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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딜레마는 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연금을 받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데서 비롯한다. 평균 수명만큼만 살아도 평생 내는 보험료보다 나중에 받게 될 연금 총액이 더 많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 적자 부분을 메워야 한다. 국민연금은 애초에 적자 재정일 수밖에 없고 언젠가는 고갈될 수밖에 없다.
언론이 BBK 공방으로 허송세월했던 탓에 우리는 우리가 어떤 대통령을 뽑았는지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금산분리 완화와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보험지주회사 도입 등 철저하게 삼성만을 위한 정책 변화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정권 교체의 일등공신인 보수·경제지들은 철저하게 시장 원리로 굴러가는, 이른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바람잡기에 나섰다. 문제는 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과연 기득권 계층 뿐만 아니라 경제 주체 전반에 그 혜택을 골고루 나눠줄 것이냐 하는 점이다.
건강보험을 공격하던 언론들이 민영의료보험의 횡포에는 유난히 관대한 모습을 보인다. 민영의료보험이 건강보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들 언론은 공공복지를 축소하고 사적복지를 강화하자고 주장을 천연덕스럽게 늘어놓는다. 우리나라는 복지 기생이 문제가 아니라 복지 이탈이 문제다. 내 건강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정부는 간섭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이를 언론이 부추기고 정치권이 동조하는 국면이다.
[인터뷰] 스웨덴 노동조합총연맹 연구실장 얀 에들링, "사회적 합의 모델은 여전히 유효."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스웨덴 정권 교체 이후 1년이 지났다. 1932년 이래 65년을 장기 집권했던 사회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일부에서는 사회민주주의의 퇴조와 이른바 스웨덴 모델의 실패를 거론하기도 했다. 복지정책의 점진적인 개혁과 세금 감면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에 성공한 우파연합은 스웨덴 모델의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국내에서 정권 교체 이후 스웨덴의 변화를 보는 관점은 지극히 단편적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스웨덴 모델은 붕괴하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광범위한 복지 혜택을 강조해 왔던 스웨덴도 결국 복지보다는 성장과 일자리를 선택했다. 성장 없는 복지는 없다. 스웨덴에서도 복지모델을 축소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It's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내세웠던 구호다. 대선 후보들은 너도 나도 경제를 이야기한다. 보수·경제지들도 마찬가지다. 다들 문제는 경제라고 떠들어대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경제를 만들 것이냐다.
펀드의 의결권 행사를 둘러싼 최근의 논란은 우리 경제 시스템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국민연금의 수익률 게임, 박수만 칠 것인가.
국민연금을 흔히 '어항 속의 고래'에 비유하곤 한다. 좁은 시장에서 놀기에는 자산규모가 너무 크다는 의미에서다. 어항 속의 고래는 특히 주식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워낙 규모가 큰 탓에 국민연금이 주식을 사면 손을 대는 종목마다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국민연금이 주요주주로 있는 종목들 가운데는 포스코나 KT 같은 덩치 큰 종목들도 있지만 유성기업이나 엠텍비전, 위닉스, 유니퀘스트 같은 생소한 중소형 종목들도 많다.
국민연금의 운용을 민간 전문가들이 맡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11일 국민연금기금 운용체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민간 전문가 7인으로 구성하고 정책 집행은 새로 설립하는 기금운용공사에 맡긴다. 심의위원회는 가입자와 정부 공익위원으로 구성해 기금 운용계획을 심의·의결하도록 한다. 보험료와 연금액 등 전체 재정은 심의위가 맡고 기금의 운용은 운용위가 맡는 이중 구조다.
"소득 줄여서 신고하면 연금 수익률이 높아진다?"
매일경제가 이상한 논리로 국민연금을 공격하고 있다. 매경은 9월 1일 1면 <이상한 국민연금… 소득 숨길수록 연금 수익률 높아>에서 "소득을 낮게 신고한 사람일수록 국가가 높은 연금수익률을 보장하는 결과여서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운전을 하려면 누구나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운전을 하다가 과속단속기 등에 적발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보험은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누구나 내야 하는 준조세의 성격을 띤다.
문제는 세금을 충분히 내고도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 때문이다. 만약 교통사고가 났는데 책임을 져야할 상대방이 자동차보험에 들지 않았다면 당신은 한 푼도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200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무보험 차량은 87만대, 전체 1429만대의 6%가 넘는 규모다. 50CC 이상 오토바이의 경우는 125만대가 무보험으로 4대 가운데 3대 꼴이다.
해묵은 논쟁이지만 국민연금은 여전히 우리 사회 최대의 화두다. 가뜩이나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고 시장의 원리가 경제 전반을 지배하는 시대에 국민연금은 양극화를 보완할 마지막 보루다. 국민연금 개정과 기초연금 도입을 둘러싼 최근의 논의를 정리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 보기로 하자.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그동안 수많은 기자들이 스웨덴을 다녀왔다. 놀랍게도 다녀온 기자들은 두 패로 나뉘었다. 한 패는 스웨덴의 복지모델이 실패했다고 주장했고 다른 한 패는 그 모델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나라의 총선 결과를 놓고 이렇게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던 경험은 결코 흔치 않다. 이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사회적 연대 무너진 복지천국의 고민.” 지난해 11월, 이코노미21 277호에 실린 스웨덴 취재 보고서의 제목이었다. 그때 그 보고서의 결론은 스웨덴 모델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지만 아직 원칙을 벗어나지는 않았고 정부와 국민들이 끊임없이 대안을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웨덴 모델의 붕괴를 단언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1년 뒤 이코노미21은 올로프팔메센터의 초청으로 스웨덴을 다시 찾았다. 지난 1년 동안, 특히 지난 두 달 동안 스웨덴은 심각한 변화를 맞았다. 지난 74년 동안 65년을 집권했던 사회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했고 정권이 바뀌었다. 새로 들어선 우파연합 정부는 스웨덴 모델을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이코노미21은 11월 11일부터 18일까지 7박 8일 동안 스톡홀름 구석구석을 누비며 스웨덴 국민들의 동요와 우려, 분노, 그 생생한 목소리들을 담아냈다.
사회적 합의는 서로의 힘이 비슷해야 가능하다. 스웨덴에서 1938년 12월의 찰츠요바덴 협약이 그랬다. 노동조합총연맹(LO)와 기업연합(SAF)이 체결한 이 협약의 핵심 내용은 노조가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는 대신 임금협상을 개별기업 단위가 아니라 LO의 중앙조직 차원으로 단일화하자는 것이었다.
LO는 이 협약 이후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게 됐고 LO를 지지기반으로 사회민주당은 74년 동안 장기집권을 이어올 수 있었다. 연대임금정책과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광범위한 복지시스템은 이런 힘의 균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1994년 SAF가 노사합의를 거부하고 나가면서부터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자동차 공장에 가보면 노동자들이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일합니다. 너무 빨라서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죠. 그런데 우리나라 현대자동차 공장에 가보면 그냥 설렁설렁이죠. 툭하면 파업이나 하고 말이죠. 이러니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어요? 우리나라 노동자들 정신 차려야 합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이야기다.
http://www.armariuscasting.net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 주최로 "기초연금제 도입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리는데 토론자로 초청을 받았다.
아래 두 그림은 각각 남녀의 연령별 직종 분포도다. 윗쪽이 남성, 아랫쪽이 여성의 경우다. 남성의 경우 정규직과 자영업자가 많고 여성의 경우 비정규직이 상대적으로 많다. 무급 가족종사(하늘색)도 남성보다 훨씬 많다. 세로 축 단위는 1천명.
"그 비결이 무엇이었던가? 그 시절 숱한 민중이 내쫓기고 굶주리고, 헬 수 없는 동지들이 총에 맞고 구덩이에 파묻혀 죽어간 격동의 현실에서, 내가 겪은 고난이 그리 새삼스런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 내 고난은 겨레와 인민이 겪은 고난의 아주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시절 우리는 누구도 개인의 명예를 탐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여지껏 내 무명(無名)을 달갑게 여기고 살았다. 이 나라와 세계의 노동자들이 한 걸음이라도 ‘해방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내 이름 따윌랑 티끌이 되어도 좋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앨러배마에도 공장이 있다. 소나타 2.4의 경우 우리나라 판매가격은 2466만원, 환율 970원 기준으로 2만5420달러다. 그런데 미국 판매가격은 1만9995달러다. 우리가 대략 27.1% 정도 더 비싸다. 여기에 인센티브까지 감안하면 가격 차이가 33.8%까지 벌어진다.
MIT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가 가난한 나라 아이들에게 100달러짜리 노트북을 나눠주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노트북은 이 아이들에게 가난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이 아이들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이 노트북에 페도라 코어가 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자. 정보화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이 진보적인 운동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를 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짜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이유도 없고 아무리 싸게 판다고 한들 살 돈도 없다. 조금이라도 더 싸게 만들어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아이들에게 노트북이 돌아가도록 해야할 테니까.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지불할 돈 같은 건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이 영화를 친일 영화라고 매도하는 것도 우습지만 생각없이 마냥 열광하는 것도 선뜻 이해가 안 된다. '청연'은 볼거리가 많은 재미있는 영화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가 언짢고 불편했다.
반포텍은 등산용 텐트를 만드는 평범한 회사였다. 전체 직원이 48명, 2004년 기준으로 매출액이 111억원, 당기순이익이 6억원인 거의 눈에 안 띄는 작은 회사였다. 그런데 이 회사가 지난해 11월 말부터 갑자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년 내내 4천원을 넘지 못했던 주가가 은근슬쩍 치솟기 시작하더니 1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12월 22일에는 무려 2만4700원까지 뛰어올랐다. 한달 전인 11월 22일 주가 3580원에 비교하면 6.8배나 뛴 셈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유시민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연금개혁이 다시 화두에 올랐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4대 공적보험과 양극화·고령화 문제 등 복지부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태다. '이코노미21'과 국제사무직노동자네트워크 한국협의회는 1월 12일 "공적보험과 민간보험의 상호보완적 정책"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보건복지 관련 현안을 점검했다. 좌담회는 은행연합회관 뱅커스클럽에서 3시간 동안 열렸다.
파란만장한 한 해였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칫솔 하나를 살 때도 우리는 가격과 품질, 브랜드 등을 꼼꼼히 따져본다. 그런데 우리의 미래와 노후를 의지할 보험에 가입할 때는 보험 설계사의 말만 믿고 너무 쉽게 결정을 내린다.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고 알려고 해도 알 수 없기 때문이고 무엇보다도 보험회사를 무턱대고 신뢰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무작정 반대한다. 핵심은 기금의 고갈이나 급여의 수준에 있는 게 아니라 직면한 인구 고령화를 어떻게 견뎌낼 것이냐다. 다른 말로 하면 결국 우리와 우리의 다음 세대가 어떻게 부담을 나눠 짊어질 것이냐의 문제다.
아래 그림은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우리가 뭘 해야 하는가 알려준다. 1번 그림은 2010년부터 5년마다 한번씩 1.38%포인트씩 보험료율을 올렸을 경우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보험료율을 24.2%까지 올려야 한다. 2번 그림은 역시 2010년부터 5년마다 한번씩 2%포인트씩 보험료율을 올렸을 경우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보험료율을 21% 수준에 맞출 수 있다.
파란색 막대는 적립금, 흰색 막대는 앞으로 가입자들이 받아갈 급여 예상규모. 윗쪽 선 그래프는 보험료율이다. 1번과 2번 그래프에서 파란색 막대가 어떻게 늘어나는가 그 차이를 비교해 보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연금 개혁안을 들고 나와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3년 반을 끌었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연말 국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 조바심을 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과감하고 화끈한 대안을 내놓았다. 분명한 것은 어느 정당이든 국민연금을 잡지 못하면 다음 대권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안, 그 치열한 정책대결의 현장을 소개한다.
늦게 온 사진기자가 저 사람 열린우리당 아니냐고 물었다. 한나라당 의원치고는 꽤나 진보적인 마인드를 갖춘데다 날카롭고 세련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요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차이가 희미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기사에는 담지 않았지만 공동체 자유주의니 시장의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도 했다.
적어도 국민연금 문제에 있어서는 한나라당이 한 발자국 크게 앞서 있는 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 저의는 수상쩍은 부분이 조금 있다.
밤을 꼬박 새고 인터뷰가 있어서 아침에 국회에 갔다. 인터뷰가 끝나고 민주노동당은 왜 비정규직 법안에 더 강경한 입장을 보이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삭발이라도 하든가 단식이라도 하든가 할복이라도 하든가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단상이라도 점거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웃었다.)
"양대노총의 공조가 무너지고 한국노총이 여당과 타협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민주노총의 입장만 대변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쌀 시장 개방 문제와 달리, 쌀 시장은 통으로 묶이는 사건이었지만 이건 여러 사안이 얽혀 있고 타협이 가능한 부분이 있어 아직 강경한 입장으로 맞설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이석현 의원은 딱히 보건복지 전문가는 아니다. 그런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과거 새정치국민회의 시절 명함에 괄호열고 '남조선'이라는 설명을 썼다가 의원직 사퇴를 강요당한, 이른바 명함 파동으로 유명하다. 갑자기 국회 개회 시간이 바뀌는 바람에 표결하는 틈틈이 회의장 의원 출입구 앞에서 서서 인터뷰를 해야 했다.
"소득의 3%만 내면 나중에 70%를 주겠다고 정부가 거짓말을 해서 만든 제도다. 지금은 9%를 내고 60%를 받고 있는데 적어도 15.9%를 내고 50%를 받는 정도로 고쳐야 겨우 유지된다. 보험료를 더 내라고 하니까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심하게 말하면 처음부터 사기를 쳐서 만든 제도였고 지켜질 수가 없는 제도다."
모두가 비슷비슷한 월급을 받는 나라. 많이 배운 사람이나 적게 배운 사람이나 남성이나 여성이나 크게 가난한 사람도 없고 크게 부유한 사람도 없는 나라. 아파서 병원에 가면 병원비도 공짜,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학비도 모두 공짜. 늙어서 일을 못하게 되면 정부에서 늙어 죽을 때까지 먹여 살려주는 나라. 직장을 잃어도 정부가 생계를 책임져 주는 나라.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주고 직업훈련까지 시켜주는 나라.
좀처럼 믿기지 않지만 그런 나라가 이 세상에 있다.
스웨덴은 물론 영원불멸한 유토피아는 아니다. 그러나 돈 걱정 없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고 아파서 병원에 가도 마음 편히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일자리를 잃어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고 정부에서 새로운 일자리까지 마련해 주는 나라, 늙어서 은퇴한 뒤에도 죽을 때까지 정부가 모든 생계와 복지를 책임지는 나라, 모든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하는 나라, 그런 나라는 세계에서 스웨덴이 유일하다.
기자는 스웨덴 서비스통신노조와 올로프 팔메 센터의 초청으로 11월 5일부터 13일까지 스웨덴을 방문해 이 나라의 공공복지와 노동, 보건의료, 조세 정책 등을 취재하고 돌아왔다.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지만 스웨덴의 복지 모델은 여전히 유효하고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도전을 받고 있는 지금, 그 어느 때 보다도 우리에게 더 큰 교훈을 준다. 정치경제적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현실에 구현할 자신감, 그리고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할 때다.
스웨덴의 복지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은 이 나라의 조세정책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2001년 기준으로 스웨덴 국민들은 1조1740억크로나(한화 153조원)의 세금을 냈다. 그해 국내총생산(GDP) 2조2885억크로나의 51.3%에 이르는 규모다. 우리나라의 경우 GDP 대비 세금 비율은 27.2%로 스웨덴의 절반 수준이다. OECD 나라들 가운데 스웨덴의 조세부담율이 가장 높고 우리나라는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낮다.
인구 900만명도 안 되는 이 작은 나라에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 나라가 경제적 효율과 사회적 형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많지 않은 나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경제고문을 맡고 있는 앙드레 사피르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 교수는 최근 ‘세계화와 유럽의 사회모델 개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4가지 유형의 유럽 사회모델을 비교 분석한 바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편법 인수 의혹과 관련, 10월 24일부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문서검증에 들어갔다. 금감위와 금감원은 무엇인가 결정적인 단서를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줬고 론스타는 파고들면 들수록 더 짙은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문서검증의 핵심은 금감원이 내놓은 이른바 비관적 시나리오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다. 금감원은 외자유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외환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이 6.2%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고 이를 근거로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는 론스타에게 매각을 승인했다. 문제는 그 비관적 시나리오가 터무니없이 과장된 데다 정작 그 구체적인 근거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 2005-10-13 23:09]
외환은행의 졸속매각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외환은행의 부실을 과장해 헐값에 팔아넘겼다는 의혹 때문이다.
여러 가지 자료와 관련 증언들을 종합해보면 지금부터 2년 전 외환은행의 경영 상황이 썩 좋지 못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수혈 받지 않으면 부실은행이 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론스타펀드를 둘러싼 풀리지 않는 의혹과 몇 가지 오해와 진실을 다시 정리해본다.
점심 때 신학용 의원실 사람들을 만났다. 지난번에 썼던 한국씨티은행의 불법 신용공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9월에 열릴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때 이 문제를 질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미 금감위 회의록이나 영업양수도 협약 등 자료요청을 해둔 상태다. 무엇보다도 관심이 가는 부분은 은행법의 개정 가능성 여부다.
한국씨티은행에는 아직도 한미은행 노조가 있다. 지난해 9월 씨티뱅크 서울지점과 한미은행이 통합하면서 한국씨티은행으로 이름이 바뀐 뒤 벌써 1년이 다 돼 간다. 그런데도 노조는 아직 한미은행이라는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 씨티에 대한 노조의 거부감이 얼마나 큰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는 10월이면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내다팔 수 있게 된다. 론스타는 2003년 9월 외환은행의 지분 51.0%를 1조3834억원에 사들였는데 그때 투자계약서에는 2년 동안 주식을 팔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그 2년이 끝나는 시점이 바로 오는 10월 30일이다.
계약을 체결했던 그해 9월 26일 외환은행의 주가는 4650원에 지나지 않았다. 론스타가 인수한 신주 가격은 4천원 밖에 안됐다. 그렇게 사들인 주식이 지금은 8월 19일 기준으로 1만850원까지 거의 세배 가까이 뛰어 올랐다. 지금 주가로 계산해봐도 론스타의 지분 시가총액은 3조5686억원, 시세차익은 2조1852억원에 이른다. 겨우 2년만에 무려 157%의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