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008 Archives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 길은 막다른 골목이 적당하오.… 13인의 아해는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와 그렇게 뿐이 모였소. 다른 사정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나았소.… 길은 뚫린 골목이라도 적당하오.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지 아니하여도 좋소. (이상, '오감도' 가운데 발췌)

시계 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일까. 광장에서 시민들이 쫓겨났다.

서울시청은 27일 오후 시청 앞 광장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각종 정치·사회단체와 언론사의 천막을 강제 철거했다. 철거전문 용역 직원으로 보이는 청년들이 동원됐고 이에 저항하던 시민들과 촬영하던 사진기자들을 폭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비정규직 보호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현실적인 타협이 아니라 최소한의 기본 원칙을 만들고 이를 지켜낼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요. 마음이 무겁습니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고 만든 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한다. 차별을 제도화하고 임금 격차를 확대시킨다. 지난해 7월 도입되고 오는 7월 확대 시행될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 확산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언론 소비자들 심판…조중동 버티기 어려울 듯.”

촛불집회는 조중동의 편파 왜곡보도에 대한 반발과 더 나아가 방송 공공성을 수호하기 위한 언론 소비자 운동으로 촉발시켰다. 조중동의 광고주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시청 앞 광장의 촛불 시위대가 여의도 KBS 앞까지 몰려가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언론 유관기관에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고 방송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는 본격적으로 인터넷 여론 통제에 나서려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촛불집회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을 언론 소비자들이 주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미디어오늘이 21일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음모를 말한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토론회 장소를 청계광장으로 잡은 것은 향후 언론 개혁이 언론 소비자들, 바로 시민들 주도와 참여로 이뤄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맡았고 토론 패널로 김유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처장과 양승동 프로듀서연합회 회장, 오동운 MBC PD수첩 프로듀서, 원용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재국 경향신문 기자,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 등이 참석했다. 300여명의 시민들이 현장에서 토론을 경청했고 진보신당 칼라TV 생중계를 통해 참여한 네티즌이 동시 접속자 기준으로 최대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리모델링의 유혹은 입주민들에게나 건설사에게나 짜릿하고 매혹적이다. 지난 3일 주요 언론에는 대림산업이 서울 구로동 중앙구로하이츠아파트의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는 기사가 떴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31일 열린 이 아파트 조합 창립총회에서 98%의 지지로 리모델링 시공사에 선정됐다는 보도자료를 뿌렸고 이를 언론사들이 받아서 쓴 것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대림산업은 시공사로 선정된 것이 아니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 뿐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별명은 '올드보이'다. 재정경제원 차관 시절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져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가 '잃어버린 10년'을 견뎌내고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이른바 MB노믹스의 핵심 실세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벌써 빛바랜 추억이 돼 버렸지만 7% 성장과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위 선진국 진입이라는 이른바 '747 공약'도 그의 작품이다. 그런 그가 이번 개각에서 살아남을 전망이다.

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 결과를 놓고 한국경제가 23일 "품질시스템평가(QSA) 불신은 자유무역 안 하겠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수출위생증명서에 30개월 미만으로 표기되더라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일부의 주장은 양국의 신뢰를 토대로 한 자유무역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주고 광고 받고. 경제지들의 기획·특집면은 오래된 관행이지만 23일 매일경제 B섹션에 실린 "든든한 노후"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는 정도가 지나치다. 6쪽에 걸쳐 연금보험과 퇴직연금, 실손형 의료보험 등에 대한 기사가 실렸는데 기사 하단에는 삼성화재와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의 광고가 실려있다. 어디까지가 기사고 어디까지가 광고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네코네코님이 "쇠고기 추가협상, 정말로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가"라는 제목으로 제가 쓴 "쇠고기 추가협상,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다섯가지 이유"에 대한 반박을 하셨습니다.

정부가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평가한 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 결과가 21일 발표됐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자랑을 하자면 우리나라 언론에서 파이어폭스를 가장 먼저 소개한 것도 바로 접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윤석찬 팀장과 전화 통화를 하려고 했는데 연락이 안 되던데요. 조만간 전화 인터뷰라도 하고 따로 올리겠습니다. 일단 독일의 점유율이 꽤나 높은 것 같고요.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점유율이 최고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파이어폭스 사용자가 늘어나면 웹 환경도 조금씩 바뀔 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파이어폭스를 처음 썼던 2003년과 비교해도 아직은 크게 달라진 게 없지만 말이죠. 벌써 5년이나 됐군요.)

비가 올까봐 걱정인데요. 혹시 그날 촛불집회 나오시는 분들 지나가다 들러주세요. 토론회에 시민 패널로 참석하실 분들은 제게 메일을 보내거나 여기 댓글을 달아주시면 됩니다.

53.1% 투표에 70.3% 찬성… 보수·경제지들의 얼렁뚱땅 통계 후려치기.

민주노총은 지난 16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합원 51만1737명 가운데 27만1322명이 투표해 이 가운데 16만9138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53.1%, 찬성률은 70.3%로 과반 이상 투표에 과반 이상 찬성이다. 그런데 이 결과를 놓고 보수·경제지들이 희한한 계산을 내놓고 있다.

경향신문이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경우 소득을 축소신고할수록 유리한 혜택을 받게 된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내놓았다.

론스타 산업자본 여부 확인이 관건… 금융위원회 뒷 수습 골머리.

5년 가까이 지지부진하게 끌어왔던 외환은행 불법매각 논란의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그동안 논란의 초점이 2003년 9월 당시 외환은행이 과연 경영권을 매각해야 할 만큼 부실한 은행이었느냐는 부분에 맞춰져 왔다면 론스타펀드가 애초에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었고 금융감독위원회(금융위원회)가 이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매각을 승인했다는 사실이 새로운 논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노동자를 노동자로 부르지 못하는… 기형적 고용관계가 만든 기형적 임금 체계.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지금 파업을 벌이고 있는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들은 대부분 10여년 전에는 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파업을 앞두고 있는 건설기계노조 소속 노동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6월10일 저녁, 정확히는 11일 새벽 동이 터올 때까지 언론노조 김성근 선배와 술을 마셨는데, 김 선배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거대한 물결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형태의 혁명이라고 하더라고요. 앞으로 일어날 변화에 세계가 깜짝 놀라게 될 거라는 겁니다. 저는 아래 여러 글에서도 썼지만 촛불집회를 낙관하면서도 그 한계를 인정하고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요. 김 선배 이야기는 민중이 느리고 즉흥적이고 어리석은 것 같지만 결국 민중의 선택은 옳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흥겨운 축제에 그친다고 한들 이 축제를 폄훼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축제 안에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밝고 긍정적인 전망과 신념과 의지가 꿈틀거리고 있다면 말이죠.

아래는 미디어오늘 이용호 화백의 만평입니다.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고 합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토지정의시민연대는 부동산 문제의 해법에서 큰 입장 차이를 보인다. 경실련이 분양원가 공개와 후분양제 도입에 주력하면서 어느 정도 대중적 지지와 성과를 끌어냈다면 토지정의는 보유세 강화를 끊임없이 강조한다. 토지정의는 분양원가 공개가 부동산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알리안츠생명보험 노동조합 파업이 10일로 140일째를 맞았다. 1월 17일 사측이 성과급제 도입을 발표하고 노조가 이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한 때가 같은 달 23일. 사측은 불법파업을 이유로 3월 27일 지점장 92명을 해고조치한데 이어 지난달 9일에는 제종규 노조위원장과 조합원 김아무개씨 등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구속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그리고 급기야 지난달 16일에는 직장폐쇄 조치까지 단행했다.

경직된 비폭력을 넘어… 밤샘 토론으로 끌어낸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

70만이 모였다는 10일 촛불집회는 한달 이상 계속된 지난 집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6월 항쟁 21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순서가 있긴 했지만 몇차례 자유발언과 노래와 구호가 끝나고 시민들은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세종로 사거리에서 출발해 서대문을 지나 독립문 앞 사직터널까지 행진한 시민들은 늘 그랬듯이 경찰의 차벽을 맞닥뜨리고 발길을 돌렸다. 종로방향으로 행진한 시민들 역시 조계사 삼거리까지 갔다가 다시 세종로 사거리로 돌아왔다.

이 이야기의 발단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무현이 탄핵돼 길거리로 나앉았을 때 국민들은 들고 일어나 그를 다시 청와대로 돌려 보냈다. 언뜻 그것은 민주주의의 승리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노무현은 줄곧 참담한 실패를 겪었고 국민들은 그에 대한 실망을 실용주의를 표방한 이명박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로 표출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사실 실패한 것은 노무현이 아니라 국민들이었을지도 모른다. 노무현은 김대중의 유업을 이어받아 신자유주의 개혁을 착실하게 추진했고 충분히 성과도 이뤘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최근 논란이 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역시 절반 이상이 노무현의 작품이다. 이명박은 노무현을 계승한 훨씬 더 능숙한 노무현이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의 실패를 이명박으로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것이었다. 석달도 지나지 않아 대부분의 국민이 이를 깨닫게 됐다. 자,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명박을 몰아내면 우리 국민들에게 다른 어떤 대안이 있나. 노무현도 대안이 아니고 이명박도 대안이 아니라면 박근혜? 손학규? 문국현? 심상정? 노회찬? 아니면 다른 누구?

이명박 정부가 기상천외한 민심수습 대책을 내놓았다. 연간 급여 3600만 원 이하 급여 생활자와 종합소득금액 2400만 원 이하 자영업자들에게 최대 24만원씩 현금을 유가 환급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또 운송·물류사업자들과 농어민들에게도 경유 1리터에 1800원을 기준으로 가격 상승분의 50%를 보조해주기로 했다.

주민소환제로 선출직 공무원 등 리콜 가능… "이번 기회에 국민소환제 도입하자" 논의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1조와 2조. 최근 촛불집회 현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노래 가사다. 집회에 참석하는 시민들은 이 나라 국정 운영의 핵심 철학을 새삼스럽게 다시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만약 선출된 권력이 국민들의 뜻을 배반하고 대의민주주의의 원칙이 추락할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처럼 광장에 모여 구호를 외치는 것 말고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골목을 막고 선 경찰버스를 3대째 끌어냈을 때 뒤쪽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와, 정말 세계 역사에 남을 엄청난 사건이 시작되는 거야. 우리도 68혁명처럼 세상을 바꿔보는 거야."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나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인터넷을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이나 청와대나 여야 정치권, 세계 곳곳에서 지켜보고 있는 동포들, 바다 건너 미국의 축산업자들까지 모두가 궁금해하는 것은 과연 이 촛불국면이 어디로 갈 것인가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처음 시작됐던 지난달 2일, 누구도 10대 중고등학생들이 1만5천명이나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도대체 이 아이들은 무슨 이야기를 어디에서 듣고 쏟아져 나온 것일까. 그때까지만 해도 대부분 언론이 촛불집회를 일과성 이벤트로 여겼고 이처럼 국민적 저항으로 확산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가 2일 산업은행 민영화 및 한국개발펀드 설립방안을 발표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산은자산운용, 산은캐피탈 등 자회사들을 지주회사로 전환시켜 3단계에 걸쳐 민영화 과정을 거쳐 투자은행으로 육성하고, 한국개발펀드를 분리해 산은지주회사 지분 현물출자 후 지분 매각을 재원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조지 카치아피카스 미국 웬트워스대 정치학과 교수는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의 원동력을 '에로스효과'라는 말로 설명한 바 있다. 사회철학자 헤르베르트 마르쿠제가 그의 저서, '에로스와 문명'에서 '삶의 총체적 본능'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에로스'를 카치아피카스는 "해방을 향한 본능적 욕구"와 "억압에 저항하는 원초적 본능"이라는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경찰 여러분, 무고한 시민들 때리지 마세요. 여러분들도 힘든 거 다 압니다. 그렇지만 위에서 시키면 때리는 시늉만 하세요." 한 시민이 큰 소리로 외치자 다른 시민들이 "약속해, 약속해"라고 연호하기 시작했다. 1일 새벽 강제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연행되고 부상자가 속출한 뒤였지만 1일 저녁 집회도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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