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책을 한권 쓰면 저자가 받게 되는 인세는 잘 해봐야 10% 수준이다. 유명 저자는 그보다 더 받기도 하지만 그건 아주 특별한 경우고 기획사가 끼어들면 7%나 5%까지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 대형 서점에서 정가의 20~40% 정도를 챙기고 유통과 홍보·마케팅 비용을 빼고 나면 출판사의 마진은 평균 65% 정도가 된다.
그러나 종이 책이 아니라 전자책이라면 이 비율은 완전히 뒤바뀐다. 전자책의 경우 인세가 책값의 70% 이상이다. 종이 책이 1만5천원이라면 저자는 한 권 팔릴 때 1500원을 받게 되지만 이 책을 전자책으로 출판하면 책값을 3분의 1인 5천원으로 낮춰도 70%면 3500원이 된다. 출판사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최근 출간된 '전자책의 충격'이라는 책에서는 "앞으로는 지금과 같은 출판 비즈니스는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의 정보기술 저널리스트인 사사키 도시나오는 이 책에서 "아마도 360도 계약을 통한 대행사 같은 역할을 하는 작은 팀이 필자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종이 책이든 전자책이든 사람들은 여전히 많은 텍스트를 읽고 있으며 오히려 더 많은 텍스트를 읽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분석은 요즘 젊은이들은 책을 잘 안 읽는다는 편견을 뒤집는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1980년에서 2008년 사이 미국인들의 텍스트 소비는 3배 이상 늘어났다.
2008년 기준 미국인이 소비한 정보량은 36억TB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동영상이나 게임 비율이 55%, 나머지는 대부분 문자 정보였다. 미국인들은 날마다 10만500개의 문자를 접하고 그 가운데 36%를 읽는다고 한다. 인터넷에 익숙한 요즘 젊은이들은 오히려 훨씬 더 많은 텍스트를 읽는다. 그게 종이 책이 아닐 뿐이다.
사사키 도시나오는 "출판의 위기는 유통 구조의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책이라는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플랫폼이 무섭게 쇠퇴하고 있기 때문인데 특히 일본에서 그 원인은 첫째, 책을 잡지처럼 대량으로 유통하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 서점이 출판사에서 책을 사서 파는 게 아니라 맡아서 파는 위탁제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서점 입장에서는 일단 책을 받아놓고 안 팔리면 반품하면 그만이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많이 팔려면 최대한 많이 찍어서 많이 뿌리는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책의 유사 현금화'라는 현상도 벌어진다. 반품이 들어오면 도매상에게 선수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계속 책을 지폐처럼 찍어서 깔게 된다.
책이 팔리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출간 종수가 계속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의 수필가 야마모토 나쓰히코는 "출판사는 힘들어지면 힘들어질수록 신간을 낸다"면서 "신간을 내서 돈을 빌리고 돈을 빌려서 신간을 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책을 다루는 도매상은 어차피 돌려주면 되기 때문에 표지만 보고 배본 부수를 결정한다"는 대목도 의미심장하다.
이 책의 결론은 출판의 위기는 인터넷 때문도 아니고 사람들이 책을 안 읽어서도 아니라는 것이다. 정말 읽고 싶은 책을 찾을 수 없게 만드는 낙후된 유통 플랫폼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전자책이 이 낡은 시스템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책은 단순히 온라인 유통을 넘어 지적 공간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 텍스트가 아니라 콘텍스트가 팔리는 시대가 됐다. MP3 음악파일처럼 이제 책도 낱장으로 뜯겨서 즉각적으로 소비된다. 전자책을 사서 읽는 건 마치 인터넷 서핑과도 같다. 불법복제가 난무하겠지만 음악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출판의 패러다임도 바뀔 전망이다. 벌써부터 미국에서는 유명 저자들이 출판사를 배제하고 직접 출판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출판사는 이제 저자들을 컨설팅하고 출판 계약을 대행하는 업무 정도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서점 역시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여러 책들을 연계해 새로운 콘텍스트를 구성하고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중개하거나 좋은 책을 추천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자책 시대에도 핵심은 콘텐츠다. 담는 그릇이 바뀔 뿐 내용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전자책의 충격 /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 한석주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 1만3천원.
그리고 오늘 나온 소식.
아마존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아마존에서 하드커버 종이 책 100권이 팔릴 때마다 킨들용 전자책 콘텐츠는 143권 다운로드된 것으로 집계됐다. 머지 않아 종이 책보다 전자책이 더 많이 팔리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출판업계 전문가 말을 인용해 "향후 10년 안에 종이 책 판매 비중은 25%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즘 관심가지고 있는 분야(구매/판매 영역 모두)라서 흥미롭게 읽었어요. 감사합니당!
아마존의 전자책 판매 관련 통계가 잘못된 것 같네요.
hard cover 책이 100권 팔릴 동안 전자책이 143권 팔리는 비율입니다.
아마존은 종이 책에서 hard cover의 비중이 얼마 크지 않기에 hard cover 와 비교한 것이지요.
아직까지는 paperback을 포함한 종이 책이 전자책보다 많이 팔립니다.
물론 대세는 전자책이지만 아직은 종이책을 넘어서진 못했습니다.
아, 수정했습니다.
좀 더 추가할 부분도 있는데 그건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글을 읽어보니 적어도 출판유통에 대해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곳에 계신 듯. 출판사 마진이 평균 65%라... 이런 어처구니없는 말씀을 하시다니...
출판사 관계자 분인가보죠?
실제 출판사 마진이랑 서점 마진이 얼마인지 궁금하네요.
알려주실 수 있나요?
서점공급단가 기본이 정가대비 60% 입니다.
제작단가는 정가대비(작가인세포함) 30%이상 정도고요(종이값올르고 등 때문)
출판사 마진은 그럼 30% 내외인데
(광고비 및 기타등등 따지면 더 적지만)
서점은 40% 먹는거 같지만
인터넷서점 등 서로간에 경쟁으로
가격낮춰서 갸들도 모 10% 내외 남기는거고
구간은
서점(인터넷서점포함)에서 공급가를 정가대비 40% 까지도 요구합니다.
그럼 출판사 마진은 10%도 안되요
그래서 작가랑 인세계약할때 10%이상을 못주는 이유가 되지요..
그러고보면
다들 10% 씩 남기나...ㅋㅋㅋㅋㅋㅋ
텐프로일세~
유통 구조가 바뀌면 기존 구조상의 산업 역시 타격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음반 산업이 그러했듯 서적 역시 그러하리라 봅니다.
하지만, 아직도 CD와 LP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듯 종이책이 완전히 사라지기는
힘들겠지요.
저 같은 경우는 전자책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가 얼마 전 우연히 마트에서 전자책을
보고 있는 아이를 보게 되었는데 제가 생각하던 그런 전자기기가 아니더군요.
충분히 종이책의 위치를 대신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 책도 꼬옥 사서 봐야겠군요. 감사합니다 !!
트랙백이 안 가서;;;
eBook, 전자책에 대한 접근 방식이 잘못되어 보인다.
이북에 대한 출판사쪽 입장과 고민을 접한 후의 생각더하기.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신하게 될거라는 설은 10년전부터 있었죠. 전자책의 역사가 그정도 된다는 얘기예요. 한마디로 언젠가 그럴날이 오겠지만, 속도가 문제겠죠. 이정환 기자님이 종이책을 낼 시절에도 이미 전자책이 있었딴 말입니다. 일본애들이 책이름을 호들갑스럽게 잘 지었구만요.
Can somebody suggest me the link we which I easily found the e-books for doing the higher studies in information techn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