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왜 변양호를 감싸고 도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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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가 지방으로 전출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심재돈 검사가 지난달 21일 공주지청으로 전출된 사실을 오늘 확인했다. 심 검사는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의 무죄 판결이 부당하다며 담당 판사에게 여러 차례 항의 메일을 보냈다가 법원이 이를 대검찰청에 공식으로 문제제기하고 논란이 확산되자 최근 이 판사를 찾아가 사과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검사의 인사 발령이 그가 보낸 항의 메일에 대한 문책 차원이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를 확인하려고 공주지청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받지 않았다. 대검 공보실에서는 "사전에 계획된 정기 인사였을 뿐 문책 인사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심 검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10일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추가 증인 신문을 요청했다가 거부 당하자 이에 반발해 퇴정하는 등 재판 진행에 불만을 표출해 왔다.

의혹은 계속 쏟아진다. 외환은행은 론스타펀드에 인수되고 2년 뒤인 2005년 9월 변양호가 운영하던 보고펀드에 4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하고 이에 대해 향후 4년 동안 연 1.75%의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약정을 체결했다. 검찰 기록과 판결문 등을 보면 외환은행은 2006년 4월에 55억원을 출자하는데 그쳤는데 수수료는 그해 9월까지 11억원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나와 있다. 아직 출자하지도 않은 펀드에 수수료부터 내는 이해할 수 없는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이 계약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출자 5년째부터 5년 동안 투자 잔액의 1%를 관리 수수료로, 수익금의 20%를 성과보수로 지급하게 된다. 국내 사모펀드 수수료가 판매보수와 운용보수를 더해 평균 0.87%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당한 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은 외환은행의 보고펀드 출자가 외환은행 인수를 도와준데 따른 대가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대가성과 무관한 경영진의 판단"이라고만 판단했다.

변양호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혹이 남는다. 론스타의 로비스트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하종선이 변양호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직간접적으로 건넨 정황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지만 법원은 "변양호가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묵살했다. 당사자인 하종선이 직접 자신이 돈을 줬다고 증언하기도 했지만 법원은 "하종선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어 이를 믿기 어렵다"고 단정지었다.

더 어처구니 없는 건 변양호가 하종선에게 받은 수표를 여기저기 뿌렸다는 사실이다. 변양호는 술자리에 동석했던 가수 지망생 박아무개에게 팁으로 10만원권 수표 30장 가까이를 줬는데 그 가운데 적어도 8매 이상이 하종선이 은행에서 교부 받은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다. 하종선에게 받은 수표를 박씨에게 건넸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법원은 "하종선이 직접 줬을 가능성도 있다"며 변양호를 두둔했다.

이 재판은 온통 의혹 투성이다. 하종선이 변양호의 동생에게 운영하는 벤처기업에 3천만원을 투자한 사실도 드러났다. 법원은 "하종선이 허위로 진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변양호의 직위와 무관한 단순 투자"라고 판단했다. 변양호에게 그랜저 승용차를 팔면서 차 값의 90%만 받고 20%를 현금으로 추가로 돌려준 사실도 드러났는데 법원은 역시 "의심할 여지는 있지만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역시 무죄 판결했다.

법원은 변양호의 의혹을 덮기에 급급했다는 인상을 준다. 변양호가 말하는 것처럼 과연 외환은행을 론스타에게 팔아넘기는 것이 이 은행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을까. 변양호와 하종선은 가수 지망생을 낀 수백만원짜리 술판을 벌이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이 재판은 이제 막 1심을 끝냈을 뿐이다. 게다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 4개의 재판이 더 남아있다. 아직 섣불리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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