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2004 Archives

'RSA 공개열쇠 방식'의 암호화는 다음의 3단계 과정이 필요하다.

1단계 : 공개 열쇠 만들기.

1. 암호를 받는 쪽에서는 아무거나 두 소수, p와 q를 생각한다.
2. p와 q를 곱해 N을 만든다.

3. 아무 숫자나 다음 식을 만족하는 두 숫자를 생각한다.

1=(e*d)mod[(p-1)(q-1)]

4. mod()는 나머지를 구하는 함수다. 40mod(7)은 40을 7로 나눈 나머지를 구하라는 말이다. 답은 5다.

5. N과 e는 공개 열쇠다. 전화로 불러줘도 되고 사람들에게 알려줘도 된다. 전혀 문제가 없다.

2단계 : 암호 만들기.

1. 이제 암호를 만드는 쪽에서는 공개 열쇠 N과 e를 써서 암호를 만들어보자. 문제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이 공개 열쇠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열쇠는 공개돼 있지만 받는쪽에서만 풀 수 있어야 한다.

2. 먼저, 문서의 모든 글자를 이진수로 바꾸고 다시 십진수로 바꾼다. 이 숫자를 M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부터 M을 암호로 바꾼다.

3. 다음 식을 써서 암호 C를 만든다.

C=Memod(N)

3단계 : 암호 풀기.

1. 암호 C를 받아서 원래 문서 M으로 풀어보자.
2. 공식은 간단하다. N과 d를 집어넣으면 된다.

M=Cdmod(N)

3. N과 e는 공개돼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p와 q를 알 방법이 없다. 한번 더 계산해서 만든 d는 더 알 수 없다.


백문이 불여일견, 예제를 풀어보자.

1단계 : 공개 열쇠 만들기.

1. 이정환은 두 소수 11과 17을 생각하고 곱해서 공개 열쇠 N을 187로 잡는다.

2. 이정환은 대충 d를 23로 놓고 다음 공식에 넣어서 공개 열쇠 e를 7으로 잡는다.

1=(e*d)mod[(p-1)(q-1)]

1=(7*23)mod(10*16)
1=161mod(160)

3. N과 e, 187과 7을 공개한다. 얘들아, 우리 이걸로 암호 만들거다. 풀 수 있으면 풀어봐라.

2단계 : 암호 만들기.

1. 백우진은 'X'를 암호화하려고 한다. 이진수로 바꾸면 1011000, 다시 십진수로 바꾸면 M은 88이 된다. 백우진은 M을 공개 열쇠 N과 e, 187과 7을 써서 암호로 바꾼다.
2. 공식에 집어넣는다.

C=Memod(N)

C=887mod(187)
C=40867559636992mod(187)
C=11

3. 40867559636992을 187로 나누면 나머지가 11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11이 암호다. 11를 이정환에게 보낸다.

3단계 : 암호 풀기.

1. 이정환은 이제 암호 C, 11을 풀어 원래 숫자 M을 찾아내야 한다.

2. 공식에 집어넣는다. N과 d는 각각 187과 23이다.

M=Cdmod(N)

M=1123mod(187)
M=895430243255237372246531mod(187)
M=88

3. 88, 암호를 풀었다. N은 공개 열쇠지만 d는 이정환만 아는 숫자다. 처음에 생각한 숫자 p와 q를 곱해서 N을 만들고 이걸 조합해서 d와 e를 만들었는데, 공개된 N과 e만 가지고 d를 찾기는 굉장히 어렵다. 거의 불가능하다.


'RSA 공개 열쇠 방식'은 MIT 컴퓨터 사이언스 실험실의 론 리베스트와 아디 샤미르, 레너드 애들먼, 세 사람이 발명했다. RSA는 이들의 머릿글자 모음이다. 이 암호화 방식의 핵심은 소인수 분해에 있다.

두 소수 p와 q를 곱해서 공개 열쇠 N을 만들면 이걸 쥐고 아무리 난리법석을 떨어도 원래 숫자를 찾을 방법이 없다.

35가 5와 7로 나눠져 있다는 건 쉽게 알 수 있다. 소인수 분해는 하나하나 숫자를 맞춰보는 수밖에 딱히 방법이 없다. 숫자가 커지면 슈퍼컴퓨터를 돌려도 몇십년씩 걸린다. 17과 19607843을 곱하면 333333331이 된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지만 그걸 찾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수학자들은 수백년동안 이 숫자가 소수라고 생각해왔다.

여기서 문제를 한번 더 뒤집어 공개 열쇠를 두개 만들어 놓고 이걸 꼬아서 혼자만 아는 결정적인 열쇠 d를 만들어 놓으면 당신의 암호는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위의 예제에서 공개 열쇠 N과 d는 각각 187과 23이다. 이걸 풀려면 N이 먼저 뭐와 뭐의 곱인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뭐와 뭐에서 각각 1을 뺀 숫자의 곱을 구하고 거기서 다시 1을 뺀 수가 d의 몇배인가도 알아야 한다. 몇배인가만 알면 암호는 풀리겠지만, 한번 해봐라. 결코 만만치 않다.

187 정도면 어떻게 풀릴 수도 있지만 보통은 자릿수가 308 이상이다. 한번 보겠는가.

42862803482534211706798214808651328230664709384460955058223172
53594081284811174502841027019385211055596446229489549303819644
28810975665933446128475648233786783165271201909145648566923460
34861045432664821339360726024914127372458700660631558817488152
09209628292540917153643678925903600113305305488204665213841469
51941511609433057270365759591953092186117381932611793105118548
0744699627495237

이게 308자리 숫자다. 이게 뭐와 뭐, 두 소수의 곱으로 돼 있는가 맞춰봐라. 이 정도면 1억대의 PC를 한꺼번에 돌려도 1000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이런 암호를 풀 방법이 없다.

도움 말씀 : 백우진.
참고문헌 : '코드북', '현대수학의 여행자, '수학: 양식의 과학', '영부터 무한대까지', '수학의 황제 가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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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위키위키, 성광야학노트

신자유주의에 맞설 논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앞서 여러차례 지적했던 것처럼 FTA를 체결하면 농업이 죽는다는 논리만으로는 신자유주의에 맞설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농업을 죽여서라도 자동차와 휴대전화 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시장이 옳다고 믿고 있습니다. 과거 진보이론의 반작용 탓도 있겠지만 사람들은 국가의 통제와 간섭을 최소화한 자유시장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업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하지만 구태의연한 호소는 더이상 먹혀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번 칠레 FTA 비준 과정에서 보듯이 개방된 자유시장에서 더 기회가 많을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에게 플러스가 되는 세계화는 옳다는 논리입니다.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자유는 시장의 자유고 자본의 자유입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자본의, 침탈의 자유입니다. 문제는 자본의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상관관계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IMF 금융대란을 겪으면서 자본의 세계화가 초래하는 여러 문제점들은 충분이 지적됐지만 자유무역을 반대하는 논리는 제대로 서있지 않습니다.

자유무역과 세계화가 가져올 폐해, 제3세계의 몰락과 빈곤의 심화, 부의 불균형 등의 구조적인 문제는 당장 눈앞에 닥친 자동차 판매 둔화만큼 사람들에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굳이 FTA를 반대할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누구도 제3세계의 빈곤을 덜어주기 위해 자동차 수출이 줄어도 좋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제가 세운 논리는 이렇습니다. "FTA는 시작일뿐이다. 이제 세계는 하나의 큰 자유시장이 된다. 자본은 국경을 넘고 모든 규제와 보호를 넘는다. 개방된 시장에서 가난한 나라들은 경쟁력을 잃고 더욱 가난해진다. 착취당하는걸 알면서도 시장을 열어주고 그나마 남아있는 자원을 송두리째 내준다. 성장의 이면에서 약자는 철저하게 희생되고 부는 편중된다. 자본의 논리 앞에서 더이상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제 곧 온다."

우리가 약탈하는 자의 입장에 설 수 있을 때, 세계화의 폐해는 도의적인 문제일뿐 경제 논리로는 100% 옳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국민이나 노동자와 여성과 약자와 소수자의 입장일 때 세계화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지금 세계화의 대세에 순응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포기하는 일입니다. 아무도 우리를 위해 싸워주지 않습니다. 국가조차도 이제 우리를 지켜주지 못합니다.

과제 1. 자본의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라. 자유무역은 과연 위험한가.
과제 2. 기업을 부정할 수 있는가. 기업과 자본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과제 2. 자본에 침탈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국가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가.
과제 3. 자유시장과 세계 시장통합은 대세다. 거부할 방법이 있는가.
과제 4. 지구적 대안은 뭔가. 어떻게 가능한가. 민중적 대안은 뭔가.

참고 : FTA와 민중연대를 생각함. (이정환닷컴)
참고 : 쉽게 풀어쓰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이정환닷컴)
참고 : FTA가 불러올 참혹한 미래. (이정환닷컴)

"부르조아는 세계시장 착취를 통해 모든 나라의 생산과 소비를 세계화(cosmopolitan)하고 있다. 자급자족의 시대가 끝나고 국가간 상호 연관과 의존이 시작됐다. 한마디로, 부르조아는 자신의 모습대로 세상을 창조하고 있다." 1848년, 칼 마르크스, '공산당 선언' 가운데.

"자본가들은 농민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는 당치도 않은 소리를 하며 농업을 내팽개치려고 한다. 우리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2004년,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장.

농민들의 분노와 슬픔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16일, 칠레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두 나라는 관세 없이 자유롭게 수출과 수입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칠레에 자동차와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더 싼 가격으로 더 많이 팔 수 있게 됐고 칠레도 닭고기와 감자, 포도와 복숭아 등을 우리나라에 더 많이 팔 수 있게 됐다.

자동차나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직접 만들 능력이 없는 칠레는 여러나라에 경쟁을 시켜서 가장 싸고 좋은 걸 사다쓰면 되니까 딱히 손해볼게 없다. 억울한건 하루아침에 생존기반을 잃게 된 우리나라 농민들이다. 감자가 수입되면 우리나라 감자 생산 농가들은 다른 살 길을 찾아봐야 한다. 여름 땡볕 감자밭에서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고생고생하면서 자식들 대학까지 보내셨던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망연자실할 뿐이다.

불쌍한 농민들만 제쳐놓으면 FTA 체결을 놓고 한국과 칠레 두 나라 국민들은 모두 행복한 것처럼 보인다. 냉정하게 따지면 이 치열한 세계화 시대에 생산성 없는 산업이야 도태돼도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이른바 비교우위 이론 아닌가. 기를 쓰고 감자밭을 일구지 않아도 다른 나라에서 사다 먹는게 더 싸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자. 더 비싸더라도 버릴건 버리고 이왕이면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찾아서 하자. 맛이 크게 다르지 않고 농약으로 범벅을 하거나 유전자 조작 따위 장난을 치지만 않았다면 딱히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따져보면 신자유주의니 세계화니 앞뒤 안가리고 반대할 일이 아닌 것도 같다. 다국적 기업이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착취한다고 비난하지만 어떤 나라 사람들에게 나이키 공장은 최고의 직장이다. 우리에게 한끼 밥값도 안되는 임금을 받으면서 하루종일 신발 상자를 포장하더라도 말이다. 어린아이들까지 공장에서 일을 시킨다고 나무랄 수도 있지만 일을 시키지 않으면 그 아이들은 굶어죽을 수도 있다. 가난한 나라들은 그렇게 부자 나라가 던져준 떡고물을 먹고 자란다. 자메이카는 1992년 미국에게 우유 시장을 개방했다. 그 결과 낙농업계는 와르르 무너졌지만 그 나라 어린이들은 그때부터 훨씬 싼 값에 미국 우유를 마실 수 있게 됐다. 그때도 미국과 자메이카는 모두 행복한 것처럼 보였다.

자유무역과 세계화의 매력은 제법 짜릿하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이제 칠레에서 훨씬 싸게 감자나 복숭아를 사먹을 수 있게 됐다. 어릴 때 침흘리며 구경만 했던 바나나를 이제 노점상에서 2천원에 한송이씩 원없이 먹을 수 있게 된 것처럼 개방하면 개방할수록 과일 가격이 낮아질지도 모른다. 내친 김에 쌀 시장까지 개방하면 가난한 서민들 가계 부담이 훨씬 줄어들지도 모른다. 중국 쌀은 1kg에 300원, 20kg 한포대에 6천원 밖에 안한다.

힘들고 돈 안되는 농사는 집어치우고 나라 전체가 반도체와 TFT-LCD, 휴대전화만으로 먹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까운 세금을 물지 않고도 마음껏 수출을 할 수 있는 신나는 환경이 됐으니 말이다. 모든 언론이 입을 모아 FTA를 통과시키라고 노래를 부르고 모두가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 쓰러져 가는 농업을 살리겠다고 잘 나가는 자동차나 휴대전화 산업을 죽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정부는 FTA 체결에 힘입어 칠레에 대한 무역수지가 연간 3억2천만달러 늘어나고 덕분에 국내총생산도 0.005% 이상 늘어날거라고 장밋빛 전망을 마냥 늘어놓는다.

그러나 FTA는 감자와 휴대전화의 문제가 아니다. 우유와 나이키공장의 문제도 아니다. 칠레와 맺게 될 FTA는 시작일뿐이다. 우선 일본과 FTA 협상이 진행중이고 중국과 함께 3자간 FTA를 맺는 협상도 추진되고 있다. 이밖에도 싱가포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인 아세안이나 유럽 연합과 FTA를 맺는 계획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FTA는 대세다. 동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EAFTA나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FTAA(자유무역지대)를 비롯해 세계는 이미 자유무역의 소용돌이에 빠져든지 오래다.

이제 세계는 하나의 큰 시장이 된다. 자본은 국경을 넘고 모든 규제와 보호를 넘는다. 계산기를 두들겨 가면서 칠레와 이해득실을 따질게 아니라 본격적인 세계화와 자유무역 시대의 생존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우리가 농민들을 버린 것처럼 세계 여러나라에서 자본은 영세한 산업을 몰락시키고 힘없는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몬다. 성장의 이면에서 약자는 철저하게 희생되고 부는 편중된다. 농민들이 좀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는 얼마든지 노동자와 여성과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짓밟는 논리로 확산될 수 있다. 자본의 논리 앞에서 더이상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제 곧 온다. FTA는 그 출발일뿐이다.

칠레에서는 제법 이익을 볼 것 같은가. 그러나 머지않아 피해를 볼게 뻔한데도 다른 나라와 FTA를 맺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언젠가 쌀 시장도 울며겨자먹기로 개방해야할지도 모른다. 자동차와 휴대전화라고 언제까지나 승승장구할 수 없다. 이미 국경은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세계화의 배후는 미국도 칠레도 그 어느 국가도 아닌 자본이다. 개방된 시장에서 가난한 나라들은 경쟁력을 잃고 더욱 가난해진다. 착취당하는걸 알면서도 시장을 열어주고 그나마 남아있는 자원을 송두리째 내준다.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자유는 시장의 자유고 자본의 자유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자본의, 침탈의 자유다. 자본은 세계를 넘나들면서 먹을게 남아있는 제3세계 국가들을 쥐어짜고 악착같이 이익을 챙긴다. 시장을 개방하고 부지런히 일하는데도 세계의 빈곤은 더욱 확산된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빈곤층 인구가 전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8억명에 이른다. 반면, 억만장자 360명의 수입이 전 세계 인구 수입의 45%를 차지한다. 이 상반된 비율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와 휴대전화를 팔기 위해 그 틈에 잽싸게 끼어들려고 한다. 신중하게 우리가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따져보자. 분명한 것은 노동자가 팔 수 있는건 빈약한 노동력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자본에게 자유를 허용할 때 국가는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그 귀결은 참혹하다.

이정환.

참고 : FTA와 민중연대를 생각함. (이정환닷컴)
참고 : 쉽게 풀어쓰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이정환닷컴)

요즘은 은행마다 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왠만한 직장에 연봉이 2000만원을 넘고 금융기관 연체기록이 없으면 최대 1천만~1200만원까지 연리 7~13% 수준에 대출받을 수 있다. 1천만원을 빌리고 한달에 6만원 남짓을 이자로 내면 된다는 이야기다.

일반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사람들은 상호저축은행 같은 제2금융권을 찾거나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를 이용한다. 상호저축은행의 금리는 20~30% 수준,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의 수수료도 연리 기준으로 28~30% 수준이다. 1천만원을 빌리면 최대 300만원, 한달에 25만원을 이자로 물어야 한다.

이마저도 어려운 사람들은 금리가 66%에서 많게는 수백%에 이르는 대부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다. 1천만원을 빌리고 이자만 1천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대부업체를 찾을만큼 절박한 사정의 사람들이 이런 피 말리는 이자를 갚을 방법은 거의 없다.

1천만원을 일년 빌리는데 70만원을 내는 사람이 있고 1천만원씩 이자를 주고도 빌릴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그 기준은 신용이다. 지금 당신의 신용은 수천만원의 가치가 있다. 신용만으로 은행은 당신에게 아무런 담보 없이 선뜻 수천만원을 빌려준다. 당신의 신용은 당신의 가장 큰 재산이다. 무너져 내리는건 금방이지만 신용은 한번 무너지면 회복할 방법이 없다.

첫 월급을 받고 신용카드를 처음 긁던 순간의 그 짜릿함을 사람들은 잊지 못한다. 지갑에서 주섬주섬 지폐를 꺼내 셈하지 않아도 사인 하나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니, 얼마나 산뜻한가. 기꺼이 술값을 뒤집어 쓰겠다고 나서니 친구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비로소 어른이 됐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즐거움은 잠깐, 주위를 둘러보면 신용카드 때문에 젊음을 망친 사람이 수두룩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용카드 연체율은 13%, 카드 일곱개 가운데 하나가 연체되고 있다. 신용불량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72만31명,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여섯명 가운데 한명 꼴이다. 신용카드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은 239만7185명, 전체 신용불량자의 64% 수준이다.

아찔하게도 누구나 자칫하면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 당신도 물론 마찬가지다. 신용카드 대금을 비롯해 30만원 이상 금융기관 대출이 3개월만 연체돼도 당신은 어김없이 신용불량자가 된다. 신용불량자가 되는 순간 당신은 더이상의 대출은 물론이고 모든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순간의 판단착오와 게으름이 수천만원 가치의 당신의 신용을 훌쩍 날려버릴 수 있다.

설령 신용불량자까지 가지 않더라도 연체 한번이면 당신의 신용은 철저하게 망가진다. 당신이 첫 월급을 받고 신용카드를 처음 긁던 무렵, 100%였던 당신의 신용은 당신이 카드 대금을 하루이틀 연체할 때마다 파격적으로 줄어든다. 당신이 신용이 0%로 줄어드는건 정말 한순간이다.

은행은 당신의 신용을 평가하고 점수로 매긴다. 은행마다 기준이 다르고 공개도 안되지만 대략 999점 만점에 700점이 넘는 정도면 우량고객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고 한다. 자세한 기준은 알 수 없지만 기본 원칙은 크게 다르지 않으니 대략적인 추정을 해볼 수는 있다. 짚고 넘어갈건, 소득이 많다고 신용점수도 높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득이 많아도 신용이 형편없을 수도 있고 소득은 적지만 신용은 얼마든지 우수할 수도 있다.

먼저 은행은 당신의 은행거래 실적을 본다. 3개월 동안 당신 계좌의 평균잔액을 살펴보면 당신의 재정상황은 쉽게 드러난다. 당신은 100% 노출돼 있다.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재빨리 빠져나가는 사람이라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평균 잔액이 최소 30만원 이상 되지 않으면 신용카드조차 발급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도 신경써야 할건 신용카드 연체기록, 하루이틀의 연체도 치명적이다. 금액이 얼마든 5일 이상 연체하거나 단 하루라도 1만원 이상 두번만 연체하면 등급이 파격적으로 낮아진다. 연체를 밥먹듯이 하는 사람은 신용을 포기한 사람이다.

현금서비스도 신용에 치명적이다. 현금서비스를 받아야할만큼 재정상황이 안좋다는걸 은행에 알려주는 셈이다. 서너개 카드를 한꺼번에 돌려막고 있다면 등급이 10단계쯤 내려가도 할 말이 없다. 은행이 모를줄 아는가. 당신은 바로 다중채무자로 낙인찍힌다.

할부거래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은행은 당신이 왠만하면 일시불로 시원스럽게 거래하기를 원하고 그때 점수를 많이 준다. 상습적으로 할부로 돌리고 늘 할부 빚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좋은 점수를 줄 이유가 없다.

은행과 카드회사는 심지어 당신의 사용내역까지 하나하나 뜯어보고 평가하고 점수를 매긴다. 술집이나 유흥업소에서 카드를 긁어댄다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카드깡의 의심을 받는 금은방이나 쌀가게 같은데도 마찬가지다. 은행과 카드회사는 할인점이나 주유소, 백화점 같은데를 좋아한다.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재정상황이 안정돼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가스비나 전기요금 따위의 공과금이나 인터넷 전용선이나 휴대전화 요금 자동이체도 신용점수를 높여준다. 당신이 계획있고 안정적인 지출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대출 기록은 치명적이다. 대출은 물론이고 대출을 받으려고 한번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점수가 낮아질 수 있다. 어느 은행이든 당신의 신용을 한번 조회할 때마다 기록이 남고 기록이 많아지면 당신이 갑자기 돈에 쫒기고 있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상호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같은데서 신용조회를 했다면 당신이 이미 갈데까지 갔다는걸 만천하에 알리는 셈이다.

정리하면 신용점수를 지키는 기본 원칙은 이렇다. 주거래 은행을 활용하고 평균 잔액을 확보해라. 신용카드는 정말 주의해서 써야 한다. 딱 한장의 카드만 계획적으로 쓰고 현금서비스와 연체는 절대 금물이다. 왠만하면 일시불로 거래하고 술도 줄여라.

신용카드는 근본적으로 외상 거래다. 씀씀이를 억제할 수 없는 사람은 아예 한도를 적당한 수준으로 낮춰두는 것이 좋다. 굳이 카드돌려막기 따위를 할 게 아니라면 가장 혜택이 좋은 딱 한장의 카드만 있으면 된다. 놀이공원이나 영화관, 패밀리 레스토랑 등의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카드를 따로 들고 다녀도 좋지만 카드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계획적인 소비가 어려워진다는 점을 명심할 것.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카드가 무엇인가 살펴보고 필요없는 카드나 아는 사람을 통해 억지로 만든 카드는 일찌감치 꺾어버리는 게 좋다.

하나의 카드를 집중해서 쓰면 나중에 연말 정산할 때도 편하다. 연말정산할 때마다 서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사람들은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신용카드 사용 금액이 한해 급여의 10%를 넘어서면 초과 금액의 15%를 돌려받을 수 있다. 연봉이 3천만원인데 만약 500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면 초과금액 200만원의 15%인 3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해보면 알겠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연초에 꽤나 짭짤한 공돈이 된다.

결제 계좌는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는 게 좋다.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고 급여가 들어오는대로 마이너스를 메꾸도록 하면 자칫 실수로 연체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마이너스 통장이 없고 당장 달마다 결제가 부담된다면 궁여지책으로 리볼빙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리볼빙 서비스를 신청하면 이용 금액 가운데 일부만 결제하고 남은 금액은 다음달로 넘길 수 있다. 다만 리볼빙 서비스의 수수료는 연 14~19% 정도로 결코 싼 편이 아니니 남발하지 않는 게 좋다.

대략적인 신용정보는 은행연합회의 신용정보 조회 서비스 http://www.credit4u.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수료는 200원, 온라인 인증서를 발급받으면 연체정보와 특수기록정보, 대출정보, 현금서비스정보, 신용개설·발급정보, 채무보증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대단한 정보는 없으니 크게 기대할 건 없다. 한국신용평가정보의 크레딧뱅크 http://www.creditbank.co.kr, 한국신용정보의 마이크레딧 http://www.mycredit.co.kr, 서울신용평가정보의 사이렌24 http://www.siren24.com도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제공한다. 다만 이메일로 신용정보 변동사항을 통보받을 수 있으니 꼼꼼히 체크해두는게 좋다. 엉뚱한데서 일이 터져 어느날 갑자기 신용불량자가 돼 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다시 강조하지만 신용은 곧 돈이고 재산이다. 수천만원의 재산을 지키는 일이 어찌 쉽겠는가.

여성 포털사이트, 팟찌닷컴에 보낸 칼럼.

아바타에게 입힐 옷을 돈을 받고 팔겠다는 발상을 처음 한 회사는 채팅 사이트 세이클럽을 운영하는 네오위즈였다. 그때가 2000년 11월. 100% 한국형 서비스 수익모델이었다.

다음이 아바타 서비스를 시작한 건 그보다 1년반 가까이 늦은 2002년 4월. 다음의 아바타는 처음에 산뜻한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다른 회사의 수익모델을 그대로 배껴왔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돈이 된다는데 그런 비난쯤이야.

다음의 지난해 매출은 1423억원, 광고가 746억원이고 아바타를 포함한 거래형 서비스가 337억원, 인터넷 쇼핑몰이 267억원이다. 다음에서 하루에 팔리는 아바타 아이템은 평균 3500만~4천만원 정도. 한달에 10억~12억원 정도가 팔려나간다. 이제 아바타 서비스는 다음의 중요한 수익모델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중고등학생들의 코묻은 돈이라고 무시하지 마라.

옷감이 드는 것도 아니고 공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가게 임대료를 낼 필요도 없고 점원들 임금을 줄 필요도 없다. 왠만한 옷가게나 왠만한 의류업체보다 훨씬 나은 셈이다.

고작 몇천원이지만 나는 아바타에게 입힐 옷을 사는데 돈을 쓸 생각이 전혀, 눈곱만큼도 없었다. 물론 앞으로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일까. 다음은 최근 아바타에게 입혔던 티셔츠와 반바지를 벗겨갔다. 내 아바타는 꼼짝없이 런닝셔츠와 팬티차림이 됐다. 억지로 옷을 벗겨놓으면 쪽팔려서라도 뭐든 사입지 않겠냐는 얄팍한 발상을 한 모양인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엄동설한에 난데없이, 아바타에게는 정말 잔인한 일이다. 아바타는 말 그대로 나의 분신이다. 발가벗겨진 내 아바타를 보면서 나는 모욕감마저 느낀다.

미국은 쿠바를 굶겨 죽이려고 했다. 1990년대 초, 소련이 무너지면서 기댈 언덕이 없어진 쿠바는 한때 정말 굶어죽을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쿠바는 자생적인 해법을 찾아냈다. 쿠바에 대한 인식을 바꿔라. 우리는 쿠바에서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돌아보면 그때 미국은 정말 치사했다. 1992년 이른바 쿠바 민주화법이란 걸 만들어 쿠바에 한번 들른 선박은 6개월 동안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 전세계 모든 나라들을 상대로 쿠바와 무역하지 말라고 협박을 하기도 했다. 결국 쿠바의 국내총생산은 1989년 193억페소에서 1993년 100억페소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사탕수수 수출은 80% 이상 줄었고 석유의 수입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식료품 수입도 절반으로 줄었다.

쿠바의 위기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공장의 80%가 폐쇄되고 실업률이 40%를 넘어서는데도 말이다. 석유가 없어 트랙터는 밭에 멈춰섰고 사료와 백신이 부족해 가축은 무더기로 죽어나갔다. 교통의 70%가 마비됐고 농촌의 수확물은 밭에서 썩어갔다. 1991년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정부의 배급은 갈수록 줄어들다가 바닥을 드러냈다. 쌀은 한달에 2.4킬로그램, 빵은 하루 20그램, 달걀은 일주일에 두개가 고작이었다. 국민들의 체중은 3년동안 평균 9킬로그램이나 줄어들었다. 치명적인 전염병이 돌았지만 병원에는 아스피린조차도 없었다.

쿠바는 아사 직전의 위기에서 생존의 해법으로 도시농업을 선택한다. 가축이 죽고 없으니 야채라도 먹어야 했고 교통 수단이 없으니 가까운데서 야채를 길러야 했다. 그러나 도시 한복판에서 어떻게 야채를 기른단 말인가. 방법은 있다. 제대로 된 벽돌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냥 돌이나 합판 쪼가리도 좋다. 그런 것들로 둘레를 친 다음 퇴비를 섞은 흙을 담으면 그럭저럭 훌륭한 밭이 된다. 아스팔트든 콘크리트든 어디에든 만들 수 있고 왠만큼 비가 와도 흘러 내려갈 일도 없다. 쿠바 사람들은 이렇게 만든 밭을 오가노포니코라고 부른다. 오가노포니코는 이제는 쓸모없어진 주차장이나 빈 공터 위에 만들어졌다. 이 오가노포니코가 쿠바를 살렸다.

쿠바의 토지는 그때나 지금이나 모두 국가 소유다. 농사를 짓고 싶은 사람들은 정부에 신청만하면 공짜로 땅을 받을 수 있다. 경제 위기 전까지 야채를 거의 먹지 않았던 쿠바 사람들은 채식주의자가 됐고 기꺼이 농부가 됐다. 도시 한복판에 밭이 들어섰고 푸른 채소가 자라기 시작했다. 카스트로는 앞장서서 채식주의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시민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줬다. 국영TV는 농업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불식시키는 대대적인 교육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화학 비료가 없으니 유기농업을 할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사람들은 식충 개미를 이용한 방제 방법이나 지렁이 퇴비, 윤작 등 다양한 유기농업 기술을 개발해 냈다. 정부 차원에서 연구도 진행됐다. 쿠바는 유기농업 기술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로 평가받는다. 2000년 들어 경제위기가 끝난 뒤에도 쿠바의 도시농업은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변화는 생활 전반에서 나타났다. 수도 아바나의 거리에는 이제 자전거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채식의 습관이 없었던 것처럼 쿠바 사람들은 자전거 타는 습관이 없었다. 그러나 자동차가 멈춰버린 이상 다른 수가 없었다. 쿠바 정부는 중국 등에서 150만대의 자전거를 수입해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자동차 수는 경제위기 전보다 3분의 1이나 줄어들었고 전체 교통량의 30%를 자전거가 맡게 됐다. 자전거를 싣고 탈 수 있는 자전거 전용버스도 등장했다. 세계은행은 쿠바가 자전거 문화를 도입하면서 연간 5천만달러의 경제효과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의료 시스템도 크게 바뀌었다. 수입의약품의 대안으로 의사들은 전통 민간요법인 허브 치료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신이라고 비웃는 사람도 많았지만 약 한첩 안써보고 그냥 끙끙 앓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정부차원에서 허브와 약초, 침을 활용한 대안의료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도 경제 위기 무렵부터다. 그 결과 전통의료기법의 상당부분이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부작용 없는 자연산 녹색 약품의 비중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쿠바는 헌법에 모든 국민은 무료로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기하고 있다. 의사 1명당 주민수는 158명으로 일본의 520명보다 적다. 1천명당 유아 사망률은 6.4명, 평균수명은 76세로 개방도상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생태도시 아바나에서 우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존 모델을 발견한다. 에후페니오 후스텔 장관의 말처럼 쿠바의 변화는 소련의 붕괴와 미국의 경제봉쇄 뿐만 아니라 쿠바인들의 의식의 봉쇄를 극복하는데서 출발했다. 오랜 세월동안 소련의 속국으로 머물렀던 쿠바는 존망의 위기에서 새로운 자립 기반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도시를 일궈서 생명을 불어넣었고 위기를 넘어 이제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쿠바 사람들은 한달에 평균 20~30달러를 번다. 연봉으로 치면 우리나라 돈으로 40만원 정도다. 집세는 법에 따라 급여의 10%로 제한돼 있고 의료비와 탁아비, 교육비는 모두 무료다. 또한 모든 국민이 거의 무료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대부분의 식료품을 배급받는다. 40만원으로 1년을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맹률은 0%에 가깝고 남녀평등도 놀랄만한 수준이다. 생후 6개월에서 유치원 입학까지 어린이들은 모두 어린이방에서 키운다. 의사 가운데 남녀 성비는 52 대 48 정도다. 빈부격차도 거의 없다. 최고 임금과 최저 임금의 차이는 25% 수준에 그친다. 쿠바는 다른 어느나라도 하지 못한 실험을 하고 있다. 생태주의는 사회주의에도 생명을 불어넣었다.

1990년대 초반 쿠바는 완벽하게 고립돼 있었다. 눈을 돌려 더 넓게 보면 그때 쿠바뿐만 아니라 세계는 결국 닫혀 있다. 우리는 자연을 파괴하고 다른 나라를 약탈하면서 성장해왔고 성장하고 있다. 그런 성장은 지속적이지 못하다. 우리는 도시의 삶에 너무 익숙하고 다른 삶의 방식을 알지 못한다. 생태도시 아바나는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 보다 평등하고 보다 자유롭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쿠바의 사회주의는 완성돼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주의를 더욱 완벽하고 효율적인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사회주의를 포기할 의도는 결코 없습니다." (피델 카스트로)

성광야학에는 가끔 여러가지 사정으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지 못한 아이들이 찾아온다. 야학의 학강들은 대부분 어른들이고 야학의 수업은 성인 재교육의 형태를 띤다. 그래서 사실 아이들은 부담스럽다. 우리는 결코 그 아이들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대신해주지 못한다. 우리는 그 아이들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내고 싶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 아이들은 야학의 수업에 적응하지 못한다. 1년에 두번 치르는 검정고시야 왠만하면 뚝딱 합격할 수 있지만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건 그것만이 아니다.

야학 운동은 학습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넘어서려는 움직임이다. 우리는 먼저 우리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학습하는데 목표를 둔다. 현실을 넘어서려면 현실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안 이데올로기를 찾는 공동학습은 그 다음 단계다. 그래서 야학 수업의 상당시간은 주입식 교육으로 진행된다. 우리는 교육이 때로 주입식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수업이 철저하게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학강들은 가능하면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하고 능숙하게 이차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동사의 수동태를 이해해야 한다. 삼국시대 한강유역을 점령한 나라의 순서를 외워야 하고 그걸 중심으로 그때 역사를 다시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해가 앞서야 하겠지만 가끔은 공식을 외워서 물체의 낙하속도와 낙하 시간을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 글과 문장에 익숙해져야 하겠지만 자음동화와 구개음화 따위도 가끔은 외워야 한다. 우리는 이런 공부들이 검정고시를 합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과정이 아니라 더 큰 공부를 하기 위해 반드시 밟아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단계를 건너뛰고 해답만 던져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수업은 설익은 자아와 가치관을 명확히 하기 위한 기초 지식과 논리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이다. 해석과 암기가 학습의 근간이고 그렇게 구체화한 개념들이 곧 사고와 인식의 기본이 된다. 야학에서 우리는 아래로부터의 변혁을 꿈꾼다. 민중은 현상에 대해 학습하고 판단을 내리고 서로와 의견을 교환하는 것만으로 사회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은 모두가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모두가 희망하는 대로 사회는 변화하게 될 것이다. 그 첫번째 작업이 우리에게는 수업이다. 수업이 바로 서야 학습 공동체도 가능하고 학습을 통한 사회변혁도 가능하다.

나는 야학의 강학들에게 쇼맨십을 버리라고 주문한다. 강학들은 종종 학강들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신경쓰기보다 자신이 이 문제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과시하려고 한다. 학강들은 마법처럼 문제가 풀리는 걸 지켜보고 강학에게 경외감 또는 열등감을 느끼지만 정작 문제의 해법은 이해하지 못한다. 강학들은 수업에서 종종 다분히 자기만족적인 이벤트를 벌인다. 영어 수업 시간에 팝송을 함께 따라부르거나 국어 시간에 난데없이 김지하의 '오적'을 가져다 읽거나 사회 시간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토론을 벌이거나 하는 식이다. 문제의식도 좋고 변화의 모색도 좋지만 이런 이벤트들이 그야말로 이벤트에 그친다는게 문제다. 수업은 이벤트가 아니다. 잠깐의 이벤트도 좋지만 이벤트가 장기적으로 착실히 밟아 나가야 할 학습의 단계를 대체해서는 곤란하다.

그래서 나는 간디학교를 비롯한 이른바 대안학교들의 무모한 실험이 걱정스럽다. 간디학교에는 이벤트가 넘쳐난다. 넘쳐날뿐만 아니라 제도화돼 있기도 하다. 학생들은 마음에 드는 수업을 골라서 들을 수 있고 수업에서는 교과서를 덮어놓고 여러 사회 문제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다. 학생들은 오후 2시면 교과 수업을 끝내고 텃밭 가꾸기나 집 만들기, 디자인 공예, 표현 예술 등 감성교과와 노작수업을 한다. 오후 4시 방과후에는 뿔뿔이 흩어져 동아리 활동을 즐긴다. 교사들을 쌤이라고 부르면서 한 가족처럼 허물없이 지낸다. 수업시간이면 책상에 엎드려 있는 학생도 많다. 학생들은 불만을 숨기지 않는다. "아, 쌤! 그런게 어딨어요?" "참 피곤하게 만드네."

과연 이런 수업이 자유롭고 주체적이며 전인적인 대안 교육의 과정일까. 간디학교의 학생들은 입시 교육의 억압에서 벗어나 있지만 동시에 체계적인 학습에서도 멀어져 있다. 교사들의 욕심은 학생들의 방종을 부추기고 현실을 애써 무시하도록 만든다. 학생들은 주체적이고 자유로워 보이지만 그건 간디학교 안에서만 그럴 수도 있다.

진학을 앞둔 3학년 학생들의 불안감을 교사들은 애써 무시한다.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방과후에 학원을 다녀야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시험이 다가오면 간디학교도 수업시간에 문제집을 푼다. 간디학교의 한계가 여기서 드러난다. 어떤 교사도 아이들의 일생을 책임질 수는 없지만 간디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일생을 걸고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실험의 심각성에 비춰볼 때 간디학교 교사들은 너무 감상적이다. 간디학교의 교육 목표는 "전인적인 인간, 공동체적인 인간, 자연과 조화된 인간"이다. 거창한 목표와 달리 실험은 중구난방이고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양희창 교장은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행복은 교사들의 행복일까, 학생들의 행복일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지만 교사들이 생각한 행복의 기준을 학생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

간디학교는 제도권 교육에 대한 반발일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아직 아니다. 간디학교가 모색하고 있는 대안은 우리 교육 현실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에 대한 정공법이 아니다. 막연한 이상에 기대어 다만 문제를 회피하고 무시하고 있을뿐이다. 간디학교의 문제인식은 지극히 감상적이고 철저하지 못하다. 시행착오가 필요하겠지만 수많은 학생들의 일생이 걸린만큼 그 대가는 너무 크다. 이 실험은 충분히 의미가 있지만 신중해야 하고 과학적이고 계획적이어야 한다. 교육은 이벤트가 아니다.

간디학교의 행복 찾기 / 여태전 지음 / 우리교육 펴냄 / 1만3천원.

연세대학교 공학원에서 열린 블로그 평가 세미나에 다녀왔다.

강사로 나온 이비피알컨설팅 전민수 사장은 10일만에 13개 회사의 블로그를 모두 테스트해봤다고 한다. 큰 기대는 없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새로운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전 사장은 사용자 입장이 아니라 평가하는 입장에서 여러 블로그를 잠깐씩 훑어보기만 했을뿐이다. 수박 껍질을 핥는 것처럼 전 사장의 블로그 체험담은 깊이가 없었다. 세시간 내내 나는 전 사장의 강의를 한귀로 흘려들으면서 들고간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을 읽었다.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익명의 블로그를 헤매는 일은 지루하고 피곤하다. 넘쳐나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신변잡기와 의미없는 중얼거림이다. 정보는 확대 재생산되기는커녕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때가 더 많다. 블로그의 네트워크는 아직 견고하지 못하고 느슨하고 방만하기만 하다.

강의 끝부분에 전 사장은 잠깐 링블로그와 팀블로그를 설명했다. 몇군데서 서비스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제대로 활성화된데는 없다는 이야기다.

쉽게 설명하면 링블로그는 토론 블로그, 팀블로그는 동아리 블로그라고 할 수 있다. 링블로그나 팀블로그는 여러 참여자들의 블로그를 연계해 네트워크를 만들고 논의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블로그는 링블로그와 팀블로그를 매개로 수많은 링크를 주고 받는다. 링블로그와 팀블로그는 1인 미디어의 한계를 넘는, 블로그의 또다른 가능성이다.

물론 이정환닷컴 같은 독립형 블로그보다 서비스형 블로그가 훨씬 유리하다. 로그인을 하고 나면 굳이 카피 앤 페이스트를 하지 않아도 손쉽게 다른 블로그와 트랙백을 주고 받을 수 있고 링블로그나 팀블로그에 쓴 글이 개인 블로그에 자동으로 오르도록 할 수도 있다. 스크랩도 클릭 두어번이면 손쉽게 끝난다.

네이버나 엠파스를 비롯해 여러 블로그 서비스가 경쟁하고 있지만 누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인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시장을 장악하는 지배적인 승자 없이 군웅이 할거하는 양상으로 굳어질 가능성도 물론 있다. 결국 블로그는 서비스 안에서 폐쇄되기 보다 다른 블로그 서비스와 소통하고 표준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섣불리 한곳에 둥지를 트는 것보다 독립형 블로그를 만들고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좀더 장기적인 포석이 될 수 있다.

블로그는 이제 시작일뿐이다. 블로그는 토론이나 연구 개발, 대안 모색과 문제 해결의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블로그코리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가 독립형 블로그의 설치를 둘러싼 문제라는 걸 봐도 그렇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블로그의 네트워크에서는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생각없는 중고등학생들뿐만 아니라 학자와 지식인들도 블로그의 네트워크에 합류해서 기꺼이 정보를 공유하고 생산적인 논의를 만들어내야 한다. 닫혀있지 말고 생각과 주장을 표현하고 설득하고 서로 반박하고 수정, 보완해야 한다. 그때 당신은 당신의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대안에 다가설 수 있다.

멀리 내다보면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공세에 맞설 수 있는 민중적 연대는 이제 블로그와 온라인 네트워크가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내가 블로그에 집착하는 이유다.

참고 : 블로그와 트랙백의 새로운 가능성. (이정환닷컴)
참고 : 쉽게 풀어쓰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이정환닷컴)

1993년 여름, 도서관에서 페르마 정리가 마침내 증명된 것 같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을 때 나는 이번에도 괜한 호들갑에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 300년이 넘도록 수많은 수학자들을 절망에 빠뜨렸던 골치덩어리 문제가 이렇게 쉽게 풀릴 거라고 믿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몇달 뒤 심각한 오류가 발견됐다는 뉴스가 터져 나왔고 페르마의 정리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는 것 같았다. 그러나 14개월 뒤인 1994년 9월, 엔드루 와일즈는 마침내 오류를 바로잡았고 페르마의 정리를 완벽하게 증명해 냈다. 수학 역사를 통털어 가장 짜릿하고 감동적인 순간이었지만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꼈던 건, 나같은 얼치기 수학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그때 21살이었고 막 '이정환의 원주율 공식'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참조 : 이정환의 원주율 공식. (이정환닷컴)

"Cuius rei demonstrationem mirabilem sane detexi banc marginis exguitas caperet. 나는 경이적인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에 옮기지는 않겠다." / 피에르 드 페르마.

도대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뭐길래, 이 난리법석일까. 간단히 설명하겠다.

먼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길이를 제곱한 값은 나머지 두변의 길이를 각각 제곱해 더한 값과 같다. 이를 수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x2+y2=z2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경우는 3과 4와 5다. 5와 12와 13도 있고 20과 21과 29도 있다. 더 큰 수로는 99와 4900과 4901도 있다. 의심나면 직접 계산해 봐도 좋다. 쉽게 찾기는 어렵지만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만족하는 정수 해는 얼마든지, 무한하게 많다. 수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문제는 제곱이 아니라 3제곱이나 4제곱, 5제곱이면 어떨까.

x3+y3=z3

xn+yn=zn

정말 간단해 보인다. 그러나, 어디 한번 찾을 수 있으면 찾아봐라. 이걸 풀려고 350년 동안 젊음과 열정을 모두 쏟아붓고 망가진 유능한 수학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페르마는 지수 'n'이 2보다 클 경우,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 해가 없다면서 이를 수학적으로 증명까지 마쳤다고 주장했다. 페르마는 죽었고 그가 어떤 방법으로 이를 증명했는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페르마는 또 다른 메모에서 'n'이 4일 경우의 해법을 구해놓았다. 16세기의 전설적인 수학자 오일러도 허수의 개념을 도입해 'n'이 3인 경우의 해법을 구했다.

3과 4의 경우가 증명되면서 일손은 크게 줄어들었다. 3은 소수다. 소수가 아닌 모든 자연수는 소수의 곱으로 만들어 질 수 있으니까, 이제 우리는 3 이상의 소수의 경우만 계산하면 된다. 이어 1825년과 1839년에는 각각 5와 7의 경우가 증명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수의 개수는 무한하게 많고 아무런 규칙도 뽑아낼 수 없었다.

"저는 운명 같은 걸 느꼈어요. 이 문제를 내가 풀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 같은 거였지요. 그날 이후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한시도 제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 엔드루 와일즈, 1963년 10살 무렵.

엔드루 와일즈는 캠브리지 대학에 입학해서 타원방정식을 공부한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y2=x3+ax2+bx+c

타원방정식의 해는 무궁무진하다. 수학자들은 시계대수학이라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12시가 곧 0시고 12시 다음이 1시인것처럼 이를 테면 5시 대수학에서는 5는 0과 같고 6은 1과 같다. 마찬가지로 7시 대수학에서는 9는 2와 같고 30은 3과 같다. 결국 시계대수학에서 타원방정식의 해는 유한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방정식에

x3-x2=y2+y

1시 대수학을 도입하면 해는 x=0, y=0인 경우, 1개가 나온다. 5시 대수학을 도입하면 해는 x=0, y=0인 경우와 x=0, y=4인 경우, x=1인 경우와 y=0인 경우, x=1인 경우와 y=4인 경우 4개가 나온다.

결국 이 방정식은 1시 대수학에서 1개, 2시 대수학에서 4개, 3시 대수학에서 4개, 4시 대수학에서 8개, 5시 대수학에서 4개, 6시 대수학에서 16개의 해를 갖는다.

타원방정식의 모든 해를 찾을 수는 없지만 이처럼 시간과 해의 숫자를 계산하면서 우리는 타원방정식의 함축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DNA에서 생명체의 정보를 얻는 것과 비슷하다.

결정적인 힌트는 1953년 일본에서 왔다. 고로 시무라와 유타카 타니야마가 모듈 급수와 타원방정식의 급수와 완벽하게 같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전혀 다른 수학의 분야가 하나로 통합됐고 수학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이를 '타니야마와 시무라의 추론'이라고 한다.

모듈급수는 쉽게 설명하면 4차원의 도형을 나타내는 방식이다. 타원방정식의 급수처럼 이를 테면 첫번째 요소의 개수는 3개, 두번째 요소의 개수는 2개, 세번째 요소의 개수는 8개 등등 무한대까지 모듈의 정보를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비슷한 무렵, 게르하르트 프레이는 독특한 주장을 내놓는다. 페르마의 정리를 만족하는 수 A와 B와 C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xn+yn=zn

대입하면,

AN+BN=CN

정리를 하면, y2=x3+(AN-BN)x2-ANBN

놀랍게도 타원방정식이 된다. 게다가 이 방정식은 '타니야마와 시무라의 추론'과 달리 모듈로 전환되지 않는다. 이제 상황이 복잡해진다. '타니야마와 시무라의 추론'이 맞지 않는 건, 페르마의 정리를 만족하는 수 A와 B와 C가 있다는 가정이 틀렸다는 걸 의미한다. 결국 '타니야마와 시무라의 추론'이 맞으면 페르마의 정리도 맞다는 이야기다.

세계의 수학자들은 이제 '타니야마와 시무라의 추론'에 목을 맸다. 엔드루 와일즈도 마찬가지였다. 와일즈는 학회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그 흔한 논문도 한편 내지 않았다. 다른 학자들과 토론도 하지 않았다. 연구실에 틀어박혀서 가망없어 보이는 '타니야마와 시무라의 추론'을 파고 들었다. 와일즈는 페르마의 정리를 혼자 힘으로 증명해 낼 생각이었다.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서 보냈습니다. 가끔씩은 문제를 단순화시킬 수 있는 실마리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워낙 추상적이어서 수학적으로 구체화시킬 수가 없었어요."

이제 과제는 타원방정식의 급수와 모듈급수가 완벽하게 같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다. 모든 방향으로 무한히 뻗은 급수를 어떻게 모두 비교할 수 있을까. 와일즈는 에바르스트 갈루아의 군론을 활용했다. 한 방향의 모든 급수를 서로 비교하는 게 아니라 모든 방향의 한 급수를 비교하고 다음 급수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와일즈의 계획은 하나의 도미노가 무너지면 모든 도미노를 무너뜨릴 수 있지 않겠는냐는 가정에서 출발했고 그 계획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그러나 발표 직후,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심각한 오류가 발견됐고, 그때부터는 정말 피를 말리는 시간이 계속됐다. 사람들은 논문을 공개하라고 아우성을 쳤고 비난과 조롱이 이어졌다. 논문을 공개하면 어떻게 될까. 수학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그 가운데 누군가가 오류를 바로잡고 모든 영광을 가로채가게 된다.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와일즈는 다시 연구실에 틀어박혔다.

"지난 세월 비밀리에 계산을 수행하면서 마음속에 간직해왔던 기쁨과 열정, 희망들도 이제는 거북하과 절망으로 변해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왔던 그의 꿈이 어느새 악몽으로 변해있었다."

"와일즈는 논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뒷전에 물러선채 다른 사람이 증명을 완성해 온갖 영예를 가로채는 광경을 바라만 보기에는 지난 7년의 세월이 너무도 아까웠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14개월 뒤에 와일즈는 완벽하게 다듬어진 페르마의 정리를 내놓았다.

"지난 7년 동안 페르마의 정리는 제 삶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인생의 목표기도 했고요. 이제 그 일을 해치우고 나니 속이 후련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텅빈 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더군요. 제 자신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350년이나 묵은 오랜 과제가 풀렸다. 세계의 모든 수학자들의 존경과 질투를 한몸에 받으면서 와일즈는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뻤을까.

"능숙한 문제 해결사는 두가지 자질을 동시에 갖고 있어야 한다. 끊임없는 상상력과 불굴의 의지가 바로 그것이다." / 하워드 이브스.

"언어는 사라지지만 수학적 아이디어는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원불멸한 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나 수학자들은 이 단어에 가장 근접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 G. H. 하디.

'페르마의 정리'는 지난 350년 동안 가장 매력적인 수학문제였다. 350년 전에 페르마도 이렇게 엄청난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을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페르마가 말한 '경이적인 방법'은 아마 '경이적인 착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페르마에게 아직 기대를 걸고 있고 자신이 있다면 다른 증명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뭔가 더 직관적이고 영감이 넘쳐나는 획기적인 증명 방법을 말이다.

페르마의 정리 말고도 아직 풀지 못한 수학 문제는 얼마든지 있다. 문제 하나에 100만달러씩 상금이 걸려있다. 관심이 있으면 찾아가 보도록.

참조 : 100만달러짜리 수학문제 7개. (이정환닷컴)
참조 : '골드바흐의 추억'을 읽다. (이정환닷컴)
참조 : 재미있는 정수론 이야기 몇가지. (이정환닷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나온 몇가지 수학 이야기를 소개한다. 참고 :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다.

1. 한수의 약수를 모두 더한 값이 다른 수가 되는 한쌍의 수를 친화수라고 한다. 220과 284의 경우가 그렇다. 220의 약수는 1, 2, 4, 5, 10, 11, 20, 22, 44, 55, 110인데 이를 모두 더하면 284가 된다. 284의 약수는 1, 2, 4, 71, 142인데 역시 모두 더하면 220이 된다. 신기하지 않은가.

그래서 220과 284는 사랑이 이루어지는 수로 알려졌다. 두개의 과일에 220과 284라고 적고 사랑하는 연인이 하나씩 나눠 먹으면 수학적 최음효과가 나타난다는 주장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친화수는 220과 284 말고는 없는 것 같았다. 적어도 피타고라스 이후 1500년 동안은 발견되지 않았다.

1636년 페르마는 길고 지루한 계산 끝에 17296과 18416을 발견했다. 그뒤 데카르트도 9363584와 9437056을 발견했다.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62쌍의 친화수를 발견했고 1866년에 니콜로 파가니니는 선배들이 놓쳤던 1184와 1210도 친화수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놀랍지 않은가. 아직도 수학에는 이런 미지의 영역이 얼마든지 있다.

2. 페르마는 이밖에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수학적 업적을 많이 만들어 냈다. '26의 증명'도 그 하나다.

26은 5의 제곱인 25와 3의 3제곱인 27사이에 끼어있는 수다. 페르마는 이렇게 제곱수와 세제곱수 사이에 끼어있는 수가 자연수를 통털어 26 밖에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문제로 내놓았다.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3. 다음 수는 모두 1과 자신 밖에 약수를 갖지 않는 소수다.

31, 331, 3331, 3333, 333331, 3333331, 33333331.

수학자들은 끝의 자리를 뺀 나머지 숫자가 모두 3인 이런 유형의 숫자들이 모두 소수일거라고 가정하고 증명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333333331이 17×19607843으로 나눠진다는 사실이 뒤늦게 발견됐다. 계산이 어려워서 그렇지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4. 오일러의 추론 가운데 이런게 있다. 페르마 정리랑 비슷해보이는데 항이 하나 더 많다. 오일러는 이 방정식에도 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x4+y4+z4=w4

오일러의 추론은 200년동안 맞는 걸로 알려졌다. 컴퓨터가 발명된 뒤에도 한동안 이 방정식을 만족시키는 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1988년에 이르러서야 노암 엘키스가 다음과 같은 해를 찾아냈다.

26824404+152656394+187967604=206156734

엘키스는 한발 더 나아가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네개의 정수가 무한히 많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뿐 해는 무한히 많다. 하나만 찾아내봐라. 당신은 수학책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5. 우주의 입자의 개수는 1087개다. 이 입자들을 말판삼아 체스경기를 벌일 때 경우의 수는
1010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정도다.

6. 약수를 모두 더한 수가 자신과 일치하는 수를 완전수라고 한다. 6과 28은 완전수다.

6의 약수는 1, 2, 3, 모두 더하면 6이 된다. 28의 약수는 1, 2, 4, 7, 14, 역시 모두 더하면 28이 된다. 수천년동안 인류가 발견한 완전수는 30개뿐이다.

세번째 완전수는 496, 네번째는 8128, 다섯번째는 8589869056이다.

최근에 발견된 완전수는 13만자리 숫자다.

2216090×(2216091-1)

완전수는 무한히 많은 것일까. 완전수는 모두 짝수일까. 수많은 수학자들이 매달렸지만 이 또한 아직까지 증명되지 않았다.

7. 2만큼 차이나는 두개의 소수를 쌍소수라고 한다. 굉장히 많기는 하지만, 과연쌍소수는 무한한 것일까. 이 또한 역시 증명되지 않았다.

5와 7, 17과 19, 22271과 22273, 1000000000061과 1000000000063 등등.

블로그 천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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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이 보기에 프리챌은 이미 천운이 다하였소. 큰 뜻을 도모하기에 비좁을 뿐만 아니라 인재가 모이지 않으니 고독하고 그나마 의사소통 또한 요원하오. 사용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마저 무시하는 프리챌의 안하무인한 서비스 또한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오. 떠나지 못해 남아있는 것은 치욕일 뿐이오.

때는 바야흐로 네트워크와 '공존'의 시대, 굳이 가난하고 척박한 고을에 빌붙어 고립을 자초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되오. 들어올 때마다 로그인을 해야하는 폐쇄 커뮤니티도 가당치 않소. 이에 귀공도 남루한 프리챌을 벗어나 드넓은 중원, 블로그의 세상으로 나아갈 것을 충언하는 바이오.

소신의 단견에 따르면 블로그의 트랙백은 이제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새로운 문화현상이 되고 있소. 게시판들은 트랙백을 주고 받으면서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트랙백을 타고 공간을 넘으면서 정보는 더욱 강화될 것이오. 블로그는 익명의 개인들을 연계해 커뮤니케이션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귀공은 사고의 지평을 확장시키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오. 그게 열린 커뮤니티고 진정한 의미의 '공존' 아니겠소.

프리챌의 천운이 다했다고는 하나 '공존'까지 더불어 쇠락하는 꼴을 지켜볼 수는 없는 일. 블로그로 천도하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천년 왕국을 도모해야 할 때요. 닫혀 있고 싶지 않으면 기울어가는 변방에 의탁하지 말고 독립해서 직접 일가를 이루고 제대로 된 네트워크에 접속하시오.

천도는 빠를수록 좋소. 늦어질수록 움직이기 어렵게 되오. 결정을 내리시오.

(프리챌 커뮤니티 '공존'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디오판토스의 묘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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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축복으로 태어난 그는 인생의 1/6을 소년으로 보냈다. 그리고 다시 인생의 1/12이 지난 뒤 얼굴에 수염이 자라기 시작했다. 다시 1/7이 지난 뒤 그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결혼했고 결혼 5년만에 아들을 얻었다. 아, 그러나 가엾은 아들은 아버지의 반밖에 살지 못했다. 아들을 먼저 보내고 슬픔에 빠진 그는 그뒤 4년간 정수론에 몰입해 스스로를 달래다가 일생을 마쳤다."

문제 : 도대체 디오판토스는 몇살에 죽은 것일까.

(별로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모처럼 산수 공부 좀 하시라고. 디오판토스는 알렉산드리아의 수학자입니다. 기원전 250년 무렵에 활동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글을 쓰려면 이렇게 써야 한다.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 그게 기자의 역할 아닌가.

놀랍게도 이 책은 실화다.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줄여서 LTCM이라고 한다.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 회사였던 LTCM의 성장과 몰락에 대한 이야기다. LTCM은 1990년대, 1000억달러가 넘는 엄청난 자금을 끌어모아 세계를 넘나들면서 온갖 파생상품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고 해마다 40% 이상 수익을 냈다.

파생상품은 위험이 큰만큼 기대수익도 크다. 그게 이른바 레버리지, 지렛대 효과다. LTCM은 1000억달러로 1조달러가 넘는 돈을 움직였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세계 최고의 금융전문가들이 달려들어 과학과 이론을 만들었고 이론은 엄청난 수익으로 돌아왔다. 그 LTCM이 1998년 문을 닫았다.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었던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최악의 위기 상황이었다.

1조달러가 넘는 돈을 움직이는데도 LTCM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로저 로웬스타인이 에릭 로센펠드를 비롯해 여러 LTCM의 핵심 펀드매니저를 인터뷰하고 이 책을 기록하면서 비로소 LTCM의 숨겨진 역사가 알려졌다. 미국 금융시스템의 추악한 뒷모습도 함께 드러났다.

잠깐, LTCM의 놀라운 수익기법을 살펴보고 넘어가자. 위험없이 돈을 버는 이른바 무위험 차익거래 기법이다. 쉽게 설명하겠다.

선물은 금리와 만기에 영향을 받지만 기본적으로 현물 가격에 연동한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은 머리를 굴려가면서 선물을 사고 판다. 예상이 맞으면 돈을 벌고 틀리면 잃는다. 선물 투자의 기본 개념은 다음을 참조할 것. 참조 : 선물은 선물이다. (이정환닷컴)

만약 선물이 현물보다 고평가돼 있다면, 비싼 선물을 팔고 싼 현물을 사면 된다. 거꾸로 선물이 현물보다 싸다면 싼 선물을 사고 비싼 현물을 팔면 된다. 선물은 물론이고 현물도 공매가 가능하다. 현물을 들고 있지 않아도 일단 팔고 가격이 떨어지면 나중에 사서 갚아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만기가 정해져 있으니까 결국 선물과 현물의 가격은 같아질 수밖에 없다. 가끔 손실이 나기는 하지만 만기까지 들고갈 수만 있으면 선물과 현물의 차이만큼 그냥 이익이 난다. 정말 쉽지 않은가.

21. "존 메리웨더에게 한가지 믿음이 있다면 손실은 이윤이 될 때까지 그냥 가지고 가라는 것이었다."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를 스프레드라고 한다. 효율적인 시장은 변동성이 적고 위험이 줄어든다. 스프레드도 결국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번달에는 손실이 날 수 있지만 다음달에는 결국 스프레드가 줄어들고 손실의 만회는 물론이고 이익이 난다. 선물뿐만 아니라 채권이나 외환에도 이런 스프레드가 나타난다. 이들은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들은 파생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이 블랙숄스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까지 받았다.

스프레드를 노린 차익 거래는 안정적인만큼 수익률이 별볼일 없는 경우가 많지만 차입거래와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면 투자금액 대비 이익을 크게 부풀릴 수 있다. LTCM은 기가 막히게도 선물이나 현물을 사면서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다시 돈을 빌려왔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를 리포 파이낸싱(repo financing), 환매계약금융이라고 부른다. 사실상 돈을 거의 들이지 않으면서 이익만 챙기는 금융기법인 셈이다. LTCM의 차입비율은 55배까지 불어났다.

80. "LTCM은 20억달러짜리 거래를 하면서 제 주머니에서는 동전 한푼도 꺼내지 않았다."

이런 엄청난 거래가 가능했던 건, LTCM이 로버트 머턴과 마이런 숄스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경제학 교수들이 그들의 완벽한 이론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펀드였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LTCM은 슈퍼 컴퓨터를 활용해 엄청난 계산을 했고 실제로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은행들은 LTCM에 돈을 맡기지 못해 안달했고 앞다투어 파격적인 조건으로 LTCM에 돈을 빌려줬다.

83. "LTCM은 무도회에 데뷔하는 여성과 같이 매혹적인 자태를 뽐냈고 모든 은행들은 함께 춤추기를 원했다."

351. "은행들은 LTCM의 성과에 감탄했고 이들의 실적과 학위와 명성에 현혹돼 있었다."

53. "헤지펀드에 투자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상류층이며 월스트리트의 똑똑한 사람들 틈에 끼어 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세상이 온통 투자에 대해 떠들고 있을 때 한 옆에 비켜서서 나의 자산을 신중하고 예리하게 그리고 소담스럽게 부풀려주는 젊고 박식한 헤지펀드 매니저의 이름을 가만히 언급하는 일보다 더 스릴 넘치는 경우가 어디 있겠는가."

슈퍼컴퓨터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아시아와 중남미까지 세계의 모든 시장을 넘나들면서 스프레드를 찾아냈고 LTCM은 기회를 놓칠새라 엄청난 금액을 쏟아부어 재빨리 이익을 챙기고 빠져 나왔다.

문제는 1998년 8월에 터졌다. LTCM의 믿음과 달리 가끔 스프레드는 좁혀들지 않는 수도 있다. 너무 벌어져서 이제는 좁혀들 수밖에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경우에도 그런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모라토리엄, 지불 유예를 선언한 러시아의 경우가 그랬다. 러시아에 엄청난 모험을 걸고 있었던 LTCM은 치명적인 손실를 봤다.

최악의 경우에도 하루에 3500만달러 이상 잃지 않는다던 LTCM의 화려한 수학 모델은 엉망으로 무너져 내렸다. 1998년 8월21일 LTCM은 5억5500만달러를 잃었다. 존 메리웨더 LTCM 회장은 과거의 경험을 근거로 "스프레드는 항상 돌아온다"고 주장했으나 갈수록 스프레드는 벌어졌고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달동안 LTCM은 19억달러를 잃었다. 펀드의 자산은 1250억달러에서 2% 수준인 22억8천만달러로 줄었다.

스프레드가 벌어져 손실이 늘어나면 거래를 청산하고 손실을 확정짓거나 자금을 더 집어넣어 증거금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1조달러가 넘는 거래를 하면서도 정작 LTCM은 현금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사실상 지불불능의 상황이었다. LTCM의 신화는 끝났다.

1조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1200조원, 우리나라 정부예산 118조3600억원의 10배, 국내총생산 4766억달러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LTCM은 시장의 극단을 무시했다. 투자자들은 언제나 자신의 포지션을 되사줄 거래자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둬야 한다.

189. "시장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만큼 오랫동안 비합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 존 메이너드 케인스.

272. "금융은 가끔 한편의 시만큼 공정하다. 무모함을 적절한 열정으로 응징한다."

219. "문제는 LTCM의 재앙이 단순히 하나의 고립된 사건, 즉 자연이란 항아리에서 어쩌다가 뽑힌 나쁜 패였는가, 아니면 시장의 모든 사람들이 모든 리스크를 동시에 헤지할 수 있다고 하는 블랙숄스 공식 자체가 불어넣은 허상의 피할 수 없는 귀결인가 하는 것입니다." / 머턴 밀러.

LTCM의 결말은 참담했다. LTCM이 무너지면 1조달러의 부실도 함께 터져 나올 상황이었다. 결국 그해 9월21일 연방준비은행은 14개 은행을 내세워 36억5천만달러를 LTCM에 지원했다. 앨런 그린스펀은 다음날 금리를 파격적으로 0.5%포인트나 인하했다.

LTCM의 똑똑한 펀드매니저들은 100년만에 한번 올까 말까한 재앙이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36억5천만달러를 지원받은 뒤에도 그들의 모델은 수익을 내지 못했다. 스프레드는 줄어들지 않았고 LTCM은 2000년에 최종 해산된다.

LTCM의 문제는 과연 유동성의 문제가 아니라 이론과 전략의 문제였을까. 확실한건 아무리 완벽한 이론과 전략도 시장의 변동성을 모두 떠안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속도가 빠를수록 위험하다는건 자연의 법칙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LTCM 사태를 진화한 것은 앨런 그린스펀의 빠른 판단력과 결단이었다. 은행들은 연방준비은행의 협박에 굴복해 울며겨자먹기로 LTCM에 돈을 댔지만, 그 덕분에 손실을 크게 줄였고 미국은 엄청난 금융대란의 위험에서 벗어났다.

LTCM의 성장과 몰락은 초국적 자본이 벌이는 추악한 머니게임의 한 단면이다. 노암 촘스키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금융자본은 하루 1조~3조달러 규모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출과 수입 등 실물 경제와 관련된 부분은 5% 수준, 나머지는 모두 선물과 채권, 외환 시장을 넘나드는 투기자본이다. 얼마든지 나라 하나쯤 하루아침에 뒤집어 버릴 수 있는 규모다. LTCM은 무너졌지만 약탈은 계속된다. 참조 : 쉽게 풀어쓰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이정환닷컴)

최근 LG카드 문제를 두고 일부에서는 미국의 LTCM 사태를 거론하면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LTCM은 LG카드와 달리 적어도 모럴 해저드, 도덕적 해이는 없었다. LTCM은 과학의 실패였고 과학적 해법이 필요했다. 그러나 LG카드는 다르다.

독후감은 읽고 난 다음에 바로 써야 한다. 다시 읽을 기회도 쉽지 않고 처음의 기억과 감동도 가물가물해진다. 작년 봄에 읽었던 책이다.

"너 공부시키려고 학교 관두고 구두통 메고 다녀도 한번도 후회한 적 없어. 어머닌 시장통에서 허리 한번 못 펴고 국수 팔아도 너 땜에 힘든 줄 모르고 살아."

동생은 훈장을 받아서 자기를 돌려보내겠다고 죽음을 무릅쓰고 전쟁에 빠져드는 형이 두렵다. 누구든 그런 형을 놓아두고 혼자서 살아돌아갈 수는 없다. 평생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지고 살란 말인가. 혼란스러운 전쟁의 와중에 어디에도 도망갈 곳은 없다.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남아서 함께 돌아가는 수밖에는.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물론 유례없이 훌륭한 영화라는 건 인정. 하지만 아쉬움이 많다.

스펙터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돈 많이 들이고 화약 많이 터뜨린다고 멋진 영화가 되는건 결코 아니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지 않느냐고? 글쎄, 카메라를 너무 흔들어 대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다. 그 정도로 혼란스럽고 두려운 상황이라는 건 알겠는데 연출의 과잉이 아닌 정직한 영상이 아쉬웠다. 사람들의 움직임은 뒤로 숨고 화약 냄새와 돈 냄새만 과시하듯 넘쳐났다. 기대가 커서 그랬겠지만 '태극기 휘날리며'의 전투장면은 굳이 외국영화를 예로 들 것도 없이 '무사'나 하다못해 '황산벌'만큼도 못했다.

스펙터클에 신경쓰다 보니 형과 동생의 내면을 들여다보는데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 전쟁에 미쳐가는 형은 낯설기만 하다. "김진태는 이제 내 형이 아니야." 그런 형을 부인하는 동생의 반발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이해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동생은 한가롭게 병원에 누워있을게 아니라 좀더 일찌감치 형을 찾아나서야 했다. 동생은 마지막 두밀령 전투에서 죽어가는 형을 놓고 도망쳐 내려온다. 죽음을 무릅쓰고 형을 찾아나섰던 동생은 주저하지도 않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설명도 없고 반성도 없다. 이 영화는 정작 중요한 부분에 성실하지 못하다.

줄거리는 한번도 관객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영화 시작부터 동생은 살고 형은 죽도록 예정돼 있었고 예정된 수순을 따라 험난한 전쟁을 거쳐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 형은 죽는다.

감동적이고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안타깝게도 상상력은 가난하고 지극히 전형적이다. 나는 우리나라 영화의 흥행 공식이 자못 걱정스럽다.

칠레 FTA 비준안이 오늘 국회에서 결국 통과됐습니다. 참담합니다, 정말.

참고 : FTA와 민중연대를 생각함. (이정환닷컴)
참고 : 쉽게 풀어쓰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이정환닷컴)

찬성 162명, 반대 71명, 기권 1명, 불참 37명.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기타
찬성98명23명36명5명
반대31명29명3명8명
기권0명1명0명0명
불참18명9명8명2명

찬성의원 명단.
강성구, 강인섭, 강재섭, 강창희, 고흥길, 권영세, 권철현, 권태망, 김기배, 김기춘, 김덕룡, 김동욱, 김만제, 김무성, 김문수, 김병호, 김영선, 김용균, 김용환, 김원길, 김일윤, 김정부, 김정숙, 김진재, 김찬우, 김학송, 김형오, 김황식, 나오연, 남경필, 도종이, 맹형규, 민봉기, 박근혜, 박상규, 박세환, 박원홍, 박종근, 박종웅, 박종희, 박진, 박창달, 서병수, 서상섭, 서청원, 손희정, 송병대, 신영균, 신현태, 심재철, 안상수, 안택수, 엄호성, 오경훈, 오세훈, 원희룡, 유한열, 유흥수, 윤경식, 윤두환, 윤여준, 윤영탁, 이강두, 이경재, 이근진, 이상득, 이상희, 이성헌, 이승철, 이연숙, 이원창, 이원형, 이윤성, 이재선, 이재창, 이주영, 이한구, 이해봉, 임진출, 임태희, 장광근, 전용원, 전재희, 정갑윤, 정문화, 정의화, 정형근, 조웅규, 조정무, 최병국, 최병렬, 한승수, 함석재, 홍문종, 홍사덕, 홍준표, 황우여, 강신성일. (한나라당 98명)
김경재, 김기재, 김방림, 김성순, 김영환, 박금자, 박병윤, 박상희, 설훈, 안동선, 안상현, 유용태, 이만섭, 장재식, 장태완, 정범구, 조성준, 조순형, 조재환, 최명헌, 최선영, 한충수, 함승희. (민주당 23명)
김근태, 김덕규, 김명섭, 김부겸, 김성호, 김영춘, 김원기, 김원웅, 김태홍, 김희선, 남궁석, 박병석, 배기선, 설송웅, 송영길, 신계륜, 신기남, 안영근, 유시민, 유재건, 이부영, 이우재, 이종걸, 이창복, 이해찬, 이호웅, 임종석, 임채정, 장영달, 정동영, 정동채, 천용택, 천정배, 최용규, 홍재형, 김덕배. (열린우리당 36명)
강숙자, 박관용, 안대륜, 정몽준, 조희욱. (기타 5명)

반대의원 명단.
권기술, 권오을, 김락기, 김성조, 김용갑, 김용학, 박헌기, 박혁규, 박희태, 송광호, 신영국, 심규철, 양정규, 윤한도, 이규택, 이방호, 이병석, 이상배, 이양희, 이완구, 이인기, 이재오, 이해구, 임인배, 전용학, 정병국, 정창화, 주진우, 최연희, 하순봉, 현경대. (한나라당 31명)
고진부, 김경천, 김상현, 김옥두, 김충조, 김태식, 김효석, 박상천, 박인상, 박종완, 박종우, 배기운, 송훈석, 심재권, 양승부, 유재규, 윤철상, 이낙연, 이용삼, 이정일, 이협, 이희규, 장성원, 전갑길, 정균환, 정철기, 최재승, 추미애, 한화갑. (민주당 29명)
문석호, 송석찬, 이강래. (열린우리당 3명)
김종호, 김학원, 백승홍, 오장섭, 이인제, 정우택, 정진석, 조부영. (기타 8명)

기권의원 명단.
강운태. (민주당 1명)

불참의원 명단.
강삼재, 강창성, 김광원, 김영일, 김종하, 목요상, 박명환, 박승국, 박시균, 박재욱, 박주천, 서정화, 신경식, 안경률, 원유철, 최돈웅, 허태열, 현승일. (한나라당 18명)
구종태, 김운용, 김홍일, 박주선, 이훈평, 조한천, 최영희, 황창주, 이윤수. (민주당 9명)
강봉균, 김택기, 송영진, 이상수, 이원성, 정대철, 정세균, 정장선. (열린우리당 8명)
김종필, 이한동. (기타 2명)

2월14일 성광야학 세미나 발제 자료입니다. 몇차례에 걸쳐 연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참고 : 세계화와 그 불만 / 조지프 스티글리츠. (그들에게 국민은 없다 / 노암 촘스키) (신자유주의의 역사와 진실 / 강상구)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 / 조지 소로스)

먼저 놀라운 사실 하나를 짚고 넘어가자.

어느 나라든 외국 자본의 침탈에 환율을 지켜내려면 어느 정도 외환 보유액을 확보해야 한다. 외환 보유액이 없으면 투기자본이 몰려들어오고 한 나라 경제가 몇일 사이에 거덜나는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외환 보유액이라는게 외환을 은행에 마냥 쌓아두는게 아니라 보통은 미국 국채를 사서 보관하는걸 말한다. 미국 국채의 금리는 4% 수준이다.

세계를 환율 전쟁의 도가니에 몰아넣으면서 미국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헐값에 돈을 빌려온다. 그리고 미국 은행은 그 돈을 다시 가난한 나라들에게 터무니 없이 비싼 이자에 빌려준다.

어떤 가난한 나라의 기업들은 미국은행에서 18%에 돈을 빌리는데 그 나라 정부는 외환 보유액을 맞추려고 4%짜리 미국 국채를 산다. 결국 18%에 빌려서 4%로 다시 빌려주고 있는 셈이다. 이자를 갚느라 그 나라 산업은 투자 여력이 거의 없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세계 여러나라에서 벌어진다.

세계화의 본질이 여기에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세계화인가.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세계를 통털어 우리나라만큼 착실하게 성장의 발판을 닦아온 나라도 없다. 저축이 경제를 뒷받침했고 자생적으로 알짜배기 기업들이 성장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IMF를 두둘겨 맞았을까.

외환 위기라는건 다분히 머니게임의 산물이다. 1997년 우리나라에 외환 보유액이 부족하다는 소문이 퍼지자 우리나라에 돈을 더 빌려주지 못해 안달했던 세계의 모든 은행들이 당장 돈을 갚으라고 아우성을 쳤다.

외국의 은행들은 사실 손해볼게 없었다. 한 나라가 거덜이 나든 말든 IMF가 나서면 빌려줬던 돈을 돌려받게 될 테니까.

그러나 그 후유증은 심각했다. 환율이 껑충 뛰어오르면서 눈덩이처럼 빚은 불어났고 그 빚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메꿔야 했으니까. 그 와중에 IMF는 돈을 빌려주면서 여러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이제 정부는 뒤로 빠져라. 정부 지출을 삭감하고 모든 걸 시장에 맡겨라.

우리나라와 비슷했지만 태국은 더 심각했다.

환율이 오를 거라고 믿은 국제 투기꾼들은 바트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였다. 환율은 실제로 오르기 시작한다. 정부는 환율을 지키려고 외환 보유액을 헐어서 바트화를 사들인다. 결국 외환 보유액이 바닥나고 더이상 환율을 지킬 수 없게되면 환율은 미친듯이 오르기 시작한다. 투기꾼들은 상황을 지켜보다가 다시 바트화를 사들인다. 그 과정에서 투기꾼들은 엄청난 시세차익을 챙긴다. 위기의 진원이 바로 여기다.

이를 테면 투기꾼 프레드는 태국은행에서 240억바트를 빌린다. 환율은 달러당 24바트. 그 돈을 10억달러로 환전한다. 일주일 뒤 환율이 떨어지고 이제 달러당 40바트가 된다. 그는 통장에서 6억달러를 꺼내 그 돈을 바트로 바꾼다. 그럼 240억바트가 된다. 그러면 그 돈으로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는다. 남은 4억달러는 그의 이익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1997년 부채가 걱정스러울만큼 많았다. 그런데 IMF는 외환 위기를 넘어서고 싶으면 금리를 올리라고 강요했다. 실제로 금리는 25%나 올랐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신규 투자는 꿈도 못꾼다. 결국 수많은 기업들이 파산하고 은행도 따라 무너진다. IMF는 이 모든 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방치하거나 조장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전체 기업의 75%가 곤경에 빠졌고 태국에서는 은행대출금의 50%가 회수불능상태가 됐다. 그 모든 부담은 국민이 진다. 실업이나 빈곤까지도 모두 노동자들의 몫이다. IMF는 이 모든 파장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그나마 빨리 빠져나온 것은 IMF의 강요에 맞섰기 때문이다. IMF는 부실 은행을 폐쇄하고 과잉상태에 놓인 반도체 산업을 정리하라고 했다. 김대중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은행을 폐쇄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될 게 뻔했다. 그리고 IMF는 반도체 산업 전문가가 아니었다. 김대중 정부는 은행에 돈을 쏟아부었고 환율을 붙잡는 한편 외환 보유고를 꾸준히 늘려나갔다. 다행히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경제는 되살아났다.

그때 IMF가 노렸던 건 무엇이었을까. 재정 문제를 왜 IMF는 구조조정의 문제로 풀려고 했을까.

놀라운건 이 모든 위기가 단순히 머니게임 이상은 아니라는데 있다. 머니게임이 한 나라와 수천만 국민들의 생존권을 쥐고 흔든다. 곳곳에서 자본의 침탈이 시작된다. 현재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 세계적으로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줄어들고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형편이 낫지만 제3세계 나라들은 갈수록 빈곤의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노암 촘스키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금융자본은 하루 1조~3조달러 규모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출과 수입 등 실물 경제와 관련된 부분은 5% 수준, 나머지는 모두 선물과 외환 시장을 넘나드는 투기자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1554억달러, 국내총생산은 4766억달러다.) 얼마든지 나라 하나쯤 하루아침에 뒤집어 버릴 수 있는 규모다.

시장도 좋고 자유주의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자본의 시장이고 자본의 자유주의일뿐 개인은 보호받지 못한다. 이게 바로 시장근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핵심이다. 착각하지 마라. 슈퍼에서 라면 사는게 지금 말하는 시장이고 자유가 아니다. 문제는 자본의, 침탈의 자유다. 노동자가 팔 수 있는건 빈약한 노동력밖에 없다. 자본에게 자유를 허용할 때 당신을 그 누구도 지켜주지 못한다.

참조 : 인권영화제에 가다. (이정환닷컴)
참조 : FTA와 민중연대를 생각함. (이정환닷컴)

트랙백을 보낼 때 매번 트랙백 주소를 마우스로 긁어다 복사해야 하는데 이거 꽤나 불편합니다. 그래서 엠파스 블로그처럼 버튼을 클릭하면 간단히 주소를 복사해주는 함수를 집어넣어봤습니다. 'Monologue'님 도움을 받았습니다.

1. 먼저 'Individual Entry Archive' 템플리트를 열어서 <head> 부분에 다음 함수를 넣습니다. 'trackbackaddress'를 복사하는 함수 'copy_clipboard()'를 만들어주는 부분입니다.

<script>
function copy_clipboard()
{
text = document.body.createTextRange();
text.moveToElementText(trackbackaddress);
text.execCommand("Copy");
alert("트랙백 주소가 클립보드에 복사됐습니다. ");
}
</script>

2. 그리고 트랙백 주소가 있는 곳, '<$MTEntryTrackbackLink$>'를 찾아서 '<div id="trackbackcode"><$MTEntryTrackbackLink$></div>'로 고쳐줍니다. 'trackbackaddress'가 어디인가 지정해주는 겁니다.

3. 그리고 적당한 위치에 '<input type="button" onclick="copy_clipboard()" value="Copy address!">'라고 집어넣습니다. 'Copy address!'라는 버튼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버튼을 클릭하면 "트랙백 주소가 클립보드에 복사됐습니다."라고 팝업 버튼이 뜹니다. 이제 주소를 집어넣을 곳에 커서를 놓고 콘트롤 브이, 붙여넣기만 하면 됩니다.

누구 못지 않게 먹는 욕심이 많고, 또 먹는데 돈 쓰는 걸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나는 맛의 취향도 분명하다. 맛있는 음식은 몸이 먼저 안다.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을 존경하는 나는 이 책, '소박한 밥상'을 읽고 그들의 건강한 삶의 비결이 건강한 먹을거리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우리는 새로운 힘과 에너지를 얻으려고 먹는다. 아무걸로나 다만 배를 채우려고 먹지는 않는다.

'뉴욕 3부작'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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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비슷한 줄거리의 하다가 뚝 끊긴 같은 세 이야기. 이런 이야기에 나는 좀처럼 익숙해질 수 없다.

첫번째 이야기, 유리의 도시.

퀸은 잘못 걸린 전화를 받고 엉뚱하게 탐정 노릇을 하게 된다. 교도소에서 막 나와 자기 아들을 죽이려는 미친 아버지를 감시하는 일. 그런데 13년만에 세상에 나온 이 남자는 딱히 아무일도 하지 않는다. 날마다 어슬렁거리며 거리를 맴돌뿐이다.

누군가를 끊임없이 관찰하는 일은 꽤나 지루하고 막막하다. 어느날 퀸은 방심하고 있다가 이 남자를 놓친다. 불쌍한 아들은 두려움에 떨고 퀸은 그 집앞 골목에 숨어 미친 아버지를 기다린다.

"그는 언제나 자신을 혼자 있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여겨 왔다. 그리고 실제로도 지난 5년 동안 적극적으로 혼자 있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가 고독의 본질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골목안에서의 삶이 계속되고 있던 바로 그 무렵이었다. 이제 그는 자기 자신 말고는 기댈 곳이 아무데도 없었다. 또 그가 거기에 있던 동안 알아내게 된 모든 일 가운데 가장 믿어 의심치 않은 것도 바로 자기가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몇달 뒤 골목에서 나와 정신을 차렸을 때 미친 아버지는 이미 죽고 없었고 불쌍한 아들과 그의 부인은 어딘가로 사라졌다.

두번째 이야기, 유령들.

블루는 탐정이다. 화이트에게 돈을 받고 길 건너 아파트의 블랙을 감시한다. 블랙은 하루종일 책상 앞에 앉아서 뭔가를 쓰고 있다. 가끔 '월든'을 읽기도 한다. 그런 블랙을 하루종일 지켜보는 블루는 고독하고 가끔 이런 막막한 상황이 지독하게 두렵다. 블루는 아무 의미도 없는 보고서를 쓴다. 어쩌다가 이런 일에 말려든걸까.

"이제 갑자기 그 보이는대로의 세계가 그에게서 멀어지고 블랙이라는 이름의 희미한 그림자 외에는 볼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게 되자, 예전 같았으면 아예 떠오르지도 않았을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난감해지기 시작한다. 길 건너편에서 블랙을 염탐하는 일이 블루에게는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 같고, 그래서 자기가 그저 남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삶의 속도가 그처럼 극적으로 느려져 있어서 블루는 이제 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놓쳐 버렸던 것들까지도 볼 수 있다."

견디다 못한 블루는 마침내 블랙을 직접 만나 말을 걸고 블랙도 탐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 놀랍게도 블랙은 누군가를 하루종일 감시하는 일을 맡고 있다고 한다. 블루는 혼란에 빠진다.

블루는 다음날 블랙의 아파트로 건너가 블랙을 죽인다. 블랙은 말한다. "블루, 그거 모르나? 당신은 이 모든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었어."

세번째 이야기, 잠겨 있는 방.

친구의 부인이 편지를 보내왔다.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서 돌아오지 않는데 죽은게 틀림없다. 그 사람이 쓴 원고가 잔뜩 쌓여 있는데 당신이 처분해달라. 그게 그 사람의 유언이었다.

펜쇼는 내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나는 뛰어난 재능을 갖춘 그를 늘 질투했다. 나는 그의 원고를 가져다 출판했고 책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리고 부자가 된 그의 부인과 결혼까지 했다. 그러나 나는 그가 어딘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를 굳이 찾고 싶지는 않았지만 유명작가가 된 그의 전기를 쓰면서 나는 어쩔 수 없이 그에게 가깝게 다가가게 된다.

"펜쇼가 거기 있었다. 내가 아무리 그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도 도저히 벗어날 길이 없었다. 그것은 예상치 못했던 짜증스러운 일이었다. 그를 더는 찾지 않으려고 했더니 그가 더 가까이에 있었다. 나는 펜쇼를 찾으려는게 아니라 달아나고 있었다. 그러나 펜쇼는 바로 내가 있는 곳에 있었다."

결혼 생활은 결국 파탄이 났다. 결론은 여기서도 좀 엉뚱하다. 펜쇼는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서 노트를 한권 건네준다. 그리고 끝이다.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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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이런 아줌마가 있을까요. 출처 불명.

아줌마.

아이스크림은 내 옷에 흘렀는데
엄마는 꼬마더러 말한다.
괜찮아, 새 거 사줄게.

달력을 넘기면 목록이 바뀌도록 만들고 싶었다. 네이버나 엠파스 블로그처럼 말이다. 그래서 태그 메뉴얼을 한참 들여다 봤는데 좀처럼 해답이 안나온다.

대신, 'MTCalendar' 태그에 'month=this'라는 옵션을 집어넣으면 게시물의 작성 날짜에 맞춰 달력이 바뀐다. 이를테면 1월17일에 작성한 게시물을 열면 1월 달력이 뜬다. 1월 게시물 목록을 클릭해도 1월 달력이 뜬다. 달력 위 제목은 'MTDate'를 'MTEntryDate'로 써주면 게시물 날짜에 맞춰 알아서 바뀐다. 문제는 이것도 'Date-Based Archive'나 'Individual Entry Archive'에서만 가능하다는데 있다. 다른 템플리트에 집어넣으려고 하면 에러가 난다. 당연하지, 거기엔 특정 'Entry'가 없으니까.

'MTCalendar' 태그에 'MTArchivePrevious'와 'MTArchiveNext' 태그를 함께 사용해서 달력 넘기기를 흉낼 수도 있는데 이건 달력을 넘겨주는게 아니라 이전이나 다음의 월별 게시물 목록으로 넘어가는 것일뿐. 결국 옮겨가려는 그 달에 아무런 게시물이 없다면 아예 링크가 나타나지도 않는다. 게다가 역시 'Main Index'나 'Catrgory Archive'에서는 쓸 수 없다.

이정환닷컴 블로그에서는 일단 여기까지 템플리트에 반영했다. 아카이브 메뉴에서 월별 게시물 목록을 선택하면 달력이 바뀐다. 놀랍지 않은가. 음하하핫.

'달의 궁전'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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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젊은이였지만 왜 그랬을까. 이제부터는 미래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위태위태한 삶을 살고 싶었다.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본 다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보고 싶었다. 그러나 사실 내가 이루어 낸 일은 아무것도 없었고 결국 무일푼으로 전락해 아파트마저 잃고 길바닥으로 나앉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세명의 남자가 있다.

첫번째 남자 마르코 포그는 아버지를 한번도 보지 못했다. 어머니의 이름은 에밀리 포그. 11살 때 교통사고로 죽었다. 어머니의 성을 그대로 물려받은 걸로 봐서 어머니가 아마 결혼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짐작할 뿐이다.

보살펴 주던 삼촌까지 죽고 난 다음 포그의 삶은 엉망진창이 된다. 삼촌은 수천권의 책과 얼마 안되는 돈을 남기고 떠났다. 포그는 부지런히 책을 읽고 헌책방에 팔아치우면서 그걸로 먹을거리를 마련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나마 있던 책마저 모두 팔아치우면서 포그는 끝없는 절망에 직면한다.

"만일 키티 우라는 여자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아마도 굶어 죽었을 것이다. 나는 마침내 그 기회를 내가 발전하는 데 필요한 조건의 한 형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통해 나 자신을 구원하는 방법으로 보게 되었다. 그녀를 만난 것이 시작이었다."

살아난 포그는 두번째 남자 토마스 에핑을 만난다. 포그는 에핑의 집에 가서 그의 자서전 쓰는 일을 돕는다. 에핑은 86세, 돈은 많지만 눈이 멀었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허약했다.

에핑은 자서전에서 자신이 사실은 줄리안 바버라는 화가였다고 털어놓는다. 바버는 서부로 여행을 떠났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온 뒤 이름을 에핑으로 바꾼다.

"거기는 너무 넓어서 얼마쯤 지나면 땅이 사람을 삼키기 시작하거든. 세상에서도 가장 이상한, 꿈에서나 보일 것 같은 그런 세상이었어. 온통 붉은 땅과 이상한 바위들, 거인들이 지은 어느 잊혀진 도시의 폐허처럼 땅위로 솟아오른 거대한 구조물들, 오벨리스크, 미나렛 궁전들, 그건 마치 구름으로 그림을 그린 것 같았어."

에핑은 죽기 몇일 전, 평생 모은 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니까 우리가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낯선 사람들에게 50달러짜리 지폐를 건네주자는 건가요? 폭동이 일어날 텐데요. 사람들은 미칠거고 우리를 잡아찢을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돈을 받고는 무너지듯 주저앉아 울었고 어떤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또 어떤 사람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또 50달러로는 성에 차지 않는 욕심 많은 사람, 우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의지할 데 없는 사람, 우리에게 술을 한잔 사고 싶어하는 낙천적인 사람,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어하는 애처로운 사람,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에핑은 죽었다. 포그는 대학교수라는 에핑의 아들 솔로몬 바버에게 편지를 쓴다. 에핑은 이름을 바꾼 뒤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고 당연히 그 아들도 한번도 만나지 않았다.

세번째 남자 솔로몬 바버는 엄청난 뚱보에다가 대머리였다.

"잔뜩 부풀어 오르고 살이 불거진 몸집을 한 그를 보고 있으려니 나 자신이 위축되는 느낌이었다. 마치 그가 차지하고 있는 3차원이 다른 사람 보다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았다.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가장자리로부터 스며나와 그 주위로 퍼져나가는 것처럼 육중한 목의 주름위로 엄청나게 커다란 대머리가 솟아 있었다."

바버는 좋은 사람이었고 두사람은 곧 친구가 된다. 그러나 사고로 죽기 직전 바버는 자신이 포그의 아버지일 수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바버는 25년전 포그의 어머니 에밀리 포그와 한번 잤다. 그 사실이 발각되면서 교수와 제자 두 사람은 학교에서 쫓겨났고 그뒤로 다시 만나지 못했다. 바버는 여러차례 에밀리 포그와 그 아들을 찾아다녔지만 에밀리 포그는 일찍 죽었고 그 아들 마르코 포그는 조카를 뺏길까봐 두려워한 포그의 삼촌 덕분에 아버지를 만날 수 없었다.

결국 첫번째 남자는 세번째 남자의 아들이고 두번째 남자의 손자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두번째 남자는 죽고 세번째 남자는 막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두번째 남자와 세번째 남자는 평생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두번째 남자는 늘 가까이 있었던 첫번째 남자가 자신의 손자라는 사실도 모르고 죽었다.

폴 오스터 칭찬하는 사람이 많길래 그래 얼마나 대단한가 보자 하고 한번 읽어봤다. 가끔 삶은 참 낯설다. 아찔할만큼.

원본 출처. IPod's Dirty Secret.

(아래 동영상을 보려면 애플의 퀵타임 플레이어가 설치돼 있어야 합니다. 아이팟 사용자라면 꼭 설치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2003년 9월, 마침내 내 아이팟은 가득 충전을 시켜도 1시간도 버티지 못했다. 맨해튼의 애플 수리점에 가져갔더니 배터리는 교환이 안되고 새 아이팟을 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나는 애플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었고 역시 같은 답변을 들었다. 나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사장에게 배터리 교환을 요구하는 쪽지와 함께 내 아이팟을 우편으로 보냈다. 애플에서 걸려온 전화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팟의 배터리를 수리하거나 교환해주지 않는다. 그것이 새 아이팟을 구입하도록 하는 회사의 정책이다. 나는 아이팟을 뜯어서 애플 인증이 붙어 있지 않은 새 배터리를 집어넣었고 결국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 나는 400달러를 주고 새 아이팟을 샀다.

나는 '아이팟의 더러운 비밀'이라는 짧은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와 별개로 애플은 최근 99달러를 내면 아이팟의 배터리를 교환해 주고 59달러를 내면 보증기한을 연장해주기로 정책을 바꿨다.

케세이 니스타.


아이포드 새걸로 바꾸기.

몇가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수리는 안되고 전면 교환만 된다. 구입하고 1년 안에 고장이 나면 새 아이팟으로 무상 교환을 해준다는 이야기다. 물론 일부러 고장을 내면 안된다.

다들 잘 모르고 있지만 아이팟은 배터리도 1년 동안 보증이 된다. 애플은 아이팟의 배터리가 최장 7시간 버틸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가지는 않는다. 애플이 보장하는 한도는 백라이트를 끄고 볼륨을 최대한 줄인 상태에서 최저 7시간. 가득 충전을 해서 음악을 틀고 만약 7시간을 버티지 못하면 들고 가서 새 아이팟으로 교환해 달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시간을 재보기 바란다. 1년쯤 마음껏 쓰고 7시간을 못버티는 아이팟은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

애플은 또 7만5천원을 내면 보증기한을 1년 연장해 준다. 부가세는 별도다. 7만5천원을 더 내고 2년안에 고장이 나면 새 아이팟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고장이 날까 과연? 그때쯤 배터리가 7시간을 못버틸까? 새 아이팟이 욕심난다면 해볼만하지 않을까.

참고로 나는 6개월만에 새걸로 교환했다. 내 아이팟은 테스트 결과 6시간 50분을 버텼다고 한다.

참고 : 아이포드를 선물받다. (이정환닷컴)
참고 : 아이포드 악세서리. (이정환닷컴)

In September of 2003 the battery in my first generation ipod would hold a charge for no longer than one hour. I brought the iPod into the Apple store in Manhattan for repair and was told they do not currently offer a battery replacement program and my best option was to buy a new ipod. I then called the Apple Care 800 number regarding this issue and was told the same. I then sent my ipod to the Apple Executive office addressed to Steve Jobs with a note explaining my situation and requesting a replacement battery. The Apple Executive office contacted me via telephone to explain that Apple does not repair or replace dead ipod batteries and that it was policy of the company to recommend to the customer to purchase a new ipod when the battery fails. I then looked into and purchased a third party replacement battery, this battery was not endorsed by Apple. After the complicated installation my ipod did not work at all, even when it was plugged in. I then purchased a new ipod for $400.00.

In response to this my brother Van and I made the short film "iPod's Dirty Secret" After we finished production of the film, but not necessarily in response to it, Apple began offerring a battery replacement program for the ipod for a fee of $99 and an extended warranty for the ipod for $59.

주먹깨나 썼던 우식은 선도부장 종훈에게 얻어터지고 난 다음날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우식이 여자랑 도망갔다는 소문이 들리고 어떻게 된 걸까, 은주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현수는 혼자 학교에 남겨졌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다른 무엇도 의미가 없을만큼.

생각해 보면 중학교나 고등학교 시절은 좀 잔혹하기도 했다. 마냥 내몰리면서도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고 가끔 꿈꾸고 희망할 자유마저 억압당했다. 우리에게 선택의 기회는 많지 않았다.

학교에서 배운 것 / 유하.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아마 그랬을 거야
매 맞고 침묵하는 법과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
그리고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
그 중에서 내가 살아가는 데
가장 도움을 준 것은
그런 많은 법들 앞에 내 상상력을
최대한 굴복시키는 법

새벽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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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반, 체감온도 영하 20도, 한강 광나루 근처에서 찍은 사진이랍니다.

간달프 작품. 출처 : 줌인라이프 http://www.zoominlife.com 카메라가 좋아서 그런가, 유람선 사진 무척 마음에 듭니다.

XML 공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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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x.xml on line 1

rss 2.0을 누르면 이렇게 뜨는데 이유가 뭘까요? 무버블타입 2.661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작정하고 XML을 공부해보기로 했습니다. 블로그를 봐도 그렇고 XML은 이래저래 굉장히 가능성이 많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상상을 현실에 구현할 수 있다는 것, 정말 즐겁고 신나는 일입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것도 하나의 소통이고 자기 표현 아니겠습니까.

내친김에 요즘 생각하고 있는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XML로 구현해 보려고 합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아이포드 엑세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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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보면 사지 않을 수 없다는 아이팟. 악세서리도 눈이 튀어나올만큼 비싸다. 보이스 레코더와 FM트랜스퍼는 정말 탐난다. 우리나라에서는 팔지 않는데 세계적으로 물량이 달려 주문하고도 몇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참고 : 아이포드를 선물받다. (이정환닷컴)
참고 : 아이포드의 더러운 비밀. (이정환닷컴)
참고 : 애플 아이포드 페이지.

아이팟 보이스 레코더. 49.95달러. 꽂기만 하면 아이팟이 녹음기로 바뀐다.

아이팟 FM트랜스퍼. 34.95달러. 음악을 FM 전파로 변환해 내보내는 장치. 아이팟에서 나오는 음악을 근처의 라디오로 들을 수 있다. 전력도 거의 사용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음악이 꺼지고 60초가 지나면 자동적으로 그나마 그 전원도 차단된다.

아이팟 카 카세트 어댑터. 19.95달러. 카 카세트로 아이팟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아이팟 무선 리모콘. 49.95달러. 아이팟의 모든 기능을 리모콘으로 제어할 수 있다.

아이팟 이동식 스피커. 149달러. AC 전원을 연결해서 쓸 수도 있고 AA 건전지 4개를 넣어 쓸 수도 있다. 24시간 동안 내리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아이팟 자동차 충전기. 39.95달러.

블로그는 철저하게 1인 미디어를 지향한다. 판단하고 주장하라. 블로그는 침묵하는 익명의 개인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을 끌어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그 블로그 주인뿐이다. 당신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도 당신뿐이다. 누군가의 블로그를 읽고 할 말이 있으면 당신은 당신 블로그에 글을 쓰고 그 사람의 블로그로 트랙백을 보내면 된다. 그 사람은 당신이 보낸 트랙백을 받고 링크를 눌러 당신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당신의 글을 읽는다. 그때 익명의 개인들은 서로 소통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사고의 지평을 확장시키고 새로운 대안을 낳는다.

트랙백은 또한 정보공유의 새로운 형태다. 당신은 이제 다른 사람의 글을 따붙여서 자신의 글인 것처럼 올려놓는 양심불량한 짓을 그만둬야 한다. 트랙백은 정보의 출처를 명확히 드러낸다. 아울러 트랙백은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유용한 연결 통로가 될 수 있다. 트랙백을 더듬어가면 당신은 한가지 주제를 보는 수많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정보는 여기서 확대되고 재생산된다. 닫혀 있고 싶지 않으면 트랙백을 보내 네트워크에 접속하라.

자동 트랙백 기능을 사용하면 새로 글을 쓸 때마다 특정 블로그에 꾸준히 트랙백을 보낼 수 있다. 익명의 개인들끼리 트랙백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다양한 주제의 트랙백을 모아 하나의 종합 미디어를 만들 수도 있다.

이를테면 나는 내가 쓰는 기사를 블로그코리아의 경제뉴스 카테고리로 자동 트랙백하고 있다. 영화 이야기를 많이 쓰는 사람은 영화 카테고리에, 서평을 쓰는 사람은 독서 카테고리에 트랙백을 보낼 수 있다. 이곳은 수많은 블로그들을 탐색하는 출발점이면서 그 블로그들을 연계하는 네트워크의 중심이기도 하다. 블로그코리아에 등록된 블로그는 2월 3일 기준 1106개, 아직은 콘텐츠가 그리 많지 않지만 블로그 문화가 활성화되면 좀더 많은 정보가 쌓이고 더 생산적인 논의를 기대할 수 있다.

RSS는 트랙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정보를 찾는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RSS는 'Really Simple Syndication'의 약자로 간단히 풀면, 정보를 쉽게 찾아읽을 수 있다는 의미다. 'RDF Site Summary'라고도 하고 'Really Simple Summary'라고도 하나 딱히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더 쉽게 이야기해보자.

당신은 아침에 처음 인터넷을 접속하면 어디에 들르는가. 뉴스 사이트, 회사 홈페이지, 친구 홈페이지, 메일 확인, 커뮤니티 게시판, 블로그, 스포츠 신문 만화 등등. 서핑 한번 했다 하면 한시간씩 걸리는 당신. 이제 RSS 리더를 쓰면 한군데서 이 모든 웹페이지를 한꺼번에 훑어보고 지난 하루동안 새로 올라온 게시물만 추려서 읽을 수 있다. 아웃룩으로 메일을 받아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RSS 리더를 쓰지 않아도 블로그코리아처럼 RSS 게시판을 만들어 등록된 여러 블로그의 새로운 글을 하나의 웹페이지에서 한눈에 읽을 수도 있다. 블로그뿐만 아니다. 요즘은 뉴스 사이트에서도 RSS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수고스럽게 도메인 주소를 집어넣고 여기저기 찾아다니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RSS에서 바로바로 받아볼 수 있다. RSS가 이메일을 상당부분 대체하게 될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메일은 사적 통신수단으로 머물고 공적인 정보 전달은 RSS가 맡는게 효율적이지 않을까.

인터넷 게시판과 트랙백, RSS를 다시 한번 쉽게 풀어서 설명해보자.

인터넷 게시판은 말 그대로 게시판이다. 학과 사무실 앞 취업 게시판처럼, 무슨 내용이 붙었나 보려면 직접 학과 사무실 앞까지 찾아가야 한다. "궁금하면 틈나는대로 찾아와서 확인해라. 못보면 할 수 없고." 게시판은 그렇게 일방적이다.

블로그의 트랙백은 좀더 친절하다. "너 여기에 관심있지? 여기를 눌러봐. 네가 관심있어 할만한 글이 여기 떴다." 트랙백은 독자를 정확히 찍어서 데려온다. 트랙백은 떨어져 있는 게시판을 하나의 주제로 연결한다. 게시판들은 트랙백을 주고 받으면서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트랙백을 타고 공간을 넘으면서 정보는 강화된다.

RSS는 트랙백보다 좀더 적극적이다. 아예 게시판에 새로운 공고가 붙을 때마다 직접 당신 집까지 배달을 해준다. 그것도 붙자마자 거의 동시에 받아볼 수 있다. 이제 학과 사무실 앞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관심있는 게시판의 목록만 지정해두고 가끔 가다 모니터만 확인하면 된다.

여러차례 반복해서 경고하지만 이제 트랙백과 RSS를 지원하지 않는 웹페이지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 트랙백과 RSS는 정보의 생산과 유통 방식을 바꾸고 있다. 블로그가 그 매개다. 아직 우려도 많지만 기대도 그만큼 크다.


부록, RSS 리더를 설치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먼저 마이크로소프트, 닷넷프레임을 설치해라. http://microsoft.com/downloads/details.aspx?displaylang=ko&FamilyID=262D25E3-F589-4842-8157-034D1E7CF3A3

2. 그리고 RSS리더를 설치해라. 아무 디렉토리에나 압축을 풀고 실행시키면 된다. http://www.sharpreader.net

3. 프로그램은 굉장히 간단하다. 주소창에 자주 찾는 웹페이지의 XML 주소를 집어넣으면 된다. 이제 그 웹페이지에 새로운 게시물이 뜰 때마다 바로바로 받아볼 수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던 시멘트 업계가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현금을 끌어안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아시아시멘트 등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해 5년 연속 사상 최대의 실적행진을 이어가면서 막대한 현금을 확보했으나 신규설비 투자나 신규사업 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업체들이 채무를 상환하거나 향후 경기 위축에 대비, 현금을 보유키로 하는 등 보수적인 전략을 세우는 분위기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던 한일시멘트는 아직 자금운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부채비율이 30% 미만인 이 회사는 한때 넘치는 현금으로 2차전지 사업 등 비관련 다각화를 시도했다가 쓴 맛을 본 뒤로 신규사업진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일시멘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신규사업팀이 꾸려져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지만 더이상 비관련 다각화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5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아세아시멘트도 지난해 신설한 용인 레미콘 공장에 설비투자를 계속한다는 방침을 세웠을뿐 남는 현금은 유보시킬 계획이다. 몰타르 사업 등 관련 다각화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신중한 태도다. 아세아시멘트도 지하철 광고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에이랩 등 여러 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906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대비 200%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쌍용양회는 채권단과 협의에 따라 수익의 대부분을 부채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다. 쌍용양회는 지난 2000년 4조원을 웃돌았던 부채를 해마다 크게 줄여 지난해 연말기준 1조4000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부채비율은 %수준으로 낮아졌다.

1000억원이상 당기순이익을 거둔 성신양회도 새로운 투자계획은 없다. 대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파격적인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배당규모는 액면가 대비 30%인 주당 1500원으로 270억원 규모에 이른다. 성신양회는 180% 수준인 부채비율을 한일시멘트나 아세아시멘트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동양시멘트는 당기순이익 814억원 가운데 500억원 이상을 유지보수와 설비투자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동양시멘트도 남는 현금을 전액 부채 상환에 투입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지보수에 해마다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업계 특성상 충분한 현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올해는 경기가 예년보다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top@leejeonghwan.com 이정환 기자

1. 야학에 더 쉽게 더 자주 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 수업하러 들르는 곳이 아니라 야학의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지금 있는 곳은 교통편이 너무 안좋다. 학강과 강학 상당수가 두번 이상 교통편을 갈아타야 한다. 한번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왕복 2시간 가까이 걸려서야, 야학이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기 어렵다. 야학은 가능하면 전철 역 옆으로 이사해야 한다.

그래서 누구나 쉽고 가볍게 야학에 들를 수 있어야 한다. 저녁 무렵 언제든 시간이 나면 야학에 들러서 책도 보고 공부도 하고 인터넷도 하고, 라면도 끓여먹을 수 있고. 늘 북적거리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 야학이 토론과 학습의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야학에 필요한 건 일상성이다. 야학 운동은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이 돼야 한다.

교통편이 좋으면 학강도 훨씬 많이 끌어모을 수 있다. 안양과 군포, 의왕시는 물론이고 서울과 수원에서도 학강들이 올 수 있다. 강학 모으기도 훨씬 쉽다.

2. 야학에서 밥을 해먹을 수 있어야 한다. 학강과 강학 대부분이 저녁 식사를 못하고 온다. 빈속에 세시간이나 수업을 받으려면 정말 힘들다. 공간이 넓어지면 주방과 식당을 만들 수 있다. 한솥에서 만든 밥을 나눈다는건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사람들을 더 가깝게 만드는건 물론이고 야학을 생활 공동체로 묶을 수 있다. 돌아가면서 당번을 정해 밥을 짓고 설겆이를 하고. 일이 많아질수록 공동체는 더욱 결속된다.

주방이 있고 공간이 더 넓다면 굳이 뒷풀이를 밖에 나가서 할 이유가 없다. 술을 사다가 간단한 안주거리는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3. 탁구대도 다시 들여놓을 수 있다. 수유연구실처럼 탁구대는 식탁으로 쓸 수도 있고 세미나 테이블로 쓸 수도 있다. 탁구 시합도 할 수 있다.

4. 월세는 학강과 강학들이 조금씩 나눠서 부담하면 된다. 약정을 하고 적게는 5천원, 여유가 있는 사람은 1만원이나 2만원, 여유가 있는 사람은 5만원도 낼 수 있다. 학강과 강학, 그리고 졸업생들까지 끌어모으면, 한달에 30만원에서 좀 부담스럽겠지만 50만원 정도도 어렵지 않다.

운영비를 함께 부담하면 다들 야학에 주인의식과 책임감도 더 생긴다. 장기적으로는 야학의 수익사업과 수익모델을 생각해야 한다. 직접 생존을 고민하고 부딪혀야 한다.

5. 한달에 3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은 결코 많은 돈이 아니다. 투자가 필요할 때는 투자해야 한다. 나가는 건 몇십만원이지만 얻는게 훨씬 많을 수 있다. 성광야학은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

올해 조선업계 최대 화두는 해양플랜트 사업 확대가 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이 올해 해양플랜트 매출목표를 크게 늘려잡고 사업확대에 나섰다. 이는 세계적으로 심해 유정 개발붐에 맞물려 고가 해양플랜트 수주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면서 조선 부문 작업물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수주 여력이 없는 것도 해양플랜트 부문에 관심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중국 조선업체의 추격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대부분 업체들이 조선부문 수주 목표를 줄여잡은 대신 아직 수주여력이 남아있는 해양플랜트 부문 목표를 크게 늘려잡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해양플랜트 부문 매출목표를 지난해 84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크게 늘려잡았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1%에서 29%로 늘어났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해양플랜트 부문 수주목표는 7억달러로 늘려잡고 장기적으로 이 부문 매출 비중을 3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 7억달러에서 10억달러로 높여잡고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선분야 수주목표를 25억달러로 지난해 53억달러에서 절반 가까이 줄여 잡은 대신 해양플랜트 부문 매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해양플랜트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8%에서 올해 10%로, 2006년까지 15%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특히 지난해부터 턴키형 수주를 늘려가면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도 올해는 해양플랜트 수주 목표를 13억달러로 높여잡고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조선 경기 둔화를 대비, 장기적으로 조선 부문 집중도를 낮춰간다는 계획이다. 전체 매출에서 조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45.5%에서 지난해 43.2%로 낮아진데 이어 올해는 39.6%로 낮춰잡고 있다. 대신 해양플랜트 부문의 비중은 지난해 15.8%에서 올해 16.2%까지 올린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해양플랜트 부문 총괄책을 사장으로 승격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확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세계적으로 이미 주요 연근해에서는 유정 개발이 모두 끝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유가 상승에 힘입어 향후 2∼3년간 심해 유정개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설비가 필요한 해양플랜트 부문의 특성상 국내업체가 세계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며 “벌써부터 세계 주요 석유업체들을 중심으로 비용산출에 대한 문의나 타당성 검토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top@leejeonghwan.com 이정환 기자

조선 3사 올해 수주 계획

/해양플랜트 부문/신조선 부문
대우조선해양/7억달러/36억달러
현대중공업/13억달러//45억달러
삼성중공업/10억달러//25억달러

MSN 메신저 대화상대 추가에서 이 아이디를 추가하도록.
dicya50@hotmail.com

숫자는 50이 아니라 아무 숫자나 집어넣어도 된다. 영어사전은 물론이고 국어사전, 영영사전, 일본어, 중국어, 컴퓨터 용어, 백과사전 등등 대화창에 단어를 입력하면 바로바로 찾아준다. 처음에는 한영 사전으로 돼 있는데 모드를 바꾸면 된다. 명령어를 모르면 help를 입력할 것.

블로그 어디선가 봤는데 원문을 찾을 수가 없다. 남동우라는 사람이 만들어서 동우사전으로 부른다고 한다. 남동우씨 홈페이지는 http://www.s2.co.kr

월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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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온 부장은 악명이 높다. 소문에 따르면 기자들 괴롭히는 재미로 사는 사람이라고도 하고 그 밑에 있다가 못견디고 회사를 그만둔 기자들이 수두룩 하다고도 한다. 겪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오늘부터 출근과 아침 정보보고 시간이 30분 앞당겨졌다. 끔찍한 일이다.

첫날부터 지각해서 깨지면 곤란하다. 허겁지겁 뛰어가는데 전철역 앞에 이르렀을 때 담장 너머로 막 전철이 지나가는게 보인다. 에라, 모르겠다. 나는 역앞 포장마차에서 모처럼 토스트를 먹기로 한다. 전철이 금방 올 것만 같다. 급하게 먹느라 목이 메인다. 켁켁. 먹고 있는데, 전철이 들어온다. 이거 놓치면 정보보고 시간을 맞추기 어렵겠다. 나는 먹다 남은 우유를 들고 뛴다. 그리고 전철 문이 막 닫히기 직전 가까스로 뛰어 올라탄다. 그렇게 월요일 아침이 시작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중공업이 환율 하락으로 비상이 걸렸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달러당 1200원을 웃돌았던 원화 환율이 새해들어 118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조선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환 헤지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환율 하락에 따라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환 헤지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물환 거래나 환변동 보험 옵션 등을 통해 특정시점에 거래될 환율을 미리 정해놓는 금융기법.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환 헤지를 하지 않는 대신 일정부분 환율하락에 대비해 사업전망을 보수적으로 잡고 견적 단가를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환 위험을 관리해왔다. 어느 수준까지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영업목표를 맞출 수 있도록 하되 환율이 오를 경우 그만큼 환 차익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환율이 강세를 보였던 지난 5∼6년동안 1조원을 넘는 환이익을 거둔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올해부터다. 연초부터 환율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올해 큰 폭의 환 차손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환율 1200원선에서 환 헤지를 걸 계획이었으나 환율이 갑자기 빠지면서 헤지에 들어갈 시기를 놓쳤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관측과 관련, 현대중공업은 영업비밀이라며 환율 대책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환 헤지 없이 이대로 밀고 나가는게 옳다는 판단을 내렸다”고만 밝혔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조선사업 부문에서 3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달러로 지출되는 영업비용 7억달러 가량을 제외하면 23억달러 정도가 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셈이다. 영업이익만 놓고 볼 때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200억원 이상의 환 손실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타 사업부문까지 포함하면 환율 하락에 따른 환 손실은 훨씬 늘어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초 환율 1250원을 기준으로 사업계획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들어 지난해보다 환율전망을 훨씬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수준까지 환율하락을 예상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그룹 정책에 따라 모든 외환 거래에 대해 100% 환 헤지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환율이 오를 때 환 차익을 고스란히 놓치게 되지만 환율과 무관하게 매출과 이익을 고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도 결제하는 자재구입비와 원화 결제부분은 제외한 전체 매출의 70%가 환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이 가운데 50∼70%를 환 헤지한다. 결국 전체 매출의 25∼40%가 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STX조선도 90% 가까이 환 헤지를 하고 있다.

top@leejeonghwan.com 이정환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던 조선업계가 새해 들어서도 ‘소나기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2일 STX조선은 그리스의 타깃마린사로부터 7만4200DWT급 석유제품운반선(PC선) 6척(옵션 2척 포함)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STX조선은 지난 한달간 총 16척 5억1600만달러 규모를 수주, 월간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총 수주 규모 13억4000만달러 대비 39%에 이른다.

현대미포조선도 지난 1월 한달동안 올해 연간 목표를 이미 절반 가까이 채웠다. 현대미포조선은 PC선 16척을 포함해 중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해 3년치를 웃도는 작업물량을 확보했다. 현대미포조선은 특히 주력부문인 PC선뿐만 아니라 중형 컨테이너선 부문에서도 잇따라 대형 수주를 따내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대우조선해양도 대만의 TMT사로부터 14만5700CBM급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 계약 선가는 1억5700만달러로 2007년 1월말까지 건조해 인도될 예정이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올 1월중 LNG선 1척과 자동차운반선 1척, 컨테이너선 2척 등 약 3억7500만달러 규모를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영업목표를 42억8000만달러로 책정하고,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을 10여척 이상 수주할 계획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한동안 조선업계의 호황이 계속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 수요 증가에 따라 향후 5년간 총 100여척의 LNG선이 발주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새해들어 LNG선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들이 이미 2006년까지 작업물량을 확보해 수주 여력이 없는 상태”라며 “업체들은 향후 고부가 선박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top@leejeonghwan.com 이정환 기자

앞서 잠깐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홈페이지가 인터넷의 드넓은 바다에 떠있는 섬이라면 블로그는 수많은 섬이 단단하게 연결돼 만든 거대한 대륙이다. 이정환닷컴에서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도 블로그의 그런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이정환닷컴 메인 페이지와 중복이 불가피하겠지만 이 곳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고 모색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블로그가 무엇인가 잘 모르겠다면, '코멘트'와 '트랙백'의 기능을 눈여겨 보기 바란다. 아직까지도 명확한 정의는 내려져 있지 않지만 처음 시작이 어떻든 지금 블로그를 다시 정의한다면 블로그는 '코멘트'와 '트랙백'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진화된 형태의 인터넷 게시판이다. '트랙백'이 없는 고립된 인터넷 게시판은 얼마나 답답한가, '트랙백'의 매력을 아는 사람들은 안다.

'트랙백'은 다음 기회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우리는 지금 '카피 앤 페이스트' 문화가 '트랙백' 문화로 바뀌는 지점에 서 있다. 이제 수고스럽게 '카피 앤 페이스트'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능동적인 정보의 공유가 가능하다. 출처를 명확히 밝힐 수 있으니 카피 라이트의 문제도 없다. 인터넷 게시판이 일방적이라면 블로그는 쌍방적이다. 그동안 인터넷을 휩쓸었던 쓰레기 같은 정보는 블로그의 네트워크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 블로그는 인터넷 문화가 낳은 새로운 형태의 정보 공유 시스템이다.

간단히 무버블타입의 설치와 설정 방법을 설명하겠다.

1. 먼저 무버블타입 홈페이지(http://www.movabletype.org)에 가서 최신 버전의 소스 프로그램을 내려받는다. 놀랍게도 이렇게 완벽한 프로그램이 공짜다.

2. 압축을 풀고 FTP 프로그램으로 디렉토리를 통째로 서버에 올린다. FTP 프로그램 정도는 쓸줄 알아야 이야기가 통하겠다. 디렉토리는 마음대로 바꿔도 좋다.

3. 무버블타입을 구동시키려면 몇가지 잔손질이 필요하다. 먼저 메모장 같은 걸로 mt.cfg를 열어서 'CGIPath'라고 된 부분을 찾고, 무버블타입이 설치된 경로를 지정해 준다. 이정환닷컴의 경우, 'http://www.leejeonghwan.com/media/', 이렇게 된다. 끝에 슬래쉬를 빼먹지 말 것.

4. 그리고 그 바로 밑부분에 'DataSource'라고 된 부분을 찾아서 데이터베이스의 경로를 지정해준다. 지정해 주기 전에 무버블타입 디렉토리 아래 'db'라는 디렉토리를 만들어 둬야 한다. 그리고 이건 서버의 상대 경로를 지정해줘야 한다. 텔넷으로 접속해서 'pwd' 명령어를 치면 알 수 있다. 좀 복잡한가. 이정환닷컴의 경우 데이터베이스의 경로는 '/home/02/leejeonghwan11/www/media/db/mtdb', 이렇게 된다.

5. 한글지원 문제가 남아있는데 그건 나중에 하자. 일단, 먼저 돌려보고 하나씩 고쳐나가는게 빠르다. 이제 편집한 'mt.cfg'를 저장시키고, 'mt-load.cgi'를 실행시킨다. 성공했다는 메시지가 나오면, 이 파일은 삭제하도록 한다. 한번 이상 돌리면 복잡한 일이 생긴다니까.

6. 이제 'mt.cgi'를 실행시킨다. 무버블타입 메인 페이지가 뜬다.

7. 처음 아이디는 'Melody', 비밀번호는 'Nelson'이다. 치고 들어가서 사용자 설정에서 이름과 아이디, 비밀번호를 바꿔준다. 로그아웃한 다음 바꾼 아이디로 다시 로그인한다.

8. 로그인해서 들어가면 웹로그가 하나 준비돼 있다. 클릭하고 환경설정에 들어가서 이름을 마음대로 바꿔준다. 대충 기본값으로 둬도 된다.

9. 'Default Post Status'를 'Draft'에서 'Post'로 바꿔줄 것. 이거 중요하다.

10. '뉴 엔트리'에 가서 새로운 포스트를 만들어 본다. 저장하고 빠져 나온다. 모두 끝났다. 이제 'index.html' 파일을 실행시켜보자. 블로그가 완성됐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템플리트를 수정하는 지루하고 따분한 작업이 남아있다. 수고를 덜어주는 의미에서 이정환닷컴의 템플리트를 여기에 공개한다. 참고하기 바란다. 블로그에 들어오면 맨 처음에 보이는 화면이 '메인 인덱스', 포스트를 하나하나 보여주는 화면이 '인디비절 엔트리 아카이브', 그리고 폰트와 컬러를 설정해주는 '스타일시트', 이 정도는 손봐줘야 한다.

이정환닷컴, 메인 인덱스와 인디비절 엔트리 아카이브, 스타일시트.

"용기를 잃지 말자. 어디에나 출구는 있다." 고미숙은 30대 후반이던 5년 전, 수유연구실에서 삶과 지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고 말한다.

"지식과 일상이 하나로 중첩되고, 일상이 다시 축제가 되는 기묘한 실험이 이뤄지는 곳, 도시의 중산층으로 편입되지 않고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모색되는 곳, 혁명과 구도가 일치하는 비전이 탐색되는 곳, 연구공간 '수유+너머'는 바로 그런 곳이다."

배움을 즐거움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는 생계 유지다.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대학에 돌아가 교수로 남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실력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벽은 너무 높다. 여자라면 더욱 그렇다.

고미숙이 5년전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40만원을 쏟아부어 수유연구실을 만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대학을 포기하고 나니 딱히 다른 욕심이 없었다. 먹고 사는 거야 어떻게 되겠지. 공부라도 제대로 즐겁게 하자. 한달에 고작 몇십만원을 투자해서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그야말로 남는 장사 아닌가. 이보다 더 큰 투자가 어디 있겠는가.

고미숙은 수유연구실에서 대학 10년 동안 배운 것보다 10배 이상의 지식을 얻었다고 한다. 게다가 연구실이 아니면 도저히 가까이 할 수 없었을 뛰어난 스승들과 소중한 친구들도 만났다.

"나를 사로잡은 욕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의무나 강제로서가 아니라 순전히 내적 에너지에 의해 추동되는 앎의 여정을 밟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수유연구실의 첫번째 세미나는 '대한매일신보' 강독이었다. 고미숙은 '대한매일신보'를 "근대의 도래 앞에 선 계몽주체들의 이상열기로 가득찬 웅성거림"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대한매일신보' 강독은 수유연구실이 열린 공간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대한매일신보'에 담긴 이질적이고 낯선 목소리들은 근대성의 연구와 맞물리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갔다.

고미숙은 한발 더 나아가 서울사회과학연구소 사람들을 하나씩 연구실에 불러다 강좌를 연다. 푸코와 데리다, 라캉 등 이른바 포스트 모던 철학 강좌가 일주일에 한번씩 열렸다. '천의 고원'의 권위자, 이진경이 수유연구실에 합류한 것도 그 무렵이다. 이진경은 강좌 뿐만 아니라 아예 날마다 책을 싸들고 연구실로 출퇴근을 했다. 그렇게 하나둘씩 상근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수유연구실은 그들에게 다른 어디보다 공부하기 좋은 공간, 뜻이 맞는 동지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수유연구실에서는 이제 거의 날마다 강좌가 열린다. 이진경의 '자본주의를 보는 여섯 개의 시선'을 비롯해 고미숙의 '고전평론, 길을 열다', 이희경의 '근대매체 강독', '들뢰즈의 씨네마 읽기', '고전문학사의 라이벌', '종교학 낙수', '동아시아 신화담론의 형성' 등등. 수강료는 한학기에 과목마다 7~8만원 정도다.

이진경은 '천의 고원' 강좌를 그대로 녹취해 '노마디즘'이라는 책으로 묶어 내기도 했다. 강좌를 할 때마다 한편씩 글을 써내는 셈이니 책 한권 쓰기도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유연구실에서는 한 강좌의 선생이 다른 강좌에서는 수강생이 되는 일도 흔하다. 심지어 현대문학 전공자가 푸코 강의를 맡거나 소설가 지망생이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글을 쓰기도 한다. 이른바 지적 공명인 셈이다.

수유연구실은 이제 수유동을 떠나 종묘 공원 뒤 원남동으로 옮겨왔다. 3층 건물을 통째로 쓴다. 모두 130평. 보증금 7천만원에 월세만 7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상근자 인건비까지 포함하면 한달에 1천만원의 경비가 소요된다. 그런데도 돈이 넉넉한 적은 없었지만 돈 때문에 뭘 못한 적도 없었다고 한다.

수유연구실의 회원들은 회비를 한달에 3만원씩 낸다. 능력에 따라 더 내는 사람도 있다. 회원들은 수강료가 8만원 정도 되는 강의를 모두 공짜로 들을 수 있으니 분기마다 하나씩만 들으면 손해는 아니다. 수강료 수입은 10% 정도 운영비를 떼고 모두 강사에게 지급한다. 이진경 같은 인기 강사는 수백만원의 강사료를 챙기기도 했다. 흥행에 성공한 강사들은 수입의 일부를 특별회비 명목으로 내놓기도 한다. 일반회비와 특별회비, 그리고 수강료 정도로 이 큰 살림이 얼추 꾸려진다고 한다. 불가사의하고 난해한 일이다. 도무지 계산이 안나오는데 말이다.

수유연구실 1층은 식당이면서 강의실이면서 탁구장이다. 두대의 탁구대는 테이블보만 씌우면 식탁이나 세미나 테이블로 바뀐다. 수유연구실 사람들은 밥도 직접 해먹는다. 밥은 주로 당번을 정해서 돌아가면서 하는데 한끼 밥값은 1800원. 5천원 정도면 하루 끼니를 모두 해결할 수 있으니 가난한 백수들도 부담없이 하루종일 눌러 앉아서 함께 어울릴 수 있다.

"일주일이나 이주일에 한번씩 세미나를 해서는 절대 의기 투합할 수 없다. 그런 정도의 만남으로는 생동감 있는 집합적 생산이 불가능하다." 고미숙의 이야기처럼 일상이 뒤섞여야 명실상부한 배움이 가능한 법. "밥상과 탁구대가 그런 역할을 했다." "밥 먹고 탁구 치고 세미나 하고 차 마시고 수다 떨고. 연구실에 오는 발검음이 점차 가벼워졌다."

수유연구실 2층에는 카페와 세미나실이 있다. 카페는 수유연구실이 외부와 소통하는 공간이다. 세미나가 끝나고 뒤풀이를 아예 연구실 안에서 치를 수 있으니 비용이 줄어 좋고 음악이나 영화, 만화 등 온갖 상영과 전시회, 다양한 문화행사가 가능하다. 연구실을 공부와 토론만 있는 딱딱한 공간에서 일상의 공간으로 바꿔놓은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그 옆 세미나실에서는 날마다 수많은 세미나가 열린다. 노마디즘과 푸코, '천의 고원' 강독, '열하일기' 강독, 일본어 강독, 중국어 강독, 동아시아 근대성, 영화, 불교, 정신 분석 등등. 세미나는 누군가의 발의와 함께 몇명의 동조자만 모이면 곧바로 시작된다. 회원들은 처음에는 한두개 정도 세미나를 기웃거리다가 어느순간 5, 6개 세미나에 동시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전공 분야만 파던 사람들도 여기저기 관심분야를 넓히고 기꺼이 배우는 자세로 뛰어든다. 그때 비로소 배움의 기쁨을 깨닫는다.

"공동체는 명분이 무엇이든 희생과 손해를 감수하는 곳이어서는 안된다. 방식은 다를지언정 구성원 개개인의 삶이 비옥해지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 잘 살자고 하는짓인데 공동체는 더더욱 그래야하지 않는가 말이다."

수유연구실 3층에는 공부방과 요가방이 있다. 밤 늦게까지 늘 공부하는 사람들이 남아있고 밤샘 작업을 하는 사람도 많다. 수유연구실 4층은 종묘 공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옥상이다. 이곳에서는 심심찮게 제기차기 대회가 열린다.

회원들은 케포이필리아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달에 서너번씩 주방당번이나 청소 및 정리 당번을 맡아야 한다. 세미나나 강좌를 듣거나 사람들을 모아 새로운 세미나를 만들거나 책을 싸 짊어지고 와서 몇일씩 처박히거나 모두 자유다. 수유연구실은 엄청난 가능성을 당은, 자유로운 배움의 공간이다.

"연구실에서 새로운 지식을 실험하면서 내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바로 그런 전제에 대한 전복이었다. 앎이란 즐거움이다. 삶을 구체적으로 살아 움직이게 하는 원천으로서의 지식, 그것은 원초적 본능이다. 연인에 대한 사랑, 섹스에 대한 탐닉은 덧없이 흘러가는 것이지만 앎에 대한 것은 그렇지 않다."

"자신의 타고난 능력만으로 사는 건 바보다. 타인의 능력과 제대로 접속하면 내가 지닌 능력의 몇십배를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일례로 우리 연구실에는 중국통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다. 말하자면 그들의 존재는 나의 잠재력이기도 하다."


성광야학은 수유연구실과 조금 다르다. 성광야학의 강학들은 대학을 졸업했거나 아직 다니고 있지만 모두 학문의 영역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 학강들은 그나마 대학은커녕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근대성과 고전평론, 들뢰즈와 푸코를 이야기하는 수유연구실 사람들과는 꽤나 다르다.

그런데도 성광야학과 수유연구실의 문제의식은 깜짝 놀랄만큼 비슷하다.


- 세미나는 어떤가.
= 세미나는 수업에서 담아낼 수 없는 어떤 종류의 배움과 가르침을 공동학습으로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세미나는 수업의 발전된 단계이기도 하고 수업에서 못다한 목소리들이 오가는 곳이기도 하다. 학습으로 사회를 바꿀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자리다.

- 세미나의 목표는 뭔가.
= 세미나의 일차적인 목표는 강학의 교육과 의사소통이겠지만 멀리 내다보면 세미나는 야학과 민중 운동의 전망을 위해 새로운 교육과 학습의 방법을 실험하고 계속해서 수정, 발전시켜 나가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세미나는 과도기적인 실험이다. 앞으로 야학의 모든 수업이 세미나의 형태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 지금 세미나는 강학들 중심이다. 학강들과 소통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은데.
= 소통의 방법도 문제지만 많은 부분 개념의 차이에서 비롯한다. 그런 개념의 차이는 수업을 통해 넘어설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검정고시 수업도 충분하다. 수업과 세미나는 상호 보완적이다. 조금씩 학강들을 세미나에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거라고 본다.

- 야학운동의 전망, 앞으로 계획은 어떤가.
= 스스로 극복하지 않으면 소외는 계속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야학운동은 배움을 통해 민중의 힘으로 변화의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 우리는 공동학습의 가능성을 믿는다. 수업이 학강들과 강학들 하나 하나를 깨어나게 만든다면 세미나에서 우리는 사회를 깨어나게 만들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의 밑그림을 조금씩 그려나갈 것이다.

= 우리는 힘들지만 아주 의미 있는 실험을 하고 있다. 많은 사회운동이 민중을 이야기하면서도 민중을 빼먹고 있다. 말만 앞서거나 눈에 띄는 단편적인 시위에만 매달릴 뿐 우리가 겪고 있는 힘겨운 실험을 감당하지 않으면 민중의 사회참여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이론이든 체계든 우리의 역량을 하나씩 쌓아나가야 한다. 사람들은 계속 나가고 들어오지만 우리의 문제의식은 남아서 이론을 키워나가야 한다. 학습과 사회참여의 방법들을 조금씩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오늘 야학을 떠나고 몇 년 뒤에 다시 야학을 찾아와서 부쩍 성장한 야학을 보고 깜짝 놀랄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문제의식을 후배들이 키워나갈 수 있도록 체계를 쌓아야 한다. 우리는 좀더 치열하게 생각하고 좀더 열정적으로 부딪혀야 한다.

= 공동학습은 생각의 공유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이 서로 생각들을 주고 받으면서 그렇게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생각들이 명확해지고 건강하게 커나갈 것이다. 그 가운데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교과서를 넘어 사회와 사람들을 넓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공동학습에서는 서로 가르침을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가르침 가운데 대안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나가고 실제로 사회를 바꾸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공동학습은 반드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철저하게 현실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 우리는 실험과 시행착오을 계속하면서 이론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끊임없이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 다른 야학과 다른 시민운동단체와 다른 많은 사람들과 문제의식과 해답을 항상 주고받아야 한다. 나는 야학을 넘어 시민학교라는 개념을 생각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학습을 통한 사회참여, 해답을 찾기 위한 공동학습에 뛰어들어야 한다. 우리는 그러한 공동학습을 위한 이론들을 실험을 통해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민중의 사회참여라는 점에서 야학은 가장 과격한 사회운동이다.

= 야학은 소통없는 사회에 건강한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작업이다. 그런 배움과 가르침이 결국 변화의 밑바탕이 되고 혁명의 도구가 될 것이다.

성광야학, '새 교무에게' 가운데.


저는 많은 소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동훈이와 졸업생들이 일요일에 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모임도 야학의 공식 소모임으로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밖에도 정호가 클래식 기타 모임을 만들 수 있을 거고, 최근에 이야기 된, 영화 모임이나 풍물 모임, 서예 모임도 사람만 모이면 얼마든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적인 철학 모임도 가능할 거고, 그동안 해왔던 신자유주의 반대 모임이나 철거민 문제 연구 모임, 비정규직 문제 연구 모임 등도 하나의 모임으로 자리잡으면 좀더 깊이있는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낙선 운동 모임이나 의왕시 총선 시민연대를 만들 수도 있을 거고 의왕시와 관련해서 행정정보 공개운동을 계획하거나 의왕시의 비평준화 문제를 논의하는 모임을 만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들 모임과 별개로 검정고시 공부 모임이 여전히 존속될 수도 있습니다. 한글 공부 모임이 만들어 질 수도 있고 수능 100일 준비 모임이 만들어 질 수도 있습니다. 야학에서 직접 프로젝터를 구입해서 토요일마다 영화를 보는 모임을 꾸리면 야학 사람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끌어 모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닫혀 있지 않고 누구나 강학이고 학강이고 수많은 사람이 들락날락거리면서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곳,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현실을 이겨내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와 모임을 만들고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서로 주장하고 설득하는 곳, 야학이 지역 사회의 열린 배움의 공간, 시민 운동의 인자를 길러내는 곳이 되고 발전적인 담론을 만들어내는 곳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소식지는 각각의 소모임들에서 나온 논의와 성과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매체가 됩니다. 발전시켜서 지역 신문의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 야학은 지역 사회와 시민운동의 유기적인 네트워크의 중심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학습을 통한 사회 변화는 그때 비로소 구현되지 않겠습니까.

성광야학, '야학의 위기와 두가지 해법' 가운데.


성광야학과 수유연구실의 차이는 구성원의 차이에서 비롯하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다시 이야기하겠다.

"허걱, 여자 친구 사진을 올렸더니 리플이 100개나 달렸어요." (네이버 블로그의 어떤 사용자)

최근 인터넷 문화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블로그다. 블로그는 웹과 로그의 합성어다. 블로그는 인터넷에 올려놓은 개인 게시판이면서 다른 수많은 블로그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인터넷 문화의 전기가 될 획기적인 실험이다. 홈페이지가 인터넷의 드넓은 바다에 떠있는 섬이라면 블로그는 수많은 섬이 단단하게 연결돼 만든 거대한 대륙이다.

날마다 전혀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덧글을 남긴다. 블로그에서는 클릭 두어번이면 누구나 당신의 글을 다른 블로그로 옮겨갈 수 있다. 당신은 당신의 블로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그 사람의 블로그에 글을 남길 수도 있다. 블로그는 각각 독립적이면서 거미줄처럼 서로 얽히고 설킨다. 그래서 블로그는 이른바 쌍방향 매체가 된다. 블로그의 사용자들, 이른바 블로거들은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면서도 긴밀하게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

이제 블로그의 이용자들은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사실을 판단하고 해석하고 옮겨오고 나름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블로그는 독특한 색깔의 수많은 목소리를 한꺼번에 쏟아낸다. 지금까지 그 어떤 매체도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끌어안지 못했다.

블로그의 기본 속성은 협업과 무한 복제와 확대 재생산이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블로그는 단단히 연대하면서 서로 강화한다. 당신은 하나의 블로그를 만들고 있지만 당신의 블로그는 여러 사람의 블로그와 함께 어울려 여론의 한축을 형성한다. 블로그는 여론을 확대 재생산한다.


블로그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여기저기서 흉내를 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제대로 된 블로그가 없다. 그러나 머지 않아 모든 홈페이지를 블로그가 대체하게 될 날이 온다.

다시 강조하지만 블로그의 기본 속성은 협업과 무한 복제와 확대 재생산이다. 블로그의 네트워크는 특정 회사의 소유가 아니다. 블로그는 네이버나 엠파스나 싸이월드의 벽을 넘어 세계의 블로그들과 소통하고 서로 공유돼야 한다.

블로그는 블로거들 사이의 약속이다. 블로그는 빠른 속도로 표준화하고 확산되고 있다. 외국에는 이미 블로그를 직접 구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머지 않아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나올 수도 있다. 표준만 정해진다면 업그레이드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한번 표준이 만들어지면 모든 홈페이지가 그 표준을 따르게 된다. HTML 표준을 따르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 홈페이지는 블로그가 구축된 홈페이지와 블로그가 구축되지 않은 홈페이지로 나뉘게 된다. 그리고 이제 누구나 블로그를 쉽게 만들 수 있게 된다. 블로그가 구축되지 않은 홈페이지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 지금 인터넷의 바다에는 또 하나의 유령이 맴돌고 있다. 나는 블로그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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