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003 Archives

복숭아 꽃잎이 무릉도원을 뒤덮던 어느 봄날, 20대 격랑의 파도를 갓 건너온 경제 전문기자 세명이 모여 20대의 재테크를 주제로 책을 한권 쓰기로 했다. 물론 재테크 책은 어디에나 넘쳐난다. 서점마다 산더미처럼 쌓인 책들 사이에 한권을 더 보태자는 무모한 계획은 우리가 20대의 재테크와 관련, 전혀 다른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고한 자신감이 섰기 때문이었다. 경제 전문기자로서 우리는 천박한 일확천금의 이데올로기가 재테크라는 탈을 뒤집어 쓰고 사람들을 현혹하는 현실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피를 가지고 써라. 그것만이 진실이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의 말처럼 우리는 이 한권의 재테크 책에 지나간 20대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반성을 담아냈다. 이 책은 서른줄에 들어선 우리 셋의 지나간 20대에 대한 추억이면서 우리 사회의 재테크 이데올로기와 청년들의 돈에 대한 관념, 그리고 우리 시대의 희망과 현실에 대한 고찰이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경제전문가의 지혜와 경험, 그 가운데서 얻은 팔짝팔짝 뛰는 생생한 아이디어들이 모두 여기에 녹아 있다. 우리는 감히 20대의 재테크는 달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고함!

대박을 터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디에나 넘쳐난다. 여섯자리 숫자만 맞추면 되는 로또처럼 그런 행운은 손을 내밀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잡힐 것처럼 보인다.

2002년 12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47회 동안 팔린 로또는 14억6793만장, 모두 2조9359억원어치에 이른다. 그러나 그 가운데 1등 당첨자는 173명에 지나지 않는다. 당첨 비율은 0.0000001179, 이론상 당첨확률인 814만5060분의 1에도 못미치는 형편없는 비율이다.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도 좋을만큼 거의 없다.

뉴스에 민감한 우리는 통계가 가져오는 환상에 쉽게 빠져든다. 14억6793만장이 팔려서 그 가운데 딱 173장이 당첨됐다. 그 허황된 확률에 사람들은 주마다 평균 3123만장씩 기꺼이 625억원을 쏟아붓는다. 사람들은 14억6793만이라는 숫자는 무시하면서 173이라는 선택된 숫자에 열광한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결코 그런 터무니 없는 가능성에 요행을 기대하지 않는다. 아무도 로또를 재테크라고 부르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람들은 로또에 열광하는 것처럼 재테크에 열광한다. 성공 신화는 마구 부풀려지고 금방이라도 쉽게 돈을 긁어모을 수 있을 것처럼 사람들은 주식과 부동산으로 몰려든다. "누구는 무슨 주식을 사서 얼마 벌었다더라." "누구는 아파트 값이 두배로 뛰었다더라." 주마다 로또 당첨자가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손쉽게 돈을 번 사람은 어디에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자 아빠를 닮기 위해 기꺼이 성실하지만 가난하고 무능력한 아빠를 버린다. 터무니 없는 가능성에 모든 걸 쏟아부으면서도 그걸 재테크라고 부른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일확천금을 가져다 줄 재테크는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쫓는 재테크는 환상이다. 차라리 적당히 체념하고 로또를 하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

대박을 터뜨리겠다고 주식 시장에 뛰어든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됐을까. 당신은 그들과 다르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2000년 11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3년, 거래일 기준으로 734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적중률은 30.4%에 지나지 않았다. 10명 가운데 3명이 살아남고 7명이 쓰러졌다는 이야기다. 지금 뛰어든다면 당신도 얼마든지 그 7명 가운데 한명이 될 수 있다.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산 391일 가운데 실제로 주식이 오른 날은 112일(28.6%), 주식을 판 381일 가운데 주식이 빠진 날은 105일(32.4%) 밖에 안된다. 나머지는 거꾸로 움직였다. 그야말로 개인 투자자들이 사기만 하면 주가가 빠지고 팔기만 하면 주가가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적중률은 무려 60.1%와 59.9%에 이르렀다. 이게 바로 주식 시장의 생리다. 개인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밥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일찌감치 베스트 셀러가 된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나 그 아류의 책들과 차원이 다르다. 이 책은 막연하고 허황된 기대를 심기 보다는 오히려 재테크를 둘러싼 환상을 깨는데서 출발한다. 왜냐하면 20대의 재테크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벌써 로또 따위에 모든 것을 걸기에는 너무 젊고 너무 가능성이 많다. 혹세무민하는 과장되고 값싼 말 장난에 현혹돼 가능성 없는 도박에 나설 이유가 없다. 얄팍한 테크닉보다는 거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플랜이 필요할 때다.

이제 당신의 인생의 절반 이상이 앞으로 몇년 안에 결정된다. 명심할 것은 꿈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돈이 없으면 꿈도 없다. 이 냉혹한 현실을 이겨내는 머니플랜 10단계 전략이 이 책 안에 담겨 있다. 조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철저하게 계획하고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한다. 우리는 감히 20대의 재테크는 달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20대의 재테크는 달라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당신은 돈에 눈뜨고 당신의 꿈에 한발자국 다가서야 한다. 당신의 희망과 열정, 미래는 하루가 다르게 감가상각된다. 연리 5%로 계산할 때 스무살의 1년은 마흔살의 2.6년, 예순살의 7년이 된다. 이제 당신의 꿈은 계산되고 계획돼야 한다. 당신의 재테크는 일확천금의 허황된 기대를 넘어 당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머니 플랜이 되어야 한다. 10단계 전략의 첫번째는 독립선언이다. 부모의 도움에서 벗어나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위한 실제적인 전략을 소개한다.

한편, 뒤늦게 후회하지 않으려면 토익 성적은 기본이다. 토익 성적은 단순히 영어 성적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냉정하게 따져 말할 때 토익 성적은 영어 실력과 직결되지 않거나 무관하지만 토익 공부는 이제 우리 시대 사회화의 한 과정이다. 토익 성적은 성실성과 표준화의 척도다. 2단계 전략으로 영어 공부와 어학연수, 해외 배낭 여행의 모든 것을 다룬다. 신분 상승의 지름길, 해외 유학은 물론이고 돈 없이 유학 가는 방법까지 실려 있다.

아르바이트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사회진출을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고 미래에 자신의 노동력 가치를 높이는 훌륭한 경력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아르바이트를 찾을 것인가. 아르바이트의 모든 것, 인턴 제도와 해외 취업부터 아르바이트 사기와 과외 아르바이트의 허와 실까지 3단계 전략에서 다룬다.

물론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재테크는 역시 근로소득, 월급이다. 평생 직장은 없고 평생 직업을 찾아야 하는 시대에 그야말로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게 된다. 4단계 전략에서는 고시의 손익분기점을 계산해본다. 아울러 공인회계사와 변리사, 감정평가사 등 온갖 '사'자 돌림 전문 직업들은 물론이고 기자와 PD, IT, 금융 업종 등 이른 바 뜨는 업종들의 실태를 둘러본다. 무슨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 해답이 여기 들어있다.

5단계에서는 첫 직장의 기쁨과 설레임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머니플랜 기법을 다룬다. 바야흐로 저금리 시대, 어떻게 급여를 관리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연봉은 절반으로 줄기도 하고 두배로 늘어나기도 한다. 금리 우대와 세금 감면 전략은 물론이고 저축과 투자를 분리하고 주거래 은행을 200% 활용하는 전략, 신용카드 사용법과 신용관리 전략 등 유용한 정보들이 잔뜩 담겨 있다. 특히 간접투자 전략은 가장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경영학 석사 학위 MBA를 딴다면 억대 연봉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야말로 인생 역전, 당신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그 가능성을 6단계 전략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지만 장학금을 받을 길이 널려 있으니 염려는 붙들어 매시라. 나중에라도 당황하지 않으려면 헤드헌터들 다루는 전략도 미리 알아둬야 한다.

직장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가. 그래도 해답은 있다. 7단계 전략으로 전직과 함께 투잡스의 세계를 만나보자. 야간 대학원이나 방송통신대학, 각종 직무 교육 등도 당신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직장은 꿈의 무덤이지만 아직 당신에게는 아니다.

7단계에는 특히 주먹구구식 투자를 넘어 이른바 가치주 투자의 핵심 전략이 담겨 있다. 불확실한 일주일 뒤를 내다보지 말고 확실한 10년 뒤를 내다볼 것, 이것이 바로 20대의 재테크가 부자 아빠의 일확천금식 재테크와 차별화 되는 지점이다. 어떤 투자가 더 성공확률이 높은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도 좋다. 지적인 모험을 즐기는 투자자라면 선물 시스템 트레이딩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확실한 1%의 수익을 찾는 방법, 과거 데이터를 활용해 간단한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밀고 나갈 뚝심과 최소한의 기본 투자자금만 있으면 충분한 투자 비법이 소개돼 있다.

그러나 8단계 전략을 읽기 전에는 결혼할 엄두도 내지 않는 게 좋다. 머니플랜의 관점에서 결혼의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결혼 비용과 자금 마련 전략을 살펴본다. 결혼하고 난 다음에는 3년 안에 종자돈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9단계 전략으로 대망의 내집 마련 전략을 다룬다. 가격이 오를만한 아파트를 고르는 방법과 모기지론을 활용, 집값의 20~30%만 내고 내집을 마련하는 비법이 담겨 있다. 내집 마련은 물론 빠를수록 좋다.

마지막으로 10단계 전략, 노후 대책도 빼놓을 수 없다. 장기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올려줄 수 있는 투자대상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한달에 100만원씩 투자해서 59만6천원씩을 벌어들이는 정액 분할 투자의 놀라운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액분할 투자는 바닥을 정확히 짚어 가장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손쉽게 두배, 세배, 10배를 버는 그런 재테크는 세상에 없다. 크게 욕심부리지 말고 일년에 딱 20%만 먹겠다고 마음먹고 뛰어들어서 10년씩, 적어도 2~3년씩 묻어둘 용기와 배짱, 자신감, 여유가 없으면 재테크는 엄두도 내지 말 것. 무엇보다도 20대의 가장 확실한 재테크는 자기 계발이라는 사실, 그러나 돈이 없으면 꿈도 없다는 사실을 함께 명심해야 한다. 꿈을 이루려면 일찌 감치 머니플랜을 세우고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라. 결코 젊음과 열정을 마냥 흘려보내지 마라. 당신의 꿈은 철저하게 계산되고 계획돼야 한다.

김호준, 이원재, 이정환.

1부
꿈은 계산되어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오만의 치장일 뿐이다. 언젠가는 재가 된다." / 시몬느 베이유.

꽃은 10일을 가지 못하고 젊음은 10년을 가지 못한다. 당신의 희망과 열정, 미래는 하루가 다르게 감가상각된다. 이제 당신 인생의 대부분이 앞으로 몇년 안에 결정된다. 하루라도 빨리 당신은 돈에 눈뜨고 당신의 꿈에 한발자국 다가서야 한다. 꿈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돈이 없으면 꿈도 없다. 조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철저하게 계획하고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한다. 당신의 꿈은 계산되고 계획되어야 한다.

2부
1억원에 도전한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꾸자." / 체 게바라.

가슴은 따뜻하게 머리는 차갑게, 당신은 훨씬 더 큰 꿈을 꾸어야 한다. 1억원은 당신의 불가능한 꿈을 현실에 이루기 위한 이른바 시드머니(seed money)가 될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 평생을 쏟아붓고 젊음을 모두 탕진할 필요는 없다. 현실을 딛고 일어서되, 현실에 타협할 필요도 없다. 돈이 필요하다면 돈을 벌어라. 젊음과 열정을 마냥 흘려보내지 마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라. 그때 꿈은 비로소 현실이 된다.

주식 투자자들이라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판결이 나왔다.

사상 최대의 주가조작 사건에 가담했던 회사 사장과 펀드매니저들이 대부분 집행 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난데 이어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이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이 항소심에서 기각된 것이다. 이번 판결은 특히 일련의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의 범위와 산정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문제의 사건은 2000년 7월 코스닥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

서울고등법원 민사1부(재판장 이성룡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김한수씨 등 주식 투자자 342명이 2000년 당시 세종하이테크 사장이었던 최종식씨 등 작전세력 8명과 대한투신증권 등 6개 법인을 상대로 낸 21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최씨 등의 시세조정 행위가 법에 어긋난 중대한 위법행위인 것은 분명하지만 주가가 의미있을 정도로 크게 움직인 것은 3일에 지나지 않고 그밖에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김씨 등 주식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코스닥 지수가 천정부지로 치솟던 무렵인 2000년 1월,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은 당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굵직굵직한 유명 펀드매니저들이 대거 가담해 전체 발행주식 75만주 가운데 15만주를 동원, 2000년 1월, 액면분할 이전 기준으로 11만원이던 주가를 33만원까지 끌어올린 희대의 주가조작 사건이었다. 그해 4월 작전세력들이 주식를 털고 나가면서 주가는 15만원까지 떨어졌고 뒤늦게 따라들어간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봤다. 당시 피해자는 4000여명, 피해금액은 3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사건은 그해 7월 검찰에 의해 적발되면서 코스닥 신규등록 종목의 이상 급등 현상에 종지부를 찍는 한편 발행시장을 얼어붙게 하는 등 시장에 큰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

그해 3월 코스닥 지수는 283.44까지 치솟았다가 5월 115.46까지 고꾸라졌다가 7월 들어 150선에서 힘겹게 반등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 무렵 터져나온 이 희대의 주가조작 사건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고 코스닥 지수는 걷잡을 수 없이 하락, 그 뒤로 150선은커녕 한번도 100선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은 우리나라 주식시장 역사에 길이 기록될 참담하고 부끄러운 사건 가운데 하나였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당시 작전세력들의 면면이었다. 이 회사 사장이었던 최종식씨는 세종하이테크가 코스닥 등록된 직후 당시 한양 증권 명동지점 부지점장이었던 이강우씨에게 주가를 끌어올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15억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이 돈으로 당시 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부 차장이었던 임홍렬씨에게 세종하이테크 주식 4만주를 사들이는데 대한 사례금으로 3억원을 건네는 등 6명의 펀드매니저에게 각각 1~3억원씩을 건넸다. 당시 주가조작에 가담했던 증권사와 투자신탁회사는 한국투자신탁증권을 비롯해 한양증권, 대한투자신탁, 랜드마크투자신탁, 국민은행, 삼성투자신탁 등 6개 회사에 이른다. 이씨와 이씨에게 청탁을 받고 자신이 운용하고 있던 펀드를 이용, 주식을 사들이고 사례금을 챙긴 6명의 펀드매니저들도 모두 구속 기소됐다.

임씨는 당시 2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던 한국투자신탁의 대표 펀드매니저였다. 심지어 임씨와 함께 구속 기소된 당시 대한투자신탁의 주식운용부 차장 백한운씨는 4년 연속 우수 펀드매니저로 선정됐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억대 연봉의 펀드매니저였던 백씨의 당시 운용규모는 6500억원에 이르렀다. 고객의 돈으로 작전에 가담하고 그 대가로 사례금을 챙긴 펀드매니저들의 모럴헤저드,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그러나 이들은 그해 12월 모두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났고 이듬해 1월 항고심에서도 이씨만 실형을 선고 받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한건하면 대박, 못해도 집ㅤㅎㅒㅇ유예"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주가조작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관대했다.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이같은 시세조종 범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미국의 경우는 최고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중범죄다.

이들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 소송까지 기각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자칫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조작으로 입은 손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심각한 판결이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법원은 김한수씨 등 주식투자자 280명이 이들 작전세력들과 이들이 소속된 투자신탁회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1억125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법원은 한국개발원 교수들에게 감정을 의뢰, 시세조종이 없는 상태에서 기준주가를 산정하고 기준주가와 매입가의 차이를 계산, 피해액을 산정했다. 손해배상액은 투자자들의 책임을 일부 인정 피해액의 70%로 산정됐다. 당시 최철 부장판사는 "김씨 등 투자자들에게도 회사의 경영상태나 재무실적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원고의 과실책임을 인정했다. 당시 이 판결은 사상 최대의 주가조작 사건에 걸맞는 사상 최대의 주가조작 배상판결이었다.

그러나 지난 16일 법원은 이 사건의 항소심에서 결국 원심을 뒤엎고 김씨 등 주식투자자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부 이성용 부장판사는 "1심 재판에서 산정한 손해배상액 감정결과는 액면분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하고 추정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설정하는 등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하이테크는 작전이 막바지에 이르던 무렵인 2000년 2월 11일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한다. 그날 주가는 18만6천원에서 20만8천원까지 상한가로 치솟고 개인투자자들은 앞뒤 안가리고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코스닥 열풍이 한창이던 당시만 해도 액면분할 발표는 유동성이 늘어난다는 이유만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호재가 됐다. 심지어 액면분할 테마까지 형성할 정도였다. 이 부장판사는 당시 세종하이테크 주가의 이상 급등이 단순히 주가조작 뿐만 아니라 이같은 액면분할 효과나 당시 시장 분위기 등 외부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결국 재판부는 작전세력이 주가를 흔들었던 석달 남짓한 동안 주가가 정상적인 주가보다 통계적인 의미를 가질만큼 높았던 날은 3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세조종의 배상책임을 규정한 증권거래법 188조 5항에는 배상액의 산정방식에 대한 규정이 없다. 재판부가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은 다음 세가지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먼저 투자자가 실제 지급한 금액과 처분 가격의 차이를 산정하는 '실손해 산정방식', 그리고 시세조종 행위가 없었을 경우 매수할 수 있었던 가격과 실제 매수한 가격의 차이를 산정하는 '정상주가 차액 산정 방식', 마지막으로 시세조종 행위를 중단하기 직전과 중단한 이후의 주가의 차이를 선정하는 '선순환 종료시 주가 차액 산정방식' 등이다. 그러나 첫번째 방식은 처분시점이 언제인가에 따라 손해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고 세번째 방식은 시세조정 기간에 매수와 매도가 끝난 매매에 대해 적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재판부는 결국 매수시점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정상주가 차액 산정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부분에서는 1심 재판부에 동의하면서도 정상주가를 계산하는 부분에서 판단이 엇갈렸다. 그리고 실질적인 손해를 입증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결국 한푼도 배상을 받지 못하게 됐다. 문제가 된 액면 분할은 2000년 2월11일 공시 때는 상한가까지 주가를 끌어올렸다가 정작 액면분할 이후 거래 첫날인 그해 4월10일에는 하한가까지 주가를 끄집어 내렸다. 재판부가 주목한 부분도 이 부분이다. 작전세력의 부정한 손을 타기는 했지만 세종하이테크 주가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은 결국 호들갑스러운 투자자들 탓이라고 보는 게 맞다. 뛰는 말에 올라타랬다고 액면분할의 호재만 믿고 앞뒤 안가리고 뛰어든 투자자들의 책임이 크다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 작전세력이 끼어들어 한몫을 단단히 챙겼다고 한들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 결국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이 져야한다는 결론이다.

세종하이테크는 지난 92년 세종산업으로 시작해 97년 세종으로 사명을 바꿨다가 코스닥 등록을 앞둔 99년 7월 세종하이테크로 다시 바꿨다. 주가조작 사건을 겪고 난 뒤 2001년 소너스마린에스에이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다시 소너스테크놀로지스로 사명이 바뀌었다가 최대주주가 다시 인지컨트롤스로 바뀌면서 인지디스플레이로 바뀌었다. 10년 사이 이름을 다섯번이나 바꾼 기구한 운명이다. 10월22일 현재 주가는 주가조작 당시의 10분의 1 수준인 1만6350원에 머물러 있다.

이정환 뉴시스 사회부 기자 top@leejeonghwan.com


그래프 / 2000년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 당시 주가 움직임.

그래프 위에 설명을 써주세요.

12월14일 코스닥 신규 등록, 16일 연속 상한가.
1월13일 13만1천원 바닥 부근에서 주식 매집 시작 .
2월11일 액면분할 발표, 상한가.
3월31일 31만8천원 천정 부근에서 주식 매도 시작.
4월10일 액면분할 후 첫 거래, 하한가.


상자 / 집단소송제가 대안이다.

세종하이테크 사례에서 보듯이 주가조작에 가담한 작전세력들은 구속 기소되고도 대부분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나거나 고작 벌금을 무는데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가조작의 피해자 입장에서는 이들의 처벌도 처벌이지만 손해배상이 더 중요하다. 문제는 주가조작 사실이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에 의해 적발되기까지는 피해사실을 알 수 없는데다 피해를 알더라도 엄청난 소송 비용을 혼자 감당하기 부담스럽고 정작 소송을 내더라도 피해금액을 입증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세종하이테크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이 항소심에서 기각되면서 지금까지 내려진 가장 큰 주가조작 손해배상 판결은 1997년 11월 대한방직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이 됐다. 2000년 12월 서울고등법원 민사12부(재판장 오세빈 부장판사)는 사건 발생 전 과거 3년간 최고주가를 산출하고 이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산 투자자들에게 그 매입가격의 차이만큼을 산정, 주식투자자 12명에게 2억12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 판결은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손해배상을 인정한 첫 판결이면서 사실상 유일한 판결이 됐다.

주가조작 배상판결과 관련해 관심을 끄는 제도가 바로 집단소송제다. 집단소 송제가 도입되면 기업의 주가조작이나 허위공시, 분식회계 등으로 손해를 본 소액주주들 가운데 누구든 한사람이 대표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서 승소하면 같은 피해를 본 나머지 투자자는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재판의 결과가 소송을 낸 당사자에게만 적용됐다.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그동안 엄청난 소송 비용 때문에 쉽게 소송을 내지 못했던 소액주주들도 얼마든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물론 기업들은 소송 남발과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집단소송법의 도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경우 집단소송을 당한 기업의 주식 시가총액이 지난해 기준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나 줄었다는 통계도 이런 맥락에서 인용된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제기된 집단소송은 모두 224건으로 전년대비 31%나 늘어났다. 더 곤란한 문제는 판결이 나기도 전에 소송에 휘말렸다는 뉴스만으로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도 흔하다는데 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이 집단소송제의 도입을 꺼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집단소송제의 도입 여부는 소액주주들의 권익보호와 기업의 이익대변 가운데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이냐에 달려 있다. 분명한 것은 집단소송제가 개인 소액투자자들에게 주가조작이나 허위공시, 분식회계 등 기업의 횡포에 저항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는 사실이다.

" 라면 상자에는 2억원, 그보다 좀 더 큰 사과 상자에는 3억원이 들어갑니다. 그렇게 2억~3억원씩 1억원 단위로 담긴 상자를 승용차 조수석과 뒷좌석, 트렁크 등에 나눠서 18~19개씩 실어다 건네줬습니다. 그렇게 5차례, 모두 200억원이었습니다." (전동수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 사장의 증언)

200억원이면 1만원권 지폐 200만장, 100만원씩 묶어놓아도 2만다발이다. 라면 상자 하나에 차곡차곡 잘 쌓으면 200다발이 들어간다고 한다. 헌돈 1억원의 무게가 12kg이 넘으니까 한상자의 무게는 25kg 정도 된다고 보면 된다. 200억원이면 모두 100상자, 2.5톤 트럭 한대를 가득 채울 분량이다.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대충 이렇다.

2000년 1월 신라호텔 커피숍에서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을 만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대북 사업은 잘 되느냐"고 묻는다. 별명이 '열마디'일 정도로 말수가 적은 정몽헌은 "어렵습니다"고만 대답한다. 권노갑은 "민주당이 잘 돼야 대북 사업도 잘되지 않겠느냐"며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정 회장이 좀 도와달라"고 말하고 정몽헌은 머리를 조아리며 "네, 알겠습니다"고 대답한다. 이어 권노갑은 자금 관리인인 김영완씨가 시키는대로 하라며 자리를 뜨고 김영완은 정몽헌에게 3천만달러를 요구한다.

이 상황은 한달뒤에 똑같이 재연된다. 2000년 2월 권노갑은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말을 한 뒤 자리를 뜨고 김영완은 총선 준비 문제로 200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네사람 가운데 두사람은 이제 우리나라에 없다. 정몽헌은 죽고 김영완은 미국에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남아있는 두사람, 이익치와 권노갑의 주장은 크게 엇갈린다. 권노갑은 이익치의 주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지어낸 이야기"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권노갑이 받은 것으로 알려진 돈은 3천만달러와 200억원,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모두 600억원에 이른다. 현대 비자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역시 이익치의 증언에 따르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도 2000년 4월 프라자호텔 커피숍에서 현대 그룹의 대북사업이 잘 되도록 도와주겠다며 150억원을 건네받았다. 이익치는 정몽헌의 지시를 받고 1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 150장을 봉투에 담아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박지원은 이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박지원은 이 양도성 예금증서를 사채시장에서 현금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좀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98년 금강산 유람선 사업을 계획하던 현대아산은 여행 경비를 한사람 앞에 1300달러로 할 계획이었는데 정부가 나서서 1000달러로 낮추라고 요구했다. 부담을 줄여서 한사람이라도 더 많이 다녀올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대신 정부는 유람선에 카지노와 면세점을 만들 수 있도록 허락해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은 울며겨자먹기로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지부진 지켜지지 않았고 막상 사업이 시작되고 뚜껑을 열어보니 금강산 유람선 사업은 하루 3억원 이상 적자가 나는 골치덩어리가 됐다. 한달이면 적자가 무려 100억원, 1년이면 1천억원을 넘어설 판이다. 이 정도면 대북 사업에 모든 것을 올인했던 현대 그룹과 정 회장으로서는 안달이 날 법도 했다. 몇백억원 뒷돈이라도 먹여서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야 했다.

게다가 2000년 4월 무렵, 현대 그룹은 북한에 3억5천만달러를 주기로 약속해놓고 돈이 없어서 쩔쩔매는 상황이었다. 금강산 유람선 등 대북 사업을 의욕적으로 시작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북한의 요구는 꽤나 부담스러웠다. 현대 그룹은 당시 북한에 보낼 돈은커녕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 유동성 위기에 그룹 전체가 흔들거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자칫 제 2의 IMF 사태, 제 2의 대우그룹 부도 사태로 번질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돈이 없어 쩔쩔매기는 당시 김대중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은 정상회담을 해줄테니 1억달러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아무리 대통령이라 한들 어떻게 쥐도 새도 모르게 당장 1억달러를 만들 수 있겠는가. 제대로 절차를 밟아서 남북교류 협력기금이라도 받았으면 좋겠지만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야당에서 딴지를 걸게 뻔했다. 문제는 여기서 더 커졌다.

현대 그룹은 정부 관계자 누군가의 부탁 또는 요구를 받고 정부가 보내기로 했던 1억달러까지 덤태기를 써서 모두 4억5천만달러를 만들어 북한에 보낸다. 현대 그룹은 아마도 그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산업은행에서 그 큰 돈을 대출 받는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을 모아보면 그 누군가는 아마도 박지원일 가능성이 크다.

대북 송금 사건의 관계자들은 지난 9월 재판에서 모두 실형과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대북 송금이 대통령의 초법적 통치 행위와 관계 없는 불법 행위라는 판단을 내렸지만 구체적인 범죄 경위와 정황을 밝혀내지는 않았다. 대북 송금 사건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정리해보면 현대 그룹이 물밑에서 만들어 여기저기에 건넨 돈은 4억5천만달러와 3천만달러, 그리고 200억원과 150억원, 환율 1300원 기준으로 모두 6590억원에 이른다. 4억5천만달러는 어차피 부실 대출이니, 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대주주인 정부가 떠안을 몫이고 200억원과 150억원은 각각 현대상선과 현대건설이 떠안을 몫이다. 3천만달러의 출처와 행방은 밝혀지지 않았다.

아직 권노갑과 박지원은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도 돈이 정몽헌에게 나와 이익치를 거쳐 김영완까지 흘러들어간 사실은 확인했지만 정작 그 돈이 권노갑이나 박지원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은 아직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증언을 해줄 김영완의 행방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권노갑이나 박지원이 이 돈을 정말 받았는가 여부와 관계없이 현대 그룹이 경영 실적과 회계 장부를 조작하고 엄청난 비자금을 만들어 누군가에게 건넨 것은 이제 분명해 보인다. 김재수 현대건설 부사장은 "정 회장의 지시로 건설공사 대금을 가불하는 것처럼 꾸며 150억원의 자금지출결의서를 만들어 1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 150장을 구입해 이익치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충식 현대상선 사장도 "정 회장의 지시로 용선료와 화물선적비 등 지출이 발생한 것으로 꾸며 허위전산전표를 만들어 현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과 현대상선의 직원들도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 죽은 정몽헌의 진술서에도 그렇게 나와있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5조4433억원, 영업이익은 1954억원, 당기순이익은 192억원에 이른다. 현대상선도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5조659억원, 영업이익은 540조 적자, 당기순이익은 1483억원 정도다. 이제 이 회사들의 재무제표를 어디까지 믿어야할까 가늠할 수 없지만 수백억원의 비자금은 이 정도 규모 회사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 비자금 사건이 충격적인 것은 이런 엄청난 일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는데 있다.

그러나 그렇게 돈을 쏟아붓고도 현대 그룹은 뜻을 이루지 못했고 정몽헌은 갑자기 자살해버렸다. 권노갑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익치는 정몽헌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익치는 "왜 정 회장의 빈소에 가지 않았느냐"는 권노갑 변호인의 질문에 "개인 사정상 빈소에는 가지 못했지만 나중에 산소를 찾아 성묘를 했다"며 울먹였다.

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현대 그룹과 사이가 벌어져 이번 수사 과정에서 검찰에 협조, 결정적인 수사 단서를 제공했다는 추측을 낳고 있는 이익치의 눈물은 이 사건의 성격을 설명해준다. 수백억원의 뒷돈이 건너갔지만 결국 현대 그룹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회장은 죽고 대북 사업은 정당성과 사업성을 모두 잃었다. 어디로 갔는지 돈을 받은 정치인들은 모두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

흔히 건설업과 조선업은 회계가 불투명한 대표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발주에서부터 최종 납품까지 몇년씩 걸리는데다 비용 산정이 어려워 회계장부를 조작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3년 뒤에 완공될 아파트의 매출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실적을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때 수출의 역군을 자임했던 종합상사들도 이제 대표적인 부실 산업 가운데 하나로 전락했다. 계열사들끼리 거래를 주고 받으면서 매출을 만들어내거나 해외 매출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그룹 계열사들의 부실을 떠안고 그 부실의 상당부분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음을 현대 비자금 사건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SK비자금 사건도 마찬가지다. 비자금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현대건설과, 현대상선, 그리고 SK글로벌이었다.

검찰은 이익치는 물론이고 김충식과 김재수, 전동수 등 횡령과 뇌물공여 등 혐의가 명백한 현대 그룹 관계자들은 조금도 건드리지 않았다. 거물급 정치인들이 줄줄이 말려든만큼 사안이 워낙 심각한 탓도 있겠지만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기업 비자금의 실체가 두렵기 때문일 수도 있다. 드러난 것이 전부라고, 현대와 SK에 국한된 사례라고 도대체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결국 검찰은 비자금 사건의 실체를 건드리지 않고 몇몇 정치인을 구속하는데서 끝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몇몇 정치인들은 법정에서 증거 부족으로 집행유예 정도를 받고 풀려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악순환은 계속 된다.

"한명의 천재가 1만명, 10만명을 먹여 살린다." 이건희 회장의 이른바 천재 육성론은 삼성그룹 제2기 신경영의 핵심 키워드다.

삼성그룹이 신경영을 선언한 것은 1993년 6월. 이건희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다소 도발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변화를 독려했다. 이 회장은 당시 삼성을 말기 암 환자라고 혹평하며 변화와 개혁을 주문했다. 삼성그룹은 그뒤 지난 10년 동안 D램과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모니터, 휴대전화 등에서 세계 1위 제품을 만들어내면서 1위 기업으로 우뚝섰다.

그런 삼성이 제2기 신경영을 도입하면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이 핵심 인재 확보, 이른바 천재 육성론이다. 세계 일류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성패는 핵심 인재 확보에 달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핵심인재 확보야말로 5∼10년 후를 주도할 성장엔진인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고 세계 일류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우선적인 해결책이라는 인식에서다. 핵심인재 영입은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컨베이어벨트에 수십명, 수백명이 매달려 물건을 만들고 있지만 앞으로는 천재급 인재 한명이 제조공정 전체를 대신할 날이 올 것이다. 실제로 빌 게이츠가 소프트웨어 하나를 개발하면 1년에 수십억달러를 간단히 벌어들이고 수십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빌 게이츠라는 천재 한사람이 세계 최고의 지식기업을 만들었고, 인류의 생활 판도를 바꾼 것이다."

삼성전자는 2002년 기준 등기 임원 14명에게 368억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이 가운데 사외이사 7명에게 지급된 3억4910만원을 빼면 이건희 회장과 윤종용 부회장,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이윤우 사장, 진대제 전 사장 등 대표이사 사장급 CEO 7명이 지난해 받은 급여 총액은 364억 5000만원. 1인당 평균 52억원꼴로, 월평균 4억3000만원씩을 받은 셈이다.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옮겨간 진 전 사장이 포기한 스톡옵션이 무려 100억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들 임원들의 급여는 그야말로 일반 직원들의 수천배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삼성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에서 이제 핵심 인재 확보는 가장 화두다. 그런 핵심 인재에게 기업은 10배, 100배의 연봉을 아낌없이 지급한다.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평생 쥐꼬리 월급에 시달리며 살다가 이른바 '사오정(40, 50대 정년)' 시대를 못견디고 마흔줄에 퇴직해 내몰리는 가운데 어떤 사람은 탄탄대로를 치고 올라가 남들보다 수백, 수천배를 받는 억대 연봉의 직장인이 된다. 이들의 운명은 어디서 엇갈리는 것일까. 첫직장의 설레임과 야망으로 가슴벅찬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지금은 '샐러리맨의 우상', '18억원 연봉의 사나이'로 불리는 휠라코리아 윤윤수 사장도 처음에는 해운공사 말단 직원이었다. 운이 좋았다면 1970년 당시는 한창 종합상사가 기업의 꽃으로 불리던 그야말로 수출 중흥 시대였고 믿을 건 영어실력 하나밖에 없었던 그는 전세계를 넘나들며 무역 실무를 배울 수 있었다.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올라탄 셈이다. 미국 최대의 유통업체 J.C.페니로 옮겨간 윤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만든 전자레인지를 미국에 들여다 팔았다. 삼성전자의 미국 진출 성공 뒤에는 J.C.페니 '진윤(윤 사장의 영어이름)'의 숨은 역할이 컸다.

그렇게 10년 가까이 현장 경험을 쌓은 윤 사장은 1984년 귀국해 운동화 제조업체 화승에서 수출담당 이사를 맡게 된다. 미국에 직접 수출을 하면 이익이 늘어날 거라고 판단한 그는 과감하게 중간 무역상을 없애고 직접 영업을 뛰겠다고 나섰다. 미국 바이어를 만나 수백가지 샘플을 보여주고 설득하는 것은 물론 싫다는 바이어를 공항까지 따라가 샘플을 늘어놓고 공항 로비에서 신발 전시회를 벌인 일화는 유명하다.

그런 열정이 휠라코리아 사장으로 취임하던 이듬해 매출신장률 274.3%를 기록하게 만들었다. 휠라코리아는 해마다 평균 30% 이상의 매출신장률을 달성했다. 2003년 기준 휠라코리아의 매출은 2074억원, 영업이익은 265억원이다. 전세계 휠라 지사 가운데 가장 높고 외형으로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다.

2000년 9월 호주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에서 공동입장하던 남북한 선수들에게 휠라 상표가 선명하게 찍힌 유니폼을 입힌 것도 윤 사장이다. 엔리코 후레쉬 휠라그룹의 전 회장은 "휠라가 태어난 곳은 이탈리아지만 휠라가 꽃피운 곳은 한국"이라고 휠라코리아의 성과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윤 사장은 2003년 6월 MBO(내부경영자 인수) 방식으로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 휠라 본사를 인수했다. 지사가 외국 본사를 인수한,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사람들은 특별한 성공 비결이 있는 줄 알지만 별 것 없습니다. 샐러리맨에게 성실만한 성공 요인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물론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죠. 저는 직장생활할 때나 사업체를 운영할 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성실은 제가 갖고 있는 최고의 무기였죠," 그는 새벽 5시 기상, 아침 7시30분까지 출근, 8시 각 팀장들과의 회의, 9시30분 주요 회의내용과 각종 정보를 전 사원과 함께 공유하는 오전 일과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킨다. 전날 밤의 숙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거나 외국 출장 중인 경우 전화를 통해서라도 오전 스케쥴만은 철두철미하게 완수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 역사에 한획을 그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과거도 윤 사장만큼이나 드라마틱하다.

아직 주식시장이 주목받기 전인 1984년, 이승배 당시 동양증권 영업상무(현 한셋투자자문 사장)은 어처구니 없는 입사 지망자를 만난다. 난데 없이 찾아와 날 쓰라고 윽박을 질러대는데 정말 어이가 없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다른 증권사 가면 과장을 준다는데 네 밑에서 배우고 싶어 왔다"는 거다. 관심없어서 가라고 내�

주거래 통장을 만들어라.

피그말리온은 시프러스의 왕이다. 조각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던 피그말리온은 어느날 대리석을 깎아 아름다운 여자를 조각하고 갈라티아라고 이름을 붙인다. 피그말리온은 갈라티아를 사랑하게 된다. "이건 조각일 뿐이다." 마음을 다져보지만 이미 피그말리온에게 다른 현실의 여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현실을 모방했는데 현실보다 더 아름다운, 그래서 현실을 사랑할 수 없게 만드는 치명적인 거짓 아름다움. 한번 사랑에 빠지면 파멸로 치닫는 수밖에 없다. 모든 걸 다 가졌던 피그말리온은 결국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돈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은 평생을 돈을 버는데 쏟아붓는다. 모든 젊음과 열정을 쏟아붓고 집과 자동차와 얼마 안되는 돈을 손에 쥐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다. 결코 돈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는 걸 사람들은 흔히 너무 늦게 깨닫는다.

"돈은 인간의 노동과 생산의 양도된 본질이다. 돈은 인간을 지배하며 인간은 돈을 숭배한다." (칼 마르크스)
"돈은 바닷물과 같다.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아르튀르 쇼펜하우어)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부자 아버지는 어느날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고 하고선 동네 구멍가게에서 한시간에 10센트짜리 일을 시킨다. 하품이 날만큼 한심한 일에 지쳐 일을 그만두겠다고 할 무렵, 부자 아버지가 그를 부른다. "봐라, 많은 어른들은 먹고 살려고 어쩔 수 없이 그런 일을 한단다. 그 사람들에게 10센트를 12센트로 올려주거나 선심쓰듯 20센트나 30센트로 올려준다고 해도 그 사람들의 인생은 달라지지 않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도 평생 청구서와 빚에 쫓겨다니면서 살지. 너는 어떻게 살 거니." 대충 이런 이야기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발상은 사뭇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주인공은 부자 아버지에게 돈 버는 방법을 배우기로 한다. 많이 배웠지만 성실하고 그만큼 가난한 아버지를 버리고 못배웠지만 부자인 친구의 아버지를 아버지로 모시기로 한다. 이 책은 부자 아빠 신드롬과 함께 사람들에게 조급증을 불러일으켰다. 아들에게 버림받는 아버지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조급증이다. 로버트 기요사키가 언젠가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멀리하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것은 가난한 것에 대한 핑계일 뿐이다. 가난하게 살고 싶으면 계속 핑계를 대면 된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주는 교훈은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별 수 없이 천박하고 역겹다. 이 책은 땀흘려 일하는 성실한 사람들을 비웃고 얼치기 자본가의 헛된 환상을 부추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박을 터뜨릴 주식을 고르거나 값이 두배로 뛰어오를 부동산을 찾느라 난리법석을 떤다. 누가 뭐로 얼마를 벌었다더라는 솔깃한 소문이 넘쳐난다. 이 정도면 고지식하고 가난한 아빠는 아들에게 버림을 받아도 싸다.

이진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비판한 책, '부자 아빠의 진실게임'에서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는 컵라면 같은 인스턴트 재테크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노력없이 큰돈을 쉽게 버는 마술 같은 재테크 전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파멸과 몰락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부채를 쌓지 말고 자산을 쌓으라고 이야기한다. 빚을 내 집을 사놓고 평생을 빚 갚는데 쫓기지 말고 남는 돈이 있으면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해서 자산을 늘리라는 이야기다. 월급을 올려달라고 생떼를 부리지 말고 적은 월급이나마 굴려서 직접 돈을 만들어 내라는 이야기다. 결국 돈의 지배를 받지 않으려면, 그리고 돈에서 자유로우려면 어떻게든 부자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로버트 기요사키는 사람들을 일확천금의 환상에 들뜨게 할뿐 정작 중요한 본질은 놓치고 있다. 행복은 결코 일확천금의 재테크로 이뤄지지 않는다. 돈은 피그말리온의 갈라티아처럼 현실을 모방한 거짓된 아름다움일 뿐이다. 사랑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라. 결코 돈을 버는데 평생을 다 쏟아붓지 마라. 가난한 아빠를 벗어나려고 로또 따위에 막연한 희망을 거는 아빠는 결코 존경받는 '부자 아빠'가 될 수 없다.

부자 아빠 신드롬은 간과하고 있지만 재테크의 기본은 결국 저축이다. 일단 돈이 어느정도 모여야 주식을 하든 부동산을 하든 할 것 아닌가. 일확천금의 환상을 쫓기 앞서 저축하는 습관과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 부자 아빠 신드롬에 휩쓸릴 때가 결코 아니다.

사회의 첫발을 내디딘 당신은 이제 인생 전반의 재테크 계획을 짜야 한다. 지금은 돈 버는 재미에 빠져있겠지만 앞으로 돈 들어갈 일이 수두룩하다. 결혼과 내집마련, 한발 더 나아가 자녀들 교육과 노후 대책까지, 지금부터 수입과 지출 관리를 시작하지 않으면 언젠가 후회할 일이 반드시 생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2003년 기준 신혼부부 4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결혼 비용은 9088만원에 이른다. 전체 결혼 비용의 절반이 넘는 6226만원(68.5%)이 주택자금이고, 혼수에 1819만원(20%), 피로연과 신혼여행 등 결혼식 비용에 1043만원(11.5%)이 들었다. 내집 마련도 천차만별이지만 종자돈으로 5천~1억원은 확보해야 한다.

사회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 때부터 저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면 급여의 50% 이상은 무조건 저축한다고 생각해라. 철저한 절제와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또 왜 돈을 모으려고 하는가,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나중에 대출이라도 제대로 받으려면 지금부터 주거래 은행을 만들어 놓고 실적을 꾸준히 쌓아가는 게 좋다.

요즘은 가뜩이나 은행들도 비용절감 차원에서 우수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 안되는 고객들은 홀대하는 추세다. 은행들은 이제 거래 실적과 평균잔고, 은행에 대한 수익 기여도 등에 따라 우대고객을 선정하고, 이들에 대해서만 금리 우대서비스, 외국환거래 우대서비스, 각종 수수료 우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조만간 일정 금액 이하의 예금 고객들에게는 이자를 주지 않거나 오히려 비용을 청구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게다가 똑같은 돈을 맡기거나 빌려도 적용 금리가 다르고, 수십 가지에 이르는 수수료 비용도 다르다. 뿐만 아니라 우수 고객에게는 무료 법률 상담이나 세무, 자산운용 컨설팅 서비스 등과 함께 여행상품 할인서비스 등 부가서비스까지 제공된다. 주거래 은행의 필요성은 그 어느때보다도 더욱 커졌다.

주거래 은행은 급여가 자동이체되는 은행이면 좋고, 무엇보다도 앞날을 대비해서 대출 금리가 낮은 은행을 골라야 한다. 주거래 은행을 고르고 나면 모든 금융거래를 이곳으로 집중시킨다. 적금과 청약 통장은 물론이고 각종 공과금의 자동이체나 신용카드 결제, 인터넷 뱅킹과 텔레뱅킹까지 모두 한 은행에서 해결한다.

저축과 투자는 철저하게 구분하는 게 좋다. 애매하게 섞어 놓으면 관리도 어렵고 실적도 제대로 쌓이지 않는다. 이를 테면 언제든 꺼내써야 할 돈은 최대한 이자가 높은 통장에 넣어두고 그밖에 여유자금은 액수가 적더라도 만기가 일정하고 이율이 높은 자유적립식 예금이나 정기예금, 또는 신탁상품에 넣어 따로 관리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다. 자꾸 넣었다 뺐다 해서는 실적을 쌓기 어렵다. 다만 적금상품에 가입할 때에는 충분한 계획을 세워 중도에 해지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예비자금은 수시입출금식 상품이나 3개월 이상만 예치하면 언제 찾더라도 만기배당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단기추가금전신탁 등에 넣어두는 게 좋다.

소득공제 혜택도 따져봐야 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근로소득자로서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라면 연말정산시 연간 적립금액의 40% 이내에서 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의 혜택이 있다. 개인연금저축도 연말정산시 연간 적립금액의 100% 이내 최고 24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안타깝게도 개인연금저축은 2003년부터 신규가입이 안된다. 또 비과세 혜택이 있는 적립식 상품으로 근로자우대저축과 장기주택마련저축이 있는데 근로자우대저축도 2003년부터 신규가입을 받지 않는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금리가 연 5%대로 상대적으로 높다. 가입기간이 7~10년으로 다소 길지만 매년 불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가입 후 5년이 지나면 30년까지 장기주택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고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는 연말정산에서 적립금액의 40%(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은행마다 금리는 조금씩 다르지만 현재 6% 안팎이다. 분기당 1만∼30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낼 수 있다.

정기적금이나 신용부금 등 적립식 상품에 가입할 때는 세금우대 조건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단, 세금우대 상품은 모든 은행을 통털어 1인당 4천만원까지로 가입한도 제한이 있어 가입하기 전에 본인의 세금우대 가입한도를 잘 체크하여야 한다. 일반과세 상품은 16.5%의 세금을 떼지만 세금우대저축은 10.5%의 세율만 적용된다.

근로자우대저축의 대안으로 요즘은 상호부금이 인기다. 이 상품은 6개월에서 3년 정도의 기간에 목돈을 모으는 데 적합하다. 10.5%의 세율로 세금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금을 더 줄이고 싶다면 새마을금고와 농수협 단위조합에서 판매하는 정기적금에 가입하면 1인당 2천만원까지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농특세 1.5%만 부담하면 된다.

내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택청약통장도 필수다. 청약저축과 주택청약부금, 주택청약예금 3종류가 있는데 30평형대의 민영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주택청약부금에 가입하고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 및 민간건설 중형국민주택을 분양 받으려면 청약저축에 가입한다. 청약부금은 한달에 5만∼50만원까지 낼 수 있는데 가입 후 2년이 지나고 지역별 예치금액(서울 300만원) 이상을 내면 1순위 청약자격이 주어진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돈 들어갈데가 많으니 노후 대책도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은행에서 파는 연금신탁과 보험회사의 연금보험 등 연금저축이 좋다. 가입 기간은 대부분 10년 이상이고 만 55세 이후에 최소 5년 동안 나눠서 받을 수 있다. 연금에 붙는 세금은 이자소득세율(16.5%)보다 훨씬 낮은 5.5% 정도다. 연간 240만원 한도에서 적립금 전부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약을 생각해서 보험 가입도 필수다. 전문가들은 소득의 5~7% 정도를 보험료로 지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상자.
꿩 먹고 알 먹고 지수연동형 상품.

바야흐로 실질금리 제로 시대다. 연리 4% 1년 만기 정기예금에 1억원을 넣어둬도 1년 뒤에 이자는 기껏 334만원밖에 안된다. 한달에 27만8300원이다. 은행에 맡겨두자니 못내 아쉽고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겁도 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렇다면 지수연동형 상품이 딱 맞다.

지수연동형 상품의 가장 큰 매력은 원금보장 조건에 있다. 주가가 오르면 오르는 대로 이익을 내면서 주가가 빠질 때도 원금을 보장해준다니 이 얼마나 환상적인 금융상품인가.

지수연동형 상품은 투자자가 맡긴 돈 가운데 원금은 정기예금(주가지수연동예금)이나 채권(ELS)에 집어넣어 조금도 건드리지 않고, 거기서 나온 이자를 주식이나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대신 이익의 40%만 수익으로 돌려준다.

예를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800일때 가입해 1억원을 집어넣었다면 종합주가지수가 1200까지 50% 오를 때 상승폭의 40%인 2천만원을 받을 수 있다. 설령 주가가 빠지더라도 원금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주가가 400이나 200까지 빠져도 원금은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 주가가 더이상 빠지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 때 들어가는 게 좋다. 종목을 고르느라 골머리를 앓을 필요도 없고 주가가 빠질 때마다 절망할 필요도 없다. 은행이자보다 적어도 서너배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2003년 10월 주가연동형상품 'KB리더스정기예금 KOSPI200'의 가입자들에게 가입한 뒤 6개월 뒤에 연 8.75%의 금리를 지급했다. 이 상품은 6개월 단위로 종합주가지수가 5%만 올라도 연 8.75%를 준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의 2003년 8월 '매직터치 전환형 단위금전신탁'도 연 9.3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 상품은 종합주가지수가 한번이라도 30%이상 오르면 목표 수익을 준다.

지수연동상품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은행에서 파는 지수연동예금(ELD), 둘째, 5개 증권회사(삼성, LG, 대우, 굿모닝신한, 동원)에서 파는 지수연동증권(ELS), 마지막으로 투자신탁운용회사에서 파는 지수연동펀드(ELF 또는 ELS펀드) 등이다.

좀더 욕심을 부린다면 원금보장 비율을 낮춘대신 기대수익을 확 높인 상품도 있다. 100% 원금 보장이 아니라 90%만 보장되도 괜찮다면 지수 상승폭의 40%가 아니라 많게는 90~140%까지 이익으로 돌려주는 상품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도 90%는 보장 받으면서 주가가 오를 때 큰 수익을 낼 수 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다.

주가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온갖 이유에 따라 쉴새 없이 오르락 내리락 거린다. 그 누구도 주가를 정확히 예측하지는 못한다. 그런 시장의 시스템을 이해한다면 설령 주가를 예측하지 못하더라도 돈을 벌 방법이 있다. 여기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주식 투자전략을 소개한다. 이른바 정액분할 투자다.

적금을 부어 펀드에 집어넣을 돈을 만들지 말고 아예 펀드에 돈을 쌓아나가라. 적금을 붓듯이 달마다 일정한 금액을 펀드에 집어넣는 투자, 그게 바로 정액분할 투자다.

정액분할 투자를 하면 주가가 쌀 때는 똑같은 돈을 주고도 훨씬 많이 사게 되고 비쌀 때는 적게 사게 된다. 자연스럽게 평균 매수단가가 낮아지게 된다. 바닥을 정확히 짚어서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까 나누어서 사라는 이야기다. 정액분할 투자는 우리나라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더 잘 먹힌다.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 한다는 이야기는 싼 가격에 주식을 살 기회가 더 많다는 이야기도 된다.

최초에 투자한 가격을 기준으로 동일한 비율(±60%)의 상승과 하락을 1회 반복하고 24개월 만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매달 초 일정금액을 투자했다면 24개월 뒤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누적수익률은 15.9%에 이른다.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연 7.5%짜리 정기적금(단리)를 24개월간 부은 투자자가 거둘 수 있는 수익률(복리 7.8%)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놀랍지 않은가.

정액분할 투자의 성과는 쉽게 검증할 수 있다. 어느 펀드나 크게 차이는 없지만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의 템플턴그로스주식1 펀드를 예로 들어보자. 배당을 감안해 환산기준가로 계산했다. 2000년 1월부터 2003년 8월까지 44개월 동안 달마다 마지막 날에 100만원씩 집어넣는다고 놓고 수익률을 뽑아보자.

2000년 10월의 경우
종합주가지수 514.48
환산 기준가 830.94
10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좌수 1203좌

2002년 3월의 경우
종합주가지수 895.58
환산 기준가 2026.66
10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좌수 493좌

환산기준가가 830.94까지 빠졌던 2000년 10월에는 기준가가 싼만큼 이달에는 100만원으로 1203좌나 살 수 있다. 그러나 환산기준가가 2026.66까지 오른 2002년 3월에는 100만원으로 493좌밖에 살 수 없다. 기준가가 비쌀 때는 조금 사게되고, 쌀 때는 많이 사게된다. 그렇게 44개월 동안 모두 3만1626좌를 살 수 있다. 2003년 8월31일 기준으로 3만1626좌의 평가액은 기준가 1944.14원을 곱해 7023만4002원이 된다.

투자원금이 4400만원이니까 44개월만에 수익은 2623만4709만원, 수익률은 무려 59.62%다. 평균을 내보면 달마다 100만원씩 집어넣고 달마다 59만6243만원을 벌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놀라운 일이다. 같은 기간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943.88에서 759.47로 19.54%나 빠졌다.

<44개월 동안 투자한 결과>
(달마다 30일, 한달에 100만원씩 투자했을 때,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 템플턴그로스주식1)
평균매입단가 : 1217.95
투자원금 : 4400만원
총수익 2623만4709만원.
수익률 : 59.62%.
월 평균 수익 : 59만6243만원.

그래프를 살펴보자. 굵은 검은색 선이 환산기준가, 빨간색 선은 종합주가지수다. 주가가 빠질 때도 크게 잃지 않으면서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이 가파르게 늘어난다. 더 놀라운 것은 파란색 선, 평균매입 단가다. 쌀 때 많이 사고 비쌀 때 조금 사는 셈이니 평균매입단가는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2003년 8월 31일 기준으로 평균매입단가는 1217.95원에 지나지 않는다. 이날 환산기준가는 1944.14. 무려 1좌에 700원이상 싸게 사들인 셈이다. 이처럼 평균적으로 매입단가가 낮으니 기준가가 마구 떨어지지 않는 이상 이제부터는 그냥 돈을 긁어들이는 일만 남았다.

다들 주식을 바닥에서 사고 싶은 생각을 똑같다. 그러나 실제로 바닥을 제대로 짚어내기는 결코 쉽지 않다. 정액분할 투자는 바닥을 정확히 짚어 가장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정액분할 투자는 어떤 펀드나 크게 차이는 없다. 다만 믿을만한 투자신탁회사의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펀드를 고르는 게 좋다. 역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은 종합주가지수를 그대로 따라가게 만든 인덱스 펀드다. 정액분할 투자는 때가 없다. 주가가 빠질 때는 싸게 살 수 있으니 좋고 주가가 오를 때는 그 가격에 맞게 조금만 살 수 있으니 좋다. 어느 때든 적기다.

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주식 투자는 정액분할 투자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처럼 목돈을 모아 한꺼번에 주식을 사는 게 아니라 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주식을 산다. 정액분할 투자가 지난 10년 동안 미국 시장을 이끌어온 원동력이었다.

정액분할 투자 사례.
(달마다 30일, 한달에 100만원씩 투자했을 때,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 템플턴그로스주식1)

결과 :
평균매입단가 : 1217.95
투자원금 : 4400만원
총수익 2623만4709만원.
수익률 : 59.62%.
월 평균 수익 : 59만6243만원.

매수시점환산기준가평균매입단가누적수익
2000년 1월1091.71091.700원
2000년 2월957.481020.19-12만2946원
2000년 3월1058.301032.597만4703원
2000년 4월958.491013.01-21만5277원
2000년 5월903.58989.05-43만2097원
2000년 6월965.23985.00-12만435원
2000년 7월916.15974.54-41만9399원
2000년 8월972.05974.23-1만7876원
2000년 9월900.45965.44-60만5829원
2000년 10월830.94950.06-125만3815원
2000년 11월838.06938.66-117만8872원
2000년 12월808.53926.23-152만4931원
2001년 1월902.41924.36-30만8650원
2001년 2월961.31926.9051만9710원
2001년 3월949.62928.3834만3143원
2001년 4월954.80929.9942만6837원
2001년 5월1097.82938.43288만7422원
2001년 6월1136.52947.61358만8487원
2001년 7월1020.95951.20139만3205원
2001년 8월1063.08956.23223만4741원
2001년 9월1005.13958.45102만2694원
2001년 10월1102.78964.19316만2234원
2001년 11월1241.17973.64631만9891원
2001년 12월1415.99986.481044만9626원
2002년 1월1595.401001.771481만4493원
2002년 2월1753.641018.571876만3500원
2002년 3월2026.661037.682573만2621원
2002년 4월2002.721055.862510만9715원
2002년 5월1898.511072.272234만6192원
2002년 6월1812.551087.072002만1359원
2002년 7월1750.841100.521831만8334원
2002년 8월1743.941113.361812만3972원
2002년 9월1604.881123.791412만7138원
2002년 10월1570.131133.271310만6707원
2002년 11월1712.761144.331738만5862원
2002년 12월1530.581152.411181만3770원
2003년 1월1481.481159.371027만9936원
2003년 2월1492.661166.221063만6734원
2003년 3월1468.521172.41985만158원
2003년 4월1577.501179.981347만5366원
2003년 5월1671.531188.511666만2871원
2003년 6월1744.131197.591916만7357원
2003년 7월1846.431207.462275만5061원
2003년 8월1944.141217.952623만4709원


간접투자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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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개인 투자자들은 내내 안오르는 주식만 들고 있기 일쑤다. 주식 투자를 해본 사람들은 안다.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밥이다. 어설프게 덤벼들기 보다는 차라리 투자신탁회사의 간접 투자상품, 펀드에 가입하는 게 백배 천배 현명한 일이다. 일확천금은 자칫 깡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일이다.

펀드는 작지만 안정된 수익을 올려준다. 바야흐로 초저금리 시대 아닌가. 큰 욕심을 버리되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 정도에 만족할 수 있다면 이제 안정성과 수익성을 고루 갖춘 좋은 펀드를 고르는 일만 남았다.

표 - 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
표 - 수익률 상위 운용사.

삼성투자신탁운용의 성장형 펀드, '드래곤승천주식3-24'는 2003년 10월 기준으로 59.66%의 연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천만원을 넣어뒀으면 지금쯤 1500만원을 훌쩍 넘어섰을 거라는 이야기다. 당신이 아무리 주식 투자의 고수라고 한들 이 정도 수익을 내기는 정말 어렵다. 이게 바로 간접투자의 저력이다.

2003년 10월 기준으로 성장형 펀드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가운데 7개가 삼성투자신탁운용의 펀드다. 물론 삼성투자신탁운용은 비슷한 투자원칙을 갖는 펀드를 다른 이름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한꺼번에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회사 전체를 놓고 보면 삼성투자신탁운용의 지난 1년 수익률은 45.48%로 49.29%를 기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2위다. 지난해 10월 14일 종합주가지수가 614.27, 올해 10월 14일 종합주가지수는 766.52로 24.78% 올랐다. 이 회사들의 수익률은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두배 이상 따라잡은 셈이다.

이른바 간접투자는 여러가지로 직접투자보다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이것저것 알짜배기 주식을 골고루 사서 위험을 분산시킬만큼 당신에게 돈이 많은가. 하루종일 시장을 들여다 보고 연구할만큼 당신에게 시간이 많은가. 전문지식과 정보를 갖췄는가. 그렇지 않다면 전문가의 손을 빌려라. 대박을 터뜨리려는 꿈을 버리면 탄탄하고 안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여기에 있다.

간접투자는 증권투자를 전문으로하는 투자신탁운용회사나 자산운용회사에 돈을 맡기고 이 회사가 발행하는 수익증권을 사거나 뮤추얼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말한다. 직접투자의 10분의 1의 노력만 기울이면 된다. 펀드매니저는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아 알짜배기 종목을 골라 적당히 나눠서 투자한다. 몇군데서 크게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몇군데서 얻은 이익으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그게 이른바 포트폴리오다.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훌륭한 격언도 있지 않은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간접투자는 여러개의 계란 바구니를 함께 사는 것과 비슷하다.

간접투자는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로 나뉜다. 복잡하지만 상식적으로 알아두자.

수익증권은 투자신탁운용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끌어 모아 펀드를 만들 때 투자자들에게 출자비율에 따라 나눠주는 권리증서를 말한다. 투자신탁에 가입한다는 것은 이 수익증권을 산다는 의미다. 투자신탁운용회사가 돈을 잘 굴려서 이익이 나면 수익증권의 가격이 올라가고 적당한 때를 찾아 비싼 값에 팔면 그만큼 이익을 챙길 수 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판매수수료로 0.8%, 운용수수료로 0.2%, 그리고 이익이 나면 초과수익의 20%를 추가 수수료로 받는다.

뮤추얼펀드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아예 투자자들이 돈을 모아서 회사를 만든다. 회사는 회사지만 사무실도 직원도 없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다. 투자자들은 주주가 되고 이 회사가 투자를 잘 해서 돈을 벌면 배당금을 받는다. 보통 판매수수료로 0.96%, 운용수수료로 0.64%를 받고 초과수익이 나더라도 추가 수수료는 없다. 뮤추얼펀드는 수익증권보다 상대적으로 환매가 어렵다. 마음먹을 때 팔고 나오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장점이라면 좀더 공격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하고 회사의 주주인만큼 자산 운용내역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간접투자의 핵심은 어떤 회사의 어떤 펀드매니저에게 돈을 맡길까 하는데 있다. 형편없는 투자신탁운용회사와 못된 펀드매니저들도 얼마든지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수익률로 장난을 치거나 고객의 돈으로 작전을 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심지어 실적 좋은 펀드가 내다판 주식을 실적 나쁜 펀드가 비싸게 사들이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선뜻 돈을 맡기기에 앞서 과거 실적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좋다. 한국펀드평가나 펀드닥터, 모닝스타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펀드의 수익률과 운용사별 실적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 투자의 성격도 미리 결정해야 한다. 이를테면 수익성과 안정성에 대한 판단이다. 수익성을 높이면 안정성이 줄어들고 안정성을 높이면 수익성이 줄어든다. 그래서 주식에 많이 투자하는 펀드가 있고 채권에 많이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 채권형 펀드는 주가가 빠지거나 오르거나 일정한 수익을 내준다. 물론 성장성을 강조한 주식형 펀드보다 수익률은 훨씬 낮지만 손실이 나는 일은 거의 없다. 주식형 펀드 가운데는 주가가 한창 오를 때면 한해 100% 이상의 수익률을 내는 펀드도 있다. 개인투자자들이라면 굳이 채권형 펀드에 투자할 일은 없다. 차라리 은행에 넣어두는 게 낫다.

주식형 펀드는 주식을 얼마나 많이 포함하느냐에 따라 다시 성장형과 안정성장형, 안정형으로 나뉜다.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은 채권이나 선물 옵션 등에 들어가는데 펀드마다 성격이 다르니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성장형은 주식편입비가 70%초과, 안정성장형은 31%∼70%, 안정형은 30 %이하를 말한다. 주식형은 주식 편입비율을 항상 일정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된 펀드인 반면, 자산배분형은 주식편입비율을 20~90% 등 광범위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펀드를 말한다.

펀드도 물론 살 때와 팔 때가 정해져 있다. 기껏 한참 오르고 난 뒤에 들어가면 떨어지는 일만 남는다. 떨어질만큼 떨어졌다고 생각되거나 이제 오르기 시작한다고 생각할 때 들어가는 게 좋다.

수익증권의 단위는 좌다. 1좌의 기준 가격은 1천원에서 시작한다. 기준 가격은 수익에 따라 계속 바뀐다. 기준 가격이 1천원일때 1천만원을 투자하면 1천만좌를 받게 된다. 기준가격이 1천원에서 1100원으로 오르면 수익이 100만원이 되고 900원으로 떨어지면 손실이 100만원이 된다. 기준가가 500원이 되면 정확히 절반을 날리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만약 기준가가 500원인 상황에서 들어온 투자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투자자는 1천만원을 투자하면 2천만좌를 받게 된다. 만약 기준가가 500원에서 700원으로 오르면 무려 400만원(=200원X2천좌)을 벌게 된다. 그러나 기준가 1000원에서 들어간 투자자는 200만원(=200원X1천좌)밖에 못번다. 펀드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싸게 들어가서 비싸게 팔고 나오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무조건 기준가가 싸다고 좋은 건 아니다. 터무니 없이 싼 펀드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무조건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고집하는 것도 옳지 않다. 그동안 돈을 많이 벌어줬다는 이야기지 앞으로도 그렇게 벌 거라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주의사항 몇가지.

설정규모가 100억원 이상되는 큰 펀드가 좋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유능한 펀드매니저는 몇십억짜리 펀드를 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왠만하면 1호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 한 펀드가 인기를 끈다고 생각되면 상품명의 뒷자리 숫자만 바꾼 똑같은 상품들이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그때 이미 시장이 상당히 뜬 상태라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유망해 보인다면 1호 펀드를 놓치지 말아라.

또 투자기간을 미리 생각해두는 게 좋다. 3개월만 투자했다가 빼내서 전세자금으로 쓸 돈을 6개월 환매제한 펀드에 집어넣는다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기간 안에 환매를 하게 되면 이익금의 70%에서 많게는 90%까지 토해내야 한다. 투자신탁 설명서도 꼭 챙겨야 한다. 어떤 상품에 얼마나 투자되는지, 선물과 옵션은 어떤 식으로 운용되는지 등을 알아두는 게 좋다.


상자.
인덱스 펀드 만한 게 없다.

인덱스펀드는 종합주가지수(인덱스)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잡을 수 있도록 종목을 알맞게 짜맞춘 펀드다. 대개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종목과 편입 비율을 얼추 맞추고 주가가 오르건 떨어지건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주가가 10% 오르면 10%의 수익률을 얻고 10% 떨어지면 10%만큼 잃게 된다. 보통 때는 별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주가가 마구 뛰어오를 때면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들이 아무리 기를 쓰고 쫓아와도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따라잡기 힘들다. 우습게도 펀드매니저들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거의 없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다른 펀드들보다 훨씬 높다는 이야기다.

인덱스펀드는 대박을 터뜨리기는 어렵겠지만 그만큼 쪽박을 찰 가능성도 적다.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면서도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다른 펀드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수익성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주가가 바닥을 치고 오르면 수익률에서도 일찌감치 다른 펀드들을 앞지를 수 있다.

인덱스펀드의 수익성은 미국에서 이미 충분히 검증됐다. 펀드평가 전문회사 리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1926개 펀드 가운데 S&P500 지수 성장률을 따라잡은 펀드는 346개, 다우존스 지수 성장률을 따라잡은 펀드는 고작 16개에 지나지 않았다. "시장이 효율적으로 다듬어질수록 대박을 터뜨려줄 종목이 줄어들기 때문이죠. 그나마도 몇차례 사고 팔다보면 어딘가에서 펑크가 나게되고 결국 수수료만큼도 못버는 경우가 많아요. 정작 주가가 뛰기 시작할 때는 굼뜨게 움직이고요." 동양오리온투자신탁 정현철 펀드매니저의 이야기다. 지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잡는 인덱스펀드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미국에서 규모가 큰 주식형 펀드들이 부분적으로 인덱스펀드를 흉내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인덱스펀드는 주가가 떨어질 때 다른 펀드들보다 훨씬 취약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운용의 폭이 좁기 때문에 투자자들로서는 재빨리 환매를 하거나 속수무책으로 손실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 분위기를 봐가면서 종목을 갈아탈 수도 없고 주식 비중을 크게 줄일 수도 없다.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려면 먼저 반드시 주가가 뛰어오를 거라는 확신이 서있어야 한다.

인덱스펀드에 투자하기 앞서 살펴야 할 몇가지를 짚고 넘어가자.

먼저 인덱스펀드는 펀드매니저의 판단보다는 잘 짜여진 시스템에 크게 의존한다. 가끔 주가 움직임을 따라잡지 못하는 인덱스펀드가 나타나는데 종목 구성이나 편입 비율이 제대로 맞아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선물 투자를 맞물리는데 이쪽에서 수익률을 크게 깍아먹는 일도 있다. 과거 운용 실적을 살펴보면 이러한 위험을 피해갈 수 있다.

환매 조건이나 환매 수수료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언제든지 쉽게 가입할 수 있지만 환매를 하려면 일정 기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짧게는 3달에서 길게는 1년 뒤 주가를 내다봐야 한다.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투자자라면 엄브렐러펀드 쪽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현대투신운용에서 내놓은 퍼펙트엄브렐러펀드는 주가가 뛸 때는 인덱스펀드로 옮겨갔다가 주가가 떨어질 때는 재빨리 채권 상품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

여 기 주식 투자 필승의 법칙이 있다. 당신은 장기투자자인가 단기투자자인가. 장기투자자라면 회귀의 법칙, 단기투자자라면 관성의 법칙을 따라라. 관성의 법칙은 주가는 추세를 지속하려는 힘이 있다는 이야기고 회귀의 법칙은 적정주가에서 배제된 주식은 언젠가는 제자리로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이 뻔한 법칙에 시장의 열쇠가 있다.

장기와 단기는 단순한 기간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테면 한달짜리 단기투자가 있을 수 있고 일주일짜리 장기투자가 있을 수 있다. 장기투자와 단기투자는 투자의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단기투자는 시장의 흐름과 모멘템에 따른 투자다. 단기투자는 주가가 비싸냐 싸냐를 따지는 게 아니다. 어떤 주식이든 지금 당장 오르고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 수 있느냐를 보는 거다. 그러나 장기투자는 현재 주가와 적정 주가의 차이가 얼마나 벌어져 있는가 보는 거다. 단기투자와 장기투자는 전혀 다르다.

종목을 고르는 전략을 생각해보자. 장기투자는 명확하다. 기업가치를 계산해 보면 된다. 주가가 싸보이면 사면 되고 비싸보이면 팔면 된다. 그러나 단기투자는 다르다. 단기투자는 방향성을 보고 투자하는 거다. 장기투자를 하려면 저평가 소외종목을 골라야 한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격언처럼 말이다. 남들이 안살 때, 싸게 사서 계속 들고 있다가 오를만큼 오를 때 팔아서 이익을 남기면 된다. 단기투자의 격언은 다르다. 붐비는 음식점이 더 맛있다는 격언이 더 맞다. 단기투자를 하려면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이 아니라 상승 전환한 종목, 상승을 지속하는 종목, 신고가 갱신종목을 사야한다. 가장 인기있는 종목을 사라는 이야기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리 단기투자라지만 날마다 상한가를 치는 종목을 어떻게 사겠는가. 그러니까 손절매가 더욱 중요하다. 처음 들어갈 때부터 얼마까지 떨어지면 무조건 판다는 원칙을 정해놓고 원칙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켜야 한다.

그런데 거꾸로 장기투자는 손절매를 함부로 하면 거의 실패한다. 장기투자를 한다면 손절매를 하지 말고 주가가 빠질 때마다 물타기를 해야 한다. 장기투자와 단기투자는 그렇게 다르다. 단기투자를 하는데 한달내내 주가가 오르면 한달 내내 따라가야 한다. 아무리 비싸보여도 주가 흐름이 꺾일 때까지 들고 가야 한다. 흔들릴 때 재빨리 털고 나오면 된다. 그렇지만 장기투자를 한다면 다르다. 적정주가가 1만원이라면 1만원 언저리에서 이익을 챙기고 빠져 나와야 한다.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라는 격언은 거의 도움이 안된다. 어디가 무릎이고 어디가 어깨냐고 물으면 아무도 말 못한다. 10% 오를 때가 어깨인가, 무릎인가. 바닥에서 50% 올랐을 때가 무릎일 수도 있고 바닥에서 10% 올랐을 때가 어깨일 수도 있다. 어깨와 무릎은 항상 지나봐야 알 수 있다. 어깨인줄 알았던 데가 무릎이기도 하고 무릎인줄 알았던 데가 어깨이기도 하다. 단기투자를 하려면 시장에서 눈을 떼지 말고 흐름이 꺾일 때 재빨리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단기투자에는 적정주가 따위는 필요없다. 증권사마다 수많은 추천 종목을 내놓고 적정주가에 목을 매지만 단기 투자자라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지금 주가가 시장이 만들어낸 가장 정확한 적정주가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주가를 흔드는 경우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상한가나 하한가까
지 치닫는 경우를 빼고는 주가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그대로 반영한다. 물론 주가는 장기적으로 왜곡될 수 있다. 과매도나 과매수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장기투자를 하려면 그런 과매도나 과매수 상태를 노려야 한다. 과매도 상태일 때 재빨리 들어가서 과매수 상태일 때 털고 나오면 된다.

단기투자를 한다면 바닥을 확실히 찍는걸 보고 사고 천정을 확실히 찍는 걸 보고 팔아라. 장기투자를 한다면 그냥 사서 적정주가에 가까워질 때까지 마냥 들고가라. 단기투자는 가게를 인수하는 거고 장기투자는 음식을 먹으러 가는 거다. 가게를 인수하는 사람은 붐비는 음식점을 사야 한다. 권리금을 높게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 가게를 사서 더 붐비도록 만들어야 한다. 단기투자를 하려면 비싼 종목을 사라. 적정주가가 1만3천원인데 주가가 2만원이라면 일반 투자자들이 알지 못하는 매력적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 주식은 비싸도 사야한다. 손절매만 제대로 하면 된다.

팔 때도 전략이 필요하다. 장기투자는 분할매수, 일시매도가 기본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단기투자를 할 때는 분할매수하면 안된다. 자칫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 소같이 사고 토끼같이 팔라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단기투자자라면 5일 이동평균선이 꺾일 때 손절매를 하는게 좋다. 좀더 날렵하게 치고 빠져나오려면 매수할 때는 5일이동평균선이 치고 오를 때, 매도할 때는 3일 이동평균선이 치고 내려갈 때를 노려라. 파는 것은 사는 것보다 한발 앞서야 한다. 3일 이동평균선은 간단히 엑셀을 돌려서 만들어 보면 된다. 주가를 입력해 놓고 돌리면 금방 나온다.

단기투자는 철저하게 기술적 분석으로 시작한다. 기본적 분석을 안한다는 말이 아니다. 시장의 수급상황을 보고 기술적분석을 거쳐 종목을 고른다. 그 다음 펀더멘털이 도저히 안받쳐주는 종목은 뺀다. 단기투자라면 안 빼도 큰 문제는 없다. 펀더멘털이 엉망이라도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부도가 나서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 다음부터는 장기 그래프를 보면서 수요와 공급을 살펴본다. 물론 10번 투자해서 10번을 다 맞출 수는 없다. 10번 투자에서 4번을 실패하고 6번을 성공하면 훌륭한 투자가 된다.

신고가를 깨고 마구 올라가는 종목을 사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상승초기에 사는 게 훨씬 안전하고 좋다. 바닥을 치고 오를 때 샀다가 아닌 것 같으면 바로 손절매를 해야 한다. 거꾸로 장기투자라면 하락말기에 사는 게 좋다. 조금씩 분할매수를 시작하면서 빠질 때마다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상한가를 치는 종목에 덤벼들 배짱이 없으면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종목을 고르는 것도 좋다. 바닥을 찍었다는 건 한동안 주가가 많이 빠졌거나 옆으로 기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종목은 빠져도 크게 빠지지 않는다.

이익을 볼 확률로 따진다면 상한가를 치고 있는 종목이 가장 높다. 그렇지만 이익의 크기는 작다. 게다가 손실도 클 수 있다. 막 바닥을 치고 오르는 종목이 실패확률이 가장 높다. 바닥을 치는 것 같다가도 다시 빠질 위험이 크다. 그렇지만 손실을 봐도 크게 보지 않고 이익을 내면 가장 크게 낼 수 있다. 오를 확률은 적지만 오르면 가장 크게 먹는다는 이야기다. 오르고 있는 종목을 중간에 올라타는 것도 아슬아슬하다. 언제 꺾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왠만한 용기와 확신이 아니면 어렵다. 보통 오르는 가운데 잠깐 빠지는 틈을 노리는게 좋다. 들어갔다가도 추세가 무너진다 싶으면 재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상한가를 치고 있는 종목은 언제라도 털고 나올 준비를 단단히 하고 들어가야 한다.

신용카드, 잘못 쓰면 패가망신의 지름길.

초보 직장인들이 가장 조심해야할 것 가운데 하나가 신용카드다. 첫 월급 탔다고 친구들 데리고 한바탕 크게 쏘고 나면 당장 다음달부터 신용카드 연체에 들어가는 수가 있다. 신용카드 연체는 늪이다. 한번 빠져들면 좀처럼 헤어나기 어렵다.

2003년 10월 기준으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는 모두 9천만장을 넘어섰다. 국민 한사람 앞에 신용카드가 1.887장씩으로 세계 4위다. 200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결제금액은 모두 681조원, 지난해 국내총생산 596조원을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다.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함께 늘어나는 것은 불쌍한 신용불량자들이다. 은행 연합회에 따르면 2003년 8월말 기준으로 개인 신용불량자는 341만2524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 활동인구 7명 가운데 1명이 신용불량자라는 이야기다.

물론 신용카드는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많다. 다만 신용카드를 제대로 쓰려면 신용카드 회사가 얼마나 나쁜 놈들인가 제대로 알고 그 폐해를 충분히 경계해야 한다. 신용불량자가 이렇게 늘어난 것은 카드회사의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몸집 부풀리기와 정부의 수수방관 탓이다.

최근 몇년동안 카드회사만큼 엄청난 성장을 구가해온 산업은 지금까지 결코 없다. 우리나라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1999년 100조원에도 못미쳤는데 2000년 들어 237조3천억원으로 2001년에는 480조7천억원으로 엄청난 속도로 늘어났다. 급기야 2002년에는 681조원으로 국내총생산을 넘어서는 규모까지 이르렀다.

기가막힌 수치는 얼마든지 있다. 카드 모집인은 1999년 7563명에서 2001년 3만2127명으로, 2002년에는 8만7733명까지 늘어났다. 더 놀라운 것은 카드회사들의 현금 대출이다. 1999년 56조원에서 , 2000년에는 66조원, 2001년에는 305조원까지 늘어났다.

카드회사의 전략은 단순하다. 카드 모집인을 마구 내보내 신규 회원을 늘린 다음 신용카드를 마구 쓰도록 하고 카드 결제가 어려워지면 현금 대출을 받도록 한다. 카드결제 수수료는 얼마 안되지만 현금대출 수수료는 최고 한해 27%로 굉장히 짭짤하다. 이른바 현대판 고리대금업인 셈이다. 결국 2001년 기준으로 카드회사들은 2조4871억원을 벌어들였다. 그때까지만해도 연체율과 신용불량자가 늘어나더라도 충분히 감안할만한 수준이었다.

정부도 그때는 마냥 카드회사 편을 들었다. 정부 관계자들은 내수 소비가 떠받쳐줘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믿고 있었다. 게다가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면 세수도 늘어나니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고라고 생각했을 법도 하다. 그래서 1999년에는 현금서비스 한도를 폐지했고 신용카드 사용 금액에 소득공제 혜택까지 주겠다고 떠들어댔다. 2000년에는 카드영수증 복권제까지 도입했다. 카드회사들에게 1998년부터 2001년까지는 그야말로 황금시대였다. 카드회사들은 여기저기서 돈을 싸게 끌여들여 사업을 마구 키웠다. 연회비를 면제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카드 사용에 맛을 들이려고 무이자 할부도 마냥 늘렸다. 길거리에서 값비싼 경품을 뿌려대면서 카드 발급 신청을 받았고 심지어 미성년자에게도 카드를 그냥 내줬다.

그리고 그때쯤 이미 카드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통제의 한계를 벗어나 버렸다. 뭔가 잘못된다 싶자 정부는 2001년 들어 신용카드업 개선 방안 따위를 내놓았지만 먹히지 않았다. 현금대출 비중을 줄이고 길거리에 카드모집을 못하게 하고 수수료율을 낮추자는 등의 그럴듯한 방안은 카드회사들의 반발로 정작 구체적으로 실행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결국 정부는 문제를 감지하고도 19개월 가까이 방치하면서 문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웠다. 정부가 카드회사의 현금대출 등 부대 업무비율을 50%로 제한한 것은 2002년 7월, 그러나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결과는 어떤가 돌아보자. 사상 최대의 연체율과 신용불량자, 카드회사의 부실, 그리고 내수 경기 위축. 결국 카드로 세운 나라는 카드로 무너질 판이 됐다. 카드 부실을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래서 신용불량자들은 억울하다. 카드회사들은 2001년까지만 해도 실적을 늘리는데만 급급했다. 이용실적이 괜찮다 싶으면 사용 한도를 마구 늘려줬다. 심지어 대학생들에게 1천만원 한도의 신용카드를 발급해주기도 했다. 한도가 차면 다른 회사의 새 카드를 받으면 된다. 소비가 지나치거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카드 사용자들은 급기야 연체를 막으려고 여러개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시도했고 현금대출은 카드마다 한도까지 차올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카드 회사나 카드 사용자들이나 나름대로 상황을 즐기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2002년에 들어서면서 연체율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갔고 카드회사들은 유동성 위기와 부도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만약 그때 하나라도 카드회사가 무너져내렸으면 우리나라는 아마 과거 대우그룹 부도 사태나 IMF 보다도 더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닥뜨리게 됐을 수도 있다. 아찔한 일이다.

정부는 그해 7월 부랴부랴 특단의 조치를 내렸고 카드회사들은 앞다투어 카드 한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달마다 500만원을 돌려막기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도가 100만원으로 줄어든다면 당신은 당장 한달안에 400만원을 갚아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설령 새로운 카드를 몇장 만들어서 막는다고 해도 연체를 몇달 연장하는 수준 밖에 안된다. 높은 수수료를 생각하면 결국 끝은 뻔하다. 카드 돌려막기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졌고 당장 카드대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 카드 사용자들은 하나둘씩 신용불량자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카드회사 붕괴의 조짐은 아직 남아있다. 2003년 하반기 들어 경기 침체와 소비불안 심리가 이어지면서 카드 사용이 급감하고 있기는 하지만 부실이 해결된 건 결코 아니다. 2003년 2분기 기준 9개 전업 카드사들의 이용 실적은 121조원으로 전년 대비 28.4%가 줄어들었다. 지난 몇년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뼈아픈 교훈은 신용은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사회도 그렇고 개인은 더더욱 그렇다.

그럼 이제 신용카드 잘쓰는 법을 살펴보자.

신용카드는 근본적으로 외상 거래다. 씀씀이를 억제할 수 없는 사람은 아예 한도를 적당한 수준으로 낮춰두는 것이 좋다. 굳이 카드돌려막기 따위를 할 게 아니라면 가장 혜택이 좋은 딱 한장의 카드만 있으면 된다. 놀이공원이나 영화관, 패밀리 레스토랑 등의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카드를 따로 들고 다녀도 좋지만 카드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계획적인 소비가 어려워진다는 점을 명심할 것.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카드가 무엇인가 살펴보고 필요없는 카드나 아는 사람을 통해 억지로 만든 카드는 일찌감치 꺾어버리는 게 좋다.

하나의 카드를 집중해서 쓰면 나중에 연말 정산할 때도 편하다. 연말정산할 때마다 서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사람들은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신용카드 사용 금액이 한해 급여의 10%를 넘어서면 초과 금액의 20%를 돌려받을 수 있다. 연봉이 3천만원인데 만약 400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면 초과금액 100만원의 20%인 2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해보면 알겠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연초에 꽤나 짭짤한 공돈이 된다.

게다가 하나의 카드에 사용실적을 쌓아나가면 포인트나 사은품 혜택까지 빵빵하게 받을 수 있다. 카드 종류에 따라서는 자동차를 구입할 때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주는 것도 있다. 자가용 운전자라면 주유 혜택이 많은 카드를 골라 혜택을 주는 주유소를 중점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훌륭한 재테크 전략이다.

굳이 년 회비가 있는 프리미엄 카드를 쓸 필요는 없다. 골드카드니 뭐니 그럴듯하게 차별화한 카드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부가서비스는 크게 다르지 않거나 별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한도가 많으면 많을수록 잃어버리면 위험도 크다.

결제 계좌는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는 게 좋다.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고 급여가 들어오는대로 마이너스를 메꾸도록 하면 자칫 실수로 연체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마이너스 통장이 없고 당장 달마다 결제가 부담된다면 궁여지책으로 리볼빙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리볼빙 서비스를 신청하면 이용 금액 가운데 일부만 결제하고 남은 금액은 다음달로 넘기면 된다. 물론 카드 한도는 남은 금액만큼 줄어든다. 다만 리볼빙 서비스의 수수료는 연 14~19% 정도로 결코 싼 편이 아니니 남발하지 않는 게 좋다. 리볼빙 결제 수수료는 씨티카드가 연 19.5%, 외환카드는 19%, 국민카드는 15%, 신한비자카드가 14% 정도다. 국민카드의 경우 9개월 이상의 할부, 신한비자카드의 경우 4개월 이상의 할부 결제를 받느니 일시불로 결제하고 리볼빙 서비스를 받는게 더 낫다.

할부 거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당장 이달에 갚지 않아도 되니 마음은 가볍지만 달마다 할부로 긋다 보면 결국 그나물에 그 밥,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물고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도 있다. 무이자 할부도 가능한 하지 않는게 좋고 가능하면 일시불로 사고 그달의 씀씀이를 그에 맞춰 줄이는 게 가장 좋다.

국민카드의 경우 수수료는 2개월 할부가 11%, 3~5개월은 14%, 6~8개월은 15%, 9~11개월은 16%, 12~18개월은 16,5%, 19~24개월은 16.7% 정도다. 한푼이라도 아끼려면 12개월 할부보다는 11개월 할부가 낫다. 마냥 내버려두지 말고 돈이 생기면 중간에라도 청산해버리는게 좋다. 전화로 알아보려면 꽤나 복잡하지만 카드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간단히 클릭 몇번으로 해결할 수 있다.

카드 사용의 짭짤한 묘미는 역시 결제일을 잘 활용하는데 있다. 결제일이 매달 25일이라면 정산 기준일은 매달 10일 정도다. 만약 이달 11일에 카드로 물건을 산다면 결제는 다음달 25일에 하면 된다. 무려 45일이나 결제를 미루고 그만큼의 이자를 벌게 되는 셈이다. 외상거래의 잇점을 한껏 활용하자는 이야기다.

꼭 필요한 한도 안에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소비를 한다면 신용카드는 얼마든지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연체와 현금 대출은 끝장이다. 반드시 명심할 것. 한번 무너진 신용은 결코 되돌이킬 수 없다.

신용관리 십계명!!!

1. 주거래 은행을 만들어라!
주거래 은행이란 자신이 제일 많이 이용하는 은행을 말한다. 주거래 은행에 거래를 집중해서 거래실적을 많이 쌓는 것이 좋다. 고객의 신용을 평가할 때 해당 은행과의 거래실적이 중요하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카드대금결제, 공과금이체, 통신대금납부, 월급이체 등 금융거래를 한 은행에 집중 관리하는 것이 좋다.

2. 조회처 정보 발생을 줄여라!
금융회사의 신용점수시스템, CSS(Credit Scoring System)에서는 개인의 신용을 평가할 때, 조회처 정보가 반영된다. 조회처 정보가 많으면 대출이나 카드발급이 거절될 수 있다. 조회처 정보가 많아 신용점수가 떨어지는 이유는, 조회처정보가 갑자기 늘어난 사람의 경우 채권상환 등의 금융거래에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통계적 결과치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3. 내게 맞는 카드는 한장만 사용하라!
본인에게 혜택이 많이 주어지는 카드를 하나 선택하여 집중하여 사용하는 게 좋다. 거래실적이 좋아 해당 카드사로부터 우량고객으로 평가 받게 되면, 보다 낮은 금리나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하고 대출한도가 증가하는 등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또한 관리가 쉬워 분실 또는 연체, 대금결제관리가 훨씬 간편해진다.

4. 카드 대금 연체는 쥐약!
연체금액이 적거나 혹은 연체기간이 단 하루라도 개인의 신용은 저하된다. 이러한 연체정보는 카드사간에 공유하기 때문에 해당 연체가드의 사용이 정지되면 다른 카드의 사용도 제한받게 된다. 또한 연체를 자주하면 신용점수가 낮아져 대출한도가 줄어들거나 재발급이 어려울 수 있다.

5. 대출금의 만기일을 체크하라!
채무를 3개월 이상 연체하면 신용불량자로 등록되어 추가로 신용대출 받기가 어렵다. 가능하면 연체를 발생시키지 않아야 하고 발생시키더라도 3개월이 넘으면 안된다.

6. 보증시 대출한도, 기간등을 체크하라. 그리고 무분별한 보증은 금물!
최근 신용정보에는 보증인정보가 추가되어 금융회사에서도 보증선 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신용개설정보, 불량정보, 조회처정보가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듯이 앞으로 보증인 정보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된다. 즉, 보증 선 금액만큼 본인의 신용대출한도가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무분별한 보증은 자제하고 이미 보증을 섰다면 보증 기간을 체크해 두었다가 기간이 만료되면 본인 허락 없이 연장되지 않도록 한다.

7. 카드의 현금서비스 이용대금을 미리 갚을 능력이 있다면 선결제를 활용하라!
카드대금 연체중이거나 현금서비스를 받았다면 결제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미리 결제 혹은 변제해라. 그만큼 이자가 감소하게 되고 연체기간도 줄어들게 된다.

8. 자동이체를 활용하라!
자동이체를 이용하면 자신의 부주의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는 연체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거래 은행의 경우, 자동이체 고객을 선호하므로 개인 신용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자동이체만 믿고 있다가 연체될 수 있으므로 통장 잔액을 자주 확인해야 한다.

9. 영수증을 반드시 보관하라!
물품 구입, 연체금 상환 등 후에는 영수증을 꼭 보관해 두어야 한다. 신용거래취소, 물품 반환, 이중청구시 거래를 입증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연체금을 상환하였는데 해당 업체의 실수로 미결제로 처리되어 불량정보가 해제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영수증은 이때 상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10. 변경된 주소는 반드시 통보하라!
주소지가 변경되면 은행, 이동통신 등 대금결제 중인 해당 회사에 변경된 주소를 반드시 통보해야 한다. 나중에 주소변경으로 연락이 되지 않으면 어처구니 없이 연체자 및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

"바하가 믿은 하느님과 내가 믿는 하느님은 같은 하느님이다."

일본의 원전연주 지휘자 스즈키 마사아키의 말이다. 원전연주 또는 정격연주는 작곡 당시의 악기와 연주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연주를 말한다. 우리가 우리 마음대로 해석해서 연주하는 바하와 실제의 바하는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바하가 생각했던 바하의 음악을 들어보자는 이야기다.

크리스토퍼 호그우드나 존 엘리어트 가디너, 니콜라이 아르농쿠르, 라인하르트 괴벨 등이 원전연주에 가장 앞선 지휘자로 꼽힌다. 여기 크리스토퍼 호그우드가 지휘하고 아카데미 오브 에인센트 뮤직 연주로 엠마 커크비가 노래하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의 '엑술타테 유빌라테(Exutate, Jubilate)'가 있다. 아마도 모짜르트가 생각했던 '엑술타테 유빌라테'를 가장 잘 살려낸 연주가 아닐까 싶다.

http://www.geocities.com/exsultate1/ 여기에 가면 '엑술타테 유빌라테'를 릴리 폰스와 캐서린 배틀, 키리테 카나와 르네 플레밍,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 등 13명의 소프라노의 노래로 들을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노래는 역시 원전연주와 함께 듣는 엠마 커크비의 노래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콘서트 아리아, '엑술타테 유빌라테'는 1773년 1월 작곡돼 테아티노 수도회 미사에서 처음 연주됐다. 2개의 아리아와 그 사이의 레치타티보, 그리고 마지막의 할렐루야로 이뤄져 있다.

10월 24일에 개봉하는 '선택'은 45년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던 양심수 김선명씨의 삶을 다룬 영화다. 새마을 운동과 유신 독제 체제가 바깥 세상을 뒤흔드는 동안 감옥에서는 전향서를 받아내려는 악랄한 고문이 한창이다. 신념이 다르다고 이런 억압을 받는 세상이라면 굳이 신념을 꺾어가면서 바깥으로 나갈 이유가 없다. 김선명씨는 "사람들은 자유가 감옥 밖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 자유는 감옥 안에 있다"고 말한다.

달라진 조국을 보겠다고 37년만에 돌아온 송두율 교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조국은 아직도 송 교수를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 조사실을 나오는 송 교수의 어두운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송 교수는 11일인 어제, 다섯번째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송두율 교수의 조사 내용을 일절 함구하고 있다. 답답한 기자들 몇명이 올라가서 송 교수의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박만 차장검사를 만났다.

공안검사 출신인 박 차장검사는 놀랍게도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구별하지 못한다. 말을 끊고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지적해줄려다가 그냥 말았다.

박 차장검사의 이야기를 모아보면 지금 상황은 대략 이렇다.

"송 교수는 아직 반성의 의지가 없다. 전향서를 쓰지도 않았고 쓸 생각도 없는 것 같다. 검찰로서는 송 교수를 회유하거나 설득하거나 할 입장이 아니고 할 생각도 없다. 설득하려고 했다가는 검찰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거나 거꾸로는, 사건을 축소 은폐한다는 비난이 나올 수도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혹시나 문제가 될까봐 조사받을 때마다 변호사를 배석하고 있다. 온 나라의 관심이 쏠린 사건이라 검찰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동안 송 교수보다 훨씬 가벼운 사건의 피의자들도 모두 구속 기소됐다는데 있다. 검찰로서는 그동안의 원칙에 따르면 당연히 구속 기소를 해야 한다. 송 교수가 그럴듯한 전향서나 반성문이라도 써주면 불구속 기소를 검토해보겠지만 강요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막강한 반대 여론도 부담이다.

박 차장검사는 공안 사범을 음란물 사범에 비교했다. 불구속 기소를 하면 도무지 유죄 판결이 안난다는 이야기다. 재판을 몇년씩 끌다가 시대가 바뀌고 나면 몇년전에는 음란했던게 아무것도 아닌게 되니까. 공안 사범도 비슷하다. 시대가 놀라운 속도로 바뀌고 있는데 과거의 기준을 마냥 갖다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서 공안 사범이나 음란물 사범은 무조건 구속 기소하고 제까닥 재판을 치르고 유죄 판결을 때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른바 행위시법이다. 과거의 일은 과거의 기준으로 판단하자는 법 해석.

박 차장검사의 논리는 자가당착이다. 지금은 유죄라고 하지만 몇년 뒤에는 유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 당신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왜 시대를 거스르려 하는가. 무엇을 지키겠다고. 무엇을 되돌이키겠다고.

만약 당신이 직장을 옮긴다면 당신이 옮길 수 있는 직장은 대부분 첫 직장을 어디에서 시작했느냐로 결정된다. 한번 공무원은 영원한 공무원, 한번 공돌이는 영원한 공돌이, 한번 세일즈는 영원한 세일즈, 한번 은행원은 영원한 은행원, 한번 따까리는 영원한 따까리, 한번 노가다는 영원한 노가다.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시작한 당신이 대기업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당신은 평생 벤처기업을 맴돌게 될 수도 있다. 그 가운데는 월급도 제때 못주는 그런 회사도 있을 수 있다. 회사가 어느날 갑자기 덜컬 망할 수도 있다. 어디든 밑으로 추락하기는 쉽지만 딛고 올라가기는 어렵다.

이를 테면 첫 직장은 당신의 원죄다. 당신은 결코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 사람들은 직장을 잘못 골랐다는 생각을 늘 뒤늦게 한다. 도저히 이대로는 회사를 더 다닐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당장 그만두면 다른 할 일이 마땅치 않고 아무런 대안도 없기 때문에 우울하게 주말과 월급날을 기다리면서 버티고 있을 뿐이다. 가뜩이나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애정도 의욕도 열정도 없다면 이 답답한 현실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겠는가.

첫 직장은 당신의 평생을 좌우한다. 그럴수록 아니다 싶으면 당장 때려치워야 한다. 지금 당장 때려치우고 나오면 얼마든지 다른 첫 직장을 찾을 수 있지만 그럴 수 있는 기회는 정말 많지 않다. 기껏해야 대학 졸업하고 1년 정도다. 일 못한다고 구박받으면서도 나중에 나이먹고 갈 데 없어서 붙어 있는 그런 추한 꼴을 보이고 싶지 않으면 아무데나 덜컥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설령 들어갔더라도 과감히 그만두고 나와야 한다. 그래야 후회하지 않는다. 세상에 회사는 많고도 많고, 아직 젊은 당신에게는 기회도 그만큼 많다.

"나는 내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래, 나는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할, 말도 안되는 법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법에 따라 처벌을 받으려고 들어왔다. 왜냐고? 이 나라를 너무 사랑하고 그래서 이 나라에 살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송 교수가 이렇게 말해주길 바랬다. 그렇게 정면으로 부딪힐 때 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 조금이라도 바뀌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먼저 송 교수에게 안타까운 것은 왜 좀더 당당하지 못했느냐는 거다. 북한에 몇번 다녀왔으면 어떻고 또 설령 북한의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였으면 어떤가. 부끄러울 일이 아니라면 숨김없이 털어놓고 당당하게 법의 심판을 받으면 될 것 아닌가. 그렇게 두려웠으면 돌아오지 않고 독일에 눌러살았으면 될 것 아닌가.

떳떳하게 신념에 따라 행동했다면 왜 이제와서 과거를 부정하는가. 무슨 영화를 얼마나 보겠다고! 그렇게라도 돌아오고 싶었단 말인가.

한나라당 박주천 사무총장은 "위장 입국"이니 "분단 이후 최대의 간첩 사건"이니 하면서 난리법석을 떨었다. 최병렬 대표도 나서서 "송 교수를 어물쩍 풀어주려고 했던 국정원장은 사퇴하고 송 교수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던 노무현 대통령과 강금실 법무부장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교수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냈던 KBS 정연주 사장은 송 교수를 미화했다는 이유로 국정감사에서 된통 혼쭐이 났다. 한나라당 애들 주장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공범이다.

일부 언론은 맞장구를 쳐서 송 교수가 사실은 시간 강사였을뿐 교수도 아니었다고 무슨 커다란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떠들어 댔다. 세계적인 학자기는커녕 월급도 얼마 못받고 북한에서 생활비까지 타서 쓰는 처지였다는 이야기다. 너 같은 게 무슨 교수냐는 빈정거림도 섞여 있었다. 송 교수는 그렇게 처참하게 물어뜯기고 있다.

송 교수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철저하게 "경계인"으로 살겠으니 추방하지만 말아달라고 했다. 나는 송 교수가 이역만리 타국에서 그동안 꿋꿋하게 신념을 지키면서 싸워왔다고 믿고 있다. 그의 생각과 주장에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떠나서 나는 그를 존중하고 어느정도 존경했다. 그래서 그가 무너지는 걸 지켜보는 심정은 이렇게 씁쓸하고 참담하다.

검찰은 정치권의 분위기가 험악하게 흐르는 걸 보고 송 교수를 사법처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10월3일 개천절 아침, 송 교수는 서울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기로 했다. 송 교수를 초청했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불똥이 튈까 무서워 심포지엄 등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사과 성명까지 발표하는 헤프닝을 빚었다. 마녀 사냥의 와중에 송 교수의 편은 거의 없다. 이래저래 37년만에 돌아온 송 교수는 지금 몹시 외롭다.

새삼스럽게 놀라운 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반공의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거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그런 케케묵은 논리가 아직도 먹혀드는 나라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24일 서울지검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용균 의원은 미군부대에 침입해 성조기를 불태운 한총련 학생들 이야기를 하면서 "우방국 국기를 모독하는 불법 행사를 경찰이 방치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런 그가 최근 잇따른 보수단체의 집회와 관련해서는 "인공기를 불태우는 애국적 행사에 경찰이 뛰어들어 난동을 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조기를 불태우면 우방국 국기를 모독하는 게 되고 인공기를 불태우면 애국 행위가 된다는 논리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으로 앉아있다니 정말 한심한 일 아닌가.

핵심은 결국 송 교수가 이적(利敵)행위를 했는가의 여부다. 북한이 적인가. 북한이 반국가단체인가.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북한을 다녀왔다는 것만으로 이적행위가 성립하는 건 아니다. 대통령이 북한에 건너가 주석을 만나고 기업들이 앞다투어 대북 경제교류 협력에 나서는 세상이다. 이적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무의미한 상황에서 송 교수를 둘러싼 우리 사회 일련의 반응은 시간을 한 10년쯤 거슬러 올라간 듯 혼란스럽다. 꽤나 익숙하지만 여전히 낯설다.

개인 택시 기사 임영규씨는 올해로 택시를 14년째 몬다. 개인 택시를 몬 것은 결혼하던 해, 10년전인 1993년부터다. "아내 집이 전남 화순인데, 그때 서울에서 광주까지 밟으면 가스비가 딱 6천원 나왔어요. 그런데 지금은 얼마 나오는 줄 아세요?"

2만5천원이 나온단다. 딱 네배가 오른 셈이다. 가스가 가솔린보다 절반 정도로 싸기는 하지만 연비가 낮아 실제로 가격 수준은 가솔린의 70% 정도라고 보면 된다. 요즘은 3만원어치 만땅을 채워넣고도 부지런히 돌아다니면 하루도 못갈 때가 많다.

"10년전 택시 기본 요금이 1천원이었습니다. 그럼 얼마 오른 겁니까." 지금은 1600원이니 600원 오른 셈이다. 그때만해도 임씨는 개인 택시만 하면 돈을 왕창 벌줄 알았다. 하루 14시간씩 뛰면 보통 15~16만원 정도. 잘 버는 날은 하루 20만원까지 벌기도 하지만 그건 한달에 서너번 정도다. 그것도 가스비 빼고 뭐 빼고, 이것저것 드는 게 많아 개인 택시라고 해봐야 신통치 않다. 보험료만해도 그때는 110%해서 13만원이었는데 지금은 40%인데도 17만원이나 한다. 임씨의 수입은 한달에 300만원 안팎이다.

임씨처럼 개인 택시 기사는 그나마 낫다. 회사 택시 기사는 2교대로 근무하면서 8만원씩 16만원을 사납금으로 내야 한다. 둘이서 24시간을 뛰고도 가스비를 빼고 나면 한사람앞에 5만원도 남기기 어렵다. 임씨는 개인 택시 면허를 3400만원 주고 샀는데 지금은 7천만원 정도 나간다고 한다. 택시 기사들에게 7천만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버스비와 전철 요금이 10년전, 각각 120원과 150원에서 700원으로 오르는 동안 택시 요금은 아직도 거의 제자리다. 다들 택시비가 비싸다고 생각하겠지만 따져보면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다. 마치 택시비가 물가를 올리기라도 할 것처럼 꽁꽁 묶어 뒀지만 물가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냥 오르기만 했다. 택시 기사들이 못해먹겠다는 말이 나올만도 하다. 불친절하다고 같이 맞서서 택택거릴 일만도 아니다.

임씨는 택시비가 오르지 못하는 건 택시 기사들 탓도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 택시를 몰 때 보니까 파업이라도 한번 하려고 보면 다들 제각각이에요. 사장은 아예 문을 닫아 걸어버리고 기사들은 맘대로 차 몰고 나가버리고. 도대체 사람이 모여야 파업이든 뭐든 할 거 아닙니까."

"오히려 버스 회사는 사장이 나서서 파업을 부추긴다면서요. 파업을 해야 버스비를 올릴 수 있을 거니까요. 그런데 택시는 뭡니까. 다들 따로 따로 놀고 제대로 파업도 한번 못해보고. 그러니 이렇게 살고 있는 거 아닙니까."

김종곤. 1977년생. 건국대학교 법학과 2001학번. 국가보안법 위반과 업무 방해, 화염병 투척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2003년 9월29일 서울지법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다.

아래는 법원이 "국가의 존립과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 변란을 선전 선동하는 행위를 할 목적으로 제작"했다고 판단한 "이적 표현물"의 일부다.

법원이 직접 발췌한 부분인데, 이런 내용의 글이 '이적 표현물'이고 이런 글을 유포시키는 게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면, 나나 내 친구들도 벌써 여러차례 걸려들었겠다. 서점에 나가봐라. '이적 표현물'이 천지에 널려 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나는 우둔한 국가 권력을 조롱하는 의미에서 이 '이적 표현물'을 여기 이정환닷컴에서 다시 유포시키겠다. 홍세화씨 흉내를 내자면, 검찰은 "나를 고소하라."


'청년학생 문화제 메이데이' 자료집 가운데.

- 우리는 초국적 자본의 대리자로서 자본의 잉여 가치 창출에만 집착해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권을 압살하는 음모를 관철시키는 자본가 정권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 자본주의가 있는 한 영원히 불황과 호황은 반복되고 노동자는 노동에 의해 소외당할 것이며 인간의 모든 활동의 가치는 자본의 가치로만 재단될 것이다.

'마시마로와 떠나는 잼나는 모꼬지 이야기' 자료집 가운데.

- 노동자 계급과 자본가 계급 사이에는 대립이 발생하는데 이 대립은 자본주의 체제를 지배하는 법칙에서 비롯하는 것이기 때문에 체제의 틀 안에서는 소멸할 수밖에 없다.

- 국가는 계급 사회의 산물로서 소수파 계급이 선택한 억압 수단이다. 따라서 국가의 주된 목적은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자료집 가운데.

- 계급 투쟁은 구체적인 목적을 가진 집단적 대결인 동시에 투쟁에 연루된 공동체를 위한 의식의 발전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계급 투쟁과 피착취, 피억압 계급들의 승리만이 적대하는 계급들 사이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것은 미래에도 역시 그러할 것이고 그에 따라 새롭고 더 나은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다. 계급 투쟁은 역사의 원동력이다.

- 혁명적 이론 없이 혁명적 실천 없다 / 레닌.

'비관주의를 넘어서 : 사회주의적 상상력을 다시 발휘하자' 문건 가운데.

- 사회주의적 상상력에 다시 불을 붙이자. 사회주의 이론을 발전시키고 사회주의 전망을 명확히 하는 것이야말로 대중 전략과 민주적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필수적 첫 단계다.

- 소외의 극복. 사회주의적 기획이 표현되고 대중의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체 질서가 필요하다.

- 자본주의는 허황된 꿈이라는 것, 오직 보편적이고 담대한, 그런 우리의 집단적 잠재력이 뿌리내린 대안만이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주의적 상상력을 다시 발휘하고 그러한 대안을 발전시키기 위한 역량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가능한 것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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