기자의 작품이었다. </p>

<p>주 기자가 책을 냈다. 책 제목도 '주 기자'다. 이 책에는 주 기자의 좌충우돌 취재 기법이 담겨 있다. 주 기자가 김용철 특종을 터뜨릴 수 있었던 건 함세웅 신부와의 인연 때문이었다. 평소 함 신부가 "네가 와서 좀 들어봐라"면서 억울한 사람들 사연을 소개하고 주 기자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왔다. 대개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고 간혹 이들의 하소연을 기사로 담아낸다고 하더라도 바뀌는 건 없다. 그냥 들어주는 것뿐이다. </p>

<p>주 기자의 삼성에 대한 열정은 집요하다. 이건희·이재용 회장 일가가 자주 드나든다는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에 가서 밥을 먹고 홍라희 여사가 다니는 식당과 카페, 단골 피자집까지 빼놓지 않고 다니고 이재용 사장이 중국 쑤저우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했을 때는 같이 건너 가서 같은 호텔에 묵기도 했다. 보광휘닉스파크에 있는 이건희 회장 전용 슬로프를 일반에 분양했다가 진노했다는 사실을 기사로 내보낸 것도 이런 취재 덕분에 가능했다. </p>

<p>시사저널을 박차고 나와 시사인을 창간하기까지의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이학수의 힘, 너무 세졌다"는 기사가 문제가 됐던 걸로 알려졌지만 사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아직 시사저널에 남아있다. 주 기자가 썼던 MK, 박명경 삼성전자 상무의 고속 승진에 대한 기사가 문제가 됐다. 이건희는 A, 홍라희는 A', 이재용은 JY, 이부진은 BJ, 이니셜로 불리는 MK는 '또 하나의 가족'이란 게 주 기자의 추측이다. </p>

<p>기사로 내보내지 못한 팩트는 이렇다. 1995년 삼성생명 과장으로 입사한 MK는 1998년 삼성전자로 옮겨와 2002년 상무보로 승진, 2005년에는 상무로 엘리베이터 승진을 거듭한다. 전문대 출신 여성으로는 이례적이기도 하지만 이 회장 가족의 식사모임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해외 출장에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인사에서 "모든 길은 MK로 통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p>

<p>민감한 부분은 "이 회장의 셋째 딸이 '박명경 때문에 우리 엄마가 피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는 것을 여러차례 들었다"는 대목이다. 이 기사를 쓰면서 주 기자는 아들이 영어 배우기에 적당한 나이라며 "몇년이든 외국에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라며 "주 기자의 앞날을 책임지겠다"거나 "시사저널 광고를 책임지겠다"는 제안도 받았다고 한다.</p>

<p>김용철 변호사 사건 때도 삼성 간부들이 시사인을 찾아와 매력적인 제안을 던졌다고 한다. "광고 협찬 이외에도 삼성이 언론사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수십가지가 넘는다." 더 놀라운 것은 "모든 언론사가 다 안다, 우리를 막는다고 해도 소용없다"는 시사인 편집국장의 설명에 삼성 고위 간부가 "시사인만 안 나오면 다른 언론사는 절대 안 나온다, 모든 언론사에서 1보 금지 묵계가 돼 있다"고 설명하는 대목이다. </p>

<p>흥미로운 뒷이야기들도 많다. 신정아씨를 단독 인터뷰하긴 했지만 사실 이 사건은 신씨가 교수로 있었던 동국대 재단 이사회의 권력 투쟁과 조계종의 계파 갈등에서 촉발됐다. 장윤 스님이 이사회에서 쫓겨나자 신씨의 학력 위조 문제를 터뜨렸고 변양균 전 실장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조중동과 문화일보 등이 신씨의 사생활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신씨는 "기자들은 악마들이다, 악마보다 더 악한 이름이 있다면 붙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p>

<p>BBK 사건의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이명박 이름을 빼주면 구형량을 3년으로 맞춰주겠다고 했다"는 김경준의 메모도 시사인 특종이었다. 김경준의 누나인 에리카 김은 주 기자와 함께 귀국해 기자회견을 하고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폭로하기로 했다. 그러나 김경준은 이 대통령의 이름을 빼주고 죄를 뒤집어썼고 에리카 김은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에리카 김이 주 기자를 비난하는 편지를 검찰에 제출한 사실도 밝혀졌다. 지금은 연락이 끊긴 상태라고 한다. </p>

<p>'나꼼수'에서 연일 떠들어 대고 있지만 사실 이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주일 가능성을 인정하더라도 이 대통령이 직접 주가조작에 개입했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실소유주가 맞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은 있겠지만 주가조작으로 처벌받는 건 별개라는 의미다. 에리카 김 남매와 이 대통령의 관계는 사생활의 영역이지만 이 사건을 푸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에리카 김 남매는 처벌이 두려워서인지 입을 다물었고 이 사건은 미궁에 빠져있다. </p>

<p>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사건 뒷이야기도 놀랍다. 나꼼수에서 일부 소개되기도 했지만 실제로 검찰은 주 기자를 구속기소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주 기자는 경찰의 출석 요구서를 무시했고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때 박은정 검사가 기소청탁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고 당황한 검찰은 부랴부랴 김 판사를 수사하는 척 하다가 적당히 사건을 덮었다. 박 검사의 폭로가 아니었으면 주 기자는 구속됐을 가능성이 크다. </p>

<p>온갖 특종을 쏟아냈지만 그 대가는 만만치 않았다. 주 기자는 숱한 소송에 휘말리고 벌금을 물고 손해배상을 감내해야 했다. 벌금을 내지 않아 불심검문에서 체포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검찰과 경찰, 권력이 약한 자의 편에 서지 않는 일이 많다는 걸 주 기자는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압력에 굴할 수 없고 때로는 질 걸 알면서도 싸워야 할 때가 있다. 소송을 두려워하고 감옥에 갈 걸 겁내하면 쓸 수 있는 기사가 많지 않다. </p>

<p>가장 두려운 건 어두운 골목길에서 뒤통수를 맞아 죽지 않고 반신불수가 되는 일이라는 대목도 마음을 울린다. 남들이 쓰지 않는 기사, 거대 권력의 이면을 들추고 힘없고 약한 사람들 편에 서는 기사를 쓰는 일은 위험천만하지만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아무에게도 욕을 먹지 않는다면 기자 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 혹시 당신은 아무도 불편하지 않을, 당신이 아니라도 다른 누구라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그런 기사를 쓰고 있지 않은가. </p>

<p>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기자 / 주진우 지음 / 푸른숲 펴냄 / 1만3500원.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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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9대 총선 정당 득표율.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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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4-11T17:07:07Z</published>
    <updated>2012-04-11T17:12:27Z</updated>

    <summary>11일 치러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득표율도 새누리당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오전 2시 현재 85.02%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42.50%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36.62%, 통합진보당은 10.31%를 기록했다. 자유선진당이 3.34%를 득표했을 뿐 진보신당이나 녹색당, 국민생각, 친박연합 등은 모두...</summary>
    <author>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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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11일 치러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득표율도 새누리당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오전 2시 현재 85.02%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42.50%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36.62%, 통합진보당은 10.31%를 기록했다. 자유선진당이 3.34%를 득표했을 뿐 진보신당이나 녹색당, 국민생각, 친박연합 등은 모두 비례대표 의석을 얻는데 실패했다. </p>]]>
        <![CDATA[<p>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일부가 통합돼 만든 통합진보당의 지지율 10.31%는 과거 진보신당이 떨어져 나가기 전 17대 총선 기준으로 민주노동당 정당지지율 13.03%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통합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한편 진보신당은 1.1%를 얻는데 그쳤고 녹색당도 0.47%로 사실상 정당 해산 절차를 밟게 됐다. 영남신당에서 이름을 바꾼 한나라당이 0.87%를 득표한 것도 주목된다. </p>

<p><a href=http://leejeonghwan.com/cgi-bin/board/directory/upimg/1334164018.jpg><img src=http://leejeonghwan.com/cgi-bin/board/directory/upimg/1334164018.jpg width=700></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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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명박 심판과 김용민 심판.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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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4-09T10:32:20Z</published>
    <updated>2012-04-09T13:31:08Z</updated>

    <summary>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막말 파문이 총선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김용민은 &quot;투표로 심판 받겠다&quot;며 총선 완주를 선언했지만 이건 비겁한 본질회피다. 이번 선거는 김용민의 8년 전 막말에 대한 심판이 아니다. 김용민은 &apos;나는 꼼수다&apos; 열풍과 이명박 정부 심판이라는 대중의 정서에 적당히 묻어가려 하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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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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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막말 파문이 총선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김용민은 "투표로 심판 받겠다"며 총선 완주를 선언했지만 이건 비겁한 본질회피다. 이번 선거는 김용민의 8년 전 막말에 대한 심판이 아니다. 김용민은 '나는 꼼수다' 열풍과 이명박 정부 심판이라는 대중의 정서에 적당히 묻어가려 하고 있다. 덕분에 서울 노원구 월계동·공릉동의 유권자들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려면 김용민의 막말을 용서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이게 됐다. </p>]]>
        <![CDATA[<p>일단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이 김용민 때문에 새누리당으로 돌아서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 통합후보인 김용민을 반대하는 이들은 애초에 새누리당 지지자거나 다른 대안이 없다면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공격이 거셀수록 '나꼼수' 지지세력을 결집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민주통합당 입장에서는 적당히 거리감을 두면서 김용민이 완주를 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p>

<p>이 시점에서 김용민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은 가장 손쉬운 선택일 수도 있다. 지난 6일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와 거의 같은 내용의 사설을 내보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과민반응은 김용민 같은 '저질'과 우리는 다르다는 입장 표명이었던 셈이다. 여기에는 필요하다면 한 석 정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정치공학적 계산이 깔려 있기도 하다. 자칫 진보진영 전체가 욕을 먹고 더 많은 이탈 표가 생겨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p>

<p>결국 지난 주말, 민주통합당은 김용민에게 출당 조치가 아니라 사퇴를 권고하는 수준에서 체면 치레를 했고 김용민은 이를 거부했다. 9일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이번 총선은 김용민 심판이 아니라 이명박 심판이 돼야 한다"는 한발 물러선 주제의 사설을 동시에 내걸었다. 심지어 김용민의 막말 보다 문대성의 논문 표절이 훨씬 나쁘다거나 지엽적인 막말 파문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이 가려지고 있다는 아전인수격 주장도 등장했다. </p>

<p>김용민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버텨야 하는 애매한 상황에 내몰렸다. 이제 와서 사퇴한다고 해도 여론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오히려 여권에 공격의 빌미를 줘서 수도권 의석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권에서는 김용민의 막말 파문이 대형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고 야권에서도 혹시나 김용민이 사퇴하면 한창 달아오르는 '나꼼수' 열풍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p>

<p>결국 여야 모두 김용민의 사퇴를 요구하면서도 내심으로는 그가 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주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나꼼수' 열풍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 낡은 언론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했지만 김용민의 막말 파문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구태 정치와 편파적인 언론을 고스란히 다시 불러냈다. 정치권은 정치적 손익계산에 따라 명분을 사고팔았고 이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은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기준을 잃고 춤을 췄다. </p>

<p>김용민 막말 파문이 여야 어느 쪽에 유리할 것인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예단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김용민이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그게 막말 파문의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용민 심판이 이명박 심판의 본질을 가려서는 안 되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보수 언론의 물타기를 경계하는 것 못지않게 진보 언론의 진영 논리를 경계해야 한다. 언론이 선수로 뛰기 시작하면 누가 심판을 볼 것인가. </p>

<p>'나꼼수' 팬덤 현상의 한계를 바로 들여다 볼 필요도 있다. 가치의 부재가 정치를 이벤트로 만든다. 김용민 막말 파문은 민주통합당이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에 김용민을 전략 공천, 사실상 공천(公薦)이 아니라 사천(私薦)으로 낙점했을 때부터 예고된 사건이었다. '나꼼수' 열풍은 역설적으로 이명박 심판을 넘어 어떤 가치를 지향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이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김용민 심판이 이명박 심판을 흔드는 딜레마에서 교훈을 찾아야 할 때다. </p>]]>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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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국민의 뒤를 캐는 정부.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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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4-03T13:05:25Z</published>
    <updated>2012-04-10T23:59:09Z</updated>

    <summary>총선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발단은 2010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MBC PD수첩이 김종익씨의 억울한 사연을 소개하면서 민간인 불법사찰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씨는 영화 &apos;식코&apos;를 패러디한 &apos;쥐코&apos;라는 동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을 받았다. 김씨는 공직자가 아닌데도 사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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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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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총선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발단은 2010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MBC PD수첩이 김종익씨의 억울한 사연을 소개하면서 민간인 불법사찰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씨는 영화 '식코'를 패러디한 '쥐코'라는 동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을 받았다. 김씨는 공직자가 아닌데도 사찰 대상이 됐고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뒤집어쓰면서 평온했던 그의 삶은 산산조각으로 파괴됐다. </p>]]>
        <![CDATA[<p>그해 11월에는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에서 총리실에 대포폰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BH 하명 사건'이라고 적힌 메모도 발견됐다.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정황이 명백했지만 검찰은 증거인멸로 수사가 어렵다며 발을 뺐다. 검찰이 사상 처음으로 국무총리실을 압수수색했지만 그때는 이미 문서와 하드디스크 등이 모두 파기된 뒤였다. 검찰은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 등 실무 담당자들을 구속 기소하는 수준에서 물러섰다. </p>

<p>그런데 지난달 12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과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 전 행정관은 장 전 주무관을 만나 "평생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먹여 살려 주겠다"며 법정진술을 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이 5천만원을 주며 회유했다"는 폭로와 함께 "청와대 지시로 증거 인멸을 했다"는 양심선언까지 나왔다. </p>

<p>그리고 지난달 30일, 파업 중인 KBS 노조가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작성된 문건을 입수해 공개하면서 민간인 불법사찰의 충격적인 전모가 드러났다. '하명사건 처리부'라는 이름의 문건에는 청와대의 지시 사항과 함께 처리 내역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이 문건은 2010년 11월 총리실 압수수색 때 확보해 대법원에 제출한 자료 가운데 일부였지만 검찰은 추가 수사를 하지 않았다. </p>

<p>지금까지 드러난 정황과 자료를 종합하면 몇 가지 결론을 끌어낼 수 있다. 불법사찰의 몸통은 청와대다. 청와대가 사찰 대상을 찍어 뒷조사를 지시했고 결과는 청와대에 직보됐다. 조직적인 사찰이 2008년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이후 정부 비판적인 인사들을 각개격파로 접근, 약점을 잡아 압박하고 여론을 통제하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이 크다. 촛불로 쌓인 대통령의 원한을 풀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p>

<p>청와대가 KBS와 MBC, YTN 등 방송사 사장과 임원 인사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청와대는 방송사에 낙하산 사장을 심어 비판적인 성향의 언론인들을 억압하고 보도 방향까지 뒤흔들었다. 'BH 하명'으로 분류된 문건에는 "KBS의 색을 바꾸고 인사와 조직개편을 거쳐 조직을 장악한 후 수신료 현실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지시가 담겨 있다. 정부 정책을 비판했던 PD수첩 작가들과 한겨레21 편집장 등도 사찰 대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p>

<p>청와대가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검찰이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국가권력이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는데 아무런 감시·견제 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 사건을 폭로한 게 파업 중인 기자들이라는 사실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낙하산 사장 체제의 KBS가 과연 이 소식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었을까. 아니나 다를까 KBS는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이라고 부를만한 이 희대의 특종을 물타기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p>

<p>민간인 불법사찰은 국가 권력이 국민의 뒤를 캐는 극악의 범죄 행위다.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고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국민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권력을 전유해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억압하고 처벌하는 방식으로 악용했다.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권력형 비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끔찍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유일한 해법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엄중한 책임자 처벌 뿐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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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장은 저절로 무너지지 않는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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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3-30T16:29:14Z</published>
    <updated>2012-03-31T04:47:20Z</updated>

    <summary>우리는 생산성을 미덕으로 여기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간과하곤 한다. 그 줄어든 일자리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우리나라 매출액 상위 2000개 기업의 매출은 2000년 815조원에서 2010년 1711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1인당 매출액도 5억2천만원에서 10억6천만원으로 두 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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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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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우리는 생산성을 미덕으로 여기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간과하곤 한다. 그 줄어든 일자리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우리나라 매출액 상위 2000개 기업의 매출은 2000년 815조원에서 2010년 1711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1인당 매출액도 5억2천만원에서 10억6천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그 10년 동안 이들 기업의 일자리는 2.8% 밖에 늘지 않았다. </p>]]>
        <![CDATA[<p>물론 매출이 두 배 늘었다고 해서 일자리가 두 배 늘어나란 법은 없다. 오히려 지난 10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이 급격히 늘어났다. 전체 노동인구 가운데 정규직 3분의 1, 비정규직이 3분의 1,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이 자영업자인 기형적인 노동시장이 됐다. 그렇다고 지난 10년 동안 우리들 살림살이가 두 배 나아진 것도 아니다. 일자리가 늘어난 것도 아니고 살림살이가 나아진 것도 아니라면 늘어난 매출과 이익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p>

<p>재벌 대기업을 비롯한 거대 자본의 탐욕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보는 건 해법을 궁색하게 만든다.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하고 순환출자를 다시 금지해야 한다는 논의가 한창이지만 실제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규제하고 재벌 그룹을 해체해서 따로따로 떼어놓는다고 해서 고용 없는 성장과 양극화의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재벌이 베이커리 사업을 접는다고 해서 동네 빵집이 살아나는 게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p>

<p>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매출 중심의 외형 성장에서 이익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옮겨왔다. 주주가치가 기업경영의 최우선 목표로 부각됐고 공장을 새로 짓거나 설비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하면 주가가 폭락하는 일도 벌어졌다. 주주들은 10년 뒤는커녕 1년 뒤도 내다보지 않는다. 당장 다음 주에 주가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면 주식을 내다 팔고 떠나는 게 이익이다. 장기적인 성장과 단기적인 이익은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p>

<p>주주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노동자를 자르거나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부실한 사업부분을 과감히 정리하는 게 미덕이다. 그래야 이익이 늘어나고 주가가 오른다. 시장의 탐욕이 문제가 아니라 탐욕을 부추기는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이 시스템 안에서는 우리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월급을 쪼개 적립식 펀드에 가입할 때 원하든 원하지 않는 우리는 이건희 회장과 공동 운명체가 된다. </p>

<p>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사회적 대타협이 재벌 개혁의 대안으로 제시된 적 있었다. 삼성그룹 이건희·이재용 일가의 후계구도를 용인해 주는 대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이를 테면 새로운 공장을 짓고 설비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도록 거래를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주주자본주의의 공세를 재벌 시스템으로 막아낼 수 있을까. 재벌의 약점을 쥐고 흔들면 빅딜이 가능할 거라는 발상은 꽤나 매력적인 대안처럼 보이기도 했다. </p>

<p>사회적 대타협 이론은 기업이 국가경제에서 벗어나 단기 이익추구에 매몰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사회적 대타협을 주도할 의지가 없었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오히려 노골적으로 규제완화를 단행, 재벌과 금융자본주의의 결탁을 방치했다. 그 결과 이제는 재벌을 통제할 아무런 수단도 남지 않게 됐다. 얻을 걸 이미 다 얻은 이 회장 일가는 주식시장의 눈치를 볼지언정 국가권력과 사회의 눈치는 보지 않는다. </p>

<p>과거 SK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경험했듯이 재벌과 주주자본주의가 대결 구도를 형성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재벌과 주주자본주의가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기업의 이익이 주식시장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빠져나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재벌은 경영권을 보호받기 위해 주주자본주의에 복무하고 투자자들의 이해를 대변한다. 재벌과 주주자본주의가 공존공생하는 시스템에서 노동자와 소비자들은 수단이고 대상일 뿐이다. </p>

<p>우선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제도화해서 경영진이 주주가치 극대화 논리에 매몰되지 않도록 견제할 필요가 있다. 주주는 주가가 더 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 팔고 떠날 것이고 경영진은 임기가 끝나면 교체되겠지만 노동자들은 10년, 20년, 이 기업에 남아있어야 한다. 경영진과 주주자본주의의 결탁을 막을 수 있는 건 노동자 대표밖에 없다.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를 의무적으로 할당하는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다. </p>

<p>노동자의 기업인수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부실기업의 정상화 과정에서 또는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LBO(차입형 기업인수) 형태로 우리사주조합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방식을 검토해 볼 수 있다. 필요하다면 기금을 조성해 ESOP(종업원 주식인수) 기업을 활성화할 수도 있고 공적 연기금이 지분을 보유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주주자본주의에 종속되지 않는 대안적인 기업 지배구조를 늘려나가는 게 핵심이다. </p>

<p>스페인의 몬드라곤 그룹 같은 협동조합 형태의 기업이 충분히 늘어나면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주식회사 형태의 기업들은 이익을 늘리기 위해 노동자를 해고하지만 몬드라곤에서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 기업의 이익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다시 투자되는 방식이다. 애초에 수단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이익이 아니라 고용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p>

<p>사회책임투자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구호에 그치는 느낌이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더 큰 성과를 올린다는 학습효과가 필요할 때다. 한국적 현실에서는 성과를 투자수익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많은데 "착한 기업이 돈도 잘 번다"는 아이디어는 자칫 주주자본주의의 함정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 사회책임투자는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부를 늘리는 방식이 돼야 한다. </p>

<p>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등 연기금을 동원해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거나 임대주택 보급을 늘리고 무상보육이나 무상교육을 실현하는 대안도 가능하다. 중소기업 연구개발을 지원하거나 국가 차원의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데도 투자할 수 있다. 수천조원에 이르는 연기금을 금융시장의 불쏘시개로 쓸 게 아니라 사회 시스템을 바꾸고 사회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p>

<p>시장은 절대 저절로 무너지지 않는다. '다른 경제'의 파이가 충분히 확보됐을 때, 그때 비로소 조금씩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대안은 금융자본주의의 기업지배를 통제하고 이익배분 구조를 전면 재편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장만능주의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 시장만능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을 깨부숴야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복지국가가 대안이 되겠지만 이를 추동할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는 것 아닐까. </p>

<p>(토론 그룹 '새움'에서 했던 이야기들을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이글은 좀 다듬고 추가해서 격월간 '기획회의' 원고로 보냈습니다. 뭔가 하다 만 이야기 같은데 시간 나면 보완해서 다시 쓰겠습니다. '다른 경제'의 파이를 충분히 키우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좀 더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br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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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디어오늘 편집국장.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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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3-29T07:10:40Z</published>
    <updated>2012-04-03T01:43:31Z</updated>

    <summary>오늘 미디어오늘 정기 주주총회에서 편집국장(이사) 승인안이 가결됐습니다. 그동안 직무대행으로 있었는데 정식으로 편집국장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이런저런 할 이야기는 많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이들 도와주세요.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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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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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 xml:lang="en" xml:base="http://www.leejeonghwan.com/media/">
        <![CDATA[<p>오늘 미디어오늘 정기 주주총회에서 편집국장(이사) 승인안이 가결됐습니다. 그동안 직무대행으로 있었는데 정식으로 편집국장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이런저런 할 이야기는 많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이들 도와주세요. </p>]]>
        <![CDATA[<p>(무거운 책임과 과제를 잘 마무리짓고 다시 현장 기자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p>

<p><br />
<img src=http://www.leejeonghwan.com/cgi-bin/board/directory/upimg/1333417386.jp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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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외.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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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3-28T08:43:09Z</published>
    <updated>2012-04-01T08:43:57Z</updated>

    <summary>&apos;마르크스의 용어들&apos; 가운데. 엠마뉘엘 르노 지음. ...</summary>
    <author>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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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마르크스의 용어들' 가운데. 엠마뉘엘 르노 지음. </p>]]>
        <![CDATA[<p>헤겔의 외화와 소외 개념은 각각 대상화와 동반하는 또 다른 생성과 환원 불가능한 타자성으로 인해 자기에게 낯선 생성을 의미한다. 그런데 마르크스는 다음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개념들이 갖는 그러한 뉘앙스를 무시해버린다. </p>

<p>"소외는 외화의 실천이다. 종교적 편견에 젖은 인간은 자기를 하나의 낯선 존재로 만듦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대상화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마르크스는 헤겔의 외화 개념을 자기실현과 자기정복에 불가피한 운동으로 보존한다." </p>

<p>소외개념에 대한 마르크스의 독특한 이해는 전도된 의식으로 종교를 해석하는 포이어바흐로부터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인간은 자신을 규정하는 무한한 술어들을 소유하기에는 자신이 너무나 유한하다고 믿으면서 이 술어들을 자신과 다른 존재에게 부여하고 스스로를 이 존재의 단순한 피조물로 생각한다. '경제학-철학 수고'에서 마르크스가 사용하는 소외 개념은 바로 피조물에 대한 조물주의 박탈과 지배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p>

<p>"노동이 생산하는 대상, 그것의 생산물은 낯선 존재로서, 생산자와 독립된 힘으로 그의 앞에서 몸을 일으켜 세운다. 이러한 노동의 실현은 노동자에게 있어 현실의 상실, 대상의 상실로서 대상화, 소외로서 전유, 외화로 나타난다." </p>

<p>마르크스의 혁신적 시각은 그가 종교적 소외를 '헤겔 법철학 비판 서문'에서 정치적·사회적 소외로 그리고 '경제학-철학 초고'에서 철학적·경제적 소외로 대체한다는 데 있다. 소외는 더 이상 의식과 대상과의 관계가 아닌 하나의 실천적 관계를 나타낸다. 이로부터 소외를 "외화의 실천"으로 정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p>

<p>마르크스의 사유가 발전함에 따라 소외 개념은 그 역할이 두드러지게 달라진다. 우리는 적어도 세 가지 변별적인 쟁점으로 이를 구분할 수 있다. (a) '헤결 국법론 비판'과 '유태인 문제', (b) '경제학-철학 초고', (c) 정치경제학 비판에서의 소외 개념, 그런데 소외 개념은 처음 두 시기에만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p>

<p>(a) 소외 개념에서 마르크스의 고유한 의미는 무엇보다도 1843년부터 전개되기 시작한 정치 비판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포이어바흐의 종교 비판이 여기에서 정치 비판으로 자리바꿈한다. 소외와 해방이라는 개념 쌍에 의해 결정되는 쟁점에서 마르크스가 행하는 정치 비판은 무엇보다도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비판이다. 마르크스는 "추상적으로" 남아있는 정치적 해방의 불충분성을 부각시키려고 하는데, 왜냐하면 정치적 해방이 인간의 사회적 현존의 여러 측면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유를 분리된 형태(국가)와 지배적 형태(법과 헌법의 지배) 하에서 대상화하는 것은 인간의 본질을 종교적으로 대상화하는 포이어바흐적 의미와 비교될 수 있다. 마르크스는 이 정치 비판에서 포이어바흐적 관점과 상충하기도 한다. 그는 프랑스 대혁명을 최초의 대중적 자유의 긍정이라는 점에서 결정적인 진보로 이해한다. 정치적 소외는 인간 현존의 근본적인 측면의 상실이 아니라 그 정복이며, "정치 해방"의 "인간 해방"으로의 전환을 통해 "완성되는" 해방의 첫 단계로서, 분리된 형태(국가) 하에서의 "자유의 정복"으로 파악된다. </p>

<p>(b) 마르크스는 '경제학-철학 초고'에서 소외와 전유라는 두 개념의 문제 틀에 입각하여 포이어바흐의 종교 비판을 경제 비판으로 대치한다. 마르크스는 소외된 노동이 인간의 본질적 힘(능력)을 박탈하고 이 힘을 독립적이고 지배적인 대상성(자본)으로 전환시켜버린다고 강하게 논박하면서, 코뮌주의의 지평을 이 본질적 힘의 재전유로 정의한다. "인간적 자기 소외인 사유재산의 긍정적인 폐지로서의 코뮌주의, 그것을 통해 인간에 의한 그리고 인간을 위한 인간 본질의 실질적인 정유로서의 코뮌주의." 생산력으로부터의 소외는 상실과 빈곤으로 간주될 수 있는데, 그러나 이 주관적 빈곤은 소외가 불가피한 하나의 단계로 기능하는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자기 자신에서 출발하는 인간 내부의 부를 산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인간은 절대적인 빈곤으로 환원돼야 할 것이다."</p>

<p>(c) '독일 이데올로기'에서부터 마르크스는 철학으로부터 "나오기" 위해 소외 개념을 희생하는 대가를 치른다. '공산당 선언'은 이 개념을 더 배격한다. 그렇지만 소외 개념은 마르크스 사상의 핵심어로서 기능을 상실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경제학의 비판들, 특히 경제적 관계들의 가상 안에서 본질의 실질적 전도 과정을 진술하는 용도를 보존한다. </p>

<p>두 해석의 전통은 소외의 철학적 중요성을 반박하기 위한 의도에서 거의 사라져버린 이 개념에서 논점을 끌어낸다. 레닌주의적 마르크스주의는 소외를 착취 및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에 종속시킴으로써 마르크스 사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소외의 역할을 상대적으로 축소한다. 알튀세르파는 소외가 역사적 유물론적 이해를 위한 기본 테제들과 양립할 수 없는 인간 본질의 문제점과 부분적으로 관계가 있음을 강조한다. '경제학-철학 초고'는 소외를 규정된 사회적 관계가 인간을 그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 삶으로 이끄는 과정으로 파악한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소외 비판은 또한 인간의 본질과 관련된 모든 준거에서 벗어난 하나의 주제를 전개한다. 환원 불가능한 유한성 때문에 현존은 항상 자기가 의존하는 대상으로 자기를 외화시키고 따라서 자기와의 관계는 항상 외화로 매개되며 어떤 조건 하에서 외화는 이러한 자기와의 관계에서 다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소외로서 전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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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특종과 오보의 그 아슬아슬한 경계.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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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3-28T05:47:11Z</published>
    <updated>2012-03-28T06:45:56Z</updated>

    <summary>기자들에게 오보를 낼 위험은 상존한다. 아무리 팩트 확인을 거듭해도 결과적으로 오보를 낼 수가 있고 취재원의 잘못일 수도 있고 때로는 취재원에게 속을 때도 있다. 어느 경우든 오보의 책임은 취재 부족에서 비롯한다. 크로스 체크와 반론 청취는 취재의 기본이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려울 때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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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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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기자들에게 오보를 낼 위험은 상존한다. 아무리 팩트 확인을 거듭해도 결과적으로 오보를 낼 수가 있고 취재원의 잘못일 수도 있고 때로는 취재원에게 속을 때도 있다. 어느 경우든 오보의 책임은 취재 부족에서 비롯한다. 크로스 체크와 반론 청취는 취재의 기본이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려울 때도 많다. 제한적으로 드러난 사실에 근거해 기사를 써야 할 때 기자들은 오보를 낼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게 된다. <br />
</p>]]>
        <![CDATA[<p>기자들이 언제나 완벽한 팩트로 기사를 쓰는 건 아니다. 필요하다면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하거나 드러난 사실에 근거해 분석과 전망을 해야 할 때도 있는데 그 과정에서 주관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기자의 신념이나 편견이 본질을 가리는 경우도 있고 스스로를 속이면서 팩트를 혼동하거나 좀 더 지나치면 팩트를 임의로 취사선택하거나 무시하기도 하고 고의로 오보를 내는 경우도 있다. 몇 가지 오보의 사례를 살펴보고 유형을 나눠보도록 하자. </p>

<p>1. 조선일보가 지난 1월 "김정남 '천안함, 북의 필요로 이뤄진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북조선 입장에서는 서해5도 지역이 교전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핵과 선군정치 모두 정당성이 부여된다"고 일본 기자와 인터뷰에서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 일본 기자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김정남은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한 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p>

<p>2. SBS가 지난해 3월 고 장자연씨가 숨지기 전에 쓴 편지 50여통을 단독 입수했다며 보도한 적이 있었다. 장씨가 사회 저명인사 31명에게 100여 차례에 걸쳐 술 접대와 성상납을 강요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었다. 여러 신문사들이 SBS 보도를 인용 보도했다. 그러나 10일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편지가 장씨의 친필이 아니라고 밝혔다. 수감 중인 전아무개씨가 벌인 조작극에 지상파 방송사와 신문사들이 놀아난 꼴이 됐다. </p>

<p>3. 중앙일보가 지난해 8월 익명의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다짐해 온 김 장관을 살해하려는 북한 암살조가 암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군·정보 당국이 파악하고 색출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중동은 물론이고 SBS와 YTN까지 메인 뉴스에서 이 소식을 전달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추측성 보도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p>

<p>4. CNN이 한국 발 대형 오보를 낸 적도 있었다. CNN은 2010년 10월 "한국의 군 관계자가 북한이 남한 전투기를 향해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면서 '긴급 속보(breaking news)' 방송을 내보냈다. 당연히 세계 금융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그러나 잠시 뒤 오보라는 것을 확인하고 "미사일 발사가 아니었다"고 정정하고 다시 정규 방송체제로 전환했다. 실수를 적당히 덮으려는 듯 아무런 사과 멘트도 없었다. </p>

<p>5. 동아일보의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지난해 12월, 개국 첫 날 "탤런트 강호동씨가 일본 야쿠자와 연루돼 있다"며 강씨의 23년 전 사진을 공개했다. 채널A는 이 사진이 1998년 일본 야쿠자와 국내 폭력조직 칠성파의 결연식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특종 보도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강씨는 "고교 시절 일본에서 열린 위문씨름대회에 참가했는데 마침 단장이 밥이나 먹자고 해 갔던 것"이라며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p>

<p>6. 신동아와 동아일보가 2009년 2월 "미네르바는 박대성이 아니라 금융계 7인의 그룹"이라는 K씨의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다. 검찰이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박대성씨를 체포한 직후였다. 신동아는 이에 앞서 2008년 12월,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K씨의 기고문을 싣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결과 박대성씨의 IP(인터넷 프로토콜) 주소 등이 미네르바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K씨는 거짓이 탄로 나자 자신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털어놓았다. </p>

<p>7.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재개됐던 2008년 7월, 중앙일보는 1면에 두 명의 여성이 미국산 쇠고기를 굽고 있는 사진을 내보냈다. 그런데 한 누리꾼이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이 음식점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자가 운영하는 프렌차이즈 음식점이며 고기를 굽기 전 연출한 사진 같다는 의혹을 지적했고 논란이 확산되자 중앙일보는 사진 속의 여성들이 자사 취재기자였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p>

<p>8. 연합뉴스가 미국산 쇠고기가 대량 리콜 됐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여러 언론사가 연합뉴스 기사를 받아썼다. 2008년 8월 기사였는데 대량 리콜 사태는 1년 전인 2007년 9월에 있었고 문제의 쇠고기 수출업체는 이미 파산한 뒤였다. 연합뉴스는 "미국 특파원이 모아놓은 자료를 읽다가 최근 사건일 줄로 착각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기사를 받아 쓴 서울신문 기자는 "연합뉴스 기사를 그대로 쓴 것으로 사실 확인은 못했다"고 말했다.</p>

<p>9. 얼마 전에 연합뉴스가 나경원 전 의원의 피부과 원장이 시사인 기자를 고소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검찰에 접수된 고소장을 보고 쓴 기사였는데 이 피부과는 시사인이 처음 보도했던 연 회비 1억원의 그 피부과가 아니었고 이 피부과 원장은 경찰 수사와 무관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상당수 신문들이 이를 인용해 시사인의 기사가 거짓으로 드러난 것처럼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를 작성한 한 기자는 "팩트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p>

<p>10. 1993년 10월 전북 부안군 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서해훼리호가 침몰해 승객 362명 가운데 292명이 숨졌다. 사고 이튿날 한겨레가 백운두 선장이 살아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소맷자락 하나 젖지 않은 채 구조 어선에서 내리는 걸 봤다는 주민들의 목격담은 너무나도 생생했다. 백 선장이 중국으로 도주했을 거라는 추측 기사와 함께 백 선장을 지명수배하고 백 선장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소동이 벌어졌지만 사흘 뒤 백 선장의 시신이 인양됐다. </p>

<p>11.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 사고 3일째인 28일 실종자 휴대전화에서 발신이 있었다는 기사가 떴다. 실종자 여러 명이 배 안에 생존해 있다는 기사도 떴고 가족과 통화했다는 기사도 떴다. 정보가 차단된 가운데 온갖 미확인 루머가 그대로 기사화됐지만 모두 사실 무근으로 드러났다. 가라앉은 천안함 내부에서 최장 69시간 생존 가능하다는 국방부의 발표는 거짓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실종자들이 생존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국민들을 속였다. </p>

<p>12. 지난해 10월 매일경제가 "5세대 아이폰이 출시됐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미국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는 우리 시간으로 새벽 2시에 열렸다. 아이폰 신제품이 나오는 게 확실시되던 상황이기 때문에 추측성 기사를 내보냈는데 결국 황당무계한 오보가 됐다. 매일경제 기자는 "아침에 신문을 받아볼 독자들에게 최소한의 서비스 차원이었는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예측해서 확정적으로 보도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

<p>13. 지난해 12월29일 YTN에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별세했다는 자막이 뜨자 연합뉴스가 미리 작성해 둔 기사를 송고했고 여러 언론사들이 이를 받아썼다. 민주통합당은 서둘러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고문이 위독한 상태였던 건 사실이었지만 명백한 오보였다. 연합뉴스는 곧바로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 기사를 내보냈다. 김 고문은 다음날인 30일 오후에 별세했다. </p>

<p>14. 동아일보가 2008년 8월 "7년 파업의 눈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콜트악기라는 회사가 노조의 강경 투쟁 때문에 폐업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가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위장폐업한 뒤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옮겼다는 사실을 업계에서는 모두 알고 있었다. 콜트악기 노조는 명예훼손 소송을 걸어 3년 만인 지난해 9월 최종 승소했고 정정보도 게재와 위자료 500만원을 받아냈다. 동아일보의 정정보도는 1단 단신기사로 실렸다. </p>

<p>15. 2007년 3월31일 조선일보는 조간 신문에 "한미 FTA 협상 타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데 한미 통상 대표단은 이날 새벽 7시까지 쇠고기와 자동차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했다. 한겨레가 "우리 삶 바꿀 그들의 협상은 끝났다"는 다소 모호한 제목의 기사와 함께 "신문제작 여건상 30일 밤 협상 진행상황까지만 지면에 담았다"고 밝힌 것과 대조되는 어처구니 없는 오보였다. </p>

<p>16. 한겨레는 2006년 2월 손학규 당시 경기도 지사의 수뢰 의혹 보도를 오보로 인정하고 권태선 편집국장 등 3명을 감봉 조치했다. 한겨레는 2005년 11월, 검찰관계자의 말을 인용, 손 지사가 아무개 건설회사로부터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도했으나 검찰은 한 달 뒤 "손 지사가 이 사건에 연관됐다는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사과문과 함께 정정보도문을 게재했다. </p>

<p>17. 100만 해고대란설은 오보의 역사에 길이 남을 부끄러운 여론조작 사건이었다. 비정규직법을 만드는 데 앞장섰던 신문들이 발효 2년이 다가오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해고될 거라며 기간제 사용기간 2년을 늘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해고된 기간제 노동자 비율은 37.0%에 그쳤고 나머지 63.0%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 신문들은 법적으로 정규직인 이들을 '무늬만 정규직'으로 규정하며 차별 대우에 면죄부를 주기도 했다. </p>

<p>18. 한겨레가 지난해 4월 내보낸 "4대강 속도전에 느티나무 100그루 살처분"이라는 제목의 기사도 취재원의 거짓 정보와 기자의 과욕이 뒤섞여 만든 오보였다. 한겨레는 "꽃과 나무가 다투듯 푸른 잎싹을 틔울 계절인데도 주검처럼 널브러진 나무는 황량함만 남겼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보상을 끝낸 나무를 옮겨 심는 장면이었다. 수자원공사는 소유주가 추가 보상금을 요구하며 알박기를 했다고 반박했고 한겨레는 정정 보도를 내보냈다. http://bit.ly/ekzSt1</p>

<p>(내 경우에는 트위터에서 대형 오보를 날린 적 있다. 지금 국회의원에 출마한 김용민씨와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다가 루머를 전해 들었다. 예비 대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금 전 서거하셨습니다"라고 적혀 있는 걸 보고 울컥해서 트위터에 "김 전 대통령이 이미 심장이 멎었다는 소식이 있다"고 적었다가 난리가 났다. 곧바로 정정 트윗을 썼는데 김 전 대통령은 2주 뒤에 돌아가셨다. 이 때문에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하기도 했다.)</p>

<p>여러 오보 사례를 살펴보면 몇 가지 유형을 정리할 수 있다. </p>

<p>첫째, 대부분의 오보는 충실하지 않은 팩트 수집에서 비롯한다. 특종과 속보 욕심에 소수의 취재원에 전적으로 의존해 기사를 내보내는 경우도 많다. <br />
둘째, 취재원의 실수 또는 의도적인 거짓이 오보를 만들기도 한다. 역시 크로스 체크만 잘 해도 피할 수 있는 경우지만 취재원이 핵심 관계자일 경우 그의 의도에 말려들기 쉽다. <br />
셋째, "○○에 따르면"이라고만 쓰고 인용해도 기계적으로 오보를 피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한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한 발 물러나 객관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반론 청취는 필수다. <br />
넷째, 기자가 의도적으로 팩트를 과장하는 경우도 많다. 흘려 넘긴 말 한 마디를 확대 해석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보도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br />
다섯째, 기사를 작성하는 시점과 독자들이 기사를 읽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오보가 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진행형의 사안을 그대로 전달해도 결과적으로 오보가 될 수도 있지만 오보를 내지 않으려고 섣불리 결과를 예단해 보도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p>

<p>조선일보 김정남 오보와 중앙일보의 미국산 쇠고기 시식 사진 조작 사건은 기자와 편집자의 과욕이 만든 명백한 팩트 왜곡이다. 각각 북한이 천안함을 포격했다거나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본문에 없는 제목을 뽑거나 현장을 조작하면서 없는 팩트를 만들어냈다. 정치권력화한 언론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김관진 암살조 오보 역시 마찬가지다. 조중동이 왜 외면 받는지를 설명해주는 사건이었다. </p>

<p>SBS의 장자연 편지 오보와 신동아의 미네르바 오보 등은 취재원에게 속은 경우지만 역시 기초적인 크로스 체크만 잘 했어도 이런 황당무계한 실수를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둘 다 첫 보도 때는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을 특종처럼 보였지만 그 대가는 참혹했다. SBS 오보는 과대망상 정신질환 환자에게 속은 경우고 신동아 오보는 증권가 술자리 농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희대의 오보로 확대된 경우였다. </p>

<p>연합뉴스의 미국산 쇠고기 리콜 오보와 문화일보의 1억 피부과 오보는 기자의 착각에서 비롯했지만 이 기사를 베껴 쓴 다른 언론사들 역시 오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장 취재 없이 자료에 의존한 기사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이기도 하다. 전화만 한 통 걸었더라면 사전에 바로 잡힐 실수였지만 상당수 기사들이 이처럼 책상 앞에 앉아서 만들어진다. 반론 청취가 취재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준 사건들이었다. </p>

<p>동아일보의 콜트악기 기사는 기자가 의도적으로 팩트를 과장한 경우다. 파업 때문에 기업이 망한다,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도 피해를 본다는 메시지를 깔아두고 사례를 꿰어맞췄다고 할 수 있다. 집회 때문에 교통이 마비됐다는 기사도 자주 발견되지만 사실 경찰이 행진을 차단해서 체증을 빚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기사가 숱하게 쏟아지지만 정정 보도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있더라도 구석에 처박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

<p>한겨레의 느티나무 살처분 기사는 진보성향 언론 역시 특종의 과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4대강 사업을 비판할 사례를 찾던 도중 취재원의 거짓에 속아 넘어가고 여기에 살을 붙여 상황을 부풀리는 과정에서 크로스 체크가 빠졌고 4대강 사업의 정당성과 무관한 어처구니없는 오보를 냈다. 손학규 전 지사의 수뢰 의혹 역시 검찰의 언론 플레이에 놀아난 꼴이 됐다. 특종과 오보의 경계는 미묘하면서도 아슬아슬하다. </p>

<p>북한 관련 기사는 팩트 확인이나 반론 청취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명예훼손 시비에 휘말려들 위험이 없어서 마구잡이 추측과 의혹 보도가 난무한다. 북한은 정정보도 요청을 하지 않는 유일한 취재 대상이다. 그러나 이런 기사들이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부 신문들은 의도적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기사를 내보내는데 위험천만할 뿐만 아니라 언론의 정도에서 크게 벗어난 행태라고 할 수 있다. </p>

<p>검찰 관련 기사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철저하게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린다. 즉답을 피하면서 여운을 남기거나 친한 기자들에게 슬며시 정보를 흘리기도 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서 경험했듯이 전적으로 검찰의 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언론이 스스로 팩트를 만들어 내거나 미리 결론을 내놓고 여론을 떠보는 경우가 많다. 오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현실을 조작한다는 측면에서 오보보다 해악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p>

<p>물론 오프라인 기사가 갖는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2003년 김선일씨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살해됐을 때 다음날 아침 신문은 "김선일 아직 살아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숭례문 화재라는 단신 기사가 실렸던 날 아침 이미 숭례문은 폭삭 타서 주저앉은 뒤였다. 간밤에 미국 증시가 폭락했는데 다음날 아침 신문에서 "종합주가지수 2000 돌파할까"라는 기사를 발견하는 것도 낯설지 않다. </p>

<p>그나마 다행인 건 정보의 확산 속도에 비례해서 잘못된 정보가 바로잡히는 속도도 빠르다는 사실이다. 독자들 역시 언론의 왜곡 보도에 쉽게 속아 넘어가지 않을 만큼 정보의 유통 채널이 늘어났다. 독자들은 이제 뉴스의 유통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조선일보의 인간 어뢰 보도는 오보라고 부르기에는 우스울 정도지만 이런 식이 여론 몰이는 오히려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p>

<p>팩트 확인과 속보 경쟁은 무너져가는 올드 미디어의 몫으로 남겨두면 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주류 언론의 틈새를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팩트의 이면을 보고 쏟아지는 팩트를 엮어 의미와 흐름을 짚어내는 새로운 저널리즘 기법이 필요할 때다. 인터뷰와 현장 취재, 탐사 보도를 강화하고 여기에 데이터 저널리즘을 보완하는 것도 좋다. 그게 블로그 글쓰기의 발전된 형태, 이를 테면 슬로우뉴스라면 어떨까. </p>

<p>(<a href=http://www.slownews.co.kr>슬로우뉴스</a>에 게재한 글입니다.)<br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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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천안함 미스터리, 언론의 침묵은 직무유기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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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3-27T10:35:39Z</published>
    <updated>2012-03-27T16:24:38Z</updated>

    <summary>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2년이 지났지만 46명의 장병들을 수장시킨 이 끔찍한 사건의 실체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어뢰 추진체를 인양해 공개하면서 북한을 배후로 지목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사건과 관련성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고 북한 잠수함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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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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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p>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2년이 지났지만 46명의 장병들을 수장시킨 이 끔찍한 사건의 실체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어뢰 추진체를 인양해 공개하면서 북한을 배후로 지목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사건과 관련성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고 북한 잠수함이 천안함을 공격하고 달아났다는 사실을 입증할 정황 증거도 제시된 바 없다. 천안함 침몰사고는 여전히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br />
</p>]]>
        <![CDATA[<p>합조단은 천안함의 프로펠러가 왜 안쪽으로 휘어져 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어뢰 추진체 안에 왜 가리비가 달라붙어 있는지도 설명하지 못했다. 합조단이 공개한 어뢰 설계도는 인양된 어뢰 추진체와 다른 것으로 밝혀졌고 정작 물속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도 조사되지 않았다. 누구도 물기둥을 본 사람이 없고 섬광을 봤다는 초병들의 진술은 엇갈렸다. 합조단이 발표한 침몰지점과 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으로 확인한 소멸지점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p>

<p>합조단은 파란색 '1번' 글씨에 대해서도 '솔벤트 블루 5'라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 일치하는 잉크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1번 글씨가 왜 타지 않았느냐는 과학자들의 질문에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천안함 표면의 비결정질 흡착물질은 인양된 어뢰에 달라붙은 흡착물질과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침몰 원인을 규명할 결정적 근거라고 할 수 있는 지진파는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p>

<p>무엇보다도 합조단은 북한 잠수함이 어느 경로로 침투해 와서 어느 경로로 빠져나갔는지 아무런 설명을 하지 못했다. 연어급 잠수정이 침투했을 거라는 게 합조단의 결론이지만 연어급 잠수함의 경우 모선의 지원 없이는 장거리를 이동할 수 없다. 한미 합동군사훈련 도중에 모선의 이동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조선일보의 주장처럼 인간 어뢰가 아니고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p>

<p>천안함 침몰 사고의 진상 규명은 과학적 논쟁 이전에 상식의 문제이기도 하다. 함수와 함미 절단면에서 폭발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천안함 내부의 폭약은 전혀 터지지 않은 채 발견됐고 사망자들 사인 역시 화상이 아니라 익사였다. 생존자들 가운데서도 고막이 터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뢰설과 좌초설, 기뢰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천안함 침몰 사고의 실체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합조단의 설명은 모순투성이라는 사실이다. </p>

<p>한편 합조단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의 명예훼손 재판에서는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천안함 사고 직후 해군 작전사령부와 해양경찰 상황실 관계자들은 좌초라고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침몰 직후 17시간 동안 함수가 떠 있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고 한주호 준위가 사망한 곳이 천안함 함수나 함미 침몰지점이 아닌 제 3의 지점이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p>

<p>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서슬퍼런 공안정국을 조성하며 합리적인 의심조차 자기검열을 하도록 만들었다. 언젠가부터 언론은 질문하기를 멈췄고 속속 드러나는 새로운 정황 근거에도 침묵했다. 북한의 공격으로 침몰한 게 맞다면 책임자들을 엄중하게 문책하고 징계해도 부족했겠지만 이들은 대부분 포상을 받고 승진했다. 이 황당무계하고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방관하는 건 언론의 직무유기다. </p>

<p>비밀을 영원히 묻어둘 수는 없다. 현장을 목격한 생존자도 많고 정황 근거도 충분하다. 언젠가는 진실이 드러날 것이고 북한의 공격인지 아닌지도 밝혀질 것이다. 지금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섣불리 결론을 예단하고 꿰어 맞추기 보다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을 던지고 추론하면서 사건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가는 것이다. 그게 고 한주호 준위와 금양98호 사망·실종자들을 포함, 56명 희생자들에 대한 언론의 책무다. <br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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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슬로우뉴스를 창간합니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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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3-26T00:13:07Z</published>
    <updated>2012-03-26T06:43:09Z</updated>

    <summary>슬로우뉴스를 오늘 창간합니다.(뭔가 주어가 없는 느낌) 블로거들이 모여서 만든 인터넷 신문인데요. 창간 취지는 속보 경쟁의 이면, 뉴스의 본질을 찾자는 데서 출발했고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진짜 뉴스는 어떤 것들인가를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게 될 겁니다. 단순한 속도의 개념을 넘어 삶의 방식과 성장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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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이정환</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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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 xml:lang="en" xml:base="http://www.leejeonghwan.com/media/">
        <![CDATA[<p>슬로우뉴스를 오늘 창간합니다.(뭔가 주어가 없는 느낌) 블로거들이 모여서 만든 인터넷 신문인데요. 창간 취지는 속보 경쟁의 이면, 뉴스의 본질을 찾자는 데서 출발했고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진짜 뉴스는 어떤 것들인가를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게 될 겁니다. 단순한 속도의 개념을 넘어 삶의 방식과 성장의 방식으로 확산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p>]]>
        <![CDATA[<p><a href=http://www.slownews.co.kr>http://www.slownews.co.kr</a></p>

<p>창간호 목차. </p>

<p>0. 당신에게 제안하는 새로운 속도. (민노씨)<br />
1. 속보와 특종은 과장되었다. (캡콜드)<br />
2. 뉴스의 미래 1: 저널리즘 시스템의 위기. (강정수)<br />
3. 기술적 관점에서 본 미디어의 변화. (써머즈)<br />
4. 네트워크를 떠도는 유령, 언팩트. (뗏목지기)</p>

<p><한번 더 의심하고, 회의하기> 3월 27일 (화)<br />
5. 언론 신뢰 좀먹는 '얼굴 없는 네티즌'. (들풀)<br />
6. 특종와 오보, 그 아슬아슬한 경계. (이정환)</p>

<p><본격 사례 비판> 3월 28일 (수)<br />
7. 대기업 임원 이명준씨는 실존 인물인가? (이병찬)<br />
8. 삼성·애플 오보경쟁, 또는 '바르기'와 '빠르기'. (엔디)<br />
9. 엉터리 의료기사들. (예인)</p>

<p><항변과 고백 : 데블스 애드버킷와 컨페션> 3월 29일 (목)<br />
10. 언론을 위한 변명. (인터뷰. 이승환+필로스)<br />
11. 직무유기를 반성하며 : 독자는 과연 진실을 원하나. (펄)</p>

<p><정리 토론 및 특집 후기> 3월 30일 (금)<br />
12. '특집: 왜 슬로우 뉴스인가?'를 돌아보며 .(정리 토론)</p>

<p>(저도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슬로우뉴스에 실린 글은 블로그와 미디어오늘에도 동시 게재할 계획입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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