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005 Archives

태블릿 노트북이 하나 생겼다. 시스템을 새로 깔려고 보니까 플로피 드라이브도 시디롬도 없다.

우여곡절 끝에 USB 메모리로 도스 부팅을 하는데까지는 성공했다. 그런데 문제는 태블릿에서 USB를 하드디스크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USB로 부팅하면 USB가 C드라이브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윈도우를 깔 수 없다. 설치는 D드라이브에 하더라도 부팅 정보가 C에 남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일단 하드 디스크 파티션을 나누고 D드라이브를 포맷하고 빠져 나왔다. format/s 옵션으로 시스템도 심었다.

'쾌도난마 한국경제' 맺음말에 실린 정승일 선생의 이야기를 정리해서 옮긴다. 정확한 지적이다.

우리는 흔히 민주주의(democracy)와 자유주의(liberalism)를 혼동한다. 민주주의가 곧 자유주의적 민주주의(liberalist democracy)나 자유 민주주의(liberal democracy)라고 착각한다.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non-liberal democracy)가 가능하다는 사고를 하지 못한다.

편견을 무너뜨리는 특별한 책이다. 장하준·정승일 선생의 대화를 이종태 선배가 옮겨적었다. 지난 1년, 사고와 발상을 전환하는데 내게 크게 영향을 미쳤던 사람들이다. 중요한 부분을 요약 또는 발췌해 다시 정리한다.

장하준은 개혁이 종속을 부른다고 주장한다. 노무현 정부의 얼치기 개혁이 신자유주의를 가속화하고 경제의 역동성과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씨티은행의 대주주 신용공여와 대출사기 논란과 맞물려 씨티그룹의 투기적 행태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의 일련의 사건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말썽을 빚어왔던 씨티그룹의 투기행각을 돌아보면 선진 금융기관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이 무색할 정도다.

미국 은행들은 지난해 1200억달러라는 기록적인 순익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179억달러가 씨티그룹의 몫이다. 단일 은행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씨티그룹은 금융전문잡지 '더 뱅커'가 뽑은 세계 1000대 은행 가운데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외국자본 앞에 쩔쩔매던 금융감독원이 모처럼 강한 모습을 보였다. 금감위 증권선물위원회는 22일 영국계 헤르메스펀드를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외국자본에 유화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금감원으로서는 꽤나 파겨적인 결단을 내린 셈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헤르메스펀드의 아시아 지역 총괄 펀드매니저 로버트 클레멘츠는 지난해 3월 삼성물산 주식 777만2천주를 취득한 뒤 삼성물산의 M&A 가능성을 언론에 흘린 혐의를 받고 있다. 클레멘츠는 특히 11월 29일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자청해 이같은 허위사실을 발표한 뒤, 주가가 오르자 12월 3일 보유주식을 전부 내다팔아치워 292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바 있다.

주가가 1000을 훌쩍 넘어서면서 주식이 없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큰 박탈감에 빠졌다. 이제라도 주식을 사야 하는 것일까, 유혹은 끊이지 않지만 사상 최고라는 주가는 금방이라도 꺾일 것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적립식 펀드도 마찬가지다. 조금 더 지켜보는 게 좋을까. 더 늦기 전에 큰맘 먹고 뛰어드는 게 좋을까. 결단은 빠를수록 좋다. 따져보면 결론은 간단하고 명확하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일을 하는데도 가난한, 이른바 근로빈곤층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근로빈곤층은 저소득가구 가운데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가구를 말한다. 2003년 기준으로 저소득가구는 전체 가구의 21.9%, 근로빈곤층은 15.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확히는 월 평균소득이 138만원 미만이면 저소득가구고 이들 가운데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가구가 근로빈곤층이다.

근로소득보전세제(EITC, Earned Income Tax Credit)는 이 근로빈곤층을 돕는 제도다. EITC는 저소득가구를 돕되 근로소득이 많을수록 더 많이 지원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소득규모에 따라 공제금액을 정해놓고 세금보다 공제액이 많으면 그 차이만큼 현금으로 내준다. 소득이 어느 정도 미만이면 세금을 내는 게 아니라 EITC 급여를 받게 되는데 그 가운데서도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이 준다는 이야기다. 세금을 돌려받는다는 부분은 언뜻 연말정산과 비슷하다. 그러나 연말정산이 이미 낸 세금 가운데 일부를 돌려받는 것과 달리 EITC는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은 사람도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오히려 세금을 적게 내는 사람이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투자한 자금 전액이 빠져나갔다. 중소기업 대출은 1조3천억원이나 줄어들었는데 그 돈을 부실계열사에 돌려 고리대금업을 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금 우리 정부와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금융산업노조 한미은행 지부 관계자의 말이다.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의 경영권을 가져가면서 단 한푼도 투자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기존 한미은행의 종잣돈까지 해외로 빼돌렸다는 이야기다. 기자는 제보를 받고 곧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한국씨티은행의 대주주 신용공여를 둘러싼 논란은 이미 몇몇 매체에 간단하게나마 소개된 바 있고 금융감독원도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이를 해명했다. 그러나 아직도 숱하게 많은 의혹이 밝혀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고 들춰볼수록 더 많은 의혹이 쏟아져 나온다. 기자는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이닉스반도체만큼 주식 투자자들을 울린 기업도 없다. 한때 하이닉스의 주식 수는 52억4천만주나 됐다. 주식 한장 길이를 15㎝라고 하고 한줄로 늘어놓으면 78만6천㎞, 서울과 부산을 873번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거리가 될 정도였다. 달나라까지 한번 왔다 갔다 하고도 남는 거리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이닉스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은 주주를 몰고 다니는 기업이다. 2002년에는 주주가 4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23만명에 이른다. 아직도 전체 주식 투자자 10명 가운데 한명은 하이닉스의 주주인 셈이다. 하이닉스는 이들의 눈물을 먹고 자라왔다.

3주 동안 기자들 경제 교육이 있다. 오늘은 세번째로 보고펀드의 이재우 사장이 왔다.

보고펀드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출신 변양호가 이끄는 사모투자펀드다. 7월말 출범을 목표로 5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다. 변양호는 재경부에서도 차기 장차관 후보로 거론되던 핵심 실세 가운데 한명이다. 그가 펀드를 만들겠다고 나섰으니 국내 금융기관들이 자의든 타의든 줄을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개미들은 늘 건설과 금융, 유통 같은 안 오르는 주식만 샀다. 이른 바 대중주라고 불리던 이 업종 주식들은 다른 주식들 다 오를 때도 늘 떨어지기만 했다. 1990년 1월과 올해 7월을 비교하면 건설업종 지수는 563.53에서 124.01까지 78.0% 떨어졌다. 금융업종 지수는 1373.59에서 317.23으로 76.9% 떨어졌고 유통업종 지수는 858.75에서 269.33으로 68.6% 떨어졌다. 그 15년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 912.86에서 1021.95까지 12.0% 올랐다. 15년 동안 5분의 1 토막 났으니 그 동안 이 종목들에 목을 맸던 숱하게 많은 개미들의 설움을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야말로 인생무상이고 남가일몽이다.

시장에 힘이 넘쳐난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뚫고 올라선 뒤에도 좀처럼 수그러들 기세가 아니다. 7월 7일에는 연중 최고기록인 1026.82까지 치솟아 오르기도 했다. 2000년 1월 4일 1059.04를 찍고 내려온 이후 무려 5년 6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이번 주가 상승의 일등 공신은 역시 적립식 펀드다. 올해 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적립식 펀드는 시장의 매물을 쓸어담으면서 주가를 견인해왔다.

지난달 27일 비정규노동법공대위가 20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7.8%가 "비정규직의 무분별한 사용을 제한하고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응답했다. "노동계 및 경영계의 합의를 끌어낸 뒤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81.8%나 됐다. 이런 조사 결과는 지난해 10월 국정홍보처가 일반 국민의 77.9%가 정부 법안에 찬성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상충된다. 올해 들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산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부상하기까지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역할이 컸다. 센터는 오는 7월 13일 창립 5주년을 맞는다. 김성희 소장을 만나 비정규직 문제 쟁점화 5년을 돌아보고 과제와 전망을 짚어봤다.

7년 가까이 단물을 빨아먹던 대주주가 마침내 떠날 계획이다. 그들은 이익을 챙길만큼 챙겨갔고 그 결과 회사는 거의 껍데기만 남았다. 이런 회사를 직원들이 사들여 살려보겠다고 나섰다. 브릿지증권은 상장기업으로는 국내 첫 ESOP 도입사례가 될 전망이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BIH는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청산이라도 할 태세였다. 막는다고 될 일도 아니고 멀쩡한 회사가 문을 닫게 생겼으니 직원들 입장에서는 애가 탈만도 했다. 그래서 결국 직원들이 나서서 회사를 사들이겠다는 결정을 하게 됐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게 회사를 지킬 수 있는 최선의, 거의 유일한 선택이었다. 6월 24일 골든브릿지와 ESOP 컨소시엄은 기자회견을 갖고 브릿지증권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위기에 직면하면 기업은 직원들을 자르거나 임금을 깎는 선택을 해야 한다. 1990년대 초반 미국의 항공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걸프전쟁이 터지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팬아메리칸항공을 비롯한 주요 항공사들의 파산신청이 잇따랐다. 업계 1위였던 유나이티드항공도 예외는 아니었다.

직원들을 자르느냐 임금을 깎느냐의 갈림길에서 유나이티드항공은 두번째를 선택했다. 이 회사는 임금을 깎고 일을 늘리는 대신, 고용을 안정시키고 줄어든 임금만큼 주식을 사서 보상해주기로 했다. 임금이 많게는 15.7%까지 깎였지만 회사는 현금과 차입을 동원해 주식을 사서 나눠줬고 그 결과 전체 주식의 55%가 직원들 몫으로 떨어졌다.

이상준 사장은 7번이나 사업에 실패했다. 그 여파로 5년 동안 신용불량자로 떠돌기도 했다. 서울대 자원공학과는 17년 만에 졸업했다. 10여년 동안 수배를 피해 쫓겨다녔고 용접공으로 노동판을 떠돌기도 했다. 그야말로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다 했다. 1998년부터 김영선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금융에 눈을 떴고 2000년 골든브릿지를 설립해 구조조정과 자산운용 시장에 뛰어들었다.

골든브릿지는 뉴코아백화점 매각을 비롯, 신호스틸, 프로칩스, 삼익악기, 신화특수강, 크라운제과, 쌍용캐피털 등 굵직굵직한 구조조정을 성사시킨 바 있다. 자본금 10억원으로 시작한 회사가 이제는 1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7번 실패하고 8번째 성공했으니 그야말로 7전8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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