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004 Archives

"윌마는 그 사람이 자기 삼촌이 아니라고 믿고 있어. 삼촌과 똑같이 생겼고 똑같이 말하고 똑같이 행동하고 모든 것이 똑같은데 단지 그 사람이 삼촌이 아니라는 걸 확신하고 있다는 거야. 마일즈, 정말이지 나는 두려워."

사람들이 하나 둘씩 달라진다는 이 이야기는 꽤나 오래되고 제법 익숙한 이야기다. 수많은 변주가 나왔고 영화로도 여러차례 만들어졌다. 이 이야기의 원본이 거의 50년만에 마침내 번역돼 출간됐다.

경제위기론을 강조해왔던 '매일경제신문'이 급기야 외국계 자본이 떠나가고 있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이 신문은 외국계 자본이 떠나고 있고 그 가장 큰 이유가 한미은행과 LG정유 등의 파업에 대한 실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주한 미국 기업인들이 한국의 노사 문제를 심각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혀 주목된다.

27일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열린우리당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간담회에서 윌리엄 오벌린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 기업인들은 한국의 노사문제가 심각하다고 여기지 않는다"며 "언론의 과장된 보도로 대외적으로 한국 노동계가 강성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왕 말 꺼낸 것, 공식적으로 공지를 하겠습니다. 대내외적으로 말이죠.

월간 '말' 이종태 편집장의 사회과학 강의를 시작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2명 이상만 되면 강의를 시작하겠다고 하는데 저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여러분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좌는 매주 1회, 다만 월간 '말' 편집 일정에 따라 다소 유동적일 수 있습니다. 수강료는 없습니다. 다만 모임의 운영을 위해 따로 회식비 정도를 조금 모금할 생각입니다.

재중씨나 권일씨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고 정은씨나 새로 들어온 선영씨는 기본 교육 차원에서 함께 듣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다 같이 함께 토론하고 공부하고 이론적 바탕을 쌓아나가는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월간 '말' 구성원 뿐만 아니라 이왕 하는거 주위에 관심 있는 분들을 많이 초청하셔도 좋습니다.

저처럼 대학교 내내 수학 문제만 풀다가 졸업한 사람에게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두루 접하고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전문 지식이 없어도 좋습니다. 누구라도 부담없이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공부해 봅시다.

커리큘럼은 수강생 모집 현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김수행의 '정치경제학원론', 정운영의 '가치이론', 이진경의 1990년대 논문들과 '격암유록'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강생이 모이면 당장 8월부터라도 시작하겠습니다. 장소는 추후 공지하겠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 댓글을 달아 주시거나 top@leejeonghwan.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강좌의 질은 걱정하시 마세요. 편집장이 큰소리를 치니까 믿어 봅시다. 필요하다면 따로 강좌 안내 게시판 만들겠습니다. 잘만하면 수유연구실 못지 않은 사회과학 연구모임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무엇보다도 월간 '말' 안에 학습 모임이 만들어진다는 것부터 굉장한 변화고 큰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오늘에서 세게 받아줬습니다.

참고 : 월간 ‘말’, 경제신문들에 선전포고. (미디어오늘)

언론 운동의 이슈로 제대로 부각되지 않은 경제신문들의 왜곡 보도와 삐뚤어진 경제 이데올로기 설파가 정당한 논리와 근거에 기반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월간 ‘말’은 경제신문들에게 언론의 기본 원칙을 지켜달라며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월간 ‘말’은 경제신문들의 기사와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취재의 기본 원칙 망각 △사실관계 배제를 통한 편파성 △근거없는 기사 △일관성을 잃은 논리 △사실과 주장의 구분없는 기사 △노골적인 기업홍보를 위한 특집 섹션 발행 △기사와 광고를 바꾸는 관행의 일상화 등을 꼬집었다.

참고 : '안티 매경' '안티 한경' 운동을 제안한다. (이정환닷컴)

개설 7년째를 맞는 주가지수 선물 시장의 국부 유출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말』이 1997년 7월 7일 주가지수 선물 시장 개설 이래 올해 7월 20일까지 1796 거래일 동안 투자 주체별 선물 순매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적중률이 64.1%에 이르는 반면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의 적중률은 42.9%와 40.7%에 그쳤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자본이 감독 당국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상대적으로 국내 기업이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BS 1TV는 27일부터 30일까지 4차례에 걸쳐서 방송될 '한국경제 제 3의 길'이라는 특집 프로그램에서 카알라일 펀드와 론스타 펀드를 비롯해 국내에 진출한 일부 외국계 금융자본들이 사실상 국내 재벌 못지 않은 기업집단을 형성, 국내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태를 집중 분석, 보도할 계획이다.

'정은임의 영화음악'을 진행했던 정은임씨가 교통 사고로 두개골 함몰 중상을 입고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합니다.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헛소문이라고 합니다. 정은임씨의 쾌유를 빕니다.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아래는 7월 5일 정은임씨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린 글 가운데.

"그러나 예전부터 내게 빗길 운전은...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였다. 빗줄기가 형체를 허물어뜨린 풍경은 움직이는 파스텔화. 이제 나는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참고 : '정은임의 영화 음악' 폐지 결정. (이정환닷컴)

김영식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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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출소하는 송두율 교수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낯익은 얼굴을 마주쳤다. 영화 '송환'에 나오는 할아버지였다.

달라진 조국을 보겠다고 37년만에 돌아왔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 9개월만에 풀려난 송두율 교수는 그동안의 언론 보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송 교수는 21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앞에서 열린 출소 환영식에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그동안 가장 많은 고심과 상처를 안겨줬던 것은 정작 사회 계몽의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 교수는 또 "언론인들이 이제는 계몽과 동시에 민족의 앞길을 위해 고민하는 기사와 논설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삼성동 포스코 센터. 동관 30층과 서관 20층 두개의 건물로 이뤄진 포스코 센터는 100% 금연 빌딩이다. 지난 2002년 2월 그나마 남아있던 임시 흡연구역을 모두 폐쇄하면서 이 건물 안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은 이제 딱 한 군데 밖에 없다. 동관 17층에 있는 기자실이다.

금연빌딩에서 유일하게 마음놓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특권. 대한민국 경제부 기자들의 위상은 그만큼 막강하다. 기자실 옆에 바로 붙어 있는 홍보실 직원들도 가끔 기자실로 건너와 담배를 피운다. 기자들과 홍보실 직원들은 함께 담배를 피우면서 공범 의식으로 뭉친다. 이곳 기자실에서 포스코의 기사가 만들어진다. 홍보실 직원이 보도자료를 건네면 기자들은 그걸 받아서 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월간 '말'이 특별한 도서추천 이벤트를 기획했다. 휴가도 없이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8월 1일부터 1주일간 휴가를 떠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심사도 결코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드리는 추천도서를 선정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노 대통령은 머리를 식히는 한편 집권 1년 반의 반성과 함께 국정운영의 방향을 새롭게 잡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노 대통령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어봤다.

바야흐로 실질 금리 마이너스 시대다. 정기 예금의 금리는 4% 밑으로 떨어졌는데 올해 예상 물가 상승률은 4%를 웃돌 전망이다. 게다가 이자 소득에 대해서는 16.5%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은행에 넣어두면 두눈 멀쩡히 뜨고 손해를 보는 꼴이다.

주식이든 채권이든 부동산이든 투자할 데도 마땅치 않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4월 936.06을 찍고 무너져 내내 800도 못넘는 수준이다. 채권 시장도 내내 바닥을 기고 있고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아예 꽁꽁 얼어붙었다.

이럴 때는 내로라 하는 재테크 전문가들도 자산 운용 배분 전략에 골머리를 앓는다. 가장 확실한 전략은 기회를 노리되 최대한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다. 기대 수익을 낮게 잡고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사용하고 계신 브라우저로는 세이클럽을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세이클럽을 이용하시려면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 5.0 이상의 최신 버전을 설치하신 후 다시 접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채팅 사이트 세이클럽에 접속한 사람은 이런 안내문을 맞닥뜨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쓰지 않는 사람은 이 회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운영체제 윈도우즈 XP의 소비자 가격은 48만원을 웃돈다. 세이클럽에 접속하기 위해 당신은 이 프로그램을 사거나 불법으로 복제해서 당신의 컴퓨터에 설치해야 한다.

아는 사람도 많겠지만 간단한 태그를 하나 소개한다.

웹 페이지 소스에 <link rel='icon' href='아이콘 주소'>라고 적어넣으면 즐겨찾기 아이콘을 보여줄 수 있다. 즐겨찾기에 추가하면 지정된 아이콘이 즐겨찾기의 사이트 제목 앞에 뜬다. 접속하면 주소 검색창의 주소 앞에도 뜬다.

왜 그런가 모르겠지만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는 이 아이콘이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난 뒤 몇일 지나면 사라진다. 그러나 파이어폭스에서는 즐겨찾기에 추가하지 않아도 알아서 아이콘을 찾아서 띄워준다. 이정환닷컴의 즐겨찾기 아이콘은 나비다.

이런 모양의 아이콘인데 파이어폭스로 이정환닷컴에 접속한 사람들은 탭 위에 이 나비가 올라 있는게 보일 것이다. 깜찍하지 않은가.

먼저 간단한 공식을 하나 보고 넘어가자.

S는 원리금 합계, R은 월 납입액, i는 이자율, N은 납입 월수다. 정기 적금의 원리금을 계산하는 공식이다. 엑셀에 집어넣고 돌린다면 맨위 첫칸에 =B1*((C1*D1*(D1+1)/24)+D1)이라고 적어넣고 다음 칸부터 차례대로 월 납입액과 이자율, 납입월수를 차례대로 집어넣으면 된다.

1년에 금리가 4%라고 잡고 이 공식에 따라 계산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파업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다. 우리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다.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해도 그 주장을 막을 수는 없다. 동의하지 않는다면 논리적으로 반박하거나 설득하면 된다. 설득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는 있다.

문제는 언론의 기본 원칙이다. 이들은 파업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실을 축소하거나 과장하고 왜곡한다. 이들에게는 사실 보도와 사회 감시라는 언론의 기본 원칙과 책임도 없다. 이들은 자본의 이익을 지키고 늘리기 위해 노동자들을 몰아세우고 정부를 압박한다. 기사를 팔아 광고를 얻으면서 기꺼이 광고주들의 이익을 대변한다. 이들은 광고주들의 이익이 침해 당할 때만 비판의 칼날을 세운다.

이들은 정부의 개입과 규제를 비판하고 시장 만능의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킨다. 노동자와 서민을 짓밟고 자본과 기업을 보호하는데 앞장선다. 경제신문의 영향력은 이제 이른바 조중동 등 주요 일간신문 못지 않다. 오히려 IMF 이후에는 경제신문이 먼저 치고 나가고 다른 일간신문들이 이들의 보도행태를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경향을 보인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건 노동자들의 파업이 아니라 이들 경제신문들의 왜곡 보도와 삐뚤어진 경제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빗나간 정부 정책이다.

그동안 경제신문은 언론 운동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제 안티 조선 뿐만 아니라 안티 매경과 안티 한경 운동을 시작해야 할 때다. 기사를 팔아 광고를 얻어도 좋고 무슨 주장을 해도 좋지만 언론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주장을 하려거든 정당한 논리와 근거를 대야 하고 논리와 근거는 없더라도 최소한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도해야 한다.

이 글은 우리나라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시사 월간지 월간 『말』이 보수 수구 경제신문들에게 던지는 도전장이다. 월간 『말』이 이 힘겨운 싸움에 앞장을 설 계획이다. 경제신문 바로보기 운동을 제안한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참고 : '안티 매경'과 '안티 한경'을 제안한다. (이정환닷컴)

'씨네21'에서 가끔 김규항의 칼럼을 읽곤 했다. 그 칼럼이 나중에 'B급좌파'라는 책으로 묶여 나왔다는 걸 알았지만 웬만큼 다 읽은 이야기라 딱히 사볼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5월 독서토론회에서 그 책을 읽게 됐다. 김규항의 칼럼은 한때 새로웠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던 것들을 그는 부인하고 비판했다.

그러나 책을 다시 읽으면서 김규항의 한계도 보였다. 겸허한 계몽주의자를 자처하는 김규항은 안타깝게도 지난 몇년 사이 그 계몽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김규항이 자신의 블로그에 '이진경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글을 썼다. 그는 이진경이 '지적 편력' 혹은 '지적 허세'의 방법으로 진리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그런 방법이 지나치게 많은 존중을 얻는 건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이진경이 활동하고 있는 수유연구실을 가리키는 말이겠지만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엔 자의식이 강하고 기약 없이 풍찬노숙하며 운동하기에도 너무나 유약한 그들"이라고도 말했다.

이 글의 마지막은 마르크스의 인용으로 끝난다. 대학교 때 노트 첫 페이지에 옮겨적곤 했던 말이다. "철학자들은 세계를 해석해 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는 다시 김규항에게 묻고 싶다. 그래서 당신은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가.

김규항이 지적했듯이 지적 편력이나 지적 허세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그러나 공부는 필요하다. 바다처럼 넓은 식견을 갖춘 김규항에게도 공부는 필요하다. 프랑스 철학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프랑스 철학이든 뭐든 공부를 계속하지 않으면 그의 계몽은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그가 현장에서 싸우는 사람이 아니고 겸허한 계몽주의자로 남을 계획이라면 더욱 그렇다. 내가 보기에 이진경은 지적 편력이든 지적 허세든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고 김규항은 그런 이진경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마르크스의 인용은 맥락을 한참 벗어났다.

다음 문장은 김규항이 언젠가 자신에 대해 썼던 글의 일부다. 한때 가슴 아프게 읽었던 이 글이 위선이 아니기를 바랄뿐이다. "글만 쓰면 파시스트를 저주하고 중산층을 까고 지식인을 비꼬고 근로 대중을 한없이 지지하지만, 그 글은 방구석에 앉아 세상을 재단하는 부도덕을 깔고 있다."

참고 : 이진경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규항의 블로그)
참고 : 'B급 좌파'를 읽다. (이정환닷컴)
참고 :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읽다. (이정환닷컴)

행정수도 이전 반대와 파병 반대는 분명히 다르다. 노무현이 아무리 싫어도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해야 한다. 파병은 철회돼야 하고 행정수도 이전은 진행돼야 한다. 그 와중에 참여연대가 나서서 삽질을 하고 있다. 시민들을 모아서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한다.

수도권이라고 해봐야 서울과 경기도 인근을 모두 더해서 우리나라 전체 땅덩어리의 11.8%에 지나지 않는다. 그 좁은 땅에 전체 인구의 46.3%가 몰려 살고 있는 상황이다. 집값는 터무니없이 치솟고 서울과 지방의 편차는 갈수록 커져만 간다. 행정수도 이전은 이런 기형적인 중앙집권 구도를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충청도에 행정수도를 정하고 청와대나 국회를 옮겨간다고 해서 우리들 생활에 달라지는 건 거의 없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서울의 집 값 거품이 빠진다면 그것도 물론 환영할 일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불황과 경기 침체로 이어질거라는 우려도 있지만 거품이라면 결국 언젠가는 빠져야 한다. 수도 이전에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어 가겠지만 그건 모두 고용 창출과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행정수도 이전은 그야말로 한국식 뉴딜 정책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공공부문 투자가 절실할 때 아닌가.

문제는 사회적 합의다. 그렇다면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7월 3일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41.8%, 반대가 52.7%로 나타났다고 한다. 나는 이 반대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반대라기 보다는 노무현에 대한 반발이 상당부분 섞여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좀더 멀리가면 탄핵과 총선 이후 안티 국민연금에서 시작해 김선일씨의 피살, 그리고 행정수도 이전 논란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는 급격하게 민심을 잃었다.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호들갑을 떠는 참여연대 반대 논리의 핵심은 국민의 동의가 없다는데 있다.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국민투표에 붙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행정수도 이전은 상징적이든 실질적이든 큰 문제고 국민의 동의가 따르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절차를 문제 삼을뿐 왜 행정수도 이전이 옳지 않은가 설명하지 못한다.

같이 묶기는 좀 미안하지만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수구 진영도 절차를 문제 삼는다. 국민의 동의라는 명분을 내세워 반대의 여론을 만들고 그런 반대 여론이 실제로 국민의 동의를 무산시킨다.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기묘한 동어반복이다. 반대의 논리는 없지만 반대하는 사람은 계속 늘어난다.

어설프게 함께 놀아나지 마라. 그들은 다만 지금 이대로의 서울이 좋고 그래서 지금 이대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프 코스를 뛸 계획이었는데 동생이 대회를 몇일 앞두고 10킬로미터 코스로 바꿨다. 신청이 다 끝나서 변경이 안된다는데도 동생이 "우리 형 뛰다가 죽을지도 몰라요"라고 엄살을 부렸다고 한다. --; 처음에 나는 하프, 동생은 10킬로미터를 신청했는데 결국 같이 10킬로미터를 뛰게 됐다. 10킬로미터라니 이거 아무래도 폼이 안난다.

예정에 없던 태풍 민들레 때문에 토요일 저녁부터 비가 많이 왔다. 대회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아침 7시 정도 되니까 빗방울이 가늘어졌다. 결국 비를 맞으면서 달렸다. 뛰는 동안 내내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얼굴에 빗물이 흘러 내렸다. 옷도 흠뻑 젖었다.

10킬로미터 코스는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출발해 원효대교와 한강철교, 한강대교 밑을 지나 동작대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다. 하프 코스는 동작대교를 지나 반포대교, 한남대교, 동호대교까지 가야 한다. 하프가 어렵지 10킬로미터 정도는 정말 가볍다. 동생보다 5분 이상 빨리 들어왔다. 연습도 거의 못하고 처음 뛰는 것치고는 잘 뛰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동작대교를 지나 반환점을 돌면서 반환점을 돈다는 의미에 대해 생각했다. 한 고비를 넘어섰다는 것, 언젠가 윤종연 학강님의 편지가 생각났다. 나에게 반환점은 어디일까 하는 생각도 했다.

우리는 100미터 달리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문제는 지치지 않을 속도를 찾는 것이다. 당장 몇사람을 앞지르거나 또는 뒤쳐지거나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우리의 목표는 쓰러지지 않고 끝까지 달려가는 것이다. 잠깐 빨리 뛰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느리더라도 끝까지 지치지 않고 뛰는게 결국 더 빠른거다. 지치지 않을 나만의 속도를 찾아야 한다.

10월 3일 서울시 주최로 마라톤 대회가 있다. 그때 하프 마라톤을 완주할 계획이다. 연습을 더 해야겠다.

참고 : '나는 달린다'를 읽다. (이정환닷컴)

월간 '말'에 음식 칼럼을 쓰는 황교익씨를 만났다. 황씨는 찜질방에서 입는 셔츠와 반바지에 황토 염색을 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 이름은 '황토인'이다.

찜질방에서는 손님들이 입고 난 셔츠와 반바지를 세탁업체에 맡기는데 보통 한벌에 250원 정도다.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다르지만 웬만큼 큰 찜질방은 하루 평균 1천벌 정도가 나온다고 한다. 황씨는 이 세탁물을 받아서 세탁과 함께 황토 염색을 해준다. 가격은 한벌에 350원 정도. 그냥 세탁보다 100원이 더 비싼 셈이다.

찜질방 입장에서는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황토로 염색된 옷을 사려면 한벌에 5만원 정도를 줘야 하는데 세탁할 때 100원 더 얹어주고 지금 입는 옷을 황토염색 옷으로 바꿀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 오래돼서 누렇게 변색된 옷도 염색을 하고 나면 그리 보기 싫지 않다.

황씨는 직접 세탁을 하지 않고 다른 세탁업체에 한벌에 250원씩 주고 맡긴다. 황씨는 이들 협력회사에 황토를 공급하고 황토 염색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그게 한벌에 100원씩이다. 처음 염색할 때는 원가가 100원 정도 들지만 그 다음부터는 물이 빠지지 않을 정도만 하면 된다. 두번째부터는 평균 5원 정도밖에 안든다. 비용을 빼고 나면 영업사원들이 30원씩 가져가고 회사에도 역시 30원 정도가 떨어진다.

황씨 회사의 영업사원들도 신바람이 났다. 한벌에 30원이지만 1천벌이면 3만원, 한달이면 90만원이 된다. 10개 찜질방만 잡아도 이런 저런 영업비용을 빼고 영업사원 한명 앞에 한달에 고스란히 600만원이 떨어진다. 이대로 가면 억대 연봉도 결코 꿈이 아니다.

보통 다른 회사의 황토 염색은 황토에 인공착색제를 섞어쓴다고 한다. 황씨는 착색제를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색이 바랜다. 황씨는 오히려 그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황씨네 황토가 다른 회사들보다 입자가 가늘어 착색제를 쓰지 않고도 염색이 된다는데 있다. 시간이 지나면 색이 바랠 수밖에 없지만 세탁을 할 때마다 조금씩 황토를 풀어주면 된다. 그래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찜질방에서 나온 세탁물을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황씨가 직접 세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의 충돌도 없다. 찜질방 주인만 좋다고 하면 그 찜질방과 거래하던 세탁회사와 협력 계약을 맺으면 된다. 세탁회사들은 대부분 대여섯명 정도가 겨우 먹고 사는 영세한 규모다. 황씨는 그들의 몫을 뺏을 생각은 없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다. 아직은 마땅한 경쟁상대가 없는 상황이고 시장은 제법 크다.

복선과 확인 만으로 영화를 만들 수도 있다. 장진의 '아는 여자'가 그렇다. 이나영이 연기하는 한이연은 '네 멋대로 해라'의 전경 그대로다. 딱히 새로울 건 없는 영화다. 줄거리가 어설프지만 꽤나 재기발랄하고 그럭저럭 재미도 있다. 그게 바로 복선의 힘이다. 아래는 영화를 보지 않을 생각이거나 줄거리를 미리 알아도 상관 없는 사람만 읽기 바란다.

'슈렉 2'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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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은 못생겼고 가난하다. 피부색부터 다르다. 진흙탕에서 살고 입 냄새도 고약하다. 사람들은 슈렉을 무서워하거나 싫어한다. 슈렉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괴물이다. 차별과 소외, 무관심과 냉대, 적의에 그는 익숙하다. 그는 사회적 약자고 소수자다.

1편의 마지막 장면, 마법에서 풀려난 피오나 공주가 여전히 괴물에 머물렀을 때 우리는 실망하면서도 안도했다. 공주가 꼭 예쁠 이유는 없다. 못생긴 괴물이라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석연치는 않았지만 그때만해도 '슈렉'은 동화의 그야말로 동화적인 이데올로기를 뒤집는 것처럼 보였다.

2편에서 슈렉은 마법 덕분에 잠깐이지만 건장하고 멋진 청년으로 변신한다. 잠깐이지만 그때 그는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남들이 갖지 못하는 것을 갖는다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다. 그가 지나갈 때 동네 여자들은 황홀한 눈길로 그를 쳐다본다.

피오나 공주도 마찬가지다. 사람일 때 피오나 공주는 정말 예쁘다. 그러나 슈렉과 피오나 공주는 사람으로 머물기를 거부하고 기꺼이 다시 괴물로 돌아간다. 그리고 두 괴물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

2편에서 '슈렉'은 동화의 위선과 허구를 뒤집기는커녕 확대 재생산한다. '슈렉'은 동화의 이데올로기를 조금도 건드리지 않는다. 슈렉은 결국 진흙탕으로 돌아가고 다시 사회적 약자로 머문다. 사람들은 슈렉과 자기 자신을 결코 동일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슈렉이 동화를 침범하거나 훼손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안도한다.

'슈렉 2'의 해피엔딩은 슈렉이 조롱하는 그 어떤 동화보다도 더 억지스럽다. '슈렉'은 동화의 허황된 이데올로기를 더욱 공고히 한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슈렉'은 동화를 부정하는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동화에서 배제한다. 왕자와 공주의 동화는 여전히 동화로 남고 다만 슈렉이 거기에 합류할 자격이 없을뿐이다.

석달 전, 대통령을 살리자며 거리에 나섰던 사람들은 자가당착과 자기모순에 빠져들었다. 우리 손으로 살려낸 대통령이 우리를 배반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 대통령과 그 대통령의 결정을 선뜻 부정하지 못한다. 그것은 석달 전의 열정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광화문 집회는 추모 집회에 그칠뿐 파병 반대 집회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김선일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도 파병을 철회하라고 요구하지 못한다. 분노하면서도 그 분노를 제대로 표출하지는 못한다. 어디에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석달 전 우리는 탄핵을 해도 우리가 한다고 외치지 않았던가. 우리에게는 대통령을 탄핵할 자격이 있다. 영국이 추가 파병 계획을 유보하기로 한 것은 영국 국민들의 거센 반발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 끔찍한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우리는 전쟁을 끝낼 수 있다. 우리가 여기서 끝내야 한다.

참고 : 영국도 추가 파병 안한다. (이정환닷컴)

잭 스트로 영국 외무부 장관이 비비시 방송 인터뷰에서 추가 파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 군대를 빼내 이라크에 추가 파병을 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한 셈이다. 잭 스트로는 고민은 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추가 파병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비비시의 인터뷰는 6월 30일. 동아일보는 이날 엉뚱하게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국의 추가파병 결정 행동으로 옮길 때"라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의 특종인 셈인데 영국이든 동아일보든 전혀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말하고 싶은 건 뭘까.

미국은 스페인과 폴란드가 떠난 빈 자리를 영국이 채워주기를 바라고 있다. 영국은 그 역할을 거부했고 남은 건 우리나라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막바지로 치닫는 끔찍한 전쟁에 추가로 군대를 보내는 유일한 나라다.

아래는 잭 스트로 인터뷰 발췌 번역.

출처 : 비비시 방송. http://news.bbc.co.uk/1/hi/programmes/newsnight/3857811.stm

STRAW: These things have to be kept under review. That's the honest truth. And no decisions have been made. But of course, if there had been a need to send troops to Iraq, that would have been the urgent priority, and as I say, we made these assessments day by day, week by week. Overall, however, a decision has been made for the time being, and I can't say whether that's days or weeks or months, that the current level of troops is adequate. Meanwhile, we have responded to an international call for additional troops from NATO to go to Afghanistan, and since NATO is established in Afghanistan, operationally, that makes sense.

스트로 : 고민하고 있다. 그게 정직한 진실이다. 다른 결정은 아직 없다. 그러나 물론 이라크에 군대를 보낼 필요가 있다면 절대적으로 우선돼야 한다. 그리고 내가 말했듯이 우리는 날이면 날마다 다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당분간 결정은 내려졌다. 지금 수준의 군대가 적당하다. 그동안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로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추가 파병을 해달라는 국제적 요구에 응답해 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해 있기 때문에 작전상으로 맞는 일이기도 했다.

BBC : I understand absolutely why you have to put all the qualifications in, but obviously you can't send the same troops to two places. If they're going to Afghanistan, they're not going to Iraq. And so that is really on the back burner, the 3,000 extra troops for Iraq.

BBC : 당신이 모든 조건을 고민하는 건 충분히 이해하겠다. 그러나 당신이 같은 군대를 두곳에 보낼 수는 없다는 건 명확하다. 만약 군대가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면 이라크로는 갈 수 없다. 그건 이라크에 3천명의 군대를 추가 파병하는 계획이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는 이야기다.

STRAW : I understand why you're asking me the question. I wish I could say it was on the back burner. What I can say is, it's a matter kept under review, but no decisions have been made to do so for the time being.

스트로 : 그 질문을 왜 하는지 알겠다.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고민할 문제라는 거다. 당분간 결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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