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완화, 200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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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완화는 삼성의 오래된 숙원 과제였다. 정부 관료들은 "이러다가는 국내 은행들이 모두 외국에 넘어간다"고 설레발을 쳤고 언론은 "돈 출신을 묻지 말자"고 바람을 잡았다. 론스타는 안 되고 삼성은 된다? 그것 참 이상한 발상이다. 핵심은 국내냐 해외냐를 막론하고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는 자본에 은행의 지분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은행은 영리기업이 아니다. 은행을 싸게 사들여 비싸게 되팔겠다는 론스타나 은행을 끼고 계열사들 지배 구조를 강화하려는 이건희 일가나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은행은 군대보다 더 무서운 무기라고 하겠는가.

전에 말했던 MB악법 반대 릴레이 만화 단행본에 들어갈 짧은 해설. 딱 200자로 줄여달라고 그래서 이렇게 써서 보냈다. 박철권의 만화와 함께 실릴 거라고 한다.

논점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금산분리 완화는 처음부터 삼성그룹 이건희 일가를 위한 선물로 기획됐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삼성에버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의 처리 문제가 금산분리 논의의 출발이었다.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논리가 우리은행이나 외환은행 등을 다시 외국 투기자본에 내줘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여기에도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재벌이 은행을 인수해서 사금고처럼 맘대로 돈을 꺼내다 쓸 것도 우려되지만 그 이전에 은행은 영리기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 론스타가 안 되는 것처럼 삼성도 안 된다. 정부가 최대주주로 남아있으면서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는 은행을 한두개쯤 키우면 안 되나. 은행이 벌어들인 이익이 주주들에게 빠져나가지 않고 다시 사회로 환류되는 그런 은행을 우리는 왜 못 만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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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이해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부르마블이다. 이 게임이 흥미로운 점은 그 야누스적인 게임성 때문이다. 브르마블의 목적은 당연히 재벌이 돼서 자본을 독식하는 것이다. 동시에, 자본주의의 폭력성과 허구성이 낱낱이 까발려지는 시니컬한 카타르스가 이 게임에는 있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자본의 독점은 심화된다. 자본가는 여유로워지고, 잉여자본은 자연스럽게 공격적인 M&A로 이어진다. 반면에 현금도 없고, 부동산도 없는 개털들은 게임의...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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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ge contains a single entry by 이정환 published on March 1, 2009 8:31 PM.

극단적인 미니멀리즘, 토프레 해피해킹 프로패셔널. was the previous entry in thi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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