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004 Archives

'송환'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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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어왔지만 두 아이의 아빠로서 나는 생활의 유혹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때 이 할아버지들을 만났다." / 김동원 감독.

다큐멘터리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겠다는 걸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알았다. 이 두시간반짜리 영화를 찍으려고 김동원 감독은 12년 동안 이 할아버지들과 함께 살았다.

사진의 김영식 할아버지는 간첩이었다. 그는 1962년 간첩선을 타고 내려오다 울산 앞바다에서 붙잡힌다. 그는 물 고문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고 한다. 결국 1972년에 전향서를 쓰고 1988년에 출감한다. 어쩔 수 없이 전향을 했지만 풀려난 그는 같이 배를 타고 내려왔던 다른 할아버지들을 볼 면목이 없다. 다른 할아버지들은 끝까지 전향을 거부했고 30년 이상 감옥생활을 하다가 1992년에야 풀려났다. 김선명 할아버지처럼 45년이나 복역한 할아버지도 있다.

모두가 다 버리고 떠난 낡은 이념을 붙들고 이 할아버지들은 청춘을 감옥에서 흘려보냈다. 아직도 사회주의와 혁명을 이야기하고 모이면 김일성 찬가를 부르는 이들은 여전히 간첩이다. 그러나 늙고 힘없는,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간첩이다.

할아버지들은 말한다. 그깟 종이 한장이 뭐라고 전향서만 쓰면 풀어주겠다고 온갖 지독한 고문을 다 했다고 한다. 그런 고문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그런 말도 안되는 폭력에 지면 안된다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다고 한다. 혁명은 실패했지만, 여기서 지면 내가 나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죽을 각오로 버텼다고 한다.

할아버지들은 2000년 9월에야 마침내 고향 땅 북한으로 돌아간다.

김동원 감독은 할아버지들을 한번 더 만나고 싶었지만 국가보안법 전과 때문에 북한에 갈 수 없었다. 북한에 다녀온 친구가 찍어온 비디오에서 조창원 할아버지는 말한다. "김동원 그 사람, 말은 못했지만 내 아들이나 마찬가지인 사람이오."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한없이 좋기만 했던 이 할아버지들은 간첩이었다. 그래서 모든 젊음을 감옥에서 버려야했다. 그 섬뜩한 열정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죽지 않고 살아 남아서 끝내 고향에 돌아간 할아버지들은 행복해 보였다. 그들은 너무 많은 걸 잃었지만 싸워서 결국 이겼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송환'을 "2003년 최고의 영화"라고 평가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렇게 따뜻한 영화를 나는 본적이 없다.

Masses resist the right's assault on democracy.

Socialist Worker
출처 : http://www.socialistworker.co.uk/1894/sw189412.htm

OVER A million people took to the streets of South Korea last Saturday. More than 200,000 people gathered in Seoul for a candlelight rally to protest against the impeachment of President Roh Moo-hyun by the three opposition conservative parties-the Grand National Party, Millennium Democratic Party, and United Liberal Democrats.

Our demands on the demonstration were "Defend democracy" and "Stop impeachment". Roh is not of the left, but has built up populist support. The demonstrations against the conservative attack on him were not simply by diehard Roh supporters. For example, more than 10,000 anti-war protesters joined the rally after holding the biggest demonstration over Iraq ever in South Korea. As an office worker on the protest said:

"I remember fighting to bring down the dictatorial regime in the 1980s. They are trying to push back the democratisation we have achieved with our lives. "Of course, I blame Roh Moo-hyun for the repression of workers and sending troops to Iraq. But when they impeach Roh, it is like the pot calling the kettle black."

The South Korean anti-war movement has grown and is now integrating with other movements such as the anti-capitalist movement and the anti right wing movement. The leading anti-war and anti-capitalist organisation, All Together, was quick to realise that the impeachment of Roh was the prelude to an attack by the right wing on our movement. It was a direct attack on democracy. We have called the impeachment "the parliamentary coup d'etat".

Unfortunately, the traditional left organisations have been playing the role of bystanders, allowing the soft NGOs to lead the anti-impeachment rallies. The danger is that the soft NGOs have shown inconsistencies in their position on president Roh's neo-liberal policies. But the lesson in South Korea, as in Spain, is that popular mobilisation is the way to take on the right, which is hoping to win votes at the general election in three weeks time.

대중이 우익의 민주주의 공격에 저항하다.

번역 : 유재인
출처 : http://kr.blog.yahoo.com/sumbolon214/MYBLOG/yblog.html

지난주 토요일에 100만 명 이상이 남한에서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서울에서는 20만 명 이상이 모여 촛불 시위를 벌이며, 세개의 보수 야당인 한나라당·새천년민주당·자유민주연합이 대통령 노무현을 탄핵한 것에 항의했다.

시위에 참여한 우리의 요구사항은 “민주 수호”, “탄핵 저지”였다. 노무현은 좌익은 아니지만 다수 민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 노무현에 대한 보수 야당의 공격에 저항하는 시위는 단지 곤조통 노무현 지지자들만의 행사가 아니었다. 1만 명 이상의 반전 시위대가 이라크 쟁점과 관련해 남한 최대 규모의 시위를 벌인 후에 그 집회에 합류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사무직 노동자의 말마따나, “나는 1980년대에 독재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투쟁한 경험이 있다. 저들은 우리가 목숨을 바쳐 성취한 민주화의 성과를 되돌리려 하고 있다. …… 물론 나는 노동자를 탄압하고 이라크에 군대를 파견하는 노무현이 싫다. 그러나 저들이 노무현을 탄핵한다면 강도가 도둑놈을 잡는 격이다.”

남한의 반전 운동 세력은 성장을 거듭해 왔고 이제 반자본주의 운동 및 우익 반대 운동 같은 다른 운동과 통합되어 가고 있다. 주도적인 반전·반자본주의 조직인 다함께(All Together)는 노무현 탄핵이 우리 운동에 대한 우익 공격의 서막이라는 점을 재빨리 간파했다. 노무현 탄핵은 민주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었다. 우리는 그 탄핵을 “의회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불행하게도 전통적인 좌익 조직들은 방관자로 머물고 있다. 물러터진 NGO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도록 내버려둔 것이다. 그 비정부기구들은 대통령 노무현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앞뒤가 안 맞는 태도를 보여왔다. 바로 이것이 남한 운동의 약점이다. 그러나 에스파냐에서처럼 남한에서도 교훈은 명확하다. 3주 후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원하는 우익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대중 동원이라는 점이다.

3월12일 국회 속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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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246回國會(臨時會)

國會本會議會議錄
第2號
國會事務處
2004年3月12日(金)
午前10時
議事日程(第2次本會議)

출처 : 국회 홈페이지. 아크로뱃 파일.

1. 대통령(노무현)탄핵소추안

附議된案件
1. 대통령(노무현)탄핵소추안(유용태․홍사덕 의원 외 157인 발의)

1.(11시22분 개의)

議長 朴寬用 의원 여러분!(「사회 보시면 안 됩니다」 하는 의원 있음)(장내 소란)의원 여러분, 제 얘기를 들으십시오. 제 얘기를 들으십시오. 만약에 계속해서 난동을 피우시면 퇴장을 명하겠습니다. 퇴장을 명하겠습니다.

제2차 본회의를 개의하겠습니다.

(장내 소란)(「안 됩니다, 안 돼. 절대로 안 돼!」 하는 의원 있음)다시 경고합니다.

다시 경고합니다.

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하지 않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議長 朴寬用 의사일정 제1항 대통령(노무현)탄핵소추안을 상정합니다.

(박수치는 의원 있음)박수치지 마세요, 박수치지 마세요.

의사 진행에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합니다.

경호권을 발동하지 않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趙舜衡 의원이 나올 제안설명은 유인물로 대체합니다.

양해하시겠지요?(「예」 하는 의원 있음)(장내 소란)(제안설명서는 끝에 실음)무기명 투표를 실시하겠습니다.

(「안 돼요」 하는 의원 있음)金鶴松 의원, 서병수 의원, 전용학 의원, 정갑윤 의원, 金芳林 의원, 韓忠洙 의원, 감표위원으로 지명합니다.

의사국장으로부터 투표 방법에 관한 설명이 있고, 투표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議事局長 盧在錫 투표 방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투표용지를 받으시면 대통령(노무현)탄핵소추안에 대해 찬성하시는 분은 '가'로, 반대하시는 분은 '부'로 한글이나 한자로 기재하시면 되겠습니다.

(장내 소란)

議長 朴寬用 여러분! 의장은 의원들의 다수의 의사를 투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장의 임무입니다.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議事局長 盧在錫 가․부 이외의 문자나 기호를 표시하시면 무효로 처리하게 됨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투표는 중앙통로를 중심으로 하여 좌우 양쪽에서 실시하게 되겠습니다.

신속한 투표를 위하여 좌우 양쪽에서 실시하게 되겠습니다.

이상으로 설명을 마치고 호명을 시작하겠습니다.

(장내 소란)(11시25분 투표개시)(의사국장 : 의원성명 호명)(「중단하세요」 하는 의원 있음)(「의회 쿠데타야」 하는 의원 있음)(의사국장 : 의원성명 호명 중단)(「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

議長 朴寬用 국회 경위는 의장의 입장을 돕는 사람들입니다. 의원들하고는 마찰이 없도록 바랍니다.

(장내 소란)존경하는 정세균 의원, 정세균 의원!장영달 의원!존경하는 김근태 의원!의장으로서 할 얘기는 아닙니다마는, 왜 이런 일을 자초합니까? 자업자득입니다.

(「쿠데타야, 쿠데타」 하는 의원 있음)

議事局長 盧在錫 호명을 계속하겠습니다.

(의사국장 : 의원성명 호명 계속)(「중단하라,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이상으로 호명을 마치겠습니다.

(「쿠데타를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의장석 점거한 것이 쿠데타지」 하는 의원 있음)(「자, 투표할 사람들 이리 와요」 하는 의원 있음)(「쿠데타 투표를 중단시키세요」 하는 의원 있음)(「정권쟁탈 쿠데타를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정권찬탈 의회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헌법유린 중단하라, 규탄한다」 하는 의원 있음)(「이 방송을 보고 계시는 국민들은 거리로 나오셔서 이 쿠데타를 중단시키는 데 앞장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거리로 나오세요. 거리로 나와서 이 쿠데타를 중단시켜 주세요」 하는 의원 있음)(「의장님! 이것은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가 아닙니다.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원칙이 안 되는 거예요」 하는 의원 있음)(「국민 여러분! 쿠데타를 중단시켜 주시는 데 앞장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하는 의원 있음)(「한 개인이 대상이 아닙니다. 의장님, 생각해 보세요. 탄핵이 이렇게 해서 되는 겁니까?」 하는 의원 있음)(「나라를 망치는 쿠데타를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

議長 朴寬用 여러분, 여러분! 민주화 투쟁을 한다면 내가 여러분들보다 더 많이 한 사람입니다. 왜 이런 사실을 자초합니까? 자업자득이에요, 자업자득!(「국민 여러분! 거리로 나와서 힘과 지혜를 모아……」 하는 의원 있음)(「임종석, 임종석을 살려 주세요!」 하는 의원 있음)(「진정하십시오. 동참하지 마십시오」 하는 의원 있음)(「공개투표 하지 마세요」 하는 의원 있음)(「투표하지 마라! 공개투표 하지 마세요」 하는 의원 있음)(「朴槿惠 의원! 뭐 하는 거야」 하는 의원 있음)(「朴槿惠! 공개투표 하지 마」 하는 의원 있음)(「감표위원한테 보여 주고 넣는 사람들이 어디 있어요!」 하는 의원 있음)(「공개투표하고 있어요, 지금.」 하는 의원 있음)(「말조심 하세요」 하는 의원 있음)(「무슨 공개투표를 한다고 그래」 하는 의원 있음)(「조용히 해! 자격도 없어! 선거법 위반한 사람이 무슨 법을 지켜!」 하는 의원 있음)(「쿠데타를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의회 쿠데타를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3월 12일은 수치의 날이다」 하는 의원 있음)(「국민을 배반했다」 하는 의원 있음)(「쿠데타를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언론인들! 저 공개투표 하는 것 정확하게 찍어 놔요!」 하는 의원 있음)(「동참하지 마십시오!」 하는 의원 있음)(「감표위원이 지금 뭐 하는 거야!」 하는 의원 있음)(「3․12 쿠데타를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잡아, 잡아! 방심하면 안돼!」 하는 의원 있음)(「막아, 막아!」 하는 의원 있음)(「저쪽으로 가! 여기 뚫린다! 저기 막아!」 하는 의원 있음)(「24년 만의 헌정유린입니다」 하는 의원 있음)(「임종석 놔줘!」 하는 의원 있음)(「옳지 않습니다」 하는 의원 있음)(「손대지마! 임종석……」 하는 의원 있음)(「투표한 분들 이리 좀 넘어가세요!」 하는 의원 있음)(「자민련이 당론으로 찬성했습니다」 하는 의원 있음)(「쿠데타를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투표 안 한 분 누가 계세요?」 하는 의원 있음)(「대한민국 절단 내는 쿠데타 투표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표만 있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습니까? 이것은 선을 넘어가는 겁니다」 하는 의원 있음)(「어제 진솔하게 사과했으면 이런 일이 없잖아」 하는 의원 있음)(「쿠데타 투표는 완전 무효다」 하는 의원 있음)(「쿠데타 투표, 폭력투표 전면 백지화하라」 하는 의원 있음)(「저게 공개투표 아니고 뭐예요! 저기 투표소 문 안 닫고…… 저게 뭐예요, 공개투표지! 언론인 여러분, 기록하세요!」 하는 의원 있음)(「무효다, 무효! 공개투표야!」 하는 의원 있음)(「자유당 때 3인조, 5인조야!」 하는 의원 있음)(「쿠데타 투표 주모자를 반란죄로 처단하자」 하는 의원 있음)(「폭력투표, 공개투표, 쿠데타 투표 무효다」 하는 의원 있음)(「투표 안 하신 분 계세요? 열우당 의원들 말고 다 하셨어요?」 하는 의원 있음)(「히틀러도 총통으로 국회에서 방망이제국을 만들었어요. 그것을 합법이라고 주장할 겁니까? 그런 것들이 나치스 국가를 만들려고 하는 겁니까, 지금? 당장 중단하십시오, 의장님!」 하는 의원 있음)(「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됩니다」 하는 의원 있음)(「투표 독려 한번 해 주세요」 하는 의원 있음)(「투표 안 하신 분 빨리 하세요」 하는 의원 있음)(「헌정 쿠데타 책임지십시오」 하는 의원 있음)(「쿠데타를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

議事局長 盧在錫 투표 진행 중에 있습니다.

투표하시지 않으신 의원님께서는 신속하게 투표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투표가 계속 중에 있습니다.

의원님들께서는 투표에 신속하게 참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의장님! 어떻게 그런 실수를 하십니까? 역사 앞에……」 하는 의원 있음)(「3․12 쿠데타를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朴寬用 의장은 역사 앞에 사죄해야 됩니다. 이렇게 되면……」 하는 의원 있음)(「의장님! 믿습니다. 의장님! 이것은 쿠데타입니다」 하는 의원 있음)(「계속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됩니까?」 하는 의원 있음)(「아니, 양심의 가책을 하나도 안 받습니까, 여러분은? 양심의 가책을 하나도 안 받아요? 역사 앞에 이럴 수가 있느냐고요」 하는 의원 있음)(「양심 있는 사람들 뒤에 다 올라가 있네」 하는 의원 있음)(「의회 쿠데타 세력은 물러가라」 하는 의원 있음)(「투표 독려 한번 해 보세요」 하는 의원 있음)(「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동의하지 마십시오」 하는 의원 있음)(「쿠데타 투표, 공개투표, 원천무효다」 하는 의원 있음)(「동참하지 않겠다는 자유의사를 억압하지 마십시오」 하는 의원 있음)(「의회 쿠데타를 중단하라! 朴寬用 의장님! 들으십시오!」 하는 의원 있음)(「의회 쿠데타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

議長 朴寬用 투표를 다하셨습니까?(「안 했습니다」 하는 의원 있음)투표를 하시기 바랍니다.

(「강요하지 마십시오」 하는 의원 있음)(「동참 여부를 자유 의사에 맡겨 주십시오. 왜 색출을 합니까? 색출을 합의하지 마십시오」 하는 의원 있음)(「의장님이 마지막 국회를, 마지막 의장님으로서 어떻게 이렇게 장식하시려고 합니까? 저희들 정말 간절히 호소합니다. 의장님, 역사 앞에 떳떳해지십시오. 민족 앞에 떳떳해 지시고 국민 앞에 떳떳해지십시오」 하는 의원 있음)(「법을 먼저 지켜요」 하는 의원 있음)(「자업자득이요」 하는 의원 있음)(「투표를 종결하라」 하는 의원 있음)(「의회 쿠데타 세력은 물러가라」 하는 의원 있음)(「여러분들은 오늘 16대 국회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 이 나라 국민의 손으로 만든 국민의 정권을 여러분이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바로 여러분들을 엄숙히 심판할 것입니다. 21세기 조국이 여러분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는 의원 있음)(「의사국장, 의사 진행을 이렇게 내버려 둘 거예요?」 하는 의원 있음)(「속기하면 안 돼!」 하는 의원 있음)(장내 소란)(「국민 여러분, 결코 국민의 정권은 죽지 않습니다. 여러분!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지켜 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희망을 가지십시오. 16대 국회는 여러분 손으로 여러분들이 장례를 보낸 것입니다. 여러분, 분명히 명심하십시오」 하는 의원 있음)(「자업자득이요」 하는 의원 있음)(「즉각 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강제투표, 공개투표 즉각 중단하십시오. 뭐를 확인하고 있습니까?」 하는 의원 있음)투표를 더 이상 안 하시면 투표를 종결하고자 합니다.

투표를……집계를 빨리 가져와요. 그 결과를 의장한테 빨리 보고하세요.

(「공개투표, 강제투표입니다」 하는 의원 있음)(장내 소란)참관인 이외의 의원은 다 나오세요. 참관인 이외의 의원들은 뒤로 물러서세요.

실무자가 와서 보고해요.

(「의장은 누구의 지시를 받는 것이야, 지금?」 하는 의원 있음)투표를 종료하겠습니다.

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11시51분 투표종료)(명패함 및 투표함 폐함)(「물러가라」 하는 의원 있음)(「잘 지켜요」 하는 의원 있음)(장내 소란)명패함을 먼저 열겠습니다.

(명패함 개함)(명패수 점검)(「감표위원도 없이 이것 뭐야!」 하는 의원 있음)감표위원 외에는 뒤로 물러서세요.

(「이게 뭐하는 거야? 이게 투표야?」 하는 의원 있음)(「이게 어느 나라 국회야!」 하는 의원 있음)감표위원 뒤에는 물러서세요.

(「의장! 공범자요 뭐요, 이게?」 하는 의원 있음)감표위원 아닌 사람은 뒤로 물러서세요.

(「이게 무슨 투표야! 공개투표야!」 하는 의원 있음)(「공개투표 무효다」 하는 의원 있음)(「촉구하지 마십시오, 의장님!」 하는 의원 있음)명패수는 195매입니다.

다음은 투표함을 열겠습니다.

(투표함 개함)(투표수 점검)(「중단하라」 하는 의원 있음)(「의회 쿠데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는 의원 있음)(「국민 여러분! 저는 김근태 의원입니다. 의회 쿠데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함께해 주십시오.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여러분이 함께해 주십시오」 하는 의원 있음)(「법 질서 지켜요!」 하는 의원 있음)(「함께해 주십시오. 여러분과 함께 우리의 애국가를 부르겠습니다」 하는 의원 있음)(애국가 부르는 의원 있음)(「이게 무슨 짓이야, 본회의장에서」 하는 의원 있음)(「쇼하네! 쇼하지 마세오!」 하는 의원 있음)(「공개투표 무효다」 하는 의원 있음)투표수도 같습니다.

투표 결과는 잠시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계표)(박수치는 의원 있음)(「조용히 해, 조용히 해」 하는 의원 있음)여러분! 평소 때처럼 질서를 유지하시고, 박수는 금하게 되어 있습니다.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총 투표수 195표 중 가 193표, 부 2표, 헌법 제65조제2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대통령(노무현)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장내 소란)대한민국은 어떤 경우가 있어도 계속 전진해야 합니다!수고하셨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

(11시56분 산회)

'The Passion of the Christ.' 미국에서 개봉 5일만에 1억1750만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영화다. 멜 깁슨이 감독한 이 영화의 제작비는 3천만달러, 5일동안 제작비의 4배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4월2일에 개봉한다.

예수의 수난은 아마 육체적인 고통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그의 고통은 육체적 고통이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그를 채찍으로 때리고 그의 얼굴에 침을 뱉고 십자가를 지워서 골고다 언덕으로 끌고 간다. 결국 그는 손바닥에 못이 박히고 옆구리에 창이 찔려 십자가 위에서 죽는다. 이 영화는 매우 사실적이고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충격적이다.

유다가 은 삼십냥에 그를 팔던 무렵 예수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그는 무엇이 두려웠던 것일까. 육체적인 고통이 두려웠던 것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나는 그가 나약한 인간의 몸을 하고 있지만 그의 정신은 좀더 강인하고 죽음 앞에 좀더 의연했을거라고 생각한다. 예수의 마지막 24시간을 충실하게 재현했다고는 하지만 예수의 수난을 육체적인 고통으로 해석하는건 지극히 인간적인 발상이다. '그리스도의 수난'은 감동을 줄지언정 아쉽게도 새로운 깨달음은 주지 못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이사야서 53장 5절.

참조 : 요한 세바스티안 바하, 마태수난곡. (이정환닷컴)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갈망한다." 우리는 여기에 동의하기도 하고 동의하지 않기도 한다. 사랑은 소유의 욕망과 상당부분 비슷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아나톨 프랑스는 "이미 가진 것과 사랑에 빠지지는 않는다"고 말했고 스탕달은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기초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유의 욕망 만으로는 왜 우리가 다른 누구와 사랑에 빠지는가를 설명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네가 너이기 때문에"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결국 "네가 너이기 때문에" 헤어졌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서로 의존적 요구를 공유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내부에 부족한 것이 없으면 우리는 다른 누구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굳이 다른 누구를 소유하려 하거나 갈망할 이유가 없다.

클로이가 완벽해 보이는 것과 달리 나는 늘 혼란스럽다. 물론 여기에는 큰 착각이 있다. 나는 나를 너무 잘 알고 있지만 클로이에 대해서는 그만큼 잘 알지 못한다. 우리는 늘 우리가 보고 싶은 부분만 본다. 그래서 클로이는 동그랗고 완전해 보인다. 우리는 클로이의 그런 완전성을 갈망하는 것이다. 착각일뿐이라도 그런 완전성은 매혹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공통점을 찾고 "모든 것에서 의미를 읽어내는 낭만적 편집증 환자"가 되기도 하고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그 사람에게 누구인가"를 고민하고 초콜렛 알레르기가 있으면서도 초콜렛이 듬뿍 들어간 디저트를 시키고 환호성을 내지르기도 한다.

보들레르는 어느날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예감으로 막 사귄 여자친구와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화려한 고급식당, 창밖에서 가난한 가족이 전혀 다른 세계를 부러움과 경이감에 찬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보들레르는 동정심과 함께 특권계급의 수치심을 느꼈고 동의를 구하기 위해 맞은편에 앉은 여자친구를 바라보았다. 그때 여자친구가 말한다. "웨이터 불러서 저 거지들 좀 쫓아버려요. 기분 나빠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완전성을 갈망하는만큼 우리는 서로의 불완전성을 발견할 때 충격을 받는다. 불완전성일 수도 있고 단순히 견해나 취향의 차이일 수도 있다. 바하의 음악을 즐겨듣는 나에게 클로이는 말한다. "저 끔찍한 요들송 좀 꺼줄 수 없어?"

"모두가 힘을 사랑한다. 하지만 너는 내 약한 것 때문에 나를 사랑하니? 이것이 진짜 시험이다. 너는 내가 잃어버릴 수도 있는 모든 것을 벗어버린 나를 사랑하는가. 내가 영원히 가지고 있을 것 때문에 나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토론 끝에 많은 사람들이 다른 누구를 사랑하면서도 사실은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자기 자신을 더 지키고 싶어하고 상처받기 두려워하고 그래서 자존심이나 자만심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새삼스러운 발견은 아니지만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그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고 싶지는 않다는, 묘한 자존심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이율배반적이고 그 경계는 모호하다. 과장되게 말하면 우리는 갈망하거나 짜증내거나 양극단을 오가는 수밖에 없다.

우리들 가운데 아직도 짝사랑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누구는 그 사람을 잃는 상황을 견뎌낼 수 없을 것 같아서 그 사람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지 않는다. 그는 그게 영원한 관계를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엠씨더맥스의 노래 제목처럼 단념이 집착을 만든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들 가운데 다른 누구는 거꾸로 집착이 싫어서 관계를 단념을 결심하기도 한다. 또 다른 누구는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고 말한다. 어차피 완벽한 사람은 없고 결국 사랑은 상보적이다. 그런 이해의 바탕에서 동등하게 서로의 불완전성을 채워가는게 사랑의 시작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성광야학 독서토론모임 두번째 과제도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참고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다. (이정환닷컴)

가끔 주식시장이 미쳐돌아가는 때가 있다. 정의석이 주식시장에 처음 뛰어들었던 1988년도 그랬다. 그야말로 개나 소나 돈을 싸들고 시장으로 몰려들었고 증권사들만 신바람이 났다. 그때만 해도 증권사 직원이라고 하면 최고의 신랑신부감으로 꼽혔다. 상여금과 성과급이 마구 쏟아졌고 한달에 월급의 서너배를 받아갈 정도였다. 객장마다 순진한 투자자들이 넘쳐났고 주문 좀 빨리 내달라고 주문서 밑에 뒷돈을 끼워넣기도 했다. 분석도 뭐도 없었다. 온갖 소문이 떠돌았고 아무 주식이나 대충 사도 주가가 마구 뛰었다.

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던 정의석이 얼떨결에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때도 그 혼란의 와중이었다. 마침 증권사마다 상장 바람이 한창이었다. 상장만 하고 나면 액면가로 받은 우리사주가 수십배로 뛰었고 억대 자산을 움켜쥔 증권사 직원들이 수두룩했다. 1988년 6월, 아직 상장되지 않은 증권사는 신한증권과 대한증권 밖에 없었다. 정의석은 신한증권에 시험을 쳤고 덜컥 합격했다.

첫 월급은 120만원, 그 당시만 해도 샐러리맨으로서는 최고의 월급이었다. 게다가 두둑한 상여금까지 한달에 두세번씩 뭉텅이로 나왔으니 세상에 부러울게 없었다. 유학은 무슨 유학이냐. 정의석은 그냥 주식시장에 눌러앉기로 했다. 그때만해도 그게 그 화려했던 증권주 열풍의 끝물이었을줄 누가 알았겠는가.

주가는 1989년 9월을 고비로 꺾이기 시작했다. 주가가 빠지는데도 투자자들은 빚까지 내면서 주식을 사들였고 주가가 빠진만큼 더 사들이는 이른바 물타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곧 오른다. 쌀 때 더 사자. 정부도 파격적인 주가부양 정책을 내놓아 그런 기대를 부추겼다. 그러나 주가는 1990년 들어 걷잡을 수 없이 고꾸라졌고 깡통계좌와 반대매매가 속출했다.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헐값에 내던지기 바빴다.

지금은 굿모닝신한증권으로 바뀐 신한증권의 주가는 아직도 15년이 지나도록 그때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신한증권 뿐만 아니다. 당시 겁없이 치솟았던 증권주들 주가가 아직도 모두 거기서 거기다. 정의석은 그때 받았던 신한증권 우리사주를 아직도 들고 있다. 본전 생각은 잊은지 오래다.

정의석은 내로라 하는 투자전략가가 됐지만 그뒤로 한번도 직접 주식을 사거나 팔지 않았다. 대신 15년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계좌를 보면서 늘 중요한 교훈을 아프게 되새기곤 한다. 주식은 도박이다. 주식은 마약이다.

그러나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아직도 그때 그 증권주에 목을 맨다. 기관도 외국인 투자자도 거들떠 보지 않는 증권주가 시장이 좀 움직인다 싶으면 덩달아 요동을 치는 것도 모두 호들갑스러운 개인 투자자들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아직까지 15년전 증권주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 투자자들은 많이 바뀌었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여전해서 악습이 되풀이된다. 2000년 정보기술 주식의 추억도 마찬가지다. 한번 잭팟을 터뜨린 사람이 슬롯머신을 떠나지 못하는 것처럼 대박의 추억은 쉽게 버리기 어렵다.

그동안 정의석은 크게 맞추지도 못했지만 크게 틀리지도 않았다. 주식시장에서는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합병과 감원의 소용돌이에서 15년 가까이 한 증권사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튀지 않으면서도 정의석의 목소리는 힘과 설득력이 넘친다. 정의석은 과거의 교훈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시장의 바람에 섣불리 흔들리지 않고 철저하게 원칙을 고수하는 신중함이 그의 강점이다.

1961년생인 정의석은 아직 총각이다. 청파동에서 혼자 살고 아직도 새벽 6시반이면 출근한다. 정의석이 1999년에 써낸 '주가학원론'은 아직까지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교과서로 널리 읽힌다. 최근 집필하고 있는 '한국 주식시장 비망록'은 지나간 역사가 남긴 그 뼈아픈 교훈의 기록이다.

정의석
1984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6년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1988년 신한증권 입사.
1999년 신한증권 투자분석부 부장.
2002년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부장.


"양극화는 더욱 가속되고 심화된다. 철저하게 대형 우량주에 주목하라."

투자자들은 정의석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철저하게 확실한 것만 쫓아라.
상한가 한번만 치면 주가가 15% 오른다. 상한가 다섯번이면 두배가 된다. 주식시장에는 그런 종목들이 수두룩하다. 유혹은 얼마나 짜릿한가. 그런 종목들만 재빠르게 옮겨탈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명심할 것은 당신은 신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시장은 불규칙하게 움직이고 주가는 거의 예측 불가능하다. 언제나 주가는 오를 가능성만큼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하한가 네번만 두둘겨 맞으면 주가는 반토막이 난다. 9번을 성공하고도 한번만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

한번 집어넣고 두배를 먹을 수 있는 그런 종목은 없다. 있더라도 그런 종목이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난 다음 돌아보면 아쉬워 보일뿐 아무도 주가의 바닥을 제때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다. 다시 말하지만 당신은 신이 아니다. 욕심을 버려라.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우리나라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당신은 살아남을 수 없다.

시장이 달라졌다. 투자철학도 달라져야 한다. 우리나라 시장은 이제 세계 시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아무리 잘난 주식도 세계적으로 분위기가 받쳐주지 않으면 결코 뜨지 못한다. 이제 뜨는 주식만 뜨고 못뜨는 주식은 내내 버려지는 그런 양극화의 시장이 온다. 양극화는 더욱 가속되고 심화된다.

"20 대 80의 법칙이란 말 많이 하죠? 20%의 사람들이 80%의 부를 차지하고 80%의 사람들이 나머지 20%를 나눠갖는 상황 말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제 그런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겁니다. 이미 30개 종목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 아닙니까. 철저하게 대형 우량주, 그것도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주식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래프 1>

주식 A와 주식 B를 봐라. 단기적으로는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지만 결국 주식 A는 결국 오르고 주식 B는 결국 내린다. 주식 B를 사고 파는 사람은 운이 좋으면 잠깐 벌기도 하겠지만 결국 모든 걸 잃게 된다. 살아남고 싶으면 이런 주식은 쳐다보지도 마라.
주가의 움직임에 현혹되지 마라. 1년씩 내다보고 오를만한 확실한 주식을 사야한다. 대형 우량주를 사서 몇년씩 묻어둬라. 지루하고 답답해 보이지만 그게 주식으로 돈을 버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주식을 고르는 요령은 간단하다.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주식, 더 정확히 말하면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식을 고르는게 관건이다. 이제 곧 바다 건너 중국이 쫓아온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거나 어정쩡한 국내 기업으로 머무르거나 상당수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살아남을 수 있는 그런 주식이 많지는 않다. 삼성전자나 신한지주회사,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삼성SDI 같은 주식들 말이다.

겸손해져라. 시장의 주도권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쥐고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주지 않으면 어떤 주식이든 결코 오르지 못한다. 당신이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면 시장을 주도하는 사람들을 따라가라. 그게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추격매수를 두려워하지 마라.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라는 유명한 격언을 기억하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기 시작하고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그때 들어가도 늦지 않다. 적당히 먹고 적당히 자르고 나오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가라. 너무 오르지 않았나 싶더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사고 있다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15만원까지 빠졌던 삼성전자는 결국 50만원까지 올라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고 있는 주식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언제든 사도 좋다. 지금 사도 좋다. 언제든 사도 돈을 벌어준다. 이런 주식을 고르라는 이야기다.


인터뷰.

정의석이 2003년에 낸 '한국 시장에 한국 주식은 없다'는 보고서는 도발적인만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정의석은 일년에 두세권의 짧은 보고서를 쓰는데 모두 베스트셀러가 된다. 1992년의 '멍멍이 보고서'가 그랬고 1997년의 '이무기가 돼 버린 용의 보고서'도 그랬다. 정의석은 시장이 미쳐 돌아갈 때 과감하게 반대의견을 낼 수 있는 많지 않은 투자전략가 가운데 한명이다.

- 1999년에 쓴 '주가학원론' 이야기를 먼저 하자. 교과서처럼 널리 읽히는 이 책은 기본적 분석 보다는 기술적 분석에 치우쳐 있다는 느낌을 준다. 기술적 분석을 충분히 경고하고 있으면서도 언뜻 종목 고르기의 환상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에 나온 어떤 종목들은 사기만 하면 두배세배 오를 것처럼 보인다. 기술적 분석을 얼마나 신뢰하는가.
= 그렇게 읽었다면 잘못 읽은 거다. 이 책의 핵심은 그런 대박의 환상을 깨뜨리라는데 있다. 과거의 뼈아픈 교훈을 되풀이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기술적 분석을 맹신하지는 말되 적절히 활용할 필요는 있다. 기술적 분석은 보지 않은 것보다 보는게 훨씬 낫다.

- 요즘은 벼라별 새로운 분석 기법이 많이 나와 있다. 어떤 기법을 사용하는게 좋나.
= 어차피 기술적 분석은 많이 틀린다. 요즘은 오히려 정보의 과잉이 문제다. 엘리오트 이론 정도만 제대로 알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적 분석의 기본 철학은 관성과 가속도에 있다. 이를 테면 많이 오르고 덜 빠진 종목이 결국 더 오른다는 이야기다. 이 간단한 철학이 실제로 제법 잘 맞아떨어진다. 다만 기술적 분석은 단기매매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주가의 움직임은 단기적으로는 왜곡되거나 멋대로 움직일 수 있다. 주가는 시장의 욕망을 나타낸다. 충분히 시간을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자 : 정의석이 풀어쓰는 엘리오트 파동이론, 2페이지>

- 한국 증시에 한국은 없다는 말을 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면 오르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면 빠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몇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유가 뭔가.
= 수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마치 한 개인인 것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투자 금액은 크지 않지만 한꺼번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쏟아붓는다. 그러니 이들이 한번 움직이면 시장이 따라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물론 정보력에서도 크게 앞서 있다. 국제 환경은 물론이고 개별기업의 정보나 정부 정책들도 빠삭하게 꿰고 있다. 국내 기관 투자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들의 성적표를 보면 더 기가 막힌다. 1998년말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가총액은 얼마, 2003년 말에는 얼마로 늘어났다. 주식 매매대금을 감안한 6년 동안의 외국인 투자자들 평가차익은 89조원에 이른다.

<그래프 2> <도표 1>

- 개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하나. 외국인 투자자들을 따라하기만 하면 되나.
= 1998년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동향을 살펴봐라. 평균을 내봤더니 57일 동안 4조원을 쏟아붓고 평균 43% 정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요즘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따라 움직이는 추종매매가 늘어 더욱 영향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맞설 방법은 거의 없다. 애국심 타령할 때가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따라하라는 이야기는 결국 세계적 추세를 바로 보라는 이야기다.

- 외국인 매매동향이 날마다 발표되고는 있지만 계량화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종목을 어느 때 사야하는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따라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 2003년 말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보유 비중은 14.7% 밖에 안된다. 그러나 시가총액 비중으로 보면 35.5%가 넘는다. 이게 무슨 말이겠는가. 철저하게 비싼 종목만 사고 있다는 이야기다. 주가가 높다고 좋은 주식은 아니지만 우량주들은 대개 주가가 높고 비싸다. 외국인들이 철저하게 우량주만 사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삼성전자의 주가와 외국인 지분비율의 상관관계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2000년 들어서면서 삼성전자의 주가 움직임은 외국인의 매매동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깜짝 놀랄 정도다. 물론 외국인들의 매매동향을 단기적으로 파악할 방법은 없다. 일단 당신이 관심을 갖고 있거나 지금 사서 들고 있는 주식이라면 외국인 매매동향을 날마다 살펴보고 중장기적인 흐름을 읽어내는게 좋다.

LG전자나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시장에 이렇게 확실한 지표는 없다. 바닥과 천정을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지만 무릎과 어깨 정도는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이런 종목들 찾아보면 셀 수 없이 많다. 주가가 오를 종목 뿐만 아니라 빠질 종목을 찾는데도 유용하다. 그래프를 참고하기 바란다.

<그래프 3>

- 너무 막연하다. 좀더 구체적으로 종목을 골라보자.
= 이런 방법을 한번 써보자. 노트를 준비하는게 좋다. 먼저 우량주들 가운데 최소 3일 이상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고 있는 종목을 고른다. 그 종목들의 최근 한달 정도 외국인 투자자 매매동향을 살펴본다. 그래프를 보고 적삼병을 찾는다. 적삼병이 있는 종목이라면 확실하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팔 때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끊기면 일단 주의. 바로 팔 필요는 없다. 지켜보면서 주가가 턱없이 빠지거나 흑삼병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라. 섣불리 팔기 보다는 천정을 치고 내려온 다음 어깨 정도에서 팔겠다고 생각해라.

<용어설명 : 적삼병, 흑삼병>

-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 먼저 욕심을 버려야 한다. 두배 세배 먹겠다는 생각으로는 본전도 건지기 어렵다. 욕심을 버리면 의외로 해답은 쉽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한창 뛰고 있는 주식에 올라타기를 꺼린다.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겁을 집어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이 빠진 주식을 산다. 그런 주식이 다시 뜨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한번 빠지기 시작한는 주식은 보통 계속 빠진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철저하게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 궁극의 투자비법 같은 거 없나.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종목이나 투자전략을 말해달라.
= 종목은 철저하게 대형 우량주. 투자전략은 매매전략 5법을 추천하겠다.
먼저 지금 시장이 어느 국면에 와 있는가 살펴라. 강세국면과 약세국면으로 나누고 강세국면은 다시 매집국면과 고조국면, 과열국면으로 나눈다. 약세국면은 분산국면과 공황국면, 침체국면으로 나눈다.

매집국면 : 이동평균선이 모이기 시작하는 매집국면에서는 무조건 젊은 시세에 투자해야 한다. 적삼병이 나타나거나 거래량이 폭증하는 종목, 이동평균선을 뚫고 올라가는 종목을 고른다.
고조국면 : 이동평균선이 나란히 배열되는 고조국면에서는 양호한 조정을 노려라. 배열이 틀어지고 주가가 살짝 빠졌다 싶을 때 들어간다.
과열국면 : 미친듯이 주가가 뛰기 시작하는 과열국면에서는 신고가 종목을 노린다. 탄력을 받은 종목이 더 간다. 과감하게 뛰어들 때다. 재미없는 종목은 쳐다보지도 마라.

분산국면 : 이동평균선이 꺽이기 시작하는 분산국면에서는 120일 선을 주목하라. 120선이 꺾이는게 탈출신호다.
공황국면 : 이동평균선이 거꾸로 놓이는 공황국면에서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던진다 싶으면 재빨리 털고 나와라. 우물쭈물하다가는 호되게 데는 수가 있다.
침체국면 : 공포가 잦아들고 이동평균선이 꽤나 크게 벌어졌다 싶은 침체국면에서는 신저가를 기록하는 종목에 주목한다. 이제 오를 때도 됐다 싶으면 추세 반전의 신호를 기다려라. (설명 추가)

<도표 3>

돈 주고 보기는 아까운 그저그런 영화다. 평범하지만 그럭저럭 기본은 하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 공식을 따른다. 심각한 고민없이 만드는 이런 영화들이 한해 수백편씩 쏟아져 나온다.

매트는 시골 마을의 보안관이다. 덜렁대는 꼴이 딱히 실력이 대단한 것 같지는 않다. 부인과는 별거 상태, 곧 이혼할 계획이고 따로 오래된 애인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 애인이 뇌종양인가 암인가 심각한 병에 걸린다. 의사는 얼마 더 살지 못할거라고 한다. 애인은 죽고나면 100만달러에 이르는 보험금을 매트가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매트는 감동을 먹는다. 이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 매트는 스웨덴에 가서 수술을 받자고 제안한다. 그래서 경찰서 금고에서 48만달러를 빼돌린다.

스위스로 떠나기로 한 날, 애인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다. 애인의 집은 불이 꺼져있다. 그리고 다음날 애인과 그의 남편은 집에서 불에 타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돈 가방은 사라지고 없다.

매트는 이제 보험금을 노리고 애인과 그의 남편을 죽인 방화범으로 몰리게 됐다. 게다가 공금까지 횡령했다. 불륜도 드러날 판이다. 수사가 시작되고 강력반 형사인 부인이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매트는 부인의 수사를 돕는척 하면서 방해하고 부인보다 더 빨리 진짜 범인을 찾아내서 누명을 벗어야 한다.

놀랍게도 애인이 불치병에 걸렸다는건 거짓말이었다. 이제 상황은 분명해진다. 애인과 그의 남편이 짜고 매트를 속여 공금을 훔쳐내도록 한다. 보험을 매트 앞으로 돌려놓고 가짜 시체를 만들어 불을 지른다. 두 사람이 돈을 챙겨서 사라지고 난 뒤 매트의 온갖 추악한 비밀이 드러난다. 이미 두 사람이 죽었고 돈은 사라졌고 불륜과 보험만 남았다. 이 상황에서 누가 매트를 믿겠는가.

상황 설정은 그럴듯하지만 결말은 모두 예측가능하다. 너무 뻔해서 하품이 날 정도다.

- 매트의 아내는 신참 경찰이면서 수사를 총괄 지휘하게 된다. 이혼 위기의 매트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서로 도우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 매트의 아내는 남편의 수상한 행동을 눈여겨 본다. 결국 남편이 범인이라는걸 가장 먼저 알게 된다.
- 매트에게는 친구가 있다. 친구는 매트를 무조건 이해하고 돕는다. 친구는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매트를 구출한다.
- 매트를 배반한 애인은 결국 총을 맞고 죽는다. 매트가 죽기 직전 매트의 부인이 나타나 애인을 쏜다. 어, 당신이 어떻게? 관객은 모두 알고 있는데 매트만 혼자 놀란다.
- 매트의 애인은 일찌감치 돈을 들고 튀었어야 했다. 얼쩡거리다가 매트를 맞닥뜨리게 되고 진실이 드러나고 결국 매트의 부인이 쏜 총에 맞아 죽는 신세가 된다.
- 돈도 되찾고 누명도 풀린다. 그 여자를 사랑했어? 글쎄, 잘 모르겠어. 결국 아내는 남편을 이해하게 되고 두 사람은 다시 사랑하게 된다.

거슬러 올라가서 내가 존경해 마지 않는 김규항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그가 내세운 다음 같은 말도 안되는 논리 때문이다.

1. 탄핵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건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이다.
2. 노무현은 탄핵안이 가결될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즉, 탄핵을 스스로 선택했다.
3. 탄핵 사태와 민중의 삶은 별 관련이 없다.

참고 : 탄핵, 누구에게나 분명한 것 10. (김규항의 블로그)

좌파 전체로 묶는건 무리가 있지만 좌파 가운데 이런 엉터리 논리를 내세우는 사람이 상당수에 이른다는 사실에 나는 놀란다. 이건 고약한 음모론이다. 나는 여기에 동의할 수 없다.

진중권이 모처럼 잘 지적했듯이 이미 탄핵이 가결된 이상, 이것은 더 이상 당리당략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 민주주의의 근간에 관한 문제다. 대의(代議) 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데 지금 현실이 민중의 삶과 어떻게 무관할 수 있는가.

나는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게 이번 총선이 갖는 의미를 알고 있고 그래서 그들이 이 기가막힌 상황에서 표 계산을 하고 앉아 있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렇게 상황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것을 그냥 보고 넘어갈 수는 없다.

참고 : 김규항의 억지와 헛소리. (이정환닷컴)

김규항의 논리를 풀어쓰면 이렇다.

1. 어처구니 없이 열린우리당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투사로 둔갑해 순교자의 흉내를 내는 꼴을 지켜볼 수 없다.
2. 노동자와 농민이 죽어갈 때는 꿈쩍도 하지 않던 시민들이 열린우리당 표 몰아주러 거리로 뛰쳐나가는 꼴이 야속하고 답답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해야 할 때도 있다. 맥락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박기범 같은 사람처럼 "사실 노무현 정권은 탄핵받아 마땅한 정권이었다"는 비판은 지금 상황에서 본질을 흐릴뿐이다. 진보진영 사람들은 노무현이 진보도 개혁 세력도 아니라고 보겠지만 노무현을 탄핵으로 몰아넣은 사람들에게 노무현은 그나마 진보와 개혁을 의미한다. 탄핵에 이른 지금 상황도 노무현이 그 어떤 대통령보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동지는 아닐 수 있겠지만 적어도 노무현이나 진보진영이나 지금 상황에서 적은 동일할 수 있다. 동일한 적을 놓고 부분적이나마 연대가 가능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그래서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거리에 뛰쳐 나온 사람들이 모두 노사모거나 이른바 노빠, 또는 단순한 열린우리당 지지자일거라고 보는건 굉장한 착각이다. 다분히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그 사람들 상당수는 보다 나은 세상을 바라고 기꺼이 변화의 움직임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들을 잠재적인 민주노동당 지지자들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화는 이렇게 시작되는 것 아닐까. 한번 뒤집어 생각해보면, 수많은 노동자와 농민이 죽어갈 때 꿈쩍도 하지 않던 사람들이 마침내 거리로 뛰쳐나왔다. 당장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사람들의 의식이 좀더 성장하고 성취의 경험이 쌓여가고 참여의 문화가 자리잡으면 민주노동당이 꿈꾸던 세상을 좀더 앞당길 수 있을거라고 나는 믿는다.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는게 그 시작이다. 당장 눈앞의 4월 총선에 목을 매지 않는다면 멀리 내다볼 때 민주노동당과 진보진영에게 지금은 큰 기회다. 냉소할 때가 아니라 가장 먼저 앞에 나서야 한다. 다들 가락이 있는 사람들 아닌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은행 이자도 모으면 엄청나다. 1626년에 뉴욕 맨하턴 섬을 단돈 24달러에 팔았던 인디언들이 그 돈을 한해 8%의 복리예금에 넣어뒀다면 378년 뒤인 2004년, 그 돈은 103조3691억달러가 된다. 맨하턴 섬을 2천개 정도 사고도 남을 돈이다. 놀랍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지만 재테크의 기본은 저축이다. 주식을 사든 부동산을 사든 시드머니, 종자돈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결국 돈이 돈을 번다. 돈을 벌고 싶으면 저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급여의 50% 이상은 무조건 저축한다고 생각하자. 철저한 절제와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한해 5%의 이자로 5년 동안 복리예금에 넣어두면 원금의 1.3배가 된다. 1.05를 다섯제곱하면 된다. 100만원을 집어넣으면 30만원이 이자로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10년이면 1.6배, 20년이면 2.6배, 30년이면 4.3배가 된다. 지금 100만원을 집어 넣으면 30년 뒤에 430만원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예금기간이 길면 길수록 이자는 눈덩이처럼 늘어난다. 일찌감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복리예금이 세상의 여덟번째 불가사의라고 말한바 있다. ("Compound interest is the 8th wonder of the world.")

단리예금은 해마다 일정한 이자를 주지만 복리예금은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 100만원을 집어넣으면 단리예금의 경우 1년뒤든 10년 뒤든 해마다 5만원을 이자로 받지만 복리예금은 1년뒤에는 5만원씩 나오던 이자가 해마다 늘어 10년 뒤에는 7만7천원이 된다. 안타깝게도 요즘은 복리예금이 없어지는 추세다.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은근슬쩍 복리예금을 없애고 있기 때문이다.

조흥은행은 매달 500만원 한도에서 자유롭게 집어넣을 수 있는 복리식 적금 '릴레이저축'을 판매하고 있다. 해마다 이자가 원금에 가산된다. 신한은행도 최장 30년까지 넣어둘 수 있는 '신한 7230 비과세저축'이 있다. 30년이면 연리 5%만 잡아도 원금의 4.3배가 된다는 이야기다. 제일은행의 '일복리저축예금'은 날마다 붙는 이자가 바로 원금에 반영된다. 당연히 원금이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 이밖에도 국민은행의 예금식 복리상품 '금리연동형 국민수퍼정기예금'이나 우리은행의 '두루두루정기예금' 등 복리예금 상품이 아직은 남아있다. 장기적으로 넣어둘 계획이라면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훨씬 안전하면서 수익률도 훨씬 높은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

저축을 하려면 먼저 저축할 돈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게 좋다. 오래 집어넣어둘수록 물론 이자율도 높다. 그러나 중도에 해지하면 수수료를 물거나 이자가 확 깎이게 된다. 장기적인 자금운용계획을 세워야 어디에 돈을 집어넣을 것인가 분명해진다. 지금 넣어두고 언제쯤 찾아 쓸 계획인가 결정해야 한다. 1년뒤에 찾아쓸 돈을 3년 만기적금에 넣어둘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세금문제도 확실히 짚고 넘어가는게 좋다. 분명한건 만기가 길수록 이자율도 높고 세금혜택도 많다는 사실이다. 보통 주민세를 포함해 이자소득의 16.5%가 세금으로 나간다. 1천만원 이자를 받는데 비과세가 아니라면 165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왕 저축하는거 한푼이라도 이자를 더 벌려면 당연히 비과세나 세금우대가 되는 금융상품을 골라야 한다. 연말에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이런 여러 조건을 모두 따져보면 최상의 대안은 결국 장기주택마련저축이다. 만기는 7~10년으로 좀 길지만 완전 비과세는 물론 저축금액의 40%, 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이자율은 보통 5% 수준인데 이런 조건을 감안하면 실질 이자율은 10%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1천만원을 저금하면 100만원을 번다는 이야기다. 어디에 맡겨도 이만한 이자를 받기 어렵다. 게다가 가입 후 5년이 지나면 30년까지 장기주택자금을 대출받을 수도 있다. 지난해까지는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단독세대주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여러 은행에 나눠서 집어 넣어도 되지만 분기에 300만원을 넘길 수 없다. 수익과 안정성을 모두 생각한다면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일정부분을 집어넣고 장기주택마련펀드에도 좀 나눠넣는게 좋다. 주식시장이 좀 튀면 펀드가 돈을 벌어준다. 다만 펀드 비중이 너무 높으면 자칫 위험할 수도 있으니 투자성향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게 좋다. 안정적인 목돈 마련을 바란다면 80 대 20 정도가 적당하다.

짜릿하고 유용한 힌트가 하나 있다. 여러개의 통장을 만들고 저축을 하되 통장 하나 정도는 가입하고 그냥 1만원만 넣어둬라. 7년이 지나고 다른 통장은 해지해서 돈을 찾아쓰더라도 그 통장은 그대로 남겨둔다. 이미 7년이 지났으니까 이 통장은 이제 언제 해지하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른 통장을 모두 해지했으면 이제 이 통장에 돈을 모아라. 7년동안 묻어두지 않아도 필요할 때 얼마든지 해지해서 찾아쓸 수 있다. 세금 한푼 물지 않고 말이다.

굳이 다른데 눈돌릴 것 없다. 저축으로 돈을 모을 계획이라면 무조건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들어라.

저축을 하려면 먼저 저축할 돈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게 좋다. 오래 집어넣어둘수록 물론 이자율도 높다. 그러나 중도에 해지하면 수수료를 물거나 이자가 확 깎이게 된다. 장기적인 자금운용계획을 세워야 어디에 돈을 집어넣을 것인가 분명해진다. 지금 넣어두고 언제쯤 찾아 쓸 계획인가 결정해야 한다. 1년뒤에 찾아쓸 돈을 3년 만기적금에 넣어둘 수는 없는 일 아닌가.

7년씩 묻어둘 자신이 없다면 생계형비과세저축과 조합예탁금에 눈을 돌려보자. 역시 비과세 상품이다. 둘다 2천만원까지 모든 이자에 대해 세금이 전혀 매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생계형비과세저축은 아쉽게도 65세 이상이 돼야 한다. 조합예탁금은 농협이나 축협, 신용협동조합에서만 가입을 받는데 만약 부도라도 나면 예금을 보호받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1인당 2천만원까지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농특세 1.5%만 부담하면 된다.

비과세 상품에 들어갈 조건이 안된다면 아쉽지만 세금우대 상품도 있다. 세금우대 상품은 모든 은행을 통털어 1인당 4천만원까지로 가입한도 제한이 있어 가입하기 전에 본인의 세금우대 가입한도를 잘 체크해야 한다. 일반과세 상품은 16.5%의 세금을 떼지만 세금우대저축은 10.5%의 세율만 적용된다.

내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택청약통장도 필수다. 청약저축과 주택청약부금, 주택청약예금 3종류가 있는데 30평형대의 민영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주택청약부금에 가입하고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 및 민간건설 중형국민주택을 분양 받으려면 청약저축에 가입한다. 청약부금은 한달에 5만∼50만원까지 낼 수 있는데 가입 후 2년이 지나고 지역별 예치금액 이상을 내면 1순위 청약자격이 주어진다. 서울은 300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돈 들어갈데가 많으니 노후 대책도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은행에서 파는 연금신탁과 보험회사의 연금보험 등 연금저축이 좋다. 가입 기간은 대부분 10년 이상이고 만 55세 이후에 최소 5년 동안 나눠서 받을 수 있다. 연금에 붙는 세금은 이자소득세율(16.5%)보다 훨씬 낮은 5.5% 정도다. 연간 240만원 한도에서 적립금 전부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저축과 투자는 철저하게 구분하는 게 좋다. 애매하게 섞어 놓으면 관리도 어렵고 실적도 제대로 쌓이지 않는다. 이를 테면 언제든 꺼내써야 할 돈은 최대한 이자가 높은 통장에 넣어두고 그밖에 여유자금은 액수가 적더라도 만기가 일정하고 이율이 높은 자유적립식 예금이나 정기예금, 또는 신탁상품에 넣어 따로 관리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다. 자꾸 넣었다 뺐다 해서는 실적을 쌓기 어렵다. 다만 적금상품에 가입할 때에는 충분한 계획을 세워 중도에 해지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예비자금은 수시입출금식 상품이나 3개월 이상만 예치하면 언제 찾더라도 만기배당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단기추가금전신탁 등에 넣어두는 게 좋다.

* 팟찌닷컴에 보낸 칼럼.

노동자와 소외계층의 정치세력화를 목표로 하는 정당이 수구정치권의 난장판에서 그들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은 물론 옳다.

나는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게 이번 총선이 갖는 의미를 알고 있고 그래서 그들이 이 기가막힌 상황에서 표 계산을 하고 앉아 있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렇게 상황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것을 그냥 보고 넘어갈 수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이 가결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탄핵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건 말도 안되는 억지고 헛소리다. 결과가 어떻든 노무현이 가장 큰 이득을 챙긴 거 아니냐는 비아냥은 맥락을 한참 잘못 짚었다. 그리고 대통령의 탄핵과 민중의 삶이 별 관련이 없다는 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다.

나는 김규항이 확신을 갖고 말하는 것과 달리 정치의 이면과 음모는 잘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확실한 것은 우리의 손으로 뽑은 우리의 대통령이 쫓겨났다는 것이다. 역시 우리의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령을 내쫓았다고 억지를 부린다. 어쩌면 대의(代議) 민주주의는 처음부터 허구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분노한다. 나는 알량한 민주주의 체제에서 명목상이나마 지켜지고 있던 내 주권을 빼앗긴 사실이 서럽고 슬프다.

나는 이해득실을 따져가면서 팔짱을 끼고 물러앉은 김규항 같은 사람들이 밉다. 당신들은 서럽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은가.


탄핵, 누구에게나 분명한 것 10 / 김규항.

출처 : 김규항의 블로그. http://gyuhang.net/archives/2004/03/14@10:16PM.html

1. 노무현 씨는 바보가 아니다.
2. 탄핵 사유는 노무현 씨의 개혁성과는 별 관련이 없다.
3. 탄핵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이루어졌다.
4. 노무현 씨는 탄핵이 가결될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 즉, 노무현 씨는 탄핵을 선택했다.
6. 탄핵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건 노무현 씨와 열우당이다.
7. 노무현 씨와 열우당은 탄핵이 가져올 이익을 알 수 있었다.
8. 탄핵 사태와 민중의 삶은 별 관련이 없다.
9. 탄핵 사태와 6월항쟁은 별 관련이 없다.
10. 오늘 거리에 나온 사람들이 농민과 노동자들이 죽어나갈 때도 나왔다면 대한민국은 좀더 아름다웠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령을 탄핵했다고 주장합니다. 어제 우리나라의 대의 민주주의는 무너졌습니다. 우리는 이제 대통령의 탄핵이 대의가 아니었음을, 그들이 국민의 뜻을 왜곡하고 저버렸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 손으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그들이 아니라 우리가 국민입니다.

내가 지난 선거에서 노무현을 찍었느냐 찍지 않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우리의 대통령이 쫓겨났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 아이들이 물어볼 겁니다. 아빠는 그때 뭐했어? 엄마는 그때 뭐했어?

우리는 지금 저항해야 합니다. 진짜 국민의 뜻이 어떤 것인가 보여줘야 합니다. 그게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임입니다. 치욕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바로잡지는 못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합니다.



탄핵안 의결 참석 국회의원 명단.

한나라당 (129명)
강성구, 강신성일, 강인섭, 강재섭, 강창성, 강창희, 고흥길, 권기술, 권영세, 권오을, 권철현, 김광원, 김기배, 김기춘, 김덕룡, 김동욱, 김락기, 김만제, 김무성, 김문수, 김병호, 김성조, 김영구, 김영선, 김용갑, 김용균, 김용학, 김용환, 김원길, 김정부, 김정숙, 김종하, 김진재, 김찬우, 김학송, 김형오, 김황식, 나오연, 남경필, 도종이, 맹형규, 목요상, 박근혜, 박세환, 박시균, 박원홍, 박종근, 박종희, 박진, 박창달, 박헌기, 박혁규, 박희태, 서병수, 서상섭, 서청원, 손희정, 송광호, 송병대, 신영국, 신영균, 신현태, 심규철, 심재철, 안경률, 안상수, 안택수, 양정규, 엄호성, 오경훈, 오세훈, 원유철, 원희룡, 유한열, 유흥수, 윤경식, 윤두환, 윤여준, 윤한도, 이강두, 이경재, 이규택, 이근진, 이방호, 이병석, 이상득, 이상배, 이성헌, 이승철, 이양희, 이연숙, 이원창, 이원형, 이윤성, 이인기, 이재선, 이재오, 이재창, 이주영, 이한구, 이해구, 이해봉, 임인배, 임진출, 임태희, 장광근, 전용원, 전용학, 전재희, 정갑윤, 정문화, 정병국, 정의화, 정창화, 정형근, 조웅규, 조정무, 주진우, 최병국, 최병렬, 최연희, 하순봉, 함석재, 허태열, 현경대, 홍문종, 홍사덕, 홍준표, 황우여

민주당 (53명)
강운태, 고진부, 구종태, 김경재, 김경천, 김방림, 김상현, 김성순, 김영환, 김옥두, 김충조, 김태식, 김홍일, 김효석, 박금자, 박병윤, 박상천, 박상희, 박인상, 박종우, 배기운, 송훈석, 심재권, 안동선, 안상현, 양승부, 유용태, 유재규, 윤철상, 이낙연, 이만섭, 이용삼, 이윤수, 이정일, 이협, 이희규, 장성원, 장재식, 전갑길, 정균환, 정철기, 조순형, 조재환, 조한천, 최명헌, 최선영, 최영희, 최재승, 추미애, 한충수, 한화갑, 함승희, 황창주

자민련 (8명)
김종호, 김학원, 안대륜, 이인제, 이한동, 정우택, 정진석, 조희욱

국민통합21 (1명)
정몽준

민주국민당 (1명)
강숙자

무소속 (3명)
김일윤, 박관용, 백승홍

'사마리아'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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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아'를 보고 생각했다. 김기덕의 영화에 더이상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 구원이니 화해니 괜한 삽질할 것 없다. 그야말로 꿈보다 해몽이 좋은 꼴이다.

이 영화가 베를린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임권택의 '취화선'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을 때부터 그딴 영화제의 권위와 안목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동양적 신비와 철학이 담겨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말 한심하고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아버지뻘 나이의 남자들에게 몸을 팔아 돈을 모으던 친구가 죽는다.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친구는 그 남자들을 만나 친구를 대신해 다시 그들과 자고 친구가 받았던 돈을 돌려준다. 아버지는 딸이 남자들과 여관에 드나드는 걸 보고 그 남자들을 찾아가 모욕을 주거나 때리거나 죽인다.

해몽을 하려면 제대로 하자. 바수밀다니 사마리아니 그럴싸하게 제목을 갖다 붙이긴 했지만 괜한 과대망상은 버려라.

나이든 남자들은 대개 역겹다. 죽은 친구는 그 나이든 남자들을 모두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린 여자아이가 몸을 팔면서 밝고 즐겁게 웃는 것을 보고 나이든 남자들은 맛이 간다. 어린 여자아이의 품에 안긴 나이든 남자들은 행복해 보인다. 그러나 관객들은 불편하다. 남자들은 죄책감을 나눠갖고 여자들은 수치심을 나눠갖는다. 김기덕의 영화는 여전히 끔찍한 경험이다.

살아남은 친구는 죽은 친구를 더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죽은 친구에게 미안하다. 살아남은 친구는 죽은 친구가 그 남자들을 정말 좋아했다는걸 알게 된다. 그래서 남자들에게 친구가 모아놓은 돈을 돌려주기로 한다. 내 친구는 돈 때문에 너희들과 잔게 아니야. 그래서 이를 악물고 죽은 친구처럼 밝고 즐겁게 웃는다. 이 역겨운 남자들을 정말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죽은 친구의 사랑을 증명하는 것. 그게 무력한 어린 여자아이가 죽은 친구를 대신해 해줄 수 있는 복수의 모든 것이다. 끔찍하지만 그렇다.

김기덕의 이번 영화에서 아버지는 무력하다. 딸의 행동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막지도 못한다. 이 아버지는 무력할뿐만 아니라 무책임하기도 하다. 결국 딸을 놓아두고 혼자 떠난다. 딸을 죽이거나 강간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다른 영화라면 모르겠지만 김기덕은 그런 억지를 부리고도 남을거라고 생각했다.

대신 김기덕은 좀더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린다. 죽은 친구를 대신해 남자들과 자거나 그 남자들을 죽인 아버지가 잡혀가면서 누가 누군가를 용서하고 누가 누군가를 구원했다고 억지를 부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억지는 정말 가당찮다.

도대체 왜 김기덕의 영화는 이렇게 해몽이 거창한가. 모두 얼치기 평론가들이 만들어낸 잠꼬대일뿐이다. 드러난 것 이상으로 다른 의미를 두려고 애쓰지 마라. 흔히 비난하는 것처럼 남자들의 판타지가 목적은 아니다. 그러나 '사마리아'는 성의 없고 어설픈 영화다. 김기덕은 도발적이기만 하다. 메시지는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의미가 없다. 당연히 구원도 화해도 없다.

영화보다 더 한심한 것은 포스터와 광고 선전문구다. 영화와 아무런 관계도 없을뿐더러 정말 싸구려 발상이다. 도대체 누가 여자아이를 발가벗겨서 수녀 흉내를 내게 했을까. 그리고는 "내가 더러워?"라고 묻는다. 감독조차도 이 영화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모르고 있다는 증거다.

10억원짜리 손해배상 소송을 걸려면 변호사 선임료를 빼고 소송비용만 408만7400원이 든다. 인지대가 0.35%에 그밖의 수수료가 좀 붙는다.

10억원짜리 소송을 1천명이 함께 내려면 40억원이 넘는 소송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지면 돌려받을 수 없는 돈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한사람이 대표로 소송을 내면 나머지 소송 당사자들도 재판 결과에 따라 같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그게 이른바 집단소송제다.

별볼일 없는 국선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클레이 카터는 어느날 눈이 뒤집힐만한 제안을 받는다. 마약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숨진 사람들 가족들과 합의를 주선해주는 대가로 어떤 제약회사가 1500만달러, 우리 돈으로 180억원의 수수료를 주겠다고 한다. 회사 이름은 물론이고 약 이름도 알지 못한다. 자세히 알려고 하지 말고 그냥 그 사람들을 찾아가서 보상금을 건네주고 사인만 받아오면 된다. 유족들에게는 500만달러, 60억원씩을 주겠다고 한다.

자세한 내막은 이렇다. 이 회사는 효과 좋은 마약 치료제를 만들었고 이제 곧 떼돈을 벌 전망이다. 문제는 부작용. 치료를 받은 몇몇 환자들이 살인 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발견된다. 이들은 실제로 사람을 죽인다. 제약회사는 이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은폐하려고 한다. 클레이는 마약 치료제를 복용한 살인자의 변호인이었고 클레이가 만난 유족들은 살해당한 사람들의 가족들이다.

60억원이면 꽤나 큰 돈이지만 진실이 터져나오면 이 회사는 훨씬 많은걸 잃어야 한다. 클레이는 진실을 은폐하는 일을 돕고 그 대가로 벼락부자가 된다.

클레이는 몇가지 정보를 얻고 이 시스템에 좀더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기업의 약점은 얼마든지 있다. 약점을 잡아내면 피해자들을 끌어모아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건다. 재판까지 갈 것도 없다. 적당한 가격에 합의를 보면 된다. 합의금액의 30~40%가 변호사의 몫으로 떨어진다.

관절염 치료제를 만드는 회사가 있다. 시장은 연간 1조5천억달러 규모. 이 약을 복용한 사람은 수백만명에 이른다. 문제는 5% 정도가 부작용으로 방광염을 일으키는데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방광염은 종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상태에 따라 환자마다 5만달러에서 20만달러까지 받아낼 수 있다. 역시 이 가운데 30~40%가 변호사의 몫이다.

클레이는 수백만달러를 들여 미국 전역에 TV 광고를 때린다. 광고는 꽤나 충격적이다. "이 약을 쓴 사람들은 모두 검사를 받아봐라. 검사비용은 모두 우리가 댄다. 부작용이 발견되면 엄청난 손해배상을 받게 될 거다."

전화 상담원들이 소송의뢰를 접수하기 시작하고 전국에서 수만명의 의뢰인들이 몰려든다. 제약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이내 변호사들이 몰려와 합의를 제안한다. 우선 증상이 가벼운 사람들에게 6만2천달러를 배상하기로 한다. 여기에 곱하기 수천명. 그리고 30%의 수수료. 클레이는 그렇게 한달만에 1억600만달러, 우리 돈으로 1272억원을 벌어들인다. 앞으로 증상이 심각한 사람들, 심지어 죽은 사람들의 몫까지 더하면 클레이의 몫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게 된다.

클레이는 이제 서른한살이다. 미국에서 가장 돈 잘버는 변호사의 반열에 오른 그는 수백만달러짜리 집을 사고 수천만달러짜리 자가용비행기를 산다. 초호화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예일대 출신의 연봉 20만달러의 변호사들을 고용한다. 그리고 잇따라 기업의 약점을 캐내고 TV 광고를 하고 의뢰인들을 끌어모은다.

"돈을 모두 쓰지 말아요."
"그럴 수야 없지, 그러기엔 너무 많거든."

그러나 그 끝은 꽤나 비참하다. 첫발을 쉽게 내디뎠을뿐 기업 소송은 결코 만만치 않다. 손해배상 규모가 터무니 없이 커지면 회사는 아예 파산 신청을 하고 나자빠질 수도 있다. 배를 쨀 테면 째보라는 식이다. 파산까지는 안가더라도 합의가 안되고 끝까지 버티면 결국 정식 재판까지 갈 수도 있다. 재판에서 피해사실을 입증시키기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의학적 공방은 더욱 그렇다. 게다가 클레이 같은 애숭이 변호사는 법정 경험이 거의 없다. 합의가 안되면 막대한 비용을 뽑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더 큰 문제도 터져 나온다. 관절염 소송에서 6만2천달러, 우리 돈으로 7440만원을 받고 떨어진 피해자들이 억울함을 주장하고 나선다. 그들 가운데 몇몇은 병이 더욱 악화된다. 억울하게 죽을 병에 걸렸는데 겨우 7천만원이라니, 그것도 그 가운데 수천만원을 변호사가 수수료로 빼앗아 가버렸다. 그 변호사가 과연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자격이 있었는가.

기회를 노린 다른 변호사가 이들을 끌어모아 이제는 클레이에게 소송을 건다. 병이 악화되고 죽을 고비를 맞은 몇몇 피해자들은 최소한 수십억원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클레이는 수천명을 묶어서 손쉽게 합의를 해버렸다. 탐욕에 눈이 멀어 서둘러 제약회사의 합의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분별없는 탐욕이 불러온 의뢰인들의 손해는 결국 클레이가 배상해야 한다. 자승자박인 셈이다.

한때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변호사였던 클레이는 파산한 회사의 직원들에게 두들겨 맞기도 한다. 이제는 온갖 신문이 그의 탐욕을 들춰내고 그의 몰락을 조롱하기에 바쁘다. 클레이의 회사도 결국 파산을 선언한다. 예일대 출신의 변호사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클레이의 집과 자가용 비행기도 모조리 처분된다. 잠깐이나마 명예와 재산을 얻었지만 모든 것이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진다.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잠깐 들쳐 읽다가 결국 사서 들고 나왔다. 존 그리샴의 소설은 영화 같은 재미가 있다. 꽤나 두꺼운 책인데 읽는데 3시간 조금 더 걸렸다.

'불법의 제왕'은 집단소송제의 반대 논리를 완벽하게 대변한다. 옛날에 취재를 해서 나도 집단소송제는 좀 안다. 기업들은 소송 남발과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집단소송법의 도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2002년 기준 미국의 경우 집단소송을 당한 기업의 주식 시가총액이 지난해 기준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나 줄었다는 통계도 있다. 미국은 집단소송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02년에는 모두 224건으로 전년대비 31%나 늘어났다. 더 곤란한 문제는 판결이 나기도 전에 소송에 휘말렸다는 뉴스만으로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도 흔하다는데 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이 집단소송제의 도입을 꺼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1991년부터 1999년 6월 말까지 미국에서 제기된 전체 집단소송 1571건 가운데 82% 인 1291건이 화해로 종결됐다. 법원에 의해 기각된 것은 16%인 253건, 최종 판결까지 간 경우는 2%에도 못 미치는 27건이었다. 평균 합의금액은 830만달러, 이 가운데 변호사 비용이 평균 250만달러로 합의금의 30%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2005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분식회계나 주가조작 등으로 피해를 본 주주들이 50명 이상이고 발행 유가증권의 1만분의 1 이상을 보유하면 집단소송을 낼 수 있다.

존 그리샴은 해마다 한권씩 책을 낸다. 그의 책은 세계적으로 1억3천만권이 팔렸다고 한다. 그의 주인공들은 거의 모두 가난하지만 도덕적이고 입지전적이었는데 '불법의 제왕'에서는 좀 다르다. 클레이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영혼을 팔았고 결국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영혼을 팔았을 때부터 정해진 수순이었지만 어딘가 안타깝다.

참고 :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라. (이정환닷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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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선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문상을 다녀오는 길에 사고가 났다.

모처럼 등산을 갔다 와서 일찌감치 자고 있는데 동생이 "형아야, '소림축구' 한다"고 하길래 깼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다. 다시 봐도 재미있다.

주성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나는 주성치 영화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식신'도 '희극지왕'도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그럭저럭 주성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의 부류에 들게 됐다. 나는 탄탄하게 잘 만든 영화가 좋다. '소림축구'는 요란하고 뻔하고 터무니 없이 과장되긴 하지만 잘 만든 영화다. 이 영화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느낌을 준다. 밝고 긍정적인 희망을 불러 일으킨다.

수많은 중국 영화를 봤지만 나는 '소림축구'만큼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을 제대로 그려낸 중국 영화를 보지 못했다. 씽씽과 그의 소림사 형제들은 넝마주이거나 식당 종업원이거나 야채장수고 늘어진 누런 런닝셔츠에 다 떨어진 운동화를 신는다. 만두 하나 사먹을 동전 조차 없다. 주성치는 이 가난하고 초라한 사람들의 현실과 꿈을 이야기한다. 이야기의 구조는 얼핏 비슷하지만 우리가 봐왔던 영웅들의 중국 영화와는 그래서 다르다.

씽씽이나 아매 같은 꾀죄죄한 몰골을 하고는 백화점은 근처에도 갈 수 없다. 그게 현실이다. 씽씽은 아매의 손을 붙잡고 폐점 시간이 지난 백화점에 간다. 씽씽은 허풍을 떤다. "뭐든 사고 싶은 거 있으면 말만 해." 아매는 예쁜 옷을 보고도 만질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때 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던 씽씽의 친구가 소리지른다. "야, 청소 도와주러 왔으면 청소나 할 것이지 뭐하는 짓이야."

아매가 태극권으로 만두를 빚는 장면은 정말 멋지다. 밀가루는 태극 무늬를 그리며 물과 섞이고 반죽은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아매는 씽씽의 다 떨어진 운동화를 꿰매주지만 어느새 유명해진 씽씽은 운동화 같은 건 얼마든지 새로 사면 된다고 말한다. 눈물이 들어간 만두는 짜고 맛이 없다. 아매는 만두가게에서 쫓겨난다.

그런데 그 아매가 축구대회 결승전에 나타난다. 씽씽의 팀은 잇따른 부상으로 선수가 부족해 실격패를 당할 상황이다. 아매는 골키퍼를 맡겠다고 한다. 씽씽은 아매가 건네준 헌 운동화를 신고 뛰기로 한다.

소림사에서 함께 수학했던 여섯 의형제들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 힘들게 배운 소림무공은 어디에도 쓸모가 없고 가난은 불가항력이다. 축구는 이들에게 마지막 꿈이다. 영화에서나마 이들의 꿈은 이뤄져야 한다.

소림무공과 축구의 결합은 환상적이다. 그러나 강함으로 강함을 언제까지나 이길 수는 없는 법. 결국 강함을 이기는 것은 부드러움이다. 아매는 만두를 빚던 솜씨로 폭풍 같은 공을 춤을 추듯 가볍게 잡아낸다. '소림축구'가 시시한 코미디 영화에 그치지 않는 것은 터무니 없이 과장된 가운데 언뜻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수평적으로 뒤섞이고 복선과 복선이 절묘하게 교차한다. 단 한 장면도 군더더기가 없고 필요 이상으로 늘어지지 않는다. 이게 영화의 기본이다. 그 기본도 안돼 있는 영화가 너무 많다.

어설픈 컴퓨터 그래픽으로 덧칠을 하고 어쩔 수 없이 뻔하고 유치하긴 하지만 '소림축구'는 솔직하고 소박한 영화다. 즐거움을 주는 영화다.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한 회사 제품을 써야한다는 건 참 이상한 일이다. 회사가 딱 하나밖에 없으니 이 회사가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다른 방법이 없다. 마땅한 경쟁 회사도 없다. 그래서 이 회사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떼돈을 번다. 표준을 만들면 세계 모든 나라가 따른다.

우리는 기꺼이 이 회사의 고객이 된다. 우리는 컴퓨터를 살 때마다 기꺼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윈도우즈 운영체제의 비용을 만만치 않게 치른다.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우리가 치르고 싶지 않아도 컴퓨터 가격에 윈도우즈의 가격이 알아서 포함돼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342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41조원이 넘는다.

물론 남의 회사가 돈 잘 버는 걸 괜히 배아파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컴퓨터의 운영체제는 네트워크의 근간이다.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를 통해 네트워크에 접속한다. 이 회사의 프로그램이 그만큼 훌륭해서라기 보다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가 이 회사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에서 돌아갈 온갖 응용 소프트웨어을 만드는 회사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경쟁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은 갈수록 강화된다.

인터넷의 네트워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이 합법이든 불법이든 우리는 정보와 권력의 독점에 맞서야 한다.

앨빈 토플러의 예언이 맞았다. 제도와 문명은 극도로 효율적이 되어가고, 권력은 이제 물리력과 경제력을 떠나 정보의 운용과 그 독점의 형태로 나타난다. 권력 투쟁은 앞으로 더욱 더 지식의 배분과 그 접근 기회를 둘러싼 투쟁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지식이 어떻게 누구에게 흘러가는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권력남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지도 못하고 내일의 기술이 약속해주는 보다 살기 좋고 민주적인 사회를 창조하지도 못할 것이다. 지식의 장악이야말로 인류의 모든 조직체에서 전개될 내일의 전세계적 권력 투쟁에서 핵심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를 쓰지 않기로 했다. 익스플로러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프로그램이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불여우다.

불여우로 인터넷에 접속해보니 다른 세상이 보인다. 익스플로러 말고 다른 프로그램으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건 새로운 발견이다. 황무지 같은 느낌이고 사실 굉장히 불편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불여우를 써야 한다. 네트워크 세계의 질서가 마이크로소프트 중심으로 재편되고 굳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생각해보면 인터넷이 막 보편화되기 시작했던 1995년 무렵만 해도 나는 익스플로러 대신 넷스케이프를 썼다. 그러나 익스플로러는 조금씩 운영체제 안으로 흡수됐고 별도의 프로그램인 넷스케이프의 경쟁력은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 전략에 동참했다.

모질라의 소프트웨어는 100% 공개, 공짜 소프트웨어다. 소스 코드가 100% 공개돼 있으니 얼마든지 마음대로 뜯어고쳐서 써도 좋다. 세계의 수많은 자원 프로그래머들이 달라들어 불여우의 오류를 수정하고 새로운 기능을 더해 개정판을 내놓는다. 불여우의 버전은 0.8, 아직 완제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큰 문제는 없다. 익스플로러보다 훨씬 가볍고 익스플로러에 없는 새로운 기능도 많다.

모든 웹 사이트는 이제 불여우와 호환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정환닷컴은 익스플로러에서만 볼 수 있는 자바 스크립트를 모두 뺐다. 익스플로러가 아닌 어떤 웹 브라우저를 쓰든 컴퓨터의 기종이나 사양이 어떻든 누구나 똑같이 볼 수 있고 어디에서나 가볍게 열리는 웹 사이트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여우는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에 맞서는 최선의 수단이다. 불여우 쓰기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참고 : '권력이동'을 읽다. (이정환닷컴)
참고 : 모질라 프로젝트.
참고 : 모질라 파이어폭스 사용 운동. (김도연의 블로그)
참고 : 아직까지 파이어폭스를 안쓴다고요? (어우야)
참고 : 파이어폭스를 써야하는 13가지 이유. (모질라 한글 사이트)
참고 : '포브스' 관련 기사.

읽는데 30분도 안걸리는 책을 1만원이나 주고 산다는건 꽤나 허전한 일이다. 남들이 다 보는 베스트셀러를 뒤늦게 따라사는 것도 우습고 인생을 두배로 산다느니 놀라운 삶의 변화가 다가온다느니 하는 허풍도 가당찮게 들린다. 나는 결코 이 엉뚱한 아침형 인간 열풍에 휘말릴 생각이 없었고 지금도 물론 없다.

'아침형 인간'은 독서토론모임의 첫번째 선정도서다. 회원은 기환이 형과 영만이, 은혜 그리고 나 이렇게 네명. 우선은 일주일에 한권씩 책 읽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따로 따로 읽어야 할 책도 있겠지만 함께 과제를 정하고 읽으면 목표가 분명해진다. 좀더 생산적인 글 읽기를 위해 토론을 병행하기로 했다. 첫번째 책으로 무난한 베스트셀러를 고른 것은 우선 앞으로 모임의 운영 방안을 가늠해보기 위해서였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이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젊은 사람이나 늙은 사람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24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사람이 있고 형편없이 낭비하는 사람도 있다. 아침형 인간의 비결은 깊고 짧게 자고 활기찬 아침을 좀더 일찍 시작하는데 있다. 오전 내내 잠이 덜깨어 헤매지 않는가. 운전을 하든 전철을 하든 복잡한 출근길에 시달리지 않는가. 뭔가 하려고 저녁 늦게 책상 앞에 앉아있지만 늘 피곤하고 졸립지 않은가. 11시에 자고 5시에 일어나 보라. 머리도 맑고 능률도 오른다. 쫓겨가는게 아니라 직접 상황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모든게 달라진다. 사람은 그 시간에 자고 그 시간에 일어나도록 그렇게 태어났다. 새벽부터 밭을 갈지 않으면 저녁에 해진 다음까지 갈아야 한다. 왜 좀더 적극적이지 못한가.

사람들의 컴플렉스를 이 책은 정확히 꿰뚫고 있다. 인생이 잘 안풀려? 그럼 아침에 일찍 일어나봐. 일찍 일어나기만 하면 모든게 술술 잘 풀리기라도 할 것처럼.

밤새워 일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밤은 유한하다. 잠을 늦춰가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밤은 까마득하게 길어 보이고 일은 마냥 늘어지기 쉽다. 산더미처럼 일을 벌여두고 잠들 수는 없는 일이지만 효율성을 따져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새벽에 맑게 깨어있으려면 생활을 바꿔야 한다. 늦은 저녁의 여유와 사색과 바꿀만큼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여유가 게으름이 되면 안되겠지만 아침의 맑은 머리로 할 일이 있고 저녁의 복잡한 머리로 할 일이 있단 말이다. 나에게 아침형 인간이 되라고 강요하지 마라. 11시에 잠들기에는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이 남자, 어딘가 낯이 익다. 200만달러짜리 광고를 찍을 정도면 그럭저럭 잘 나가는 배우 아닐까. 나중에 알고 봤더니 '고스트 버스터스'에서 유령 사냥꾼으로 나왔던 빌 머레이라는 배우다. 물론 그때보다 훨씬 늙었다. 나이 탓일까. 이 영화에서는 제법 무게감이 있다. 모든 일에 심드렁하고 무관심한 남자다. 흘러가는대로 흘러보내고 굳이 잡으려 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쌓인 체념과 냉소가 남자 주위에 묵직한 공기를 만든다.

이 여자, 아주 예쁘지는 않은데 매력적이다. 매력적이긴 한데 딱히 섹시하지는 않다. 어느 정도 닫아걸고 심드렁하게 흘려 보낼 나이가 된 남자와 달리 이 여자는 불안해하고 늘 두리번 거린다. 남자가 중심에서 고독한 것과 달리 여자는 겉돌면서 철저하게 소외돼 있다. 여자의 호기심과 냉소는 남자보다 더 직설적이고 경쾌하다. 우리는 이 여자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이 여자의 매력이다.

나는 두 사람이 한번쯤 함께 잘줄 알았다. 이런 줄거리의 영화가 뭐 뻔하지 않은가. 그런데 신기하면서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두 사람은 한번도 자지 않는다. 안타깝기보다는 상당히 다행스럽다.

두 사람은 익숙하게 서로를 알아본다. 어떤 사람들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이해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다. 놀랍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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