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2배 금융부채, 호들갑만 떨고 해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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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기업, 정부 등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의 금융부채가 2317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총생산 1024조 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1년 수입의 2배 이상 빚을 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19일 연합뉴스가 한국은행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데 이어 주요 언론이 이 사실을 비중있게 보도하면서 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그 원인의 진단과 해법에서는 핵심을 빗겨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가계 부채는 802조5500억 원, 정부와 기업 부채까지 포함하면 2317조 원이 넘는다. 2002년 말 1257조7210억 원에서 6년 만에 1천조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전체 금융부채를 지난해 우리나라 추계 가구 수 1667만가구로 나누면 1억3896만 원씩이 된다. 가계부채 802조5500억 원만 놓고 보면 집집마다 4813만 원씩의 빚을 지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융부채 추이. 단위 10억원. 기업이야 매출과 이익이 늘어났으니 그렇다치더라도 개인은 소득이 거의 제자리 수준을 걷고 있는 가운데 부채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가계부채인데 2002년 말 496조1500억 원과 비교하면 61.8%나 급증한 셈이다. 기업과 정부 부채를 포함하면 84.3%나 급증했다. 가계와 기업과 정부가 해마다 물어야 하는 이자가 134조 원, 지난해 GDP의 13%를 이자로 물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지금은 이자가 낮지만 이자가 올라갈 경우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자칫 채무 불이행이 급증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등의 분석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연간 이자부담은 23조2천억 원이나 늘어나게 된다. 연합뉴스는 "지난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가 7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조만간 잔액기준 대출금리도 상승세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지적했다. 정부 재정운용의 운신의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고 국채 발행이 늘어날수록 채권금리가 상승해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대외 신용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부채가 급증하는 원인은 크게 경기침체와 저금리 기조, 부동산 투자 열풍 등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경기침체가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고, 그동안 저금리 기조를 타고 빚을 늘려왔는데 이제는 금리가 오르면서 채무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인데다 그리고 부동산 투자 열풍은 오히려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고 세계적인 부동산 폭락이 무색하게 5월 아파트 가격 지수는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연합뉴스는 "(부채 부담이 늘어나면) 정부로서는 재정 운용의 폭이 좁아진다"면서 "돈을 꼭 써야 할 곳에 쓰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도 지적했다. "정부는 재정 적자 관리 계획을 수립해 재정의 건전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물론 국채 발행이 늘어날수록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경기침체 국면에서 재정 건전성이 최우선 과제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다른 언론도 대부분 연합뉴스의 논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 활성화를 통해 소득원을 확대하면서 부채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거나 "금리가 갑자기 오를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등의 원론적인 해법을 내놓는데 그쳤다. 경기침체의 탓도 크지만 양극화와 부동산 거품이 문제의 핵심 원인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언론이 간과하고 있다.

(해법은 뭘까. 적자 재정을 감수하고 적극적인 저소득 계층 지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가계 부채가 많고 그 증가 속도가 빨라서 우려스럽지만 우리나라 정부부채는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IMF에 따르면 올해 예상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우리나라는 40.0%, 미국은 87%, 영국은 63%다. 프랑스도 75%, 독일도 79%, 일본은 217%나 된다. 정부가 적자 재정을 더 늘릴 여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사회 안전망을 선진국 수준은 아니라도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노동 유연성을 추구하되 상시적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중단하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부동산 거품을 꺼뜨려서 좀 더 생산적인 부분으로 자금이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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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기자님, 안녕하세요. 좋은 기사 늘 잘 보고 있습니다. :)

마지막 괄호에서 사견을 달아두신 부분 중에,
"가계 부채가 많고 그 증가 속도가 빨라서 우려스럽지만 우리나라 전체 금융 부채는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GDP 대비 부채비율]이 우리나라는 40.0%, 미국은 87%, 영국은 63%다. 프랑스도 75%, 독일도 79%, 일본은 217%나 된다. 정부가 적자 재정을 더 늘릴 여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GDP 대비 부채비율이 직접 나눈 값 및 뒷문장 context를 근거로 보면 "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이 맞는 것 같은데, 앞문장 context와는 혼돈이 와서요..

흠집내기는 아닙니다~~;;

정부부채가 아니라 전체 금융부채 비율 같은데요. 정부부채만 따로 뽑은 자료를 찾고 있습니다. 정부부채가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되겠지만 나라가 망하지만 않는다면 어느 정도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발권력 동원에 대해서도 논란이 좀 있었지만 그리고 그 주체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전면에 내세운 이명박 정부라서 우려스럽긴 하지만 정부 재정을 좀 더 유연하게 운용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당연히 거꾸로 가는 부자감세를 바로잡는데서 출발해야 하겠죠. 논점이 뒤섞여 있긴 한데 좀 깔끔하게 다시 정리를 하겠습니다.

좋은기사 항상 감사히 일고 있습니다 ^^

GDP 대비 XX 비율 = XX / GDP 아닌지요?
(저도 갑자기 혼란이..^^)

2008년 명목 GDP가 1,024조원 가량이며, 2009년1Q 전체 금융부채가 2,317조원이고 2009년1Q 정부 부채비율이 307조원이라는 기본 사실하에,

1) 정부부채 / GDP = 307 / 1024 = 30%
2) 전체부채 / GDP = 2317 / 1024 = 226%

3) GDP / 정부부채 = 1024 / 307 = 336%
4) GDP / 전체부채 = 1024 / 2317 = 44.2%

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기자님께서는 어떤 값을 취해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ps/ 저도 여기저기 data set을 찾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날 더운데 건강유념하시구요!

2009년 예상 GDP 기준 정부부채 비율이네요. 저도 전체 국가 금융부채인줄로 혼동했습니다. 본문 마지막 부분은 수정했습니다. 원본 데이터는 아래 링크해 둔 IMF 보고서, 26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http://www.imf.org/external/pubs/ft/spn/2009/spn091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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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ge contains a single entry by 이정환 published on July 19, 2009 6:3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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