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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 / 알리기에리 단테, '신곡' 지옥편 가운데.

[인터뷰]재벌 연구 권위자,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우리는 삼성 특검과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삼성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비리는 이건희 회장 일가의 경영권 편법 승계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은 순환출자와 경영권 편법승계를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게임의 룰을 어기는 수준을 넘어 게임의 룰을 바꾸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인터뷰는 아니고 연락이 와서 잠깐 만났습니다. 뭔가 제보할 게 있는 줄 알고 기대를 했는데 그냥 언론의 보도 태도에 불만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듯. 전략기획실 상무라고는 하지만 핵심 실세는 아닌 것 같고 비자금이나 떡값 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고 검찰 수사로 오히려 삼성이 결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듯. 최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언도 그렇고 삼성 관계자들의 반응을 보면 "삼성이 그럴 리 없다"는 것입니다. 정작 자신들도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인데요.

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하는 고교생 논술 주간지 '생글생글'의 발행부수가 33만부를 넘어섰다. 2005년 6월에 창간, 최근 113호를 펴낸 생글생글은 타블로이드판으로 매주 24면 발행된다. 일선 학교의 교사가 신청하면 신청부수만큼 매주 월요일 무료로 배송해주는데 전국에 걸쳐 1200여개 고등학교, 일부 중학교와 학원을 합쳐 1300여개 학교가 이를 받아보고 있다.

2007년 9월5일 창간 1주년을 맞은 <블로터닷넷 www.bloter.net>의 블로터(Bloter)는 블로거(Blogger)와 기자(Reporter)를 합성한 말로, 개방·공유·참여로 대표되는 웹2.0 시대의 새로운 저널리스트를 뜻하는 말이다.

국내 언론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석방 과정에서 한국계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의 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슬람 뉴스 사이트 이슬람온라인에 따르면 이슬람 서울 모스크의 이맘(예배 인도자)인 압둘 레만 리를 비롯해 4명의 한국계 무슬림 대표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아프가니스탄 접경인 파키스탄 페사와르 지역에 머물면서 탈레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종교 지도자들을 만났다.

"절차적 민주주의나 형식적인 것은 모두 갖췄으니까 핵심적인 것, 사회 경제적인 부분을 파고들어야 한다. 가장 큰 관건은 빈부격차와 양극화, 비정규직과 실업 문제다. 양극화 문제는 피땀 흘려 만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문제다. 여기에 모든 걸 맞춰야 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대동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도 우리는 양극화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게 진보고 통합이다. 항쟁정신과 대동정신이 진보라는 가치에서 서로 만난다. 광주의 아픔을 기억할 게 아니라 그 항쟁과 대동의 정신을 기억하고 그걸 2005년의 광주와 대한민국에 살려나가야 한다. 그게 1980년 광주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책임이다. 광주는 아직도 희망이다. 광주가 희망이 돼야 한다."

조순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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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모처럼 입을 열었다. 12월 21일 금융경제연구소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조 전 부총리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작심한 듯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대선을 1년도 채 안 남겨둔 무렵이라 그의 발언은 미묘한 파장을 남겼다.

“1천원짜리라고 싸구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다이소는 싸구려 물건을 모아 파는 곳이 아니라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노하우를 갖춘 곳입니다.” 다이소아성 박정부 사장의 이야기다. 그가 강동구 천호점에 1호 매장을 냈던 때가 1997년 4월, 그로부터 10년 만에 매장은 345개로 늘어났고 매출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 12일까지 1천억원을 넘어섰다.

가난을 벗어나고 싶으면 더 열심히 일하라고 우리는 말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 그날그날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너무 쉽게 체념해왔다. 일찌감치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지금부터 32년 전 방글라데시 치타공 대학의 무하마드 유누스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그날그날 먹고 살기에도 힘겨운 사람들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아무런 희망도 가질 수 없다. 가난을 벗어나려면 우선 빚이 없어야 하고 그날그날 먹고 사는 것을 넘어 조금이라도 저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나라의 총선 결과를 놓고 이렇게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던 경험은 흔치 않다. 9월 17일의 스웨덴 총선이 가져온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스웨덴의 사회민주당은 지난 74년 동안 65년을 집권해 왔다. 이른바 스웨덴 모델이라고 불리는 사회적 합의와 광범위한 복지국가 모델을 만든 것도 사민당이었다. 그런데 이번 총선 결과 사민당은 12년 만에 집권당의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 정도면 세계가 발칵 뒤집히는 것도 당연하다.

아무도 10년 뒤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상상하거나 그 상상을 입 밖에 꺼내기에는 너무 끔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나라다. 우리는 이제 성장의 정체를 지나 급격한 둔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2015년, 예견된 파국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미 시작된 파국을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준비하기에 따라 그 충격을 줄일 수는 있다. 우리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흔히 하느님의 말씀과 성경을 서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을 사람이 기록한 것이다. 성경은 최선의 기록이겠지만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간단하게는 번역본 성경이 히브리어 원본 성경을 완벽하게 담아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역사적 사실과 역사의 기록이 다를 수 있는 것처럼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과 다를 수 있다. 하느님의 말씀 또는 가르침에 마음을 열어놓지 않고 성경의 자구 해석에 매달리는 것 역시 우상 숭배다.

성경에는 물론 예수가 결혼했다는 이야기가 없다. 그러나 성경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알려져 있지 않을 뿐 그는 결혼을 했을 수도 있고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결혼을 했다면 아들이나 딸을 낳았을 수도 있고 낳지 않았을 수도 있다. 우리는 예수의 삶에 대해 얼마나 잘 아는 것일까.

인터뷰 / 김규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부회장.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이 한창이던 무렵, 단속이 나오면 창밖으로 컴퓨터를 집어 던지는 게 더 싸다는 농담이 나돌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는 심각했다. 한바탕 단속이 휩쓸고 간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제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비율은 46%를 웃돈다. 일본 28%, 미국 21%의 두 배 이상이고 세계 평균 3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인터뷰 / 백성현 명지전문대학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교수, 로봇 박물관 관장.

로봇 장난감을 수집하는 괴짜 교수. 그는 처음에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동안 몇 군데 언론과 인터뷰를 하기는 했는데 그때마다 엉터리 기사에 질렸다고 했다.

언젠가는 그런 일도 있었다. 방송국에서 불러서 나갔더니 다짜고짜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어보라고 했다. 그날 방송에서 그는 나이 먹고도 장난감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별난 사람으로 비춰졌다. 방송국뿐만 아니라 기자들은 그를 만나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해달라고 한다. 가벼운 흥밋거리로 취급할 뿐, 그가 왜 로봇에 애정을 갖고 3500종의 로봇을 모으고 박물관까지 세우게 됐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예수는 사람의 몸으로 태어난 하느님이다. 그가 마구간에서 태어났고 비천한 목수로 살았다는 건 그의 신성에 아무런 흠집도 내지 못한다. 그러나 그가 결혼을 해서 애를 낳았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는 사람의 몸을 한 하느님이지만 진짜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이다. 장하준 캠브리지대학 교수님과 브릿지증권 노조, 나와 KBS 김영환 PD가 함께 받았다.

격려의 뜻으로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4일째 되던 날, 한국 음식점을 찾아가는 길에 길 한복판 바닥에 박혀있는 놋쇠로 된 비석을 발견했다. 올로프 팔메 전 총리가 총 맞아 죽은 곳이라고 했다. 찰츠요바덴 협약이 스웨덴식 사회적 합의모델을 만들었다면 팔메는 스웨덴식 복지제도와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구현했다. 팔메는 스웨덴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취재 마지막 날 기자는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팔메의 묘지를 찾았다.

법원에 출입하던 무렵, 찾아보니까 2003년 4월의 일이다. 기자실에 앉아서 기사를 쓰고 있는데 망연자실하고 조금은 어눌한 표정의 그가 들어왔다. "저, 오늘 사표 냈습니다." 기자실은 발칵 뒤집혔다.

마침 대법관 인선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던 무렵이었다. 그때 대법원장이 제시했던 3명의 후보는 모두 30년 이상의 경력이 빛나는, 사법시험 10회와 11회 출신들.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그야말로 서열식 인사였다. 이에 반발해 사표를 냈던 그가 이번에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박시환 당시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였다.

3주 동안 기자들 경제 교육이 있다. 오늘은 세번째로 보고펀드의 이재우 사장이 왔다.

보고펀드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출신 변양호가 이끄는 사모투자펀드다. 7월말 출범을 목표로 5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다. 변양호는 재경부에서도 차기 장차관 후보로 거론되던 핵심 실세 가운데 한명이다. 그가 펀드를 만들겠다고 나섰으니 국내 금융기관들이 자의든 타의든 줄을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상준 사장은 7번이나 사업에 실패했다. 그 여파로 5년 동안 신용불량자로 떠돌기도 했다. 서울대 자원공학과는 17년 만에 졸업했다. 10여년 동안 수배를 피해 쫓겨다녔고 용접공으로 노동판을 떠돌기도 했다. 그야말로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다 했다. 1998년부터 김영선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금융에 눈을 떴고 2000년 골든브릿지를 설립해 구조조정과 자산운용 시장에 뛰어들었다.

골든브릿지는 뉴코아백화점 매각을 비롯, 신호스틸, 프로칩스, 삼익악기, 신화특수강, 크라운제과, 쌍용캐피털 등 굵직굵직한 구조조정을 성사시킨 바 있다. 자본금 10억원으로 시작한 회사가 이제는 1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7번 실패하고 8번째 성공했으니 그야말로 7전8기인 셈이다.

김선일씨 사망 1주기가 됐다. 1년 전 그날 새벽 속보 뉴스를 보다가 서러워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 몇몇 친구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한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서 방금 뉴스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무슨 일 있느냐고 물었다. 왜 우느냐고 묻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아무 일 없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김선일씨가 죽고 나서도 파병은 계속됐고 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우리는 불의에 굴복했다.

오늘은 대리운전 기사 이야기다.

신천에서 술을 잔뜩 마시고 왕십리로 가는 길에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 신천역 앞에는 길바닥이며 자동차 와이퍼며 온갖 군데에 대리운전 전단이 흩날리고 있었다. 마침 신호등 앞에 서있던 아저씨가 전화통화를 듣더니 1만5천원만 주면 가겠다고 했다. 너무 비싸다고 깎아달랬는데 막무가내였다. 전단을 보고 몇군데 전화를 했는데 다들 2만원에서 많게는 2만5천원을 달라고 했다. 결국 그 아저씨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택시 요금이 17.52% 올랐다. 2킬로미터 기준으로 기본 요금은 1900원이 됐다. 1995년 1천원에서 1998년 1300원으로, 그리고 2001년 1600원으로 10년 사이에 세번, 두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아니나 다를까 새벽 한시반인데 길거리에는 빈 택시가 가득이다. 가뜩이나 오늘은 월드컵 예선 경기가 열리는 날이다.

윤한봉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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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처는 잊혀질지언정 사라지지는 않는다. 광주 사람들에게 1980년 5월의 상처가 그렇다. 윤한봉 선생을 다시 찾은 것은 그 상처를 더듬어 보고 반성하기 위해서다. 윤 선생은 광주가 민주화의 성지에서 민주화의 망지로 추락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5월의 상처만 기억할 게 아니라 그 항쟁정신과 대동정신을 끊임없이 현재에 되살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윤 선생은 그게 죽은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살아남은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월간 '말' 3월호에 조천현 선배가 만든 다큐멘터리, '길'의 지상 중계가 실렸다. '길'은 조선의용군 출신 소설가 김학철의 마지막 몇년을 담은 영화다.

김학철은 평생을 철저한 사회주의자로 살았고 그래서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가 쓴 '20세기 신화'는 중국에서 판매금지가 되고 31년만에 남한에서 출간됐다. 그 책 때문에 그는 10년의 감옥 생활에 14년의 강제 노동을 해야했다.

"진정한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온다고 믿느냐"는 조천현의 질문에 김학철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지율 스님 단식 8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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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고속철도 공사를 반대하며 87일째 단식을 해온 지율 스님이 21일 돌연 잠적했다. 오늘까지 88일째다. 지율 스님의 단식은 이번이 네번째, 2003년 3월부터 2년 남짓한 동안 오늘까지 226일을 굶었다.

이진경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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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연구실은 언뜻 지적 허영에 가득 찬, 고학력 현실 부적응자들의 모임처럼 보인다.

한때 이름을 날렸던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이진경(본명 박태호, 서울산업대학교 교수)도 이들 가운데 하나다. 그는 이곳에서 푸코나 들뢰즈를 비롯한 프랑스의 탈 근대철학을 강의한다. 강의 주제를 모아 '자본을 넘어선 자본'이나 '노마디즘' 같은 책도 썼다. 그에게 왜 이제 현실에 참여하지 않느냐고 묻는 건 당연하다. 수유연구실은 그만큼 현실에서 동떨어진 매우 이질적인 공간이다.

조천현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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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날 새벽, 조천현씨의 원고가 들어왔다. 하품을 하면서 원고를 몇줄 읽어 내려갔을 때 잠이 확 달아났다. 정말 머리 털이 바짝 곤두서는 것 같았다.

"각서라는 것은 일종의 차용증이었습니다. 이름과 나이, 집 주소를 쓴 후, '한국 땅에 도착하면 계약한 500만원(한화)을 꼭 주겠으며 이를 어겼을 경우 법률적인 조치를 취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쓰는 것이지요. 그리고 손도장을 찍었습니다."

금요일에는 약속이 무더기로 잡혔다. 고등학교 동문회에, 전 직장 동료들 모임, 술 사준다는 친구, 모처럼 일찍 끝날 것 같다고 영화나 보자는 여자 후배, 그리고 야학의 교무 선거.

다른 건 대충 빠지거나 미룰 수 있는 약속이었지만 교무 선거는 일년에 딱 한번이고 다른 어떤 약속보다도 중요했고 게다가 내가 사회를 보기로 했다.

그런데 전철이 이수역을 지날 무렵, 안내 방송에서 장애인들 시위 때문에 7호선이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무슨 일일까. 뭔가 기사거리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시간이 빠듯했지만 그래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백기완 선생과 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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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로 진보란 무엇일까요?

깊은 밤을 한밤이라고 하지요? 그 캄캄한 한밤을 몰아내는 것은 무엇일까요? 밝아오는 동녘하늘, 새녘일까요? 아닙니다. 몰개입니다.

몰개라니 무슨 말일까요. 파도라는 진짜 우리말입니다. 그 몰개가 때로는 알각, 때로는 왈왈 밀려가 와장창 한밤을 때리고, 때로는 천 만마리 썽난 널티말(천리말)처럼 냅다 달려가 꽈다당!

온몸으로 부딪힘으로써 어두움을 깨는 것이니 진보를 우리말로 하면 몰개다 이 말입니다.

(백기완 선생님의 노나메기 홈페이지에서 옮겨왔습니다.)

정성일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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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면 날마다 영화 보고 영화 이야기하는 게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영화평론가 정성일씨를 만났다. 꽤나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오프 더 레코드가 많았고 술에서 깨고 나니 막상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생각나는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해본다. 나름대로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왜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영화에 열광하는 것일까. 이 영화들은 역사를 주제로 다루는 것 같지만 역사를 기묘하게 수정하고 왜곡하고 있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6·25 전쟁이나 암울했던 군사독재 시절의 기억은 모두 사라지고 다만 감동과 추억으로 남는다. '살인의 추억'이나 더 나가면 '슈퍼스타 감사용'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들에서 1980년대는 그냥 추억일 뿐이다.

소설가 유재현이 가수 한대수를 인터뷰했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고 구경이라도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았다. 내가 찾아갔을 때는 인터뷰가 모두 끝난 뒤였다.

나는 두 사람을 모두 처음 봤다. 한대수씨는 먼저 들어갔고 유재현 선생님이 커피라도 한잔 하자고 해서 커피숍에 들어가 마주 앉았다. 인터뷰 내용이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터뷰는 실패였다. (여기서부터는 존칭 생략.)

정은임씨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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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입원 중이던 정은임씨가 오늘 오후 6시 반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정말, 가슴 아픈 일입니다.

참고 : '정은임의 영화 음악' 폐지 결정. (이정환닷컴)
참고 : 정은임씨의 쾌유를 빕니다. (이정환닷컴)

김영식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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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출소하는 송두율 교수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낯익은 얼굴을 마주쳤다. 영화 '송환'에 나오는 할아버지였다.

달라진 조국을 보겠다고 37년만에 돌아왔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 9개월만에 풀려난 송두율 교수는 그동안의 언론 보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송 교수는 21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앞에서 열린 출소 환영식에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그동안 가장 많은 고심과 상처를 안겨줬던 것은 정작 사회 계몽의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 교수는 또 "언론인들이 이제는 계몽과 동시에 민족의 앞길을 위해 고민하는 기사와 논설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씨네21'에서 가끔 김규항의 칼럼을 읽곤 했다. 그 칼럼이 나중에 'B급좌파'라는 책으로 묶여 나왔다는 걸 알았지만 웬만큼 다 읽은 이야기라 딱히 사볼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5월 독서토론회에서 그 책을 읽게 됐다. 김규항의 칼럼은 한때 새로웠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던 것들을 그는 부인하고 비판했다.

그러나 책을 다시 읽으면서 김규항의 한계도 보였다. 겸허한 계몽주의자를 자처하는 김규항은 안타깝게도 지난 몇년 사이 그 계몽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김규항이 자신의 블로그에 '이진경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글을 썼다. 그는 이진경이 '지적 편력' 혹은 '지적 허세'의 방법으로 진리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그런 방법이 지나치게 많은 존중을 얻는 건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이진경이 활동하고 있는 수유연구실을 가리키는 말이겠지만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엔 자의식이 강하고 기약 없이 풍찬노숙하며 운동하기에도 너무나 유약한 그들"이라고도 말했다.

이 글의 마지막은 마르크스의 인용으로 끝난다. 대학교 때 노트 첫 페이지에 옮겨적곤 했던 말이다. "철학자들은 세계를 해석해 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는 다시 김규항에게 묻고 싶다. 그래서 당신은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가.

김규항이 지적했듯이 지적 편력이나 지적 허세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그러나 공부는 필요하다. 바다처럼 넓은 식견을 갖춘 김규항에게도 공부는 필요하다. 프랑스 철학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프랑스 철학이든 뭐든 공부를 계속하지 않으면 그의 계몽은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그가 현장에서 싸우는 사람이 아니고 겸허한 계몽주의자로 남을 계획이라면 더욱 그렇다. 내가 보기에 이진경은 지적 편력이든 지적 허세든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고 김규항은 그런 이진경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마르크스의 인용은 맥락을 한참 벗어났다.

다음 문장은 김규항이 언젠가 자신에 대해 썼던 글의 일부다. 한때 가슴 아프게 읽었던 이 글이 위선이 아니기를 바랄뿐이다. "글만 쓰면 파시스트를 저주하고 중산층을 까고 지식인을 비꼬고 근로 대중을 한없이 지지하지만, 그 글은 방구석에 앉아 세상을 재단하는 부도덕을 깔고 있다."

참고 : 이진경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규항의 블로그)
참고 : 'B급 좌파'를 읽다. (이정환닷컴)
참고 :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읽다. (이정환닷컴)

월간 '말'에 음식 칼럼을 쓰는 황교익씨를 만났다. 황씨는 찜질방에서 입는 셔츠와 반바지에 황토 염색을 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 이름은 '황토인'이다.

찜질방에서는 손님들이 입고 난 셔츠와 반바지를 세탁업체에 맡기는데 보통 한벌에 250원 정도다.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다르지만 웬만큼 큰 찜질방은 하루 평균 1천벌 정도가 나온다고 한다. 황씨는 이 세탁물을 받아서 세탁과 함께 황토 염색을 해준다. 가격은 한벌에 350원 정도. 그냥 세탁보다 100원이 더 비싼 셈이다.

찜질방 입장에서는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황토로 염색된 옷을 사려면 한벌에 5만원 정도를 줘야 하는데 세탁할 때 100원 더 얹어주고 지금 입는 옷을 황토염색 옷으로 바꿀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 오래돼서 누렇게 변색된 옷도 염색을 하고 나면 그리 보기 싫지 않다.

황씨는 직접 세탁을 하지 않고 다른 세탁업체에 한벌에 250원씩 주고 맡긴다. 황씨는 이들 협력회사에 황토를 공급하고 황토 염색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그게 한벌에 100원씩이다. 처음 염색할 때는 원가가 100원 정도 들지만 그 다음부터는 물이 빠지지 않을 정도만 하면 된다. 두번째부터는 평균 5원 정도밖에 안든다. 비용을 빼고 나면 영업사원들이 30원씩 가져가고 회사에도 역시 30원 정도가 떨어진다.

황씨 회사의 영업사원들도 신바람이 났다. 한벌에 30원이지만 1천벌이면 3만원, 한달이면 90만원이 된다. 10개 찜질방만 잡아도 이런 저런 영업비용을 빼고 영업사원 한명 앞에 한달에 고스란히 600만원이 떨어진다. 이대로 가면 억대 연봉도 결코 꿈이 아니다.

보통 다른 회사의 황토 염색은 황토에 인공착색제를 섞어쓴다고 한다. 황씨는 착색제를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색이 바랜다. 황씨는 오히려 그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황씨네 황토가 다른 회사들보다 입자가 가늘어 착색제를 쓰지 않고도 염색이 된다는데 있다. 시간이 지나면 색이 바랠 수밖에 없지만 세탁을 할 때마다 조금씩 황토를 풀어주면 된다. 그래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찜질방에서 나온 세탁물을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황씨가 직접 세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의 충돌도 없다. 찜질방 주인만 좋다고 하면 그 찜질방과 거래하던 세탁회사와 협력 계약을 맺으면 된다. 세탁회사들은 대부분 대여섯명 정도가 겨우 먹고 사는 영세한 규모다. 황씨는 그들의 몫을 뺏을 생각은 없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다. 아직은 마땅한 경쟁상대가 없는 상황이고 시장은 제법 크다.

김선일씨가 결국 목이 잘려서 죽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알았다"고만 말했다고 한다.

참고 : 참으로 평화로운 월요일 저녁. (이정환닷컴)

3억6천만원을 나눠주겠다는 공시가 떴다. 주인공은 남한제지의 주주 박주석씨.

박씨는 3월12일부터 17일에 걸쳐 이 회사 주식 11만주 이상을 사들이면서 일약 주요주주로 떠올랐다. 이 회사 전체 주식 수는 310만주다. 3월 17일 기준으로 박씨의 매입단가는 3282원이다.

그뒤 남한제지의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뛰기 시작했고 6월 들어 무려 17만원까지 치솟았다. 두달 반 사이에 60배 이상 뛰어오른 셈이다. 박씨는 이 기회를 노려 6월 4일 6만7천여주를 매도했다. 이 기간 동안 박씨의 시세 차익은 9억5천만원을 넘어섰다.

박씨는 같은달 16일 주가가 10만원대로 떨어지자 15만여주를 다시 사들였다. 평균 매입단가는 1만원대. 박씨는 다시 15만6천여주를 확보한 상태다. 박씨는 지난 1월과 2월에도 주식을 14만여주 가까이 사들였다가 한차례 매도한 바 있다.

문제는 최근의 이런 주가 급등이 박씨가 지난 1월 공개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을 선언하고 주식을 사들이면서 비롯했다는데 있다. 남한제지는 관계회사인 풍만제지와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었고 박씨 등 소액주주들은 이에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법원에 이 회사 대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되기도 했다.

현행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적대적 인수합병을 선언, 주가를 끌어올린 다음 주식을 매각해 시세차익을 올리더라도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아래는 박씨가 내보낸 공시. 박씨는 금융감독원의 지적을 받고 이 내용을 삭제해 수정 공시를 내보냈다. 별 일도 다 있다. 어이가 없다.

희망의 돈.

소중한 돈 3억6천만원을 희망을 함께 담아 꼭 필요한곳으로...

꼭 필요한 곳에 일억사천만원, 개인주주 분중에 어렵지만 노력하시는 사람들께 일억이천만원, 저의 주변에 어렵지만 노력하며열심히 사시는 분께 일억원. 선정 기준은; 어렵지만 열심히 노력하며 사시는 사람 입니다.

이 돈은 그냥 주는것이 아니라, 빌려드리는것입니다. 잘 되어서주변에 어렵지만 열심히 사시는분들께 희망의 돈을주시면됩니다.

어렵지만 열심히 사시는 주주 분께서는 6월30일 까지 fax0318841650 또는 이메일 hdsm3627@yahoo.co.kr로 성함과 전화번호, 사연만 적어 보내 주세요. 신중히 검토하고 공정하게 7월10일 이전까지 꼭 필요한 곳으로 입금 하겠습니다.

항상 잘 될수있다는 용기를 가지시고, 잘 살 수 있는 그날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했으면 합니다. 항상 건강과 행복, 희망이 함께 하길 빌며...

신문, 방송사에서 남한제지나 기타상장기업, 정부, 생방송 공개토론이 주어지면 참석 하겠습니다. 진실은 언제가는 밝혀질것이며, 정의는 반드시 잘됩니다.

신께서 뜻 하신대로 갈수있게 하소서 두손모아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개인주주 박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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