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책 대안이라던 전자잉크, 뜨기도 전에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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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가 지난 3월 의욕적으로 출시한 전자책 단말기 비스킷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흑백의 투박한 디스플레이에 속도도 느리고 만만치 않은 가격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아이패드와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평가가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다. 워낙 실적이 저조해서 판매 대수를 밝히기를 꺼릴 정도다. 업계에서는 3만대가 조금 넘는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스킷과 아이패드는 사실 전혀 다른 제품이다. 전자잉크 방식의 비스킷은 가독성이 좋고 오래 읽어도 눈이 부시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마이크로 캡슐로 흑백을 표시하는 전자잉크는 전력 소모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번 완전 충전을 하면 시간과 관계 없이 최대 7만5천 페이지를 읽을 수 있다. 네트워크 기능이 내장돼 있는데 별도로 통신요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통신요금은 전액 인터파크가 부담한다.

그러나 흑백의 정지 화면만 가능하고 어두운 데서는 읽기 어렵고 페이지를 넘길 때 속도가 느리다는 게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전자책 단말기의 기능에만 충실하기 때문에 한눈 팔지 않고 책만 읽을 수 있어서 좋다는 사용자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아이패드의 화려한 어플리케이션과 비교하면 투박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미국의 도서 전문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만든 킨들 역시 비스킷처럼 전자잉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엄밀하게 용어 정리를 하자면 전자종이는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 컴퓨터와 비스킷 같은 전자책 단말기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향후 전자종이 시장은 LCD 패널을 채택한, 책도 읽을 수 있는 태블릿 컴퓨터와 전자잉크 패널을 채택한, 책만 읽을 수 있는 전자책 단말기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아이패드의 폭발적인 인기 덕분에 태블릿 컴퓨터가 우세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단정 짓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리졸브마켓리서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이패드 구매 후 사지 않을 제품을 묻는 질문에 전자책 단말기를 꼽은 응답자가 49%나 됐다. 휴대용 게임기나 노트북 컴퓨터라고 답변한 응답자도 38%와 32%나 됐다. 와이파이 전용 아이패드의 가격이 499달러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30만원 이상의 전자책 단말기는 경쟁력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일관된 관측이다. 최근 가격을 낮춘 아마존 킨들DX 와이파이 버전은 139달러부터 시작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최근 전자책 단말기 사업을 포기하고 태블릿 컴퓨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파피루스라는 이름의 전자책 단말기를 42만9천원에 출시했는데 거의 팔리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전자책 단말기 사업을 포기한데는 전자잉크 패널을 전량 수입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국내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전자잉크 패널을 생산하고 있지만 경쟁회사 제품을 쓸 수는 없는 일이다.

이르면 다음달 중순 출시될 걸로 예상되는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의 절반 크기에 7인치 LCD 패털을 채택한 1024×600 픽셀의 디스플레이를 갖췄고 지상파 DMB 기능을 지원한다. 그러나 아이패드의 풍부한 어플리케이션과 콘텐츠 생태계를 따라잡기 어려울 거라는 지적이 많다. KT도 올레패드라는 이름으로 태블릿 컴퓨터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 내년에는 태블릿 컴퓨터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MP3 플레이어의 선두주자였던 아이리버가 만든 전자책 단말기 커버스토리는 25만9천원부터 시작된다. 터치 스크린에 이메일 기능이 있다는 게 비스킷과 경쟁 포인트다. 북큐브네트웍스가 만든 B-815는 최소한의 기능만 갖췄지만 가격이 14만9천원으로 국내 최저가다. 그러나 아직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게 이들 중소기업 제품의 가장 큰 한계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파는 애플이나 아마존과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올해 전자종이 시장은 세계적으로 1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전자종이 시장 규모가 710억엔으로 지난해 337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데 이어 내년에는 893억엔, 2012년이면 1090억엔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좀 더 낙관적으로 본다. 전자종이 시장 규모가 지난해 4억3천만달러에서 올해는 11억달러, 2012년이면 2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분석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세계 태블릿 컴퓨터 시장에서 아이패드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74.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아이서플라이의 분석에 따르면 내년에도 아이패드는 70.4%의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업체들이 난립하겠지만 아이패드의 점유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거라는 이야기다. 데스크톱과 노트북 컴퓨터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태블릿 컴퓨터 시장을 애플이 송두리째 집어삼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자잉크 방식도 여전히 희망은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에는 타블로이드 신문 크기의 19인치 '플렉시블(휘어지는)' 전자잉크 패널을 개발한 바 있다. 130g 무게에 두께가 0.7mm로 얇고 가벼우면서도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떨어뜨려도 쉽게 깨지지 않는다. 이 제품이 상용화되면 신문 지면을 통째로 불러다 읽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결국 가격이 관건이 되겠지만 본격적인 전자종이의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관전 포인트는 전자잉크 방식의 전자종이가 온갖 화려한 어플리케이션과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태블릿 컴퓨터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느냐다. 종이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얇고 가볍고 전력 소모가 적다는 게 전자잉크의 매력이지만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하고 휴대성을 감안하면 결국 비스킷과 비슷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어떤 경우에든 아이패드와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로서는 승산이 높지 않다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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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확실히 아이패드와의 차별성과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지 않는한
소비자들은 별차리를 못 느낄것이고 당연히 칼라풀하고 다양한 기능이 많은
아이패드에 손을 들을것이 자명하네요.

제조사와 사업자들은 전자잉크의 진정한 장점이 무엇인지
타 제품들과 뭘로 경쟁 할지를 더욱 심도있게 고심을 해야 할듯 합니다.
단순히 유일하니 비싸게 판다라는 안일한 생각이면
금방 시장에서 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최근 가격을 낮춘 아마존 킨들DX2는 139달러부터 시작된다.

=> 이 부분은 오류로 보입니다. 넓은 화면을 가진 DX는 여전히 379달러입니다. 139 달러의 킨들은 DX가 아니고 그냥 킨들 wifi 버전입니다 (킨들 wifi + 3G는 189달러).

알파케이님, 수정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정환 기자님. 평소 글 잘 읽고 있습니다만, 오류가 있어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의 절반 크기에 7인치 LCD 패털을 채택한 800×480 픽셀의 디스플레이를 갖췄고 지상파 DMB 기능을 지원한다."

=> 갤럭시 탭의 해상도는 1024*600 입니다.

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news&wr_id=998625

제 생각엔
진지한 독서와 학습이라는 인류의 행위가 있는 한
전자책은 계속 발전하리라 봅니다. 교육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겠죠.

전자잉크 제품들이 전세계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읍니다.
기능과 성능면에서 위에서 언급하신 제품들은 세발에 피죠.
컬러 전자잉크도 곧 나올겁니다.
아래의 사이트에 가장 잘 정리 되어 있는 것 같더군요.
http://the-ebook-reader.com

인생속엔님, 제가 갤럭시탭 최종 사양이 공개되기 전에 썼던 글이라 오류가 있습니다. 수정하겠습니다. 그리고 투어넷님, 저도 전자잉크 방식의 전자책에 애정이 많습니다. 20만원 미만이라면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것도 같고요. "아이패드는 처음 3분만 좋다"는 글을 써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도 있었죠. ㅎㅎ http://www.leejeonghwan.com/media/archives/001794.html 다만 위에 쓴 것처럼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아니라면 지금 방식으로는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자잉크가 개선할점이 많다는데 동감합니다만 판매가 저조한 이유가 비스킷이나 아이리버나 전자종이를 이용한 전자책 단말기를 "기계"의 관점에서 바라본것이 큰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비스킷이 킨들을 모방해서 나왔다고 하나 한국시장과 동떨어진 미국 모델을 들여온듯한 인상이 짙고 아이리버역시 전자기기의 관점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전자잉크를 이용한 전자종이는 철저히 "종이"를 벤치마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화려한 스크린들이 나왔다고 하지만 종이는 역시 종이로써 잘 생존하고 있고 그 사이에 전자잉크가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아이패드를 종이책 대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참 많으신데... 진정 책 읽는 분들은 아니신듯... 잡스가 그렇다고 말해서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입니다. PMP를 비롯해서 무수히 많이 나왔던 기기들도 종이책 대안었던가요? 아이패드의 화려함이 종이책의 감성을 대체하려면 게임이나 다양한 용도의 앱등이 다 빠져야 할겁니다.

제 생각은 전자책은 뜨기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종이책이 가지고 있는 즐거움을 제공을 전혀 못하기 때문입니다.
크게 2가지 즐거움이라면. 첫번째가. 책읽을때 페이지 넘기는 즐거움과..
두번째가 책장에 내가 이책은 읽었다는 책 정렬 즐거움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종이책은 전기없이, 언제, 어디서나 볼수있고, 보기싫으면 집어 든질수 있기때문에, 이러한 즐거움을 전자책이 전혀 대체 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예를 든다면, 전자결제로, A4문서가 사라질거라고 생각했지만, A4문서가 여전히 사용되는걸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좋을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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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ge contains a single entry by 이정환 published on September 6, 2010 7:4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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